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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a

어떤 자리에서든 내가 주인공이라고생각하세요

오버워치의 디바 성우 김현지

글 박성조 ●사진 손홍주

무대 인사나 게임 이벤트를 통해 성우들이 화면 밖에서도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많아지면서 성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요즘이다. 애니메이션이 시작될 때 성우진이 주목을 받고, 신작 게임들은 스타 성우를 앞세워 홍보를 한다. 애니메이션 속 귀여운 캐릭터들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김현지 성우는 그중에서도 꼽히는 ‘스타 성우’다. 인기 게임 <오버워치>의 디바(D.Va)로도 친숙한 목소리다.

성우님을 검색하면 ‘현지냥’이라는 별명이 나와요. 어떤 뜻인가요? 

애니메이션 <케이온!>에서 맡았던 아즈사 역에서 나온 거예요. 아즈사의 별명이 아즈냥인데 그 캐릭터가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우리 말 목소리를 연기한 저도 현지냥으로 불렸죠. 거기에 제가 지바냥 (요괴워치), 샴푸(란마1/2) 등 고양이 캐릭터를 많이 맡아 계속 그 별명이 따라다니게 됐어요. 아무래도 관심이 있어서 별명을 붙여주시는 거니까 감사하게 생각해요.

고양이를 비롯해 귀엽고 어린 캐릭터를 많이 해서 그런 연기는 좀 편할 것 같아요

비슷한 역을 많이 맡긴 했지만 연기는 무엇이든 쉽지 않아요. 오히려 비슷한 걸 어떻게 다르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아요. 다른 캐릭터를 똑같은 연기와 똑같은 목소리로 할 수는 없잖아요. 그만큼 연구도 많이 하고, 또 연구한 걸 표현하기 위해 노력도 해야죠. 표현하는 사람이 같으니 완전히 달라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구분을 지어서 하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캐릭터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요? 

캐릭터를 골라서 할 만큼 섭외가 많이 들어오진 않아요.(웃음) 주시는 캐릭터를 그저 열심히 할 뿐입니다. 조금 사양하고 싶은 연기는 있어요. 농염한 성인 연기 같은 거요. ‘19금’ 호흡이 필요한 연기들 있잖아요. 그런 건 몇 번 거절했어요. 기존의 제 캐릭터와 이미지가 안 맞기도 하고, 그런 이미지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요. 농염한 연기는 저보다 잘하는 분들도 많고. 어떤 작품인지 모르고 대본을 받았다가 캐스팅을 조정해달라고 부탁드린 적도 있어요.

‘성우 김현지’의 목소리 특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사실 저 스스로 ‘특색 있는 목소리입니다’라고 말하기는 부끄러워요. 예전에는 저와 비슷한 목소리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기도 했는걸요. 제 생각엔 그냥 ‘높은 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 정도? 예쁜데 촌스러운 목소리라고 할까요. 제 목소리라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뭔가 촌스럽다고 느꼈어요. 그러다 얼마 전에 제가 좋아하는 선배님이 ‘높은 톤인데 힘도 있고 전달도 잘되는 목소리’라며 ‘그 목소리를 가진 몇 안 되는 여자 성우인데 목 관리 좀 잘해’라고 말씀해 주시는 걸 듣고 깜짝 놀랐죠. 저는 그냥 촌스러움을 캐릭터로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제 소리가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렇게 생각하기 전에는 예쁜 목소리를 가진 성우 선후배가 워낙 많으니까 제가 얼마나 자리를 잡고 성장할 수 있을지 항상 두렵고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 걱정을 하기엔 인기 캐릭터가 많았는데요. 

그래서 더 감사했어요. 제 소리가 부족한데도 많은 작품에 캐스팅 해주시고, 영광스럽게도 몇몇 작품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는 캐릭터들도 있었으니까. 사실 유난히 이런 얘기를 잘 못해요. 스스럼 없이 장점을 말하는 자신감이 있으면 연기에도 도움이 될 텐데, 솔직히 입 밖으로 꺼내기가 어려워요. 알리고 싶은 게 있어도 거기에 제 자랑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말이 잘 안 나와요. 다른 사람 칭찬은 잘하고 표현도 많이 하는 편인데 유독 저에 대해선 그렇더라고요.

그래도 마이크 앞에서 연기할 땐 자신 있게 하시잖아요. 

