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유물’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 박물관. 이곳에서 역사와 문화재, 그리고 사람을 하나로 이어주는 이가 있다.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학예연구사는 문화재의 가치를 알리는 동시에 문화재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놓는 역할을 한다.
박물관의 ‘종합 엔터테이너’, 학예연구사
학예연구사는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작품이나 유물 등을 수집하고 관리해 학술적으로 연구하며, 이를 대중에게 소개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을 맡는다. 이에 따라 학예연구사가 담당하는 업무도 세부적으로 나뉜다. 소장품을 등록하고 수장고를 관리하는 유물관리원, 소장품의 보존 처리와 과학적인 분석을 수행하는 보존 처리원, 문화재를 연구하고 조사하며 전시를 기획하는 학예연구원, 연령별·계층별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교육연구원 등이다. 말 그대로 박물관에서의 학예연구사는 문화재의 가치를 다방면으로 수호하기 위한 ‘종합 엔터테이너’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학예연구사로 향하는 여러 갈래의 길
학예연구사가 가진 직업의 전문성, 그리고 업무의 다양성이 폭넓은 만큼 관련 학과가 많은 편이다. 사학과나 역사교육과를 졸업하는 것 이외에도 고고학을 전공하면 발굴 유물을 연구할 수 있고, 미술사학을 전공하면 회화나 조각 등 미술품을 시대별로, 나라별로 다루는 학예연구사가 될 수 있다. 만약 문화재를 수리하고 보존 처리를 담당하는 분야로 가고 싶다면 문화재보존학과와 같은 보존과학 관련 학과나 화학과, 물리학과, 원자력공학과 등 이공계열 학과를 이수할 수도 있다. 실제로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직은 고고학, 미술사학, 역사학, 보존과학, 박물관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위와 경력을 갖춘 지원자를 선발해 담당 직무를 배정하고 있다.
학예연구사가 말하는 직업 이야기
우리 역사와 문화재를 사랑하는 폭넓은 시선을 지닐 것
임혜경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 학예연구사
고귀함이 살아 숨 쉬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한쪽 벽면에 가득 채워진 고서를 둘러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이곳에서 임혜경 학예연구사를 만나 이 직업을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전시장의 뒷이야기까지 들어봤다.
Q.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근무하는 학예연구사라면 아무래도 문화재를 가까이서 다루는 경우가 많을 텐데요.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항들이 있다면요?
A. 첫째는 역시 문화재의 안전이에요. 유물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라 후손에게 넘겨줘야 할 인류의 자산이잖아요. 그래서 문화재를 옮기고 정리할 때는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스레 다룹니다. 문화재 중에는 가벼운 책만 있는 게 아니라 토기류나 금속류 등 무거운 것들도 있어서 힘도 많이 써야 해요. 강인한 체력이 필요한지라 생각만큼 ‘고상한’ 직업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네요.(웃음) 또, 학예연구사는 문화재를 이해하고 해석할 때 균형 있는 시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그 속에 담긴 역사 이야기를 알리고, 문화재를 소개하는 직업이기에 폭넓게 공부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사관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Q. 미래의 학예연구사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요.
A. 문화재가 존재하는 한 그것을 관리하고, 보존하고, 알리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있을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업무의 성격은 조금씩 달라지겠죠. 과거의 학예연구사가 했던 일과 지금이 많이 달라졌듯이,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일만 하지는 않을 거예요. 현재는 관람객들이 이곳의 시간과 공간 자체를 즐기면서 전시의 개념이 변화하고 있어요. 전시장에 인터랙티브나 실감 콘텐츠 등 관람객이 체험할 수 있는 최신 기술이 속속 도입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저희들도 신기술을 개발하는 전문가들을 만나기 위해 현장조사를 다니기도 한답니다. 앞으로는 여러 분야를 융합해 전시를 기획하는 능력이 더욱 필요할 거예요. 원래 있던 것을 어떻게 새롭게 해석하고 좀 더 신선한 관점에서 구성할 것인지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춘다면 좋겠죠.
