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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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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나고 싶었어요 

 

             

2018년 1·2월 합본 Vol.61                  2018년 3월 Vol.62                              2018년 5월 Vol.64

플러스 사이즈 모델 김지양                서울시립과학관 이정모 관장                 ‘사적인 서점’ 대표 정지혜

            

2018년 6월 합본 Vol.65                    2018년 7·8월 합본 Vol.66                      2018년 9월 Vol.67

힙합 랩퍼 아웃사이더                       최현희, 최승범 선생님                          이란아토즈 CEO 정제희

 

    

2018년 10월  Vol.68                      2018년 11월 Vol.69

구두만드는풍경’ 유석영 대표           오버워치의 ‘디바’ 성우 김현지


● 글로벌 롤모델

 

             

2018년 1·2월 합본 Vol.61                  2018년 3월 Vol.62                           2018년 4월 Vol.63

고든 램지                                      버진그룹 CEO 리처드 브랜슨             미국 제39대 대통령 지미 카터

              

2018년 5월 합본 Vol.64                    2018년 6월 Vol.65                            2018년 7·8월 합본 Vol.66

츠타야 서점 CEO 마스다 무네아키      ‘고프로’ CEO 닉 우드먼                     발뮤다 창업자 테라오 겐

       

2018년 10월  Vol.67                      2018년 11월 Vol.69

텐세트 CEO 마화텅                       코스트코 설립자 짐 시네갈

 

● 더블 멘토링

             

2018년 1·2월 합본 Vol.61                  2018년 3월 Vol.62                            2018년 5월 Vol.64

한복디자이너                                 간호사                                           바텐더

              

2018년 7·8월 합본 Vol.66                  2018년 9월 Vol.67                            2018년 11월 Vol.69

여행오퍼레이터                              심리상담사                                     진로상담사

 

●  특집

▶ 2018년 1·2월 합본 Vol.61 – 국제기구 활동가

              

국제이주기구(IOM) 프로그램 담당자    유엔개발계획(UNDP) 공보관               유엔난민기구(UNHCR) 공보관

 

 

▶ 2018년 3월 Vol.62 – 교과서

      

교과서 편집자                               교재 개발자

 

▶ 2018년 4월 Vol.63 – 장애인과 함께하는 직업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화면해설방송작가

 

▶ 2018년 5월 Vol.64 – 환경

           

환경의학자                                    탄소배출권 애널리스트                   임팩트 투자 전문가

 

▶ 2018년 6월 Vol.65 – 1인 크리에이터 

            

더빙 크리에이터                             뷰티 크리에이터                              MCN의 모든것

팟캐스트 크리에이터

 

▶ 2018년 7·8월 합본 Vol.66 – 열차

            

고속철도기관사                             철도교통관제사                              철도차량관리원

 

▶ 2018년 9월 Vol.67 – 섬유

          

텍스타일 디자이너                          스마트 의류 연구원                        패션 컬러리스트

 

▶ 2018년 10월 Vol.68 – 매니지먼트

            

대중문화예술기획자                        음반전문가 – A&R                         음반전문가 – 뮤직비디오감독

음반전문가 – 언론·홍보

▶ 2018년 11월 Vol.69 – 과학수사

          

법과학자                                      프로파일러                                     법의학자

사이버포렌식 전문가

●  강기자의 듣보Job 탐구

           

2018년 1·2월 합본 Vol.61                2018년 4월 Vol.63                              2018년 5월 Vol.64

생물정보 분석가                            가정에코컨설턴트                           상품·공간 스토리텔러

     

2018년 6월 합본 Vol.65                  2018년 7·8월 합본 Vol.66

진로체험코디네이터                     스마트헬스케어서비스기획자

● 학셔너리

 

         

2018년 1·2월 합본 Vol.61                 2018년 3월 Vol.62                        2018년 4월 Vol.63

소프트웨어학과                               교육학과                                   관광학과

           

2018년 5월 Vol.64                          2018년 6월 Vol.65                          2018년 7·8 월 합본 Vol.66

도시공학과                                   미디어학과                                   체육학과

            

2018년 9월 합본 Vol.67                     2018년 10월 Vol.68                       2018년 11월 Vol.69

정치외교학과                                 약학과                                         실용음악학과

● 요즘 뜨는 학과

 

          

2018년 1·2월 합본 Vol.61                 2018년 3월 Vol.62                        2018년 4월 Vol.63