말로 못할 뿐이지 저도 마이크 앞에선 자신감이 넘치죠. 마이크 앞에서 말을 하는 직업인걸요. 거기선 기가 죽으면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어요.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연기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애니메이션을 많이 해왔지만 요즘은 게임 속 목소리로도 이름이 많이 나와요. 애니메이션 녹음과 게임 녹음의 차이가 있나요? 

많이 달라요. 애니메이션은 영상과 대본을 미리 받아서 입도 맞추고 충분히 연구를 할 수 있죠. 전체 대본을 보면서 캐릭터의 성격이 나 특징을 구상해서 목소리를 만들어갈 수 있고요. 물론 녹음할 때 PD님이 총괄을 하지만 성우도 미리 준비를 해서 가요. 반면 게임은 스토리 전체를 알고 들어가는 경우가 드물어요. 업데이트를 하면서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몇 마디 말만 가지고 현장에서 즉석으로 소리를 만들어가야 하죠. 게다가 그 업데이트 기간이 길잖아요. 6개월에서 1년씩 걸리는데, 그러면 전에 제가 어떤 목소리로 표현했는지 기억이 안 날 때도 많아요. 그럴 땐 ‘전에 제가 했던 거 들려주실 수 있나요’라고 요청하죠.

게임 녹음에는 순발력이 필요하겠네요. 

우리말이 정말 어렵잖아요. 같은 말을 해도 상황에 따라 뜻이 굉장히 달라지기도 하고, 작은 느낌에도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니까. 그런데 게임을 처음 녹음하러 가면 캐릭터 얼굴조차 없을 때도 있어요. 그러면 동작만 보고 상상하면서 연기하는 거죠. 현장에서 설명을 듣고 상황을 연결해서 떠올리며 하는 거예요. 반면 애니메이션은 미리 준비를 할 수 있으니까 열심히 하는데, 내가 생각한 대로 반복해서 연습하고 가면 현장에서 나오는 주문을 바로 적용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요즘은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행사에서 성우가 무대에 오르는 일이 많아졌어요. 직접 팬들을 만나는 자리인데, 기분이 어떠세요?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편이에요. 제가 나가서 뭘 보여드릴 수 있을 지 걱정을 많이 해요. 스태프들이 열심히 준비한 자리이고, 팬들도 어렵게 시간을 내서 모인 자리이니까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야 하잖아요. 모인 분들이 만끽하셔야 할 텐데 그렇게 만들 자신이 없는 거죠.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것도 떨리고. 그러다 보니 엉뚱한 소리도 많이 하고 주절주절 말도 길어져요. 조금 더 편하게 웃고, 에너지를 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 늘 아쉬워요.

그런 무대에선 주로 어떤 말씀을 하나요? 

무대 인사를 하거나 인터뷰를 한 게 별로 오래되지 않았어요. 전에는 본의 아니게 신비주의 콘셉트였고요. 저는 SNS도 아무것도 안 하거든요. 캐릭터를 좋아해주시는 팬들의 판타지를 깨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고, 저도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어요. 특히나 제가 어리고 귀여운 캐릭터를 많이 하잖아요. 서로를 지켜주자는 생각으로 조용히 다녔는데, SNS나 공개적인 소통을 안 하니까 사람들의 사랑에 감사를 표할 방법이 없더라고요. SNS를 한다면 ‘감사해요’ 라고 한마디 쓰면 되는데 그 말을 할 곳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무대 인사나 인터뷰 자리가 있으면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해요.

요즘은 성우를 내세우는 이벤트가 많아져서 연예인 같은 느낌도 들어요. 성우로서 이러한 트렌드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성우라는 직업도 알릴 수 있고, 본인 개개인을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되고요. 그렇게 해서 성우의 영역이 더 넓어지는 계기가 되면 더욱 좋겠죠. 지금은 성우의 영역이 많이 좁아졌어요. 예전에는 영화나 외국 드라마도 더빙이 많았는데 지금은 원어로 보시는 걸 선호하잖아요. 내레이션이나 광고 목소리도 성우가 많이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배우나 아나운서들도 목소리로 참여를 많이 하고 있고, 연예인들도 내레이션을 자연스럽게 잘하시고요. 이런 상황에서 성우를 앞세운 이벤트를 통해 성우의 활동 분야가 넓어질 수 있으면 감사한 일이죠.

 

순수한 캐릭터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해요

 

특별히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나요? 