Q. 학예연구사를 꿈꾸는 청소년이 지금 당장 해보면 좋을 활동이 있나요?
A. 제 이야기를 끝까지 읽었다면 그 자체로 이미 우리 역사와 문화재에 관심과 애정이 충만한 친구들일 것 같아요. 그렇다면 기본적인 소양은 어느 정도 갖춘 셈이니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겠죠? 그것은 바로 열정이에요. 독서를 통해 꾸준히 배경지식을 쌓고 근처 박물관에 기회가 되는 대로 찾아가서 문화재를 직접 느끼며 ‘마음의 폭’을 넓혀가길 바라요.
CAREER CARD
업무 한 줄 요약
역사와 문화재 연구를 통해 전시를 기획하고, 관람객에게 문화재의 의의와 가치를 소개하는 직업.
관련 전공
고고학, 미술사학, 역사학, 보존과학, 박물관학 등
관련 자격
박물관·미술관 학예사(1급 정학예사, 2급 정학예사, 3급 정학예사, 준학예사)
현직자의 커리어 TIP
박물관에 자주 방문하여 역사와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키우기. 관련 학과가 넓게 분포되어 있어 어떤 계열로 진출할지 미리 찾아보고 준비할 것!
선조가 남긴 수많은 문화재에는 수천 년의 시간이 쌓여 있다. 그러나 그 연륜만큼 자연적으로, 또 인위적으로 손상되기도 한다. 훼손된 문화재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직업, 문화재보존과학전문가와 함께 문화재가 과학의 힘으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길을 따라갔다.
민족의 혼과 얼이 담긴 문화재를 미래로!
문화재 보존과학은 쉽게 말해 과학기술로 문화재를 보존하고 복원하는 것이다.
미래의 후손에게 선조들이 만들어낸 역사와 문화를 전하려면
문화재가 훼손된 이유를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훼손된 원리를 알아야 가능한 한 본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출토되는 유물의 양이 많아지고,
환경오염에 따라 훼손이 심해지면서 문화재의 보존 처리를 전담하기 위해
2009년에 문화재청이 설립한 국가기관이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는 여러 재질의 문화재를 과학적으로 조사 및 연구하면서
상태를 점검하고 재료를 연구하며 보존 처리와 조사 연구를 담당한다.
또한 보존과학 신기술을 개발해 문화재청 소속기관, 보존 처리 기관, 민간 업체와 대학 등
국내는 물론 국외에도 관련 기술을 교육하고 지원하고 있다.
8가지 문화재 재질에 맞춰 보존·복원
문화재의 종류는 크게 금속과 도기, 토기, 석조, 벽화, 목재, 지류, 직물로 나뉜다.
문화재의 재질에 따라 보존 및 복원 방식이 다르지만
대부분 처리 전 조사와 분석, 유물 세척과 보강, 강화 작업, 복원, 처리 후 기록의 단계를 거쳐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동합금이나 철제 등 금속문화재의 경우
매장된 환경과 문화재의 재질에 따라 손상 정도가 다르고
발굴한 뒤에는 환경 변화와 공기 중의 부식 인자 때문에 손상이 더욱 빨라진다.
따라서 보존 처리를 할 때는 추가 손상을 방지하고 유물의 원형을 복원하는 것이 중점이 돼야 한다.
금속문화재를 보존하려면 먼저 문화재의 재질, 크기, 형태와 구조, 부식 정도를
조사하고 성분을 분석한다.
그 뒤 유물 표면의 흙과 이물질, 부식물을 제거하고 세척한다.
세척이 끝나면 더 이상 부식되지 않도록 유물을 특정 용액에 담가 안정화 처리를 하고,
재질을 강화하기 위해 아크릴수지에 유물을 담근다.
만약 유물이 균열되거나 파손됐다면 아크릴 수지, 에폭시 수지 등으로
유물의 원형을 복원하고 표면과 비슷하게 색을 맞춰 칠한다.
마지막으로 수분을 제거할 수 있는 재료와 함께 포장해 유물의 보존 처리를 마친다.
