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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도 우리 얼, 우리 것은 생활 곳곳에 스며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전통을 따르며 역사를 잇는 직업을 모았다

 

기본 중 기본 의식주를 지키는

 

전통가옥기술자

 

전통 한식 기법으로 한옥, 사원, 궁궐 등 전통 건축물을 신축하거나 보수하는 직업이다. 목조건물을 세우기 위해 나무를 깎고 다듬거나 기와를 잇는 업무를 하며, 설계와 시공, 구조등 외형 작업과 온돌, 창호, 가구 등의 실내작업으로 구분한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기술자가 아니더라도 전통가옥기술자로 일할수 있다.

관련 직업 도편수, 드잡이공, 한식와공, 한식미장공

 

꽃차 소믈리에

 

산과 들에서 자라는 각종 풀, 즉 ‘산야초’를 활용해 꽃차를 만들고, 마시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계절 또는 개인에게 맞는 꽃차를 제안하는 직업이다. 꽃과 뿌리, 열매 등 꽃차의 원료가 될 부분을 손질하고 닦거나 찌면서 숙성시킨다. 조금의 독성이 있는 원료는 독성을 없애기 위해 삶거나 감초물 등에 담가 말리기도 한다.

 

관련 직업 차조리사, 바리스타, 약용식물관리사

 

한식 연구가

 

한식, 전통음식, 전통식재료, 궁중음식 등을 연구하고 개발하며 국내외로 알리는 직업이다. 한식을 소비하는 주 고객의 연령층, 소비성향, 지역 특성을 분석하고 된장, 고추장등 한식 재료를 활용해 새로운 한식 메뉴를 개발하고 요리 방법을 알리는 것이 주 업무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궁중요리를 홍보하는 방법을 제안하는 등 정책 조언을 맡기도 한다.

관련 직업 궁중요리전문가, 한식조리사

 

삶을 풍요롭게 문화를 지키는

 

국악인

 

국악연주가, 국악성악가, 전통예능인 등 전통음악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직업이다. 국악연주가는 가야금, 거문고, 해금, 아쟁, 장구 등의 국악기로 국악을 연주한다. 국악성악가는 이러한 국악
기의 장단에 맞춰 가곡, 시조를 노래하거나 판소리, 민요, 창극을 부른다. 전통예능인은 처용무, 악무, 궁중무용인 정재와 승무, 살풀이 등 민속무용을 추거나 전통 가면극이나 연극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관련 직업 국악작곡가 및 편곡가, 국악이론가

 

소목장

 

한옥에 사용하는 전통 창호, 전통 책장이나 문갑, 반닫이장 등 가구를 제작하는 직업이다. 전통 목재 가구는 못이나 나사 없이 짜임과 이음으로 만들며, 구상, 도면 제작, 목재 선택과 대패질, 마름질, 조립과 장식까지 모든 제작 과정을 소목장이 총괄한다. 가장 중요한것은 나무 본연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것이다.

 

관련 직업 소목수, 목조각공, 석조각공

 

포크아티스트(Fork Artist)

 

네덜란드, 독일, 미국 등 각 나라의 전통적인 예술과 역사를 연구해서 가구나 생활 용품에 민속그림을 그린다. 넝쿨과 꽃, 나뭇잎 등 자연적인 요소를 주로 그리며 다양한 색깔과 장식을 추가하여 작가 고유의 아름다움을 창조한다. 인테리어나 가구 디자인, 직물에 그림을 그리는 패션 페인팅, 액세서리 등 넓은 분야에 접목할 수 있다.

관련 직업 민속공예가, 도자기 장식예술가

 

문화재보존가

 

역사적, 예술적으로 가치가 있는 건축물, 서적, 미술품, 공예품, 조각품 등의 유형문화재를 수리하거나 보존하는 직업이다. 문화재를 X-선 촬영, 현미경 조사로 상태를 확인하고 문화재분석원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보존 계획을 세운다. 주로 분리된 조각은 모으고, 취약한 문화재는 강화하며, 제작기법에 따라 원래 모습대로 복원한다.

관련 직업 문화재분석원, 문화재수리기술자,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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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유의 한지를 일상 소품에 녹인 한지 제품디자이너를 만나봤다.

생활 속 무엇이든 그들의 손에서

작은 바늘과 연필부터 커다란 선박과 항공기까지. 제품디자이너란 우리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각종 제품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한지 제품디자이너는 우리 눈에 익숙한 한지를 재료로 생활소품을 만든다. 먼저 만들고자 기획한 제품에 적합한 한지의 종류를 선택한다. 예를 들어 한지 접시를 만들고 싶다면 대량 생산을 할 수 있을 만큼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질기고 인쇄할 수 있는 두께의 한지를 정한 뒤 테스트를 한다. 한지 틀에 닥나무 섬유와 물을 넣어 저어서 종이를 뜬 뒤 건조하는 식으로 필요한 한지를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제품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 정하는 디자인 과정을 거친 뒤 정면, 측면, 후면 등 제품을 여러 각도로 볼 수 있도록 3D 모델링을 해서 그에 맞춰 ‘금형’을 한다. 금형이란 간단히 말해 재료를 가공하고 성형하는 기술인데, 한지 접시를 재단할 때는 ‘톰슨 프레스 머신’이라는 기계를 이용해서 원하는 모양으로 잘라낸다. 또한 종이를 활용하기 때문에 생활방수가 되도록 코팅을 하거나, 알루미늄을 넣어 자유롭게 휘어지는 잎맥을 표현하는 등 디자인 설계를 거듭한다. 샘플이 만들어지면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며 대략적인 생산량을 정한 뒤 제품을 포장할 패키지도 함께 준비한다. 또한 출시 전 디자인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출원해 디자이너 고유의 제품임을 법적으로 보호받아 디자인 도용, 불법 복제 등을 막는다. 이후 제품을 촬영해서 온라인용 상품 페이지를 만들어 판매를 시작한다.

제품디자이너는 전자기기, 가구 등을 제조하는 회사에 속해서 회사 제품을 개발하는 ‘인하우스 디자이너’, 클라이언트의 의뢰에 따라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소속 디자이너, 그리고 디자이너 개인이 공방을 차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디자이너 메이커’ 브랜드로 나뉜다. 디자이너 메이커 브랜드를 운영하는 경우 국내외 박람회에 참가하거나 인테리어 편집숍 등에 제안서를 작성해 배포해서 직접 영업한다.