한국농수산대 식량작물학과             중원대 항공재료공학과                   경희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2018년 4월 Vol.63                         2018년 5월 Vol.64                         2018년 6월 Vol.65

한림대 복수전공 프로그램               숭실대 글로벌미디어학부                 서울시립대 스포츠과학과

          

2018년 7·8 월 합본 Vol.66               2018년 9월 Vol.67                           2018년 10월 Vol.68

삼육대 환경디자인원예학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인천대 임베디드시스템공학과

2018년 11월 Vol.69

한양대 나노광전자학과

특별호 주요기사 

★ 수시특별호

     

전형 선택이 합격을 좌우한다           입시 상담 수시 Q&A

 

★ 정시특별호 

     

2019 정시의 이해                            족집게 입시 특강

 

 

주요 뉴스 목차 다운로드

글 전정아 ● 사진 백종헌

 

대학생 멘토와 Q&A

 

Q. 상담심리학과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A. ‘나’를 알고 싶어서 상담심리학과를 선택했어요. 학창 시절에는 굉장히 무기력 한 학생이었거든요. 다른 친구들은 진로를 정하고 앞으로의 길을 향해 노력하는데 저는 재밌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었죠. 돌이켜보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저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고등학교 때는 상담 교사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거든요. 그래서 저처럼 마음이 힘든 친구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줄 수 있는 상담 교사를 꿈꾸게 됐어요.

Q. 청소년을 상담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A. 교직을 이수하면서 남자 중학교로 교생 실습을 나갔는데, 아이들이 예상보다 대인관계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뭔가 불편하기는 한데 왜 불편한지는 몰라서 그저 자기의 성향이 우울한가 보다 지레짐작하는 경우도 있고요. 내담자의 마음속 가려운 곳을 긁어주려면 먼저 그들의 말을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나만의 편견, 고정관념에 따라 내담자의 사연을 들으면 안 된답니다. 그리고 나보다 그들이 말할 수 있게 유도해야 해요. 이상적인 상담은 상담사가 3, 내담자가 7 정도의 비율로 말하는 거예요. 저는 어떤 이유로 찾아왔든 내담자들에게는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들의 말에 공감할 포인트를 짚기 위해 단어 하나하나 집중하려고 하죠.

 

“청소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해”

 

김도연(이하 도연) ─ 상담심리학과에선 무엇을 배우나요?

한주연(이하 주연) ─ 1학년 때는 심리학개론, 상담학개론 등 심리학도가 배워야 할 기초 과목을 공부해요. 2~3학년이 되면 본격적으로 상담의 이론과 실제, 아동상담, 미술치료, 사회심리학, 청소년상담, 진로상담, 임상심리학, 직업상담 등 업무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이론을 배우죠. 4학년이 되면 세미나와 현장실습, 통계실습 등 실습 과목을 주로 이수해요.

도연 ─ 진로상담 하는 방법을 따로 배우는군요.

주연 ─ 그럼요. 진로상담 과목은 이론부터 상담 사례와 검사 방식, 상담 과정과 기법을 전부 배울 수 있어요. 또 학교에서 진로지도 교사와 상담 교사가 알아야 할 진로 교육의 과정 및 프로그램도 알아볼 수 있답니다.

도연 ─ 수업에서 힘든 점이나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주연 ─ 상담심리학과이다 보니 상담 방법만 배우는 게 아니라 뇌와 호르몬 작용, 뉴런 등 이과 계열의 공부도 함께 해야 해요. 임상심리사가 되면 의사의 진단을 돕기 위해 다양한 정신장애를 의학적 근거를 들어 판단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처음에는 생물학적인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게 좀 당황스러웠지만 교수님이 굉장히 강조하셔서 기억에 남아요.

도연 ─ 대학 생활도 궁금한데, 정말 과제가 그렇게 많은가요?

주연 ─ 우리 학과는 특히 책을 읽고 분석하는 과제가 많아요. 하지만 상담심리학 모든 과목의 공부는 나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어요. 그래서 과제를 통해 진정한 ‘나’를 알 수 있죠. 대학생도 참 혼란스러운 시기인데, 공부하면서 나를 찾아간다는 건 우리 학과만의 장점이에요.