문화재보존과학전문가에게 듣는 직업 이야기
탄탄한 기초 계획이 문화재를 단단하게 보존할 수 있어
정혜영 학예연구사(벽화문화재 보존 처리 및 조사)
Q. 벽화문화재의 보존과 복원은 벽화가 그려진 현장에서 진행하나요?
A. 현장에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 손상이 너무 심하거나 보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면 분리한 뒤 센터 내부에서 복원하고 문화재가 있던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원칙이죠. 벽화를 조사할 때는 비파괴 조사(벽화를 떼어내거나 손상시키지 않고 조사하는 방법)를 통해 재질과 크기, 구조를 분석해요. 그리고 현미경이나 적외선 카메라, 안료 등으로 벽체의 흙층, 그림이 그려진 채색층 등 구조를 조사해 어디가 취약하고 불안정한 부분인지 진단하죠.
벽화 표면의 오염물을 제거한 뒤에는 그림이 떨어지거나 없어진 부분을 메워줍니다. 이때 최대한 원래 유물과 비슷한 재질의 메움제를 만드는 게 중요해요. 물질의 성질이 다르면 보존했을 때 오히려 더 손상되기도 하거든요. 이후 균열이 있는 곳, 그림이 떨어져나간 곳은 접착제를 사용해 강화 처리를 하고 가장 비슷한 색상을 칠해 색 맞춤을 합니다. 없어진 부분에 그림을 그려 채워넣는게 아니라 색을 칠해서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만드는 거죠.
국보 제46호 부석사 조사당 벽화 6면. 율동감 넘치는 유려한 선에서 고려시대 불화의 품격이 느껴진다. 우리나라에 남은 벽화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이며 회화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Q.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학예연구직 공무원으로 일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A. 먼저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일하고픈 분야의 석사학위가 필요해요. 현직자의 전공은 문화재보존과학 외에도 화학과 재료공학, 환경공학 등 매우 다양한 편이죠. 그리고 박물관이나 문화재와 관련한 연구소 등의 기관에서 3년 이상 경력을 쌓아야 문화재청에서 실시하는 채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답니다. 문화재보존과학에 관심이 생겼다면 우리 센터의 ‘생생보존 처리데이’ 등의 진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면서 문화재를 보존하는 일에 대해 미리 사명감을 갖고 꿈을 키워보길 바라요!
꼼꼼한 눈썰미, 세심한 손길, 우직한 끈기가 필요한 업무
송정원 연구원(지류문화재 보존 처리 및 조사)
Q. 지류문화재는 얇은 종이를 다루기 때문에 다른 문화재보다 더 섬세한 손길이 필요할 것 같아요. 지류문화재를 보존 처리하는 과정을 알고 싶어요.
A. 전적, 그러니까 요즘의 책과 같은 형태의 옛날 책을 예로 들어볼게요. 일단 눈으로 보면서 그 꾸밈의 형태, 유물의 크기, 손상 상태를 기록하고 사진 촬영을 해요. 유물에 사용한 재질과 안료 성분을 분석하기 위한 기초조사를 한 뒤에는 해체를 합니다. 그리고 표면의 먼지와 오염물을 붓으로 제거해서 세척해요. 유물에 따라 물에 담그거나 물을 뿌려서 세척하기도 하죠. 찢어지거나 없어진 부분에 붙일 종이는 유물의 재질과 두께를 고려해서 가장 비슷한 종이를 사용해서 보강하는데요, 천연재료로 염색해 색감까지 비슷하게 만들고 있어요. 그리고 없어진 부분에 새 종이를 풀로 붙이는 거죠. 보강한 부분은 최소한의 색 맞춤을 하고, 다시 실로 묶어 책 형태로 만듭니다. 이게 한 권의 전적을 보존 처리하는 과정이에요.
Q. ‘이런 친구들에게 문화재보존과학전문가가 어울린다’고 짚어주신다면요?
A. 꼼꼼하게 기록하는 걸 좋아하고, 또 잘하는 친구여야 해요. 약간 강박적으로요.(웃음) 차분한 성격에 엉덩이가 무거워 한자리에 앉아 몇 시간이고 작업하는 집중력도 필요하답니다. 문화재는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하는 게 중요하지만, 옛 모습을 많이 잃은 경우에는 비슷한 시대의 유물을 조사해 그에 맞춰 만드는 작업을 거칩니다. 청소년이라면 먼저 박물관과 문화재 현장에서 문화재를 많이, 자주 보며 ‘문화재 전문 심미안’을 길러보세요.