 


 

“자연스러운 멋을 넘어 자연을 살리는 제품을 만듭니다”

 

김현주스튜디오 김현주 작가

 

처음 한지로 작업을 하고, 한지 제품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현주스튜디오’로 첫발을 내디뎠을 땐 대리석 제품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대리석은 깎는 것 이외에는 가공 방법이 거의 없어요. 단가도 높아서 대중이 소비하기 쉽지 않았죠. 하지만 자연 소재가 주는 매력은 놓치고 싶지 않았고, 그러다 찾게 된 게 한지였어요. 한지는 닥나무 섬유질이 퍼져 있어 내구성이 좋고 칠했을 때 자연스러운 멋이 나요. 그래서 한지를 다양하게 활용하며, 선물하기도 좋은 제품을 만들게 됐답니다.

 

‘김현주스튜디오’ 제품의 특별한 점을 알려주세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물건이기 때문에 특별하지 않을까요?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 핸드메이드라 똑같은 제품이 없어요. 한지에 색을 입힐 때는 인쇄하지 않고 브러시로 원하는 색감이 나올 때까지 직접 칠하고요. 또 한지, 대리석, 나무등 자연 소재는 결이며 무늬도 전부 다르죠. 사실 제품 하나를 만들 때마다 늘 의심해요. ‘사람들이 이걸 좋아할까? 세상에 물건이 이렇게나 많은데, 왜 내 제품을 소비할까?’ 하면서요.(웃음) 그래서 90퍼센트 정도 완성되면 방치해두며 고민하고, 검증하는 시간을 가져요. 제품에 확신이 들면 그제야 내놓는 편이라 완성도 는 자신 있어요. 또 제품마다 한국의 아름다움도 담으려 하고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한국의 미’는 무엇인가요?

 

한 단어로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한국인이 익숙하게 여기고, 예전부터 보아오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요. 옻칠, 한지 등 소재, 오방색이나 단청 문양, 떡살 무늬처럼 고유의 색감과 패턴, 소반의 곡선 테두리가 주는 부드러움 등이 한국적인 요소잖아요. 똑같은 줄무늬나 물방울무늬여도 한지에 그리거나 먹물로 찍으면 한국적이라고 볼 수 있겠죠.

 

스테디셀러 중 ‘오크잎 접시’가 눈에 띄어요. 일회용 접시지만 미생물로 생분해되는 지속가능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한지를 다루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인가요?

 

맞아요. 자연 소재를 쓰다 보니 그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 환경을 보호하는 데에도 눈을 뜨게 된 거죠. 생분해 접시는 매립하면 자연적으로 분해되고, 소각하면 환경호르몬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었어요. 유럽이나 미국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이미 생분해 소재에 관심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해외에서 더 주목을 받나 봐요. 해외 페어에 꾸준히 한지 제품을 출품하고 있거든요. 이전에 프랑스의 ‘파운데이션 루이비통’ 아트숍에서 제 한지 연잎 트레이를 판매한 적이 있었는데, 다른 설명 없이 ‘한국 종이 제품’으로 간단하게 소개된 걸 보니 한지가 점점 알려지고 있구나, 하며 보람도 느꼈죠.

 

마지막으로 전통 공예나 제품디자인에 관심이 있다면 어떤 걸 해보는 게 좋을까요?

 

하이메 아욘처럼 유명한 제품디자이너 전시는 꼭 보세요. 디뮤지엄,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의 전시 정보를 체크하고, 온라인 매거진으로 젊은 디자이너들이 쏟아내는 작품을 보면서 자극도 받고요. 전통 공예에 관심이 있다면 전통산업진흥센터나 한지박물관 등에서 직접 종이를 떠보면서 한지에 익숙해지는 것도 추천합니다.

 


 

김현주스튜디오의
예술 도록

생활 속에 한국의 미와 공예 정신을 담은 ‘김현주스튜디오’의 제품들

물 위의 연잎을 연상시키는 한지 연잎 트레이와 가을날의 낙엽이 떠오르게 하는 한지 나뭇
잎 트레이. 알루미늄을 넣어 잎맥을 자유롭게 접을 수 있어 원하는 모양의 트레이로 만들 수
있다. 국산 한지로 만들었으며, 생활방수를 위해 셀락(Shellac)이라는 천연곤충수지를 코팅
제로 발랐다. 오크잎 접시는 두 가지 사이즈로 준비해 실용성을 높였다.

수묵화 질감의 화기와 대리석 트레이. 화기는 한국의 자연석인 편마암으로 만들
어 제품마다 패턴이 다르다. 재료를 직접 선택해서 수가공으로 정교하게 제작하고
있다.
서울의 모습을 단순화해 화이트 마블을 비정형 오각 형태로 디자인한 서울 트레이도 눈길을 끈다

 

글 전정아 ●사진 손홍주, 김현주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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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건축자재로 전통한옥의 단점을 극복한 현대한옥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한옥이 새롭게 재탄생하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교 역할로 한옥이 활용되기도 한다. 재해석한 전통으로서의 한옥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다시 주목받는 한옥

 

대한민국의 주거형태는 아파트나 빌라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970~80년대 초가집과 기와집을 다 없애고 양옥집으로 대부분의 주택이 바뀐 이래로 한옥은 현대인의 일상에서 사라졌다. 또한 주택 개발이 대규모로 이뤄져 한옥을 건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한옥과 멀어지니 한옥에서 산다는 것은 불편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한옥은 좌식 생활을 기본으로 하고, 단열에 취약해 춥기 때문이다. 개방형 공간인 만큼 화재나 방범에 취약하기도 하다. 그러나 아파트의 여러 문제점이 발견되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지면서 다시 한옥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층간소음 걱정 없으며, 마당을 가꾸며 자기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아토피 같은 환경문제에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한옥의 전통적인 미, 자연과의 공존, 공간의 다양성, 심리적 안정감,친환경적 건축자재 등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여 한옥에 거주하기를 희망하게 된 것이다.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되살린 현대한옥

 

한옥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로 기와지붕, 기둥이나 보가 노출된 목구조, 대청마루, 마당 등을 꼽고 있다. 현대한옥은 이러한 요소를 가지고 개발과 보습을 하기 위해 지어지는 구조이다. 건축자재가 다양해짐에 따라 목재의 구조와 강도를 높여서 규모를 넓힌다. 특히 한옥 리모델링의 경우, 한옥의 골격은 그대로 두고 공간을 재구성한 뒤 창문의 크기와 단열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보통 현대한옥은 현대인의 생활에 맞춰 설계된다. 각 방 사용자에 따른 의견을 수용하여 공간을 설계한다. 사는 사람들의 취미생활과 생활양식을 반영할 수 있는 다양성을 품고 있다. 건축 전용 면적이 넓지는 않지만, 거주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곳이 바로 현대 한옥인 것이다. 이웃은 물론 가족과의 대화도 단절된 현대인들에게 한옥이 소통의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 또한 흥미롭다. 한옥은 모든 방이 연결되어 있는 구조여서 소통 단절과 우울증을 겪는 현대인에게 힐링 공간으로서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사라져가는 전통에 대한 애정으로 한옥 건축을 시작하다

 

 

다니엘 텐들러(어반디테일 공동대표, 건축사, 건축생물학 컨설턴트)

 

어반디테일은 전통과 현대 건축을 잇는 건축회사입니다. 전통 건축의 공간과 의미를, 현대 건축의 재료 및 시공법과 생활에 맞게 반영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특히 건축주와 신뢰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건축주가 요구하는 것들을 건축 계획과 디자인 과정에서 충분히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을 중요시합니다. 건축 설계도 하지만, 인테리어 디자인도 함께 하고 있어요. 또 건축주에게 적합한 건축환경도 제안합니다.