도연 ─ 대학은 학과마다 분위기가 다르다고 들었어요. 상담심리학과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주연 ─ 일단 교수님과 학생들의 사이가 굉장히 좋아요.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으로,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해주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그리고 상담심리학과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학생들의 성향이 다들 이해심이 깊고 배려가 몸에 뱄어요. 분위기가 화기애애할 수밖에 없죠.(웃음)

도연 ─ 언니는 상담 교사가 꿈이라고 했죠. 상담 교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주연 ─ 상담 교사가 되는 방법은 상담 관련 학과에서 교직 이수를 한 뒤 임용시험을 보는 방법과 교육대학원을 졸업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어요. 교직 이수를 신청하려면 성적이 좋아야 해요. 보통 한 학과에서 3~4명만 교직 이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성적순으로 선발하거든요. 교직 이수 과정을 마치면 전문상담교사 2급 자격증이 나와서 중등학교 임용시험을 본 뒤 상담 교사로 일할 수 있어요.

도연 ─ 전 아직 상담이나 컨설팅 방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이론이 정말 많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그럼 청소년의 진로 문제에 대한 해답은 도대체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

주연 ─ 상담자가 어떤 이론을 배경으로 답하는지에 따라 해석이 천차만별이에요. 그중 저는 청소년의 문제는 가정에서 오는 경우가 가장 클 거라고 봐요. 부모님들이 문제라는 게 아니라, 교육에 대해 관심이 부족한 상태에서 육아를 했기 때문에 서로 시행착오를 겪는 거죠. 난 상담심리학과면서 교육학도 함께 공부했기 때문에 상담사와 교사 모두의 시각을 가지려고 해요. 두 직업 모두 청소년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직업이죠. 나도, 도연이도 청소년의 진로 교육에 문제의식을 갖고 앞으로의 교육 트렌드를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겠네요.

 

직업인 멘토와 Q&A

 

Q. 진로 컨설팅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내담자의 신상 기록을 확인하고 개개인의 상황을 파악하는 탐색 시간과 검사 방법을 안내하는 시간을 가져요. 그리고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등의 문항 검사와 구술 검사 등으로 내담자를 관찰해 적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직업이나 학과를 추천해줍니다. 결과를 해석해줄 때는 내담자가 결과에 동의할 수 있도록 근거를 드는 것이 중요해요.

 

“교육학을 바탕으로 정확한 직업을 소개해야”

 

도연 ─ 진로상담사가 꿈이지만 제대로 된 진로 상담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멘토님이 생각하시는 ‘진로 상담’이란 어떤 것인가요?

김진(이하 김 멘토) ─ 진로 상담은 모든 교육의 어머니예요. 진로 내담자가 모르고 있던 타고난 소질과 적성을 찾아주고, 그에 맞는 직업과 학과만 추천하는 게 아니라 진정한 ‘자기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돕죠.

도연 ─ 진로 상담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김 멘토 ─ 두루뭉술하게 분야를 알려주는 게 아니라 정확한 직업과 학과를 알려주는 거죠. 내담자의 상황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개개인에게 맞는 해답을 주려면 일단 내가 많이 알아야 해요. 진로 상담은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거든요.

도연 ─ 공부할 게 정말 많겠네요. 그렇다면 지금 공부해야 할 것은 어떤있을까요?

김 멘토 ─ 상담하는 한두 시간 동안 상대에 대해 알아내려면 일단 유식해야겠죠? 책은 물론이고 신문도 교육, 경제, 사회면은 꼼꼼히 읽으면 좋아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 고생도 해보세요.(웃음) 그리고 전국 500여 개의 대표 학과 정보, 1만 1000개가 넘는 직업 중 대표적인 1000개 정도는 필수적으로 암기해둬야 해요. 의사가 병명을 제대로 알아야 진단할 수 있듯이 진로상담사도 직업과 학과 정보를 통달해야 추천할 수 있으니까요. 직장인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그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도 팁이죠. 그리고 고등학생이라면 국어와 사회 영역은 열심히 공부해두는 게 좋답니다.

도연 ─ 좋은 진로상담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김 멘토 ─ 교육학 전공은 필수예요. 특히 대학원을 졸업한 석사 이상의 학위는 갖는 게 좋아요. 그리고 진로 상담 기관에 입사해서 직업상담사로서 5년 이상의 기초 상담 경력을 가진 뒤 자신만의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는 거죠. 진로체험 지도사, 청소년 진로상담사 등 다양한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것도 좋아요.

도연 ─ 그러고 보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생기는 직업’, ‘AI로 인해 뜨는 직업, 지는 직업’ 같은 뉴스에서 최신 직업이 정말 많이 나오잖아요. 이런 직업 정보는 어디서 얻으면 좋을까요?