발행일 2023년 2월 1일 ● 발행처 (주)모두커뮤니케이션즈 ●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선유로49길 23 아이에스비즈타워2차 1403호(우 07208) ● 팩스 0502-013-1318 ● 취재 02-6377-0508, contents@modu1318.com ● 광고 02-6377-0518, modu@modu1318.com ● 배송 및 구독 02-6377-0516 ● 인쇄 타라티피에스 031-945-1080 ● 2011년 5월 4일 등록, 등록번호 영등포 라00448 ● 본지 기사의 저작권은 (주)모두커뮤니케이션즈의 소유입니다. 기사 및 사진 등 모든 내용은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사외 기고는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MODU>는 2011년에 창간한 국내 최초의 진로 전문 매체입니다. 사회 각 분야의 멘토 인터뷰를 비롯해 전문 직업, 이색 직업 등 폭넓고 다양한 진로 및 직업에 대한 정보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담았습니다. 또한 대학 및 학과 탐색, 공부법, 청소년 문화와 교양 정보 등을 두루 다루고 있습니다. 전국의 많은 중․고등학교에서 정기구독하고 있으며, 여러 교사들이 진로 수업 교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MODU>는 청소년과 교사, 학부모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NO.1 청소년 진로 매거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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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출동하는 소방관의 소방 활동부터 긴박한 화재 진압 과정,
소방공무원이 될 수 있는 방법까지 모두 정리했다.
화재로 번질 불씨를 말리는 소방관
소방 활동은 크게 화재 예방과 경계 활동, 화재 조사 활동, 화재 진압 및 구조·구급 활동, 소방지원 활동으로 나눈다. 화재 예방이란 불이 나지 않도록 하거나, 불이 나더라도 쉽게 진압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소방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말한다. 순찰 등의 화재 경계를 통해 화재의 위험이 있는 요소를 제거하거나 위험한 지역은 화재 경계지구로 지정해 특별히 관리한다. 불을 사용하는 설비나 불이 붙기 쉬운 특수 물질을 별도로 관리하기도 한다.
화재 조사 활동은 화재의 원인과 피해액을 규명하는 것이다. 화재 진압 및 구조·구급 활동이란 화재와 재난, 재해 등 여러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빠르게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 응급처치하는 소방 활동이다. 소방 지원 활동은 산불을 예방하거나 진압하고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급수와 배수 및 제설을 돕는 것이다. 집회, 공연과 같이 각종 행사가 있을 경우 사고에 대비해 근처에서 대기하거나 경찰 등 유관 기관과 합동 훈련을 하기도 한다.
다섯 가지 화재 유형에 맞는 진압 방법 택해야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 전화가 119안전센터로 접수됨과 동시에 화재 진압 소방관은 신고자의 위치를 확인해 출동을 준비한다. 대원들은 소방차 내에서 방화복과 장비 등을 갖춰 화재 진압에 필요한 준비를 모두 끝낸다. 펌프차, 물탱크차, 고가사다리차 등 화재 진압을 위한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면 현장지휘팀에서 각자 업무를 배당하는데, 먼저 사고 현장에 갇히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지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화재는 물이나 이산화탄소 등의 기체, 건성 분말 등으로 진압한다. 화재 유형에는 총 다섯 가지가 있으므로 해당 유형에 맞는 방식으로 진압해야 한다. 목재나 종이 등으로 인한 일반적인 화재인 A유형은 물을 사용해 불을 끄는 것이 효과적이다. 휘발성 액체, 알코올, 기름 등 유류에 의한 화재인 B유형은 타지 않고 인체에 무해한 기체를 살포해 불길을 잡는다. 전압기기나 전기 설비 등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C유형은 물로 진압하나, 감전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나트륨, 마그네슘, 수소화합물 등이 포함된 물질에 의한 금속화재인 D유형은 화학식으로, 가스 누설 등 가스로 인한 화재인 E유형의 경우 분말과 이산화탄소 등을 사용해 진압한다.
어느 정도 불길을 잡은 이후에도 다시 불이 붙을 경우를 대비해 현장에 남아 대기하면서 남은 불씨까지 모두 진압해야 한다. 유독 물질로 오염된 방화복과 장비는 세탁해 다음 출동에 대비한다.