 

한옥건축 분야로 창업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한국에서 10년간 건축 일을 하고 있어요. 한옥을 전문으로 하는 다른 건축사무실에서 4년간 일하고 그곳에서 함께 일하던 최지희 소장과 함께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건축사무실에서 직원으로 계속 일할 수도 있는데, 저만의 관점으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순간부터 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2014년 어반디테일이 탄생했고, 5년 정도 운영했어요. 건축설계사무소의 경우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데 필요한 기간이 꽤 길어서 이제야 자리를 잡았다는 기분이 들어요.

 

원래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건축사로 일하기까지 과정이 궁금해요.

경제연구원에서 3개월간 인턴 실습을 하면서 대형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는 게 저랑 맞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어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죠. 한옥 건축에 관심이 많아 교육기관을 알아봤어요. 독일에서 건축학을 전공하는 것이 좋겠다는 주변의 의견에 따라 다시 대학에 진학했어요. 부모님이 전공을 바꾼 적이 있어서 이해를 많이 해주셨죠. 건축학이 창의적인 전공이었고 재미난 수업도 많았고, 스케치하는 것도 좋아서 공부는 재미있게 했어요. 한국에서는 건축사로 활동하려면 5년제 건축학과를 나와서 3년간 실무를 다지면 건축사 자격시험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저는 한국에서의 경력으로 독일에서 건축사를 취득했어요.

 

독일에서는 한옥 건축 교육과정이 없었을 텐데 어떻게 공부했나요?

대학 교육과정이 좀 자유로운 편이었어요. 과목을 선택해서 과목의 교수를 찾아가서 한옥 관련 프로젝트를 할 수 있냐고 물어봤죠. 교수들이 “한옥을 모르는데 어떻게 수업할 수 있겠냐”라고 하면 “한옥에 대한 것은 제가 마련하겠다. 교수님은 건축은 아니까 ‘공간이 잘 마련되었는지, 동선이 괜찮은지‘를 알려주시면 된다”고 말했죠. 이렇게 미리 수업 계획을 보여드리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건축 프로젝트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나요?

어반디테일은 주택을 위주로 하고 있는데, 건축주가 건물을 짓고 싶다고 하면 땅을 우선 연구하거나 기물을 검토한 뒤,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을 듣고 설계를 하기 시작하죠. 평면부터 설계해서 3D 작업과 인테리어 설계까지 하게 됩니다. 그 다음부터는 허가 등의 행정처리를 시작해요. 한옥은 심의를 거치기 때문에 수정사항이 있으면 길어지죠. 종로구의 경우 건물을 지으면 문화재 발굴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행정업무가 길어집니다. 건축허가가 나면 현장에 가서 계획대로 잘 진행되는지 확인합니다. 신축건물을 기준으로 설계기간은 3~4개월이지만, 건물이 지어지는 데까지는 빠르면 6개월부터 18개월까지 소요됩니다.

 

한옥 건축의 장점은 무엇이 있나요?

무엇보다 한옥을 지으면서 쓰는 재료가 좋아요. 건축현장에 가면 나무냄새에 기분이 좋아지고요. 현장에서 일하는 장인과도 소통을 많이 할 수 있어요. 일반건축보다는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해요. 그래서인지 한옥을 지으면 애정이 많이 가요. 문화유산으로 생각하기도 하고요. 리모델링도 그렇고 신축하게 되어도 건물이 지어지면 보람이 많죠.

 

명함에 ‘건축생물학 컨설턴트’라는 직함이 있어요.

독일에만 있는 특수한 자격인데, 지금은 유럽으로 퍼지고 있어요. 독일어로 ‘Baubiologie’라고 하는데, 건축이 사람에게 신체적, 심리적 영향을 끼치는 것, 건축할 때 환경과 에코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것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서 건축하고자 하는 분야에요. 1970년대에는 건축자재가 사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가 시작된 학문이었는데, 지금은 더 확장된 개념으로 건축자재뿐만 아니라, 그 자재가 만들어지는 과정까지도 다 생각하게 되었죠. 이 분야는 건축주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건축에 적용할 수 있는 일이에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궁금해요.

어반디테일은 일반적인 현대주택도 설계하고 있어요. 이런 현대주택에서 공간을 전통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끊임없이 범위를 넓히고, 다른 분야의 활동도 하고 싶어요.

 

건축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려요.

건축가라는 직업이 사회적으로 로맨틱한 직업으로 비춰지곤 해요. 펜 들고, 설계도면을 그리는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일은 10~20%예요. 공무원을 상대해야 하고, 시공하면서 책임도 많이 느끼죠. 노동시간도 긴 편이에요. 직업을 선택할 때 본인의 성격도 고려했으면 좋겠어요. 무언가 다양한 것을 보고 창의력을 발현하고 내 작품도 만들고 싶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면 건축사라는 직업이 잘 맞을 거예요. 하루 종일 앉아 있는 것보다는 현장 감리하는 등 활동 범위가 넓은 직업입니다.

 

글 강서희 ● 사진 안형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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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이 아닌, 언제든 입을 수 있는 생활한복. 한복을 리디자인(Re-design)하는 브랜드 ‘리슬’의 황이슬 대표를 만나 생활한복 디자이너의 모든 것을 물었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21세기형 한복을 만들 것”

생활한복 브랜드 ‘리슬’ 황이슬 대표

 

대학교 1학년 때 만화 <궁>을 ‘코스프레(게임이나 만화 속의 등장인물로 분장하는 것)’하면서 한복 디자이너로서 첫발을 디뎠다. 약 15년 차 디자이너로서 느낀 생활한복의 매력은 무엇인가?

패션 업계는 늘 새롭고 신선한 것을 찾지만, 생활한복은 눈에 익지 않은 듯하면서 익숙한 것이 매력이다. 특히 한국인은 유전자에 기록이라도 된 듯 한복이 잘 어울린다. 한복만큼 남다른 개성을 보여주기 좋은 옷도 없고. 어디 한 군데 조이는 곳이 없어 일반 기성복보다 착용감이 편한 것도 장점이다.