 

 

※ “진로상담사” 더블멘토링 전문은 <MODU> 11월 69호 지면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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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내릴수록 기업은 성장한다
코스트코 설립자 짐 시네갈

글 김현홍 ● 사진 위키미디어커먼즈



코스트코는 전자제품, 식료품, 생활용품 등의 제품을 판매하는 창고형 대형 할인점이다. 쿠키, 치즈케이크, 연어 등 푸짐한 양은 물론 높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대형 할인 마트들이 줄줄이 폐점하는 동안에도 코스트코만은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코스트코 양재점은 전 세계 매장 중 매출 1위(2012년도)를 차지할 정도였다.
세계적으로 유통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코스트코의 매출은 해마다 증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거기에는 최소한의 이익을 추구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질 좋은 제품을 낮은 가격에 제공하고자 했던 짐 시네갈의 경영 철학이 있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곳에서 29년간 일하다

 
짐 시네갈은 193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을 혼자 키울 형편이 되지 않아 시네갈을 보육원에 보냈다. 그래서 그는 11살 때까지 그곳에서 자랐다. 이후에는 어머니와 살았지만 경제적 지원을 받기 어려워 어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 다.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아르바이트를 계속하던 짐 시네갈은 친구의 부탁으로 우연히 미국 최초의 창고형 마트인 ‘페드 마트’에서 매트리스 하역 일을 하게 된다. 이때 짐 시네갈은 처음으로 대형 할인 매장 일을 접하고, 이 일이 자신에게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 페드 마트에 정식 입사한다. 이를 시작으로 25년간 페드 마트의 CEO였던 솔 프라이스의 밑에서 일하며 수석 부사장 자리까지 오른다.
하지만 페드 마트의 사업주가 바뀌고 멘토 같은 존재였던 솔 프라이스가 회사를 떠나자, 짐 시네갈도 퇴사를 결심한다. 그리고 솔 프라이스가 새롭게 설립한 ‘프라이스 클럽’으로 직장을 옮긴다. 하지만 짐 시네갈은 언젠가 독립된 회사를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29 년간 함께 일한 솔 프라이스를 떠났고, 그의 나이 49세에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자신의 경력을 살려 대형 유통 할인매장 코스트코를 창립한다.

최저 가격, 최대 만족의 원칙을 고수하다

 
짐 시네갈은 ‘가치를 창출하고 직원과 고객을 섬김으로써 주주들에 게 보답하라’고 했던 솔 프라이스의 영향을 받아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최저 가격에 제공하는 것’을 코스트코의 사명으로 삼았다. 이러한 경영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마진율 15% 규칙’이다. 이 규칙으로 고객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최저가에 제공하고, 기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이익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보통 유통업계가 20~30%, 백화점이 50%까지 마진을 내는 것에 비해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한 것은 매우 파격적인 정책이었다.
대신 코스트코는 저렴한 제품을 ‘많이’ 파는 것으로 승부를 봤다. 일례로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는 짐 시네갈의 끈질긴 설득 끝에 코스트코에서만큼은 싼 가격에 다량의 제품을 판매할 정도다. 꾸준히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저렴한 가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제품의 품질이 보장돼야 한다. 그래서 짐 시네갈은 소수의 엄선된 제품만 판매하는 전략을 폈다. 실제로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품목은 4000여 가지로, 경쟁사인 월마트가 10만 가지 넘는 품목을 판매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품목만 취급한다. 이로써 물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관리 비용을 줄여 제품 가격을 더욱 절감시키는 효과를 냈고, 이는 곧 코스트코의 정체성이자 경쟁력이 됐다.
 

코스트코 매장 내부. 적은 품목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짐 시네갈의 경영 방식이 엿보인다.

코스트코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

 
기업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다. 하지만 짐 시네갈이 코스트코를 경영하는 방식은 이와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인다. 보통의 기업은 이윤을 최대화하기 위해 고민하지만, 짐 시네갈은 이윤을 많이 내면 낼수록 더욱 저렴한 가격을 만들기 위해 힘썼기 때문이다. 그의 이러한 경영 방식은 ‘마진율 15% 규칙’을 만들어냈고, 2008 년 금융 위기 때에도 제품 공급업체를 설득해가며 이 비율을 지켜 고객의 신뢰가 무너지지 않게 했다. 이런 노력으로 코스트코는 창업한 지 30년이 되기도 전에 매출액 148조 원에 이르는 세계적인 할인매장이 될 수 있었다.
지금도 코스트코는 740여 개의 매장에 90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90%는 매년 재가입할 정도로 높은 만족도를 자랑한다. 현재 짐 시네갈은 CEO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코스트코는 창업 당시의 규칙을 지키며 꾸준히 성장하는 대형 할인매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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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자리에서든 내가 주인공이라고생각하세요