화재 진압 소방관에게 듣는 직업 이야기관이라는
“화재 진압은 튼튼한 체력과 단단한 정신력이 필요한 일”
성기훈 소방위 | 구로소방서 현장대응단
대원님은 언제부터 화재 진압 소방관으로 일하게 됐나요?
지난 3월에 구로소방서로 발령받아 화재 진압 대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화재 진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명 검색과 불이 확대되지 않도록 막는 일인데요, 예를 들어 불길이 위로 치솟을 경우 고층으로 번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고층에 있는 사람을 미리 구조해야 합니다.
화재 현장의 전방에 서는 만큼 육체적으로 힘든 일도 많지 않나요?
한번은 공사 중인 15층 건물의 옥상에서 불이 난 적이 있었어요. 20kg이 넘는 장비를 끌고 올라가야 하는데, 공사 중인 건물이라 소방시설이 작동하지 않아 호스를 이어 전개해야 했죠. 15층까지 연장하는 게 쉽지 않았고, 건물 내에서 무전기가 잘 터지지 않아 소통도 어려웠죠. 현장에 출동할수록 소방관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체력이라는 걸 깨닫고 있어요. 저도 체력에 자신 있는 편이지만 무거운 소화 장비에 통풍도 되지 않는 방화복, 헬멧을 착용하니 그것만으로도 체력 소모가 크거든요. 팀 단위로 출동하고 일하다 보니 대원들 간의 끈끈한 협동력도 필요하답니다.
소방관이 되기 위해 대학에서도 관련 전공을 이수했나요?
저는 프랑스문화학과를 졸업했지만 의무소방원(현역병으로 입영해 군사교육을 마친 뒤 전환복무로 선발돼 화재 경계, 진압, 구조·구급 활동 등 소방 업무를 보조하는 제도)으로 선발돼 병역의 의무를 하면서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겨 이 일을 하게 됐어요. 소방공무원 임용 시험에는 학력 기준이 없기 때문에 특별채용이 아니라면 전공은 크게 상관없어요.
신규 임용된 지 얼마 안 되셔서 소방공무원 준비생을 위한 따끈따끈한 꿀팁도 있을 듯해요.
소방공무원으로 처음 임용되는 계급인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은 2023년 이후부터 필기시험 과목이 변경된다고 해요. 한국사와 영어는 검정시험으로 대체되고, 소방학개론과 소방관계법규, 행정법총론 3과목으로 진행됩니다. 제 경우는 소방간부후보생으로 선발시험을 치렀기 때문에 소방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과는 과목이 조금 달랐는데요, 필수로 헌법과 한국사, 영어, 행정법을 치르고 행정학과 민법총칙, 형사소송법, 경제학, 소방학개론 중에서 두 가지 선택과목을 응시했죠.
시험공부는 학교 도서관에서 인터넷 강의로 독학을 했어요. 다른 친구들이 더 어려운 시험을 준비하는 걸 보면서 ‘저 친구들이 공부하러 올 때 일찍 오고, 집에 갈 때 가자’ 하며 힘을 냈죠.(웃음) 체력검사로는 악력, 윗몸 일으키기, 제자리 멀리 뛰기 등의 종목을 준비해야 해서 다른 소방공무원 준비생들과 모여 함께 연습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면접에서는 어떤 걸 평가하나요?
집단면접과 개별면접으로 이뤄지는데요, 화재 진압 방식과 소화 설비 등 업무에 관한 전문 지식을 묻거나 어떤 곤란한 상황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답변하게 해 상황대처 능력과 응용력을 평가했어요. 아무래도 소방관에게는 침착한 대처 능력이 필요하니 이런 압박 면접을 거치는 것 같아요.
신체검사까지 거친 뒤에도 소방학교에 입교해 또 실무 훈련을 받는다고 들었어요.
중앙소방학교, 서울, 경기, 부산, 인천, 광주, 충청, 강원, 경북 등 각 지방마다 소방학교가 설치돼 있어 입교 후 화재 진압, 구조와 구급 등에 필요한 훈련을 받습니다. 방화복과 공기호흡기를 착용하는 방법부터 수영, 높은 곳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오는 레펠 훈련, 심폐소생술과 의료 장비를 다루는 방식까지 배우게 되죠. 이 모든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소방관으로 임용됩니다.