 

2018년에는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 지민이 ‘리슬’의 사폭 슬랙스를 착용하고 공연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생활한복 브랜드로서 독보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었던 ‘리슬’의 성공 비결을 꼽는다면?

 

하루에도 몇 개의 브랜드가 생기고, 난다 긴다 하는 디자이너들이 제품을 내놓는 시대다. 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최초는 물론이고 최고가 돼야 한다. 제품의 질은 물론 대표인 나의 행동, 회사 운영 방침 모두 최정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리슬’은 생활한복에 젊은 감성을 더한 최초의 브랜드라는 상징성은 이미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제품 역시 최고라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 브랜드의 철학이 보일 수 있도록 기사와 활동 내역을 꼼꼼히 정리해서 신뢰감을 줬기 때문에 최고의 아티스트를 담당하는 스타일리스트 팀에서 먼저 연락이 온 게 아닐까.

 

현재 ‘리슬’에서 디자인하는 한복은 몇 종류 정도 되나?

 

지금까지 약 500~600개의 제품을 디자인했다. 남성복은 15% 정도이며, 가방이나 액세서리 등은 타 브랜드나 매듭 장인 등 지역 공예가 등과 함께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하고 있다. 디자인은 한복에 양복 요소를 넣거나, 양복에 한국적인 선을 더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기본 실루엣 코트에 동정(저고리나 두루마기 등의 깃 위에 좁게 다는 긴 헝겊)을 반절만 달아 한복의 비대칭적인 멋을 살리는 식이다. 요즘은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 소비자들을 위해 여행에 챙겨갈 한복을 제안하고 있다. ‘인생 사진’을 장식할 수 있게 화려하고 예쁘면서도 캐리어에 넣어도 구겨지지 않고 세탁이 쉬운 소재로 만드는 것이 강점이다. 앞으로는 한복 잠옷이나 속옷, 수영복도 만들어보고 싶다.

 

민감한 질문이 될 수 있겠다. 가격이 다른 브랜드의 생활한복만큼 저렴한 편은 아니더라. 제품에 활용하는 원단, 혹은 생산 공정에 따른 차이일까?

 

우리나라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재봉사 선생님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퀄리티도 높고 가격도 높은 편이다.(웃음) 조악한 제품을 만들어 싸게 팔고 싶지 않기도 했고, 한복에 관심이 생겨 입는 사람들에게 좋은 질, 여러 번 입어도 문제없는 한복을 제공하고 싶었다. 그리고 한복 원단은 보통 예복을 목적으로 만드는 원단이라 아주 알록달록하고 화려하다. 실루엣도 크게 퍼지는 편이라 일상생활에서 입기는 부담될 수 있다. ‘리슬’에선 면, 마, 폴리에스테르, 아크릴, 나일론 등 기성복 원단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수백 가지 제품 중에서도 특히 애착이 가는 디자인이 있을 것 같은데.

 

BTS 지민이 입었던 ‘사폭 슬랙스’다. ‘사폭’은 남성용 한복 바지 안쪽에 붙이는 네 쪽 헝겊으로, 원래는 접어서 묶는 형태지만 단추와 지퍼로 고정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존 한복 바지는 끈을 풀면 훌렁 벗겨지기 때문에 화장실 이용이 불편하다는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서 슬랙스처럼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재해석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의 문화적 가치를 담은 제품에 지정하는 ‘우수문화상품’으로 선정된 ‘소창의 맥시 코트’도 자랑하고 싶다. 겨울에도 한복을 멋지게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제품으로, 겨울 시즌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이 역시 ‘샤이니’ 멤버 태민이 입어 반응이 좋았다.

 

공들여 만든 제품의 반응이 좋으면 그만한 보람이 없겠다. 그렇다면 생활한복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공부하는 것이 좋을까? 어떤 성격의 친구에게 잘 어울릴지도 알고 싶다.

 

의상 제작 방식, 복식에 관한 역사를 꿰고 있는 것은 필수다. 대표 입장에서 말하자면 자격증은 입사 지원자의 최소한의 검증 도구다. 비주얼머천다이저, 한복기능사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서 전문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격증 따려고 노력한 성실한 친구구나’ 하고 가산점을 줄 수는 있지만 자격증이 없다고 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디자이너를 꿈꾼다면 수작업을 좋아하면 좋겠다. 쿠션, 인형옷 등 손으로 뭐든 만들어보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자기가 만든작품의 장점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조별과제와 대외활동, 발표를 피하지 않고 부딪혀보면서 대중들 앞에 서는 경험을 늘리길 바란다.

 

‘리슬’은 한복 디자이너 브랜드 외에도 한복을 배울 수 있는 클래스, 한복 파티 등 커뮤니티도 운영하는 걸로 안다. 한복을 일상 속에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한복 브랜드라고 하면 여전히 수공예 이미지, 소규모 전통문화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리슬’을 기업 형태 브랜드로 만들어 한복 산업의 토대로 만들고 싶다. 또 파리나 밀라노 등 각국에서 열리는 패션 페어(Fashion Fair)에 다시 참가해 해외시장 판로를 넓히고 싶다. 해외에 수출하려면 다양한 사이즈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국의 문화 차이를 먼저 이해해그에 맞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더라. 예를 들어 2년전, 우리 제품의 테마 컬러가 보라색이었다. 그런데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서는 보라색이 장례식에 쓰이는 색상이라 수입상의 관심을 얻지 못하기도 했다. 다음 페어에는 만반의 준비를 한 뒤 참가할 계획이다.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사랑받게 될 ‘리슬’의 한복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이 직업의 가치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린다.

 

고구려, 백제, 신라 등 삼국시대에 입은 것 또한 우리 한복이다. 특히 고구려에서는 저고리가 길고 치마를 요즘의 랩 스커트처럼 허리에 둘러 입곤 했다. 또 플리츠(Pleats, 스커트에 아코디언 주름상자 모양으로 잘게 모를 내어 잡는 주름)는 정말 인기 있는 복식이었다. 이렇듯 조선 이전의 복식도 재해석해 한복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깨려 한다. 우리 제품을 보고 전통을 파괴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역사에 한획을 긋고 있다고 자부한다. 또 아는가? 100년 후에는 ‘리슬’의 생활한복이 한국의 전통 복식으로 여겨질지!

 

 

 

글 전정아 ●사진 손홍주, 리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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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과 K뷰티가 콘텐츠와 산업 전반을 강타하면서 ‘한국적인 것’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양에서는 동양의 신비와 첨단 기술이 접목된 한국의 현대 전통에 주목한다. 전통은 지키고 보존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고인물은 썩거나 말라 없어질 뿐이다. 흐르는 물처럼 시대와 함께 호흡하고 끊임없이 새로워져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동시대 한국인과 세계인이 아름답고 편리하게 느낄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국의 전통을 만들어가는 직업들을 만나보았다.