오버워치의 디바 성우 김현지

글 박성조 ●사진 손홍주

무대 인사나 게임 이벤트를 통해 성우들이 화면 밖에서도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많아지면서 성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요즘이다. 애니메이션이 시작될 때 성우진이 주목을 받고, 신작 게임들은 스타 성우를 앞세워 홍보를 한다. 애니메이션 속 귀여운 캐릭터들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김현지 성우는 그중에서도 꼽히는 ‘스타 성우’다. 인기 게임 <오버워치>의 디바(D.Va)로도 친숙한 목소리다.

성우님을 검색하면 ‘현지냥’이라는 별명이 나와요. 어떤 뜻인가요? 

애니메이션 <케이온!>에서 맡았던 아즈사 역에서 나온 거예요. 아즈사의 별명이 아즈냥인데 그 캐릭터가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우리 말 목소리를 연기한 저도 현지냥으로 불렸죠. 거기에 제가 지바냥 (요괴워치), 샴푸(란마1/2) 등 고양이 캐릭터를 많이 맡아 계속 그 별명이 따라다니게 됐어요. 아무래도 관심이 있어서 별명을 붙여주시는 거니까 감사하게 생각해요.

고양이를 비롯해 귀엽고 어린 캐릭터를 많이 해서 그런 연기는 좀 편할 것 같아요

비슷한 역을 많이 맡긴 했지만 연기는 무엇이든 쉽지 않아요. 오히려 비슷한 걸 어떻게 다르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아요. 다른 캐릭터를 똑같은 연기와 똑같은 목소리로 할 수는 없잖아요. 그만큼 연구도 많이 하고, 또 연구한 걸 표현하기 위해 노력도 해야죠. 표현하는 사람이 같으니 완전히 달라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구분을 지어서 하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캐릭터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요? 

캐릭터를 골라서 할 만큼 섭외가 많이 들어오진 않아요.(웃음) 주시는 캐릭터를 그저 열심히 할 뿐입니다. 조금 사양하고 싶은 연기는 있어요. 농염한 성인 연기 같은 거요. ‘19금’ 호흡이 필요한 연기들 있잖아요. 그런 건 몇 번 거절했어요. 기존의 제 캐릭터와 이미지가 안 맞기도 하고, 그런 이미지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요. 농염한 연기는 저보다 잘하는 분들도 많고. 어떤 작품인지 모르고 대본을 받았다가 캐스팅을 조정해달라고 부탁드린 적도 있어요.

‘성우 김현지’의 목소리 특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사실 저 스스로 ‘특색 있는 목소리입니다’라고 말하기는 부끄러워요. 예전에는 저와 비슷한 목소리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기도 했는걸요. 제 생각엔 그냥 ‘높은 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 정도? 예쁜데 촌스러운 목소리라고 할까요. 제 목소리라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뭔가 촌스럽다고 느꼈어요. 그러다 얼마 전에 제가 좋아하는 선배님이 ‘높은 톤인데 힘도 있고 전달도 잘되는 목소리’라며 ‘그 목소리를 가진 몇 안 되는 여자 성우인데 목 관리 좀 잘해’라고 말씀해 주시는 걸 듣고 깜짝 놀랐죠. 저는 그냥 촌스러움을 캐릭터로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제 소리가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렇게 생각하기 전에는 예쁜 목소리를 가진 성우 선후배가 워낙 많으니까 제가 얼마나 자리를 잡고 성장할 수 있을지 항상 두렵고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 걱정을 하기엔 인기 캐릭터가 많았는데요. 

그래서 더 감사했어요. 제 소리가 부족한데도 많은 작품에 캐스팅 해주시고, 영광스럽게도 몇몇 작품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는 캐릭터들도 있었으니까. 사실 유난히 이런 얘기를 잘 못해요. 스스럼 없이 장점을 말하는 자신감이 있으면 연기에도 도움이 될 텐데, 솔직히 입 밖으로 꺼내기가 어려워요. 알리고 싶은 게 있어도 거기에 제 자랑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말이 잘 안 나와요. 다른 사람 칭찬은 잘하고 표현도 많이 하는 편인데 유독 저에 대해선 그렇더라고요.

그래도 마이크 앞에서 연기할 땐 자신 있게 하시잖아요. 