아무리 훈련을 실전과 비슷하게 한다고 해도 실제 현장과는 다를 것 같아요. 예비 소방관 친구들이 명심해야 할 점을 짚어주세요.
실제 화재 현장은 소방학교 훈련과는 비교할 수 없이 힘들고, 또 현장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시민들로 통제가 어렵기도 해요.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무전으로 하는 의사소통도 잘 안 될 때가 많죠. 이렇게 여러 어려움이 있음에도 화재 진압 기술은 날로 발전하기에 불길도 빠르게 잡을 수 있고, 화재 현장에 대응하는 모습은 영상으로 남겨 대원들과 모니터링하면서 더 나은 진압 방식을 논의하는 등 자체 훈련을 한답니다.
소방관은 그 어떤 직업보다 사명감이 투철해야 하는 일이에요. 그러니 여러 방면으로 봉사활동을 해보며 미리 직업의식을 키워두고, 각 지역의 소방안전체험관을 방문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법을 준수하는 마음을 갖고 법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지정한 우리나라의 기념일이지.
이번 호는 법의 날을 맞아 법무부가 운영하는 법 테마공원 ‘솔로몬로파크’를 집중 탐구해봤어.
INFO
주소 대전광역시 유성구 엑스포로 219-39
운영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월요일 휴무)
관람료 무료
문의 042-323-8800
법 역사관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부터 근현대사 우리나라 법의 탄생과 발전 과정까지! 법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이야. 선과 악을 판단하고 나쁜 것은 뿔로 받아버린다는 ‘해치’ 동상이 늠름하게 자리하고 있지.
과학수사 코너
지문 채취, 거짓말 탐지기, 수갑 착용법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과학수사 코너야. 범죄사건 현장을 수사하듯 현장에서 범죄자가 남긴 지문과 혈흔을 분석해 사건의 실마리를 잡아봐.
입법 체험
선거 유세와 투표 과정에 참여하는 ‘선거 체험’ 코너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하는 일, 직접 국회의원이 되어 법안을 발의해 법을 만들어볼 수 있는 ‘모의국회’ 코너가 마련된 입법체험관.
사법 체험
이번에는 판사와 검사, 변호사가 되어 시시비비를 가리는 재판에 참여해볼까? 증거 조사와 피고인 신문 등을 체험하면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공정한 재판 과정을 배워보는 거야.
법무직업 체험
판사, 검사, 변호사 말고도 법과 관련한 직업은 굉장히 많아. 이 코너는 법무부 소속의 다양한 직업을 알아볼 수 있어. 검찰수사관, 보호관찰소나 소년원에서 일하는 보호직 공무원, 교도관, 공항에서 출입국 심사를 담당하거나 외국인정책본부에서 일하는 출입국관리직 등의 직업을 체험하고 나의 ‘미래 명함’도 만들어보자.
전통 재판 코너
이번에는 과거로 시곗바늘을 돌려볼 시간! 전통 의상을 입고 사또가 되어, 조선시대 전통 재판을 체험하며 선조들이 살던 당시의 법과 재판 진행 과정을 따라가는 코너야.
법 연수관
어린이를 위한 법탐험 캠프, 중·고등학생 법사랑 캠프 등 여러 법 교육 프로그램과 숙박형 캠프를 진행하는 법 연수관. 솔로몬로파크의 ‘해돌이 방송국’에서는 영상 프로그램이나 메타버스를 활용해 원격으로 ‘온라인 법 진로 체험’ 특강과 같은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야.
자율주행 자동차나 이동로봇 등 미래의 이동수단을 책임지는 모빌리티 기술을 배우고 싶어 학과를 알아보는 친구들이라면? 교육부가 지원하고 대전·세종·충남 지자체와 기업 및 혁신기관이 협업해 미래 모빌리티 혁신 인재를 기르는 DSC 공유대학 모빌리티 융합학부를 주목하자.
‘모빌리티 어벤저스’가 기르는 산업 인재
‘DSC 공유대학’은 대전과 세종, 충남의 24개 대학이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새로운 교육 모델이다. 미래 이동수단인 모빌리티 산업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개의 관련 학부와 8개의 융합 전공을 마련했으며,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한화, 기아 등 81개 기업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전·세종·충남 테크노파크 등 63개 지역혁신기관이 함께한다.