100년 전으로 시간 여행, 전통의 재발견

 

‘전통 is 뭔들(무엇이든 완벽하다)’의 시대다. 한옥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물론, 한식 디저트가 국내외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신(新)한복, 밀가루 포대 패딩 등 패션부터 외식, 가전, 인테리어 분야까지 다방면이다. 촌스럽고 기피 대상이던 지나간 시대의 산물이 어느 날 갑자기 레어템 대우를 받으며 문화의 전면에 부상했다. 전통 산업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최근의 경향을 짚어보고 그 이유와 전망을 알아본다.

 

촌스러운 구닥다리, ‘힙’해지다

 

최근 컴백한 50대 가수 양준일은 10·20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28년 만에 음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슈가맨3> 출연 이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1위부터 팬미팅 행사 티켓 판매 시작 3분 만에 전 좌석 매진까지. 관계자에 따르면, 당대 청춘스타들이 겪는 일이 그에게 일어나는 중이란다. 양준일 신드롬은 우리나라 전 분야를 휩쓸고 있는 뉴트로 열풍의 요약본이다. 뉴트로(Newtro)는 새로움(New)과 레트로(Retro, 복고)를 합친 신조어로, 한국 전통 건축, 디저트, 인테리어, 패션, 디자인 등이 현대적 해석을 더해 새로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을 뜻한다. 그중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한옥 열풍이다. 세계 최대 여행지 출판사인 론리플래닛이 아시아 3대 관광명소로 꼽은 전주한옥마을부터 1920년대 낡은 한옥동네 모습을 그대로 유지해 ‘핫 플레이스’가 된 종로구 익선동, 새로운 건축 기술과 자재를 사용한 한옥 주택 신축이 잇따르고 있는 은평한옥마을의 인기까지 심상치 않다. 이에 더해 경기 화성시와 강원 강릉시, 전남 장성군, 경북도청 신도시에도 현대 생활양식에 맞게 진화한 도시형 한옥마을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 서촌과 안국동에서는 전통공예 전시, 소규모 한옥스테이 등 한옥의 멋을 활용한 문화 산업도 이어지고 있다. 그간 한옥은 춥고 불편한 옛집 정도로 인식됐다. 하지만 단점을 현대건축 설비(단열, 냉난방, 주방, 화장실 등)로 개선한 뒤 한옥만의 낭만적 정취와 따뜻한 공간의 미, 정서적 포근함이 미디어에서 주목받으면서, 아파트의 획일적인 주거를 대체할 완벽한 대안으로 급부상 중이다. 정부와 지자체도 한옥 건축을 조성하는 지원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한옥 건축과 한옥마을 조성을 촉진하기 위해 기술 지원과 보조금 등을 지원하는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2018년 시행해 한옥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각 지자체에서는 새로 조성된 한옥마을에 도로와 전기,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을 우선 지원하는 정책도 펼치고 있다. 한식 디저트의 인기도 눈에 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간식으로만 여겨지던 어르신용 간식의 위상이 순식간에 달라졌다. SNS에서 한식 디저트 주문량이 쏟아지면서 생산량을 맞추지 못해‘품절 대란’이 일어나고, 한식 디저트를 만드는 원데이 클래스도 성업 중이다. 국내에서만 주목받는 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다. 우리나라 디저트 시장 규모는 2014년 3000억 원에서 2018년 1조 5000억 원으로 5배가량 성장했고 그중에서도 떡 관련 상품 매출액이 급성장했다. 한과 수출 역시 2013년 90만 달러에서 2017년 288만 달러로 약 3.2배 증가했다. 피스타치오·밀크티 맛 앙금, 비스킷, 마스카르포네 치즈, 딸기잼, 초콜릿 등의 재료를 채워 넣은 떡등 전통 디저트를 예전 그대로 구현한 게 아니라 맛과 시각적 요소 등을 현대인의 기호에 맞게 제품화하고 있는 점이 성장 비결이다.이 외에도 패션, 외식, 가전, 인테리어 분야에서 전통의 재현이 눈부시다. 광화문과 인사동, 삼청동 일대 등 고궁이 들어선 곳에는 한복을 입고 관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한복 대여 업체도 증가했으며, 일상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생활한복 브랜드도 생겨나고 있다. 패션, 가전, 인테리어 분야에서는 옛 제품의 모양을 그대로 재현한 ‘복각’ 상품을 출시해 단기간에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등 뉴트로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

 

전통의 재소환, 그 이유는?

과거의 재해석을 뛰어넘어 독창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뉴트로 산업이 성장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한류 문화의인기로 우리나라 전통에 대한 국가적 위상이 올라간 점이다. 한국 드라마와 가요가 아시아로 수출되면서 해외에서 한국 문화가 재평가받기 시작했고, 한옥, 한복, 음식 등 국내 전통문화가 지닌 정취와 우아함, 정갈함이 높이 평가받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는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전통 산업을 새롭고 신선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데, 뉴트로 문화가 생성되며 옛것에 대한 향수와 추억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이것을 전통 산업의 인기 요인으로 분석한다. 또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낯선 전통문화가 차별화되고 매력 있는 것으로 여겨져 새로운 것으로 인식해 즐기는 현상이 일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뉴트로 현상은 과거의 레트로와 구별된다. 과거에는 옛것을 당시 그대로 구현했다면, 지금은 과거 아날로그적 감성을 현대적 형식과 내용으로 재해석해 내놓는다. 또 이전에는 복고 문화를 찾은 계층이 주로 과거를 추억하는 기성세대였지만, 지금은 과거를 겪어 본 적도 없는 10·20세대가 열광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잠시 흥하다 사라지는 복고와 달리 ‘신선함’, ‘빛바랜 따스한 감성’, ‘자부심’을 특징으로 하는 뉴트로 문화는 조금씩 다르게 변모하며 지속될 전망이다.

 

글 이현수 ● 그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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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복잡한 연산과 제어가 가능해 슈퍼컴퓨터와 첨단 스마트폰보다 뛰어난 정보처리 능력을 갖고 있다. 또 40개의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우수한 기억력과 손상된 부분의 기능을 다른 영역이 대신하는 재생 능력도 지녔다. 이렇게 뇌의 기능은 한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 인간이 가진 통찰력과 인지력, 창의력, 문제해결 능력을 과학 기술과 접목해 활용하면 삶에 큰 변화를 일으킬새로운 기술을 창조해낼 수 있다.