말로 못할 뿐이지 저도 마이크 앞에선 자신감이 넘치죠. 마이크 앞에서 말을 하는 직업인걸요. 거기선 기가 죽으면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어요.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연기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애니메이션을 많이 해왔지만 요즘은 게임 속 목소리로도 이름이 많이 나와요. 애니메이션 녹음과 게임 녹음의 차이가 있나요? 

많이 달라요. 애니메이션은 영상과 대본을 미리 받아서 입도 맞추고 충분히 연구를 할 수 있죠. 전체 대본을 보면서 캐릭터의 성격이 나 특징을 구상해서 목소리를 만들어갈 수 있고요. 물론 녹음할 때 PD님이 총괄을 하지만 성우도 미리 준비를 해서 가요. 반면 게임은 스토리 전체를 알고 들어가는 경우가 드물어요. 업데이트를 하면서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몇 마디 말만 가지고 현장에서 즉석으로 소리를 만들어가야 하죠. 게다가 그 업데이트 기간이 길잖아요. 6개월에서 1년씩 걸리는데, 그러면 전에 제가 어떤 목소리로 표현했는지 기억이 안 날 때도 많아요. 그럴 땐 ‘전에 제가 했던 거 들려주실 수 있나요’라고 요청하죠.

게임 녹음에는 순발력이 필요하겠네요. 

우리말이 정말 어렵잖아요. 같은 말을 해도 상황에 따라 뜻이 굉장히 달라지기도 하고, 작은 느낌에도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니까. 그런데 게임을 처음 녹음하러 가면 캐릭터 얼굴조차 없을 때도 있어요. 그러면 동작만 보고 상상하면서 연기하는 거죠. 현장에서 설명을 듣고 상황을 연결해서 떠올리며 하는 거예요. 반면 애니메이션은 미리 준비를 할 수 있으니까 열심히 하는데, 내가 생각한 대로 반복해서 연습하고 가면 현장에서 나오는 주문을 바로 적용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요즘은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행사에서 성우가 무대에 오르는 일이 많아졌어요. 직접 팬들을 만나는 자리인데, 기분이 어떠세요?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편이에요. 제가 나가서 뭘 보여드릴 수 있을 지 걱정을 많이 해요. 스태프들이 열심히 준비한 자리이고, 팬들도 어렵게 시간을 내서 모인 자리이니까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야 하잖아요. 모인 분들이 만끽하셔야 할 텐데 그렇게 만들 자신이 없는 거죠.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것도 떨리고. 그러다 보니 엉뚱한 소리도 많이 하고 주절주절 말도 길어져요. 조금 더 편하게 웃고, 에너지를 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 늘 아쉬워요.

그런 무대에선 주로 어떤 말씀을 하나요? 

무대 인사를 하거나 인터뷰를 한 게 별로 오래되지 않았어요. 전에는 본의 아니게 신비주의 콘셉트였고요. 저는 SNS도 아무것도 안 하거든요. 캐릭터를 좋아해주시는 팬들의 판타지를 깨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고, 저도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어요. 특히나 제가 어리고 귀여운 캐릭터를 많이 하잖아요. 서로를 지켜주자는 생각으로 조용히 다녔는데, SNS나 공개적인 소통을 안 하니까 사람들의 사랑에 감사를 표할 방법이 없더라고요. SNS를 한다면 ‘감사해요’ 라고 한마디 쓰면 되는데 그 말을 할 곳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무대 인사나 인터뷰 자리가 있으면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해요.

요즘은 성우를 내세우는 이벤트가 많아져서 연예인 같은 느낌도 들어요. 성우로서 이러한 트렌드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성우라는 직업도 알릴 수 있고, 본인 개개인을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되고요. 그렇게 해서 성우의 영역이 더 넓어지는 계기가 되면 더욱 좋겠죠. 지금은 성우의 영역이 많이 좁아졌어요. 예전에는 영화나 외국 드라마도 더빙이 많았는데 지금은 원어로 보시는 걸 선호하잖아요. 내레이션이나 광고 목소리도 성우가 많이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배우나 아나운서들도 목소리로 참여를 많이 하고 있고, 연예인들도 내레이션을 자연스럽게 잘하시고요. 이런 상황에서 성우를 앞세운 이벤트를 통해 성우의 활동 분야가 넓어질 수 있으면 감사한 일이죠.

 

순수한 캐릭터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해요

 

특별히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나요? 