좋아하는 캐릭터가 많은데, 그중에서 하나를 꼽자면 애니메이션 <엄마 까투리>의 ‘꽁지’예요. 제가 애니메이션을 많이 하면서도 지나치게 자극적이라고 느끼는 작품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 캐릭터는 정말 예쁘고 따뜻한 캐릭터예요. 티가 하나도 안 묻은 아이죠. 자연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 그런지 마음이 안정되고 평화로웠다고 할 까요. 꽁지 자체도 굉장히 사랑스럽고요. 그 녹음을 하러 갈 때에는 기분도 좋아졌어요. 어쩌면 그때 목 상태가 너무 안 좋았던 시기라 아쉬운 마음에 더 애착이 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을 한껏 표현하고 싶었는데….

대중적으로 더 인기를 끈 캐릭터를 꼽을 줄 알았어요. 

물론 제가 맡은 역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특히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는 더 좋아하죠.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캐릭터를 좋아해요. 애니메이션 <치즈 스위트 홈>의 주인공 ‘치’ 도 좋아하고요. 아기 고양이인데, 정말 천진난만한 아이예요. 처음 세상을 알아가는 아이라서 친구를 사귀는 방법, 표현하는 방법 등을 하나하나 배워요. 그런 연기를 하고 나면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나 자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는 작업이었어요.

성우는 목소리가 중요하잖아요. 목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한동안 목이 너무 안 좋아서 요즘은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어요. 전에는 딱히 관리를 안 했는데, 지금은 목에 좋다는 도라지나 더덕청 같은 것도 챙겨 먹고 어디 나갈 때나 잘 때 목에 뭐든 감아요.

그렇게 신경을 쓰게 된 계기가 있나 봐요

몸이 안 좋았는데 참고 일을 계속하다 보니 결국 올해 초 성대결절 이 왔어요. 굉장히 충격을 받았죠. 성대결절이라는 증상도 무서웠지만 당장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쉴 수 없어서 더 막막했어요. 하던 작품까지만 억지로 소리를 쥐어짜서 녹음을 마치고 다음 스케줄을 잡지 않으려 했는데 그 과정에서 안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죠. 당연히 충분한 소리를 못 내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도 성대결절이라는 말을 못 하겠는 거예요. 성우가 목이 안 좋다는 소문이 돌면 정말 다 잃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앞으로 기회도 안 올 것 같고. 그게 되게 힘들었어요. 올해 초에 있었던 일인데, 지금은 다 회복했어요.

힘든 시간이었을 텐데 어떻게 이겨냈나요

말을 안 해야 하는데, 말을 안 하기 힘든 직업이잖아요. 정말 딱 일 할 때만 말했어요. 그랬더니 이런저런 안 좋은 얘기를 듣게 되고, 그게 또 마음에 상처가 되고, 연기를 해도 원하는 대로 표현을 못하니까 캐릭터들에게도 미안하고. 목은 목대로 점점 안 좋아지는데 마음의 상처까지 받으니까 자괴감에 빠지게 되더군요. 부산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걱정할까 봐 말을 안 했어요. 그런데도 많이 쉬지는 못했어요. 성대결절 판정을 받고도 몇 개월을 그대로 일했으니까. 그러다 휴가 기간을 포함해서 3주 정도 은둔하듯 지냈어요. 좋은 거 많이 먹고, 병원 다니고, 말은 아예 안 했죠. 다행히 결절이 심한 상태는 아니어서 쉬니까 낫기는 했는데 소리가 완전히 회복되는 데에는 조금 더 걸렸어요. 회복하면서도 스케줄이 슬금슬금 다시 잡혀서 사 실 쉬었다는 것도 사람들이 잘 몰라요. 다만 저 스스로에게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기간이었죠. 그래서 이제 목 관리에 신경 많이 쓰려고요. 이 일을 오래 하고 싶거든요.

스케줄이 없을 때는 어떻게 지내나요

일을 마치고 오면 목을 좀 쉬게 해주고 몸도 편하게 쉬려고 해요. 집에서 뒹굴뒹굴하는 거 정말 좋아하거든요. 한동안은 대본도 많이 보고 그랬는데, 바쁠 땐 정말 너무 피곤해요. 책을 되게 좋아하는데 지금은 집에 들어가면 책 읽을 시간도 없이 그냥 숙면이죠. 침대와 하나가 되어 있어요. 하하.