 

뇌공학으로 변화하는 인간의 삶

최근 뇌를 촬영하는 영상 기법이 발달하면서 뇌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는 연구가 활발해지고, 신경 과학적 지식을 공학적으로 응용하는 ‘뇌공학(Brain Engineering)’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컴퓨터, 인공지능, 로봇 등의 기계를 뇌와 연결해 정보를 교류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2009년 개봉한 영화 <아바타>에서 뇌전도를 통해 아바타를 원격 조정하는 것과 유사한 기술이 현실로 이뤄지는 셈이다.
뇌공학 연구 초기에는 인간의 뇌에 전극을 삽입해 전자기장의 미세한 변화로 기계를 조정했지만, 최근에는 전극을 사용하지 않고 인간의 생각만으로 로봇을 조작하거나 게임을 진행하는 기술이 성공하고 있다. 뇌와 컴퓨터의 상호 작용이 개선되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입력하지 않아도 생각한 정보를 글자로 정확하게 구현 할 수 있고, 마우스 같은 제어장치 없이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의 두뇌 활동을 기계로 파악해 여러 산업에 활용하는 방법도 연구중이다. 과거에는 MRI로 두뇌를 촬영해 뇌를 관찰했는데, 최근에는 인간의 사고를 컴퓨터에 다운로드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보를 뇌에 바로 입력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연구진은 영화를 보는 사람의 뇌 변화를 MRI로 측정해 영화 장면을 동영상으로 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일본 교토대학교 연구팀은 2013년에 잠자는 사람의 꿈을 기록하는 연구를 시도했다. 꿈을 꾸는 동안에 뇌의 시각 피질 영역에서 변화가 발생하는데, 이것을 해독하면 꿈을 재생하거나 다운로드하는 게 가능해져 인간의 생각을 넘어 무의식까지 컴퓨터로 전송하는 기술이 실현되는 것이다. 이런 기술이 완성되면 인간의 생각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게 돼 기존 거짓말탐지기보다 정밀한 범죄 분석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뇌에 전기적인 자극을 가하거나 칩을 이식해서 잊어버린 기억을 되살리고 나쁜 기억을 지우는 기술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이 성공하면 언어, 법률, 의학, 공학 등 전문적인 지식이나 복잡한 기술을 짧은 시간 안에 뇌에 입력하는게 가능해질 전망이다.

건강한 생명 연장을 가능하게 하는 뇌과학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기술은 의학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뇌 신경계의 정보 전달은 전기 신호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데, 컴퓨터와 같은 정밀 기계 역시 전기 신호를 이용해 제어하므로 기계를 뇌에 접속하면 감각, 운동, 뇌 신경 질환을 치료하는 게 가능해진다. 이 기술을 실현한 대표적인 사례가 청각을 되찾아주는 ‘인공 와우’다. 외부의 음파 에너지를 전기 신호로 바꾼 뒤, 전극으로 청각 신경을 자극해 소리를 듣게 하는 인공 와우 시술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됐다. 또 빛 신호를 전기 신호로 바꾸어 시각 신경에 전달해 시력을 회복시키는 인공 망막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외부 카메라에 입력된 시각 신호를 망막에 이식한 칩에 전달해 시신경을 자극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근육을 움직이는 뇌 신경 세포 신호를 측정해 이 신호로 로봇 팔 같은 보조 의료 기구를 구동하는 기술도 실현되고 있어 뇌의 전기 자극을 통해 장애인들도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게 가능해진다. 최근에는 뇌졸중 환자의 뇌에 전극을 삽입하고 전기 자극을 가해 뇌 기능을 회복시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파킨슨병, 간질 등의 난치병을 치료하거나 식물인간의 손상된 신경계를 재생하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기술은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의학 기술을 만들어내며,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치매, 우울증, 조현병, 자폐증 같은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뇌과학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1000억 개가 넘는 뇌 신경 세포의 연결을 도식화한 것을 ‘커넥톰(Connectome)’이라고 하는데, 이런 뇌 지도가 완성되면 뇌에 있는 신경 세포들 간의 연결망을 들여다볼 수 있어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 질환의 원인이 되는 회로를 확인할 수 있으며, 손상된 신경 회로를 바로잡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뇌 지도 제작을 체계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고, 뇌 지도를 활용해 보다 인간에 가까운 인공지능을 만드는 연구에도 관심을 갖고있다.

세계는 지금 뇌과학 연구에 몰두

뇌과학 기술이 여러 산업에 활용되고,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가능성이 증명되자, 전 세계적으로 뇌과학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2024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입해 뇌 지도 구축과 신경망 분석에 집중하고 있으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는 고해상도 3D 현미경과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해 올해 초 뇌 지도를 3D로 정밀하게 그려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구글도 자신들이 개발한 AI 기술과 매핑(지도화) 기술을 활용해 인간 뇌 지도 제작에 도전할 것을 발표했다. 유럽연합은 2022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슈퍼컴퓨터에 활용할 인공 뇌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일본은 원숭이 같은 척추동물의 뇌지도를 제작해서 감정과 관련한 신경 활동을 연구 중이다.

우리나라도 2015년에 뇌과학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10년간 3400억원을 투자해 뇌 지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2018년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뇌 연구 기본 계획을 발표하며, 뇌 분야 기초연구를 2023년까지 2배로 확대하고 뇌 신경망 구축에 주력할 것을 밝혔다. 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뇌 원리를 규명하고 정보통신, 로봇, 뇌과 학 기술을 융합해 신경 자극 기술과 인체 삽입 전자약 등의 새로운 뇌질환 치료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글 강서진 ● 그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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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정아 ● 사진 손홍주, 게티이미지뱅크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니다. 사용했을 때 부작용이 있어서도 안 되고, 극적으로 뛰어난 효과를 바라서도 안 된다.
어떤 사람이 써도 문제가 없도록 화장품 속 성분을 분석하고 검사하는 직업이 있다.

 

“믿을 수 있는 제품, 그 기본을 지킵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화장품 분석검사 센터 품질검사팀
윤옥경 선임연구원, 전명석 선임연구원

 

뷰티 크리에이터가 화장품 성분을 소개하며 추천하거나, 화장품 성분을 분석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현직자가 보기에는 믿을 만한 정보인가요?

전명석 연구원(이하 전 연구원) 콘텐츠는 좋지만 전부 믿을 수 있다고는 보장할 수 없죠.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스크립트를 기반으로 설명하는 분이 많으니까요.

윤옥경 연구원(이하 윤 연구원) 따지고 보면 화장품은 화학물질의 집합이에요. 각각의 성분을 따지면 그저 좋을 수만은 없죠. 하지만 얼굴에 소량 바르는 데다, 제조 시 함유 비율도 낮고, 화장품에 대한 임상 시험을 거쳐 최종 안전성이 확인된 제품이니까 위험도는 매우 낮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각 성분 자체의 위해도만으로 ‘이건 쓰면 안 된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걸 보면, 소비자에게 과대한 두려움을 주는 건 아닐까 걱정될 때가 있어요.