좋아하는 캐릭터가 많은데, 그중에서 하나를 꼽자면 애니메이션 <엄마 까투리>의 ‘꽁지’예요. 제가 애니메이션을 많이 하면서도 지나치게 자극적이라고 느끼는 작품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 캐릭터는 정말 예쁘고 따뜻한 캐릭터예요. 티가 하나도 안 묻은 아이죠. 자연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 그런지 마음이 안정되고 평화로웠다고 할 까요. 꽁지 자체도 굉장히 사랑스럽고요. 그 녹음을 하러 갈 때에는 기분도 좋아졌어요. 어쩌면 그때 목 상태가 너무 안 좋았던 시기라 아쉬운 마음에 더 애착이 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을 한껏 표현하고 싶었는데….

대중적으로 더 인기를 끈 캐릭터를 꼽을 줄 알았어요. 

물론 제가 맡은 역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특히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는 더 좋아하죠.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캐릭터를 좋아해요. 애니메이션 <치즈 스위트 홈>의 주인공 ‘치’ 도 좋아하고요. 아기 고양이인데, 정말 천진난만한 아이예요. 처음 세상을 알아가는 아이라서 친구를 사귀는 방법, 표현하는 방법 등을 하나하나 배워요. 그런 연기를 하고 나면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나 자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는 작업이었어요.

성우는 목소리가 중요하잖아요. 목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한동안 목이 너무 안 좋아서 요즘은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어요. 전에는 딱히 관리를 안 했는데, 지금은 목에 좋다는 도라지나 더덕청 같은 것도 챙겨 먹고 어디 나갈 때나 잘 때 목에 뭐든 감아요.

그렇게 신경을 쓰게 된 계기가 있나 봐요

몸이 안 좋았는데 참고 일을 계속하다 보니 결국 올해 초 성대결절 이 왔어요. 굉장히 충격을 받았죠. 성대결절이라는 증상도 무서웠지만 당장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쉴 수 없어서 더 막막했어요. 하던 작품까지만 억지로 소리를 쥐어짜서 녹음을 마치고 다음 스케줄을 잡지 않으려 했는데 그 과정에서 안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죠. 당연히 충분한 소리를 못 내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도 성대결절이라는 말을 못 하겠는 거예요. 성우가 목이 안 좋다는 소문이 돌면 정말 다 잃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앞으로 기회도 안 올 것 같고. 그게 되게 힘들었어요. 올해 초에 있었던 일인데, 지금은 다 회복했어요.

힘든 시간이었을 텐데 어떻게 이겨냈나요

말을 안 해야 하는데, 말을 안 하기 힘든 직업이잖아요. 정말 딱 일 할 때만 말했어요. 그랬더니 이런저런 안 좋은 얘기를 듣게 되고, 그게 또 마음에 상처가 되고, 연기를 해도 원하는 대로 표현을 못하니까 캐릭터들에게도 미안하고. 목은 목대로 점점 안 좋아지는데 마음의 상처까지 받으니까 자괴감에 빠지게 되더군요. 부산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걱정할까 봐 말을 안 했어요. 그런데도 많이 쉬지는 못했어요. 성대결절 판정을 받고도 몇 개월을 그대로 일했으니까. 그러다 휴가 기간을 포함해서 3주 정도 은둔하듯 지냈어요. 좋은 거 많이 먹고, 병원 다니고, 말은 아예 안 했죠. 다행히 결절이 심한 상태는 아니어서 쉬니까 낫기는 했는데 소리가 완전히 회복되는 데에는 조금 더 걸렸어요. 회복하면서도 스케줄이 슬금슬금 다시 잡혀서 사 실 쉬었다는 것도 사람들이 잘 몰라요. 다만 저 스스로에게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기간이었죠. 그래서 이제 목 관리에 신경 많이 쓰려고요. 이 일을 오래 하고 싶거든요.

스케줄이 없을 때는 어떻게 지내나요

일을 마치고 오면 목을 좀 쉬게 해주고 몸도 편하게 쉬려고 해요. 집에서 뒹굴뒹굴하는 거 정말 좋아하거든요. 한동안은 대본도 많이 보고 그랬는데, 바쁠 땐 정말 너무 피곤해요. 책을 되게 좋아하는데 지금은 집에 들어가면 책 읽을 시간도 없이 그냥 숙면이죠. 침대와 하나가 되어 있어요. 하하.