일할 때 말고 평소엔 말을 거의 안 할 거 같아요

지금은 가족들과 함께 살지 않으니까 집에 가면 별로 말할 일도 없 어요. 그리고 하루 일을 하고 오면, 성대가 많이 지쳐 있기도 하고 요. 일할 때 한 가지 소리만 내는 게 아니라 여러 소리를 바꿔가면서 내니까 목이 많이 상하거든요. 그렇게 하고 나서 발성을 하고 목을 좀 만져줘야 하는데, 막상 집에 들어가면 목을 쉬게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따로 즐기는 취미가 있나요

살사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전보단 조금 덜 하기는 한데,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취미죠. 전에는 너무 좋아해서 지나치게 열심히 했거든요. 하루 종일 일하고 체력이 완전히 소진된 상태에서도 끝나면 집에 가지 않고 춤을 추러 갔어요. 그러다 보니 더 지치고, 결국 일 할 때 필요한 에너지를 끌어내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조금 지나친 면이 있었지만 그래도 일과 취미는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힘들다고 쉬기만 해서는 풀리지 않는 스트레스가 있어요. 취미 생활이 있어야 일할 때도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성우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이 질문을 참 많이 받았는데, 답할 때마다 조금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요.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목표를 가지고 노력해서 성우가 되 는데 저는 처음부터 성우가 될 마음이 있었던 게 아니어서요. 처음 엔 뮤지컬 배우를 준비하다, 제가 부산 출신이다 보니 표준어를 체 계적으로 배우려고 성우 학원에 들어갔어요. 거기서 새로운 길을 찾 게 된 거죠.

다른 분들과 과정이 조금 달랐네요. 

성우 학원도 사실 오래 다닌 건 아니었어요. 투니버스 성우 공채에 응시하는 CD를 녹음할 때 처음으로 마이크 앞에 서봤을 정도니까요. 마이크 앞에 어떻게 서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경험 삼아 녹음을 했고, 그걸로 1차 시험에 합격하면서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2차부터는 직접 가서 시험을 봐야 하는데 거기서 망신당하긴 싫더라고요. 그때까지도 꼭 붙겠다는 마음보단 그 자리에서 부끄럽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어요. 2차 시험까지 붙고 나서 마음을 다르게 먹었죠. ‘혹시 내게 재능이 있는 걸지도 몰라’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어요. 마지막 면접에서 ‘아직 나이가 젊으니 다음에도 기회가 있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 순간엔 정말 떨어지기 싫은 거예요. 물러서지 않고 ‘첫 사회생활을 이곳에서 하고 싶 습니다’라고 답했죠. 그렇게 합격해서 투니버스 전속 성우로 시작했어요.

오히려 오래 준비하지 못한 길이라서 불안하기도 했을 것 같아요. 

서울에 있는 성우 학원의 오디션을 봤을 때, 주중에 있는 중급반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급하게 서울로 올라왔어요. 아무것도 없이 고시원에서 살기 시작해 나중에 친구들 5명과 원룸에서 살았죠. 서울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었어요. 부모님은 제가 연기 쪽으로 가는 걸 반대하셔서 부모님께 기댈 수도 없었고요. 부모님에게는 딱 1년만 미련 없이 노력해보겠다고 하고 올라왔거든요. 그 안에 뭐든 이루지 못하면 다시는 도전 안 하겠다고 했었어요. 다행히 1년 안에 일을 시작하게 됐죠.

어쩌면 운명처럼 성우가 됐는데, 어떻게 가능했다고 생각하세요? 

준비가 많이 되어 있진 않았지만, 무모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배짱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약간의 승부욕도. 준비를 많이 해서 생기는 부담감이 저는 없었던 거죠. 준비한 걸 다 보여주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면 오히려 자신을 다 보여주지 못하기도 하니까요.

이제 색깔이 확실한 성우로 자리 잡았는데, 앞으로 꿈은 무엇인가요? 

전에는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고, 인지도도 더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오랫동안 활동 하고 잊히지 않는 성우가 되고 싶어요. 많은 작품을 하고, 두각을 나타내는 캐릭터도 좋지만 그보다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MODU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모두가 하고 싶은 걸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겠죠? 그 과정이 정말 중요하지만, 너무 거기에 매달려서 욕심을 내면 정작 중요한 시기에 자신을 보여주지 못할 때가 있어 요. 앞서 성우가 된 과정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자신의 진가를 절반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죠. 스스로를 믿고, 어떤 자리에 가서든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마음 편히 자신을 보여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나를 보고 평가하는 게 아니라, 내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꿈을 마주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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