 

분석검사 센터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장단점이 있다면요?

윤 연구원 간혹 성적서 조작을 요청하는 의뢰인이 있어요. 제조사가 불분명한 외국 화장품을 국내에서 팔아보려고 창고 가득 수입해왔는데, 우리나라에선 성분이 기준에 맞지 않아 판매할 수 없는 거예요. 의뢰인은 생계가 걸려 있으니 결과를 조작해줄 수 없느냐고 간절히 하소연할 때가 있죠. 당연히 해드리지 않지만, 안쓰러우면서도 기억에 남네요.

전 연구원 장점이라면 분석 시료의 향이 좋다는 점?(웃음) ‘도핑 컨트롤센터’의 분석검사 연구원도 같은 분석 업무를 하시지만 다루는 시료가 요단백질이나 혈액 등이 많아요. 또 시료 검사에 조금 여유가 있는 것도 장점이죠. 식품회사 분석검사 연구원은 김치나 초밥 등 시료가 상하기 전에 긴급히 검사해야 하거든요.

 

화장품 분석검사 연구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공부를 해둬야 할까요?

윤 연구원 화장품학과나 향장학과를 전공해도 좋지만 화학과, 식품공학, 생명공학 등을 전공해도 충분히 일할 수 있어요. 오히려 화장품 연구원에 대한 환상을 품고 오지 않는 게 중요하죠. 환상이 있고 업무에 대한기대치가 높으면 오히려 빨리 지칠 수 있으니까요.

전 연구원 분석검사 연구원이 되고 싶다면 대학생 때 학과 연구실에서 실험보조를 자원해 실제 분석기기를 꼭 만져보기 바라요. 분석기기를 접해본 친구들은 업무 숙련도가 빨리 높아지니까요. 또 화학분석기사 자격증이 있으면 취업할 때 우대해주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이 직업의 전망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윤 연구원 프로폴리스나 마유, 달팽이점액 등 이슈가 되는 새로운 물질은 계속 개발되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새로운 물질을 분석할 수 있는 유효한 시험이 없어 효능에 대한 정량분석은 하기 어렵죠. 앞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성분과 물질이 개발되는 만큼 그에 맞는 시험법을 고안하는 분석검사 연구원의 전망도 무궁무진하죠.

전 연구원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성과 정확성이에요. 분석은 기계가 하지만 검사의 전 과정은 사람 손을 거치니까요. 우리 센터의 연구원들 역시 늘 숙련도를 높이고 누가 검사하든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답니다.

 

소비자와 제품을 이어주는 총감독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

더 새로운, 더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직업,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를 만났다.
글 강서진 ● 사진 손홍주, 미미박스

“사람들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가치를 느껴”

㈜미미박스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 임지현

 

해외에서 K뷰티에 관심을 갖는 강점이 뭘까요?

한국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요. 사실 색조 화장품의 경우 미국이나 프랑스 같은 서양 국가가 컬러를 더 다양하게 개발해요. 흑인과 백인 등 인종이 다양해서 화이트나 퍼플 계열을 포함해 국내에서는 잘 개발하지 않는 컬러 제품도 만들거든요. 그럼에도 해외에서 한국 제품을 선호하는 건 믿을 수 있는 성분과 지속력, 발림성, 표현력 등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이죠. 한국 여성이 선호하는 과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메이크업 방식은 아시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요. 이렇게 국내 화장품 기술력이 성장한 배경에는 ODM 업체의 기술 개발이 큰 역할을 했어요. ODM은 화장품을 연구 개발하고 생산하는 전문 업체를 말하는데, 우리나라가 2000년대 중후반 이후로 제품에 제조업자를 표기해야 하는 법이 생겨서 ODM 업체도 제품에 대해 공동책임을 지게 됐어요. 그래서 제품 연구와 기술력을 키우는 데 더 힘쓰다 보니 코스맥스 같은 큰 ODM 업체는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죠.

 

K뷰티 전망은 어떨 거라고 예상하나요?

 

브랜드마다 고유의 정체성과 경쟁력을 키워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예전에는 ‘K뷰티’ 타이틀로 국내 브랜드가 후광 효과를 얻었지만, 많은 브랜드가 해외로 진출하다 보니 고객들이 각 브랜드에대한 차이점을 인식하기가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이제는 어떤 고객에게 어떤 브랜드를 보여줄 것인지 강력한 타기팅과 강점을 개발해야 합니다.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가 되는 방법은 다양할 것 같은데요, 보통 어떤 준비를 하는 게 좋을까요?
일단 화장품을 정말 좋아해야 일이 힘들 때도 잘 극복할 수 있어요. 경영학이나 마케팅, 화학공학을 전공하면 좀 더 수월하게 일할 수 있고요.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도 유리해요. 특히 화장품 산업이 일찌감치 발전한 미국이나 프랑스 같은 국가의 언어와 문화를 잘 알고,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기회가 열린 나라의 언어를 잘하면 해외시장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저도 얼마 전까지 중국 상해에 있는 화장품 회사에 다녔는데, 그곳에서 새 브랜드를 개발하고, 소비자 반응을 파악하는 경험을 하고 나니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만드는 데 자신이 생겼어요.

 

해외 시장을 이해하는 데 또 중요한 점이 있다면 뭘까요?

 

환경에 대한 문제나 법령이 바뀌는 이슈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해요. 예를 들면 5㎜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인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이 되자 6~7년 전에 마이크로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법령이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됐어요. 당시 우리나라에는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들어간 스크럽 제품이 많았는데, 이 문제를 빨리 파악한 업체는 해당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천연 화장품 개발을 시작해 국내외 시장을 선점했죠. 최근에도 몇 가지 특정 플라스틱에 대한 금지 법령이 생기고 있는데, 이런 법들은 보통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해외에서 일어나는 이슈를 파악해 발 빠르게 대응하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는 데 유리할 수 있어요.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가 꼭 갖춰야 할 자질과 소양은 무엇일까요?

 

연구소, 광고, 영업, 물류 등 여러 관계 부서와 협력하는 일이 많아 사람과 소통을 잘하고 성격이 활발해야 이 일을 할 수 있어요. 자신의 의견을 설득하는 능력도 중요하고요. 계속 새로운 제품을 출시해야 해서 더 나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창의력도 있어야죠. 또 제품 출시 주기가 3~6개월 정도로 빨라지고 있어서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하는 민첩함을 갖춰야 하고요. 그래서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는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게 아주 중요해요.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가 되고자 하는 청소년이 지금 해볼 수 있는 건 뭘까요?