일할 때 말고 평소엔 말을 거의 안 할 거 같아요

지금은 가족들과 함께 살지 않으니까 집에 가면 별로 말할 일도 없 어요. 그리고 하루 일을 하고 오면, 성대가 많이 지쳐 있기도 하고 요. 일할 때 한 가지 소리만 내는 게 아니라 여러 소리를 바꿔가면서 내니까 목이 많이 상하거든요. 그렇게 하고 나서 발성을 하고 목을 좀 만져줘야 하는데, 막상 집에 들어가면 목을 쉬게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따로 즐기는 취미가 있나요

살사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전보단 조금 덜 하기는 한데,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취미죠. 전에는 너무 좋아해서 지나치게 열심히 했거든요. 하루 종일 일하고 체력이 완전히 소진된 상태에서도 끝나면 집에 가지 않고 춤을 추러 갔어요. 그러다 보니 더 지치고, 결국 일 할 때 필요한 에너지를 끌어내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조금 지나친 면이 있었지만 그래도 일과 취미는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힘들다고 쉬기만 해서는 풀리지 않는 스트레스가 있어요. 취미 생활이 있어야 일할 때도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성우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이 질문을 참 많이 받았는데, 답할 때마다 조금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요.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목표를 가지고 노력해서 성우가 되 는데 저는 처음부터 성우가 될 마음이 있었던 게 아니어서요. 처음 엔 뮤지컬 배우를 준비하다, 제가 부산 출신이다 보니 표준어를 체 계적으로 배우려고 성우 학원에 들어갔어요. 거기서 새로운 길을 찾 게 된 거죠.

다른 분들과 과정이 조금 달랐네요. 

성우 학원도 사실 오래 다닌 건 아니었어요. 투니버스 성우 공채에 응시하는 CD를 녹음할 때 처음으로 마이크 앞에 서봤을 정도니까요. 마이크 앞에 어떻게 서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경험 삼아 녹음을 했고, 그걸로 1차 시험에 합격하면서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2차부터는 직접 가서 시험을 봐야 하는데 거기서 망신당하긴 싫더라고요. 그때까지도 꼭 붙겠다는 마음보단 그 자리에서 부끄럽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어요. 2차 시험까지 붙고 나서 마음을 다르게 먹었죠. ‘혹시 내게 재능이 있는 걸지도 몰라’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어요. 마지막 면접에서 ‘아직 나이가 젊으니 다음에도 기회가 있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 순간엔 정말 떨어지기 싫은 거예요. 물러서지 않고 ‘첫 사회생활을 이곳에서 하고 싶 습니다’라고 답했죠. 그렇게 합격해서 투니버스 전속 성우로 시작했어요.

오히려 오래 준비하지 못한 길이라서 불안하기도 했을 것 같아요. 

서울에 있는 성우 학원의 오디션을 봤을 때, 주중에 있는 중급반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급하게 서울로 올라왔어요. 아무것도 없이 고시원에서 살기 시작해 나중에 친구들 5명과 원룸에서 살았죠. 서울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었어요. 부모님은 제가 연기 쪽으로 가는 걸 반대하셔서 부모님께 기댈 수도 없었고요. 부모님에게는 딱 1년만 미련 없이 노력해보겠다고 하고 올라왔거든요. 그 안에 뭐든 이루지 못하면 다시는 도전 안 하겠다고 했었어요. 다행히 1년 안에 일을 시작하게 됐죠.

어쩌면 운명처럼 성우가 됐는데, 어떻게 가능했다고 생각하세요? 

준비가 많이 되어 있진 않았지만, 무모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배짱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약간의 승부욕도. 준비를 많이 해서 생기는 부담감이 저는 없었던 거죠. 준비한 걸 다 보여주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면 오히려 자신을 다 보여주지 못하기도 하니까요.

이제 색깔이 확실한 성우로 자리 잡았는데, 앞으로 꿈은 무엇인가요? 

전에는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고, 인지도도 더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오랫동안 활동 하고 잊히지 않는 성우가 되고 싶어요. 많은 작품을 하고, 두각을 나타내는 캐릭터도 좋지만 그보다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MODU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모두가 하고 싶은 걸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겠죠? 그 과정이 정말 중요하지만, 너무 거기에 매달려서 욕심을 내면 정작 중요한 시기에 자신을 보여주지 못할 때가 있어 요. 앞서 성우가 된 과정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자신의 진가를 절반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죠. 스스로를 믿고, 어떤 자리에 가서든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마음 편히 자신을 보여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나를 보고 평가하는 게 아니라, 내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꿈을 마주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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