DSC 공유대학 사업의 바탕에는 대전·세종·충남 지역혁신플랫폼이 있다.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취·창업을 지원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플랫폼이다. DSC 지역혁신플랫폼은 대전의 과학기술 역량, 세종의 자율주행 국가 연구단지, 충남의 첨단 제조 인프라를 연계해 대한민국의 미래 모빌리티 분야 혁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업 기간 동안 매년 3000명의 인재가 지역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고, 석·박사급 고급 연구 인력을 200명씩 양성할 계획이다. 또한 1만8000명의 재직자가 최신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 기회도 제공한다.
융합학부원 소속대학과 DSC 공유대학까지, 총 2개 전공 학위 취득
DSC 공유대학은 모빌리티 소재부품장비 융합학부와 모빌리티 ICT 융합학부를 운영한다. DSC 공유대학에 선발된 학생은 맞춤형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되며, 원 소속대학의 학위와 함께 DSC 공유대학 복수전공을 취득해 2개의 전공 학위를 갖는다. 교육과정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통해 K-MOOC 수준의 고품질 콘텐츠로 제공하고, 24개 대학에 재학 중인 모든 학생은 공유대학에 지원할 수 있으며 ‘마이크로디그리’, ‘모듈학점제’ 등의 과정으로 기업 취업 맞춤형 소전공을 이수할 수도 있다.
2개 융합학부, 8개 융합전공으로 400명 모집
DSC 공유대학 학생이 되려면 먼저 충남대, 공주대, 순천향대 등 24개 대학 중 한 곳에서 4학기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토익과 토플 등 외국어 성적과 가산점 인정 교과목 또는 선수과목을 이수한 경우 가산점을 부여해 합격을 가린다. 2022학년도 1학기에는 각 융합전공별로 50명씩, 총 400명의 학생을 모집했다. 재학생에게는 혁신인재지원금을 지급해 학업에 더욱 열중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학기당 9학점 이상을 이수한 학생에게 200만 원 내외를 지원하며, 대학의 교내외 장학금과 별도로 지원금을 지급한다. 입학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DSC 공유대학 홈페이지(dscu.ac.kr)에서 확인하거나, 대학교육혁신본부(042-605-3735, 3762, 3613)에 문의하면 된다.
Mini Interview
DSC 공유대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DSC 지역혁신플랫폼 총괄운영센터장 김학민
대전·세종·충남 지역혁신플랫폼은 5년간 3411억 원을 투입해 미래 모빌리티 혁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힘을 쏟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업입니다. 그만큼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창의적인 학생들이 미래 모빌리티 전문가로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교육 및 지원을 약속합니다. 또한 기업을 위해서는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 서비스 등 디지털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산업 전환과 재직자 교육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합니다. DSC 공유대학에서 지역 혁신을 선도하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주인공으로 성장하십시오.
페도티스트는 발의 변형, 장애, 질병 등으로 걷는 것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특수신발, 깔창, 보조기구 등을 제작해 문제를 해결해주는 직업이다.
한국페도틱협회 박인식 회장을 만나 페도티스트가 하는 일을 알아봤다.
Q 페도티스트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인데요,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낯설지만,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이미 100년 정도의 전통이 있는 직업입니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당뇨와 관절 환자가 많아졌는데, 이들의 발과 하지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직업이라고 보면 됩니다.
Q 어떤 분야에 진출해서 일할 수 있나요?
A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먼저 발의 길이를 측정하고, 발의 모양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면서 알맞은 신발을 추천해주는 매장에서 근무할 수 있어요. 간단한 보조용구를 활용해서 족저근막염 등의 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사람들의 발을 더 편하게 하고, 운동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고요.
또, 의료 분야에서 일할 수도 있어요. 현재 많은 병원의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소아과 등에 족부클리닉이 개설되어 페도티스트가 진료 중입니다. 의사가 진단과 처방을 내리면 그에 따라 페도티스트가 보조·교정기구를 제조하고 맞춰준 후, 사후관리까지 책임집니다.
다리 모양을 바로잡기 위한 교정 장치. 교정 장치는 안짱걸음, 팔자걸음, O자형 다리, X자형