 

여러 화장품을 많이 접하는 게 중요한데, 요즘엔 화장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평가하는 블로거가 많아서 화장품 정보를 얻기 쉬운 편이에요. 다양한 브랜드 매장에 가서 제품을 테스트해보는 것도 좋고요. 또 사람들을 관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죠. ‘이 사람은 어떤 화장품이 필요할까, 제품의 어떤 점을 개선해야 사람들이 더 좋아할까’를 많이 고민해봐야 해요.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는 사람들의 요구를 파악해서 지금껏 없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니까요. 저도 주말이면 공원이나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 가서 계속 관찰해요. 요즘 사람들의 스타일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더 아름다워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를 끊임없이 생각하죠. 이런 습관을 가지면 더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제품을 상상해낼 수 있을 거예요.

 

더 새로운, 더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직업,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를 만났다.

제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지휘자

 

국내 화장품 업계는 꾸준한 기술 개발로 기존 제품을 세분화하고, 새로운 기능을 갖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과거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던 제품 생산이 중소기업으로까지 확대돼 수많은 화장품이 생겨나고 있다. 온라인 유통 채널도 다양해져 국내는 물론 해외 소비자들까지 우리나라 제품을 쉽게 비교 분석하며 구입할 수 있게 되는 등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업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과 트렌드에 적합한 제품을 출시해야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게 돼 새로운 시장 분석과 제품 개발 전략을 세우는 일이 중요해졌다. 이런 일을 총괄하는 사람이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로, 각 소비자에게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광고 · 홍보 전략 을 세운다.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는 국내외 화장품 시장을 조사하고, 트렌드에 맞는 제품 콘셉트 기획, 성분 처방, 디자인을 개발한 뒤, 광고 PR 계획과 제품 판매처를 발굴한다. 제품이 출시돼 판매되면 소비자 반응을 분석해 판매 지속 여부와 개선점을 결정한다.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조율하고 책임지는 게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의 역할이다.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의 주요 업무

 

상품 개발 현황 확인

목표한 시점에 맞춰 상품을 출시하는 게 가장 중요하므로 연구소, 제품 디자이너, 제조업체 등 제품 생산에 참여하는 관계자들과 협의해 생산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

 

광고 및 홍보 전략

광고팀과 함께 제품을 대외에 알리는 마케팅 전략을 짠다. 제품 홍보에 필요한 전체 예산 규모와 캠페인 기간을 정하고, 상품을 홍보할 모델을 선정한다. 또 SNS, TV, 오프라인 행사 등 광고 채널 및 매체를 결정한다.

 

판매 계획 설정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영업부서와 오프라인, 온라인 등의 여러 판매처에 판매 계획을 제시한다. 신제품 출시 일정과 홍보 방식, 목표 매출 등의 계획을 알리는데, 백화점, 로드숍, 온라인, 해외지사 등 각 판매처의 특징에 맞는 다양한 판매 전략을 전달해야 한다.

 

신제품 아이디어 개발

지난 판매 실적과 소비자 반응을 파악해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는 요소를 다음 제품에 반영한다. 고객의 니즈와 트렌드를 조사하고, 타깃소비자 취향에 적합한 제품 아이디어를 연구원에게 제시하면서 제품 개발 방향성을 논의한다.

 

글 강서진 ● 사진 손홍주, 미미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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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동물의 재활을 돕는 의공학자
동물재활공학사

의지보조기 기사는 골절, 마비, 디스크 등 치료가 오래 걸리거나 장애 등으로 몸이 불편한 사람을 대상으로 신체 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재활보조기구를 만든다. 이러한 재활보조기구를 동물의 몸에 맞게 설계하는 동물 전문 의지보조기 기사가 있다.

동물재활공학사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동생이 장애가 있어서 어릴 때부터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보건 관련 직업을 찾다 의수족을 만드는 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대학에서 전문 기술을 배우고 싶어 의료재활과학과를 전공했죠.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동물이 팔다리를 잃으면 누가 의족, 의수를 만들어주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해외 사례가 궁금해 찾아보니 저같이 사람 의족, 의수를 만들어주는 의지보조기 기사가 동물 보조기도 제작하고, 시장 규모가 엄청 크다는 걸 알았어요.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키우던 동물이 불구가 되면 안락사를 권장하는 분위기여서 재활보조기구가 꼭 필요하다고 느꼈죠. 그래서 미국에 가서 동물 보조기 기술을 배우고 한국에 와 바로 이 일을 시작했어요. 국내에서 제가 처음으로 동물 의지보조기 회사를 창업했고, ‘동물재활공학사’라는 직업명을 만든 거죠.

동물재활공학사의 전망은 어떨까요?

6년 전만 하더라도 동물재활공학사가 없었는데, 요즘엔 동물 의지보조기 회사가 꽤 많이 생긴 걸 보면 제품 수요가 그만큼 늘었어요. 미국은 동물병원 수술비가 무척 비싸서 의지보조기로 재활 치료를 원하는 보호자가 많아요. 그래서 동물 의지보조기 시장이 빨리 성장한 거죠. 우리나라도 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재활 치료가 적극 권장되면 동물 의지보조기 산업이 더 커질 거고, 동물재활공학사도 더 많이 생길 거예요. 그런데 조금 걱정되는 건 전문적인 기술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 생기는 문제예요. 동물재활공학사는 신체의 일부인 의료 기구를 제작하는 일인 만큼 인체공학과 해부학적인 지식이 필요한데, 전문 기술 없이 의지보조기를 만들어 동물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면 동물재활공학사는 신뢰를 잃게 되겠죠. 이런 문제를 막으려면 동물재활공학사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동물재활공학사에 관심 있는 청소년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나요?

동물재활공학사는 단순히 의료용품을 만드는 공학자가 아니라, 동물과 보호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반려동물 가족이 겪는 아픔과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고객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하는 섬세함이 필요하죠. 보호자는 물론, 동물과 소통하는 노력도 해야 하고요. 동물과 함께 지낸 경험이 많으면 동물의 표정, 몸짓, 눈빛만 봐도 이상 징후를 알 수 있어요. 낯선 동물에게 접근하는 것도 수월한 편이고요. 무엇보다 아픈 동물을 돌보는 보호자의 마음을 이해하기 때문에 일에 더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게 돼요. 그래서 동물을 꼭 키워봤으면 좋겠어요. 또 뭐든지 꼼꼼히 만드는 걸 좋아하고, 새롭게 창조해내는 일에 흥미를 느낀다면 동물재활공학사에 도전해보세요.

 

글 강서진 ●사진 손홍주, 펫츠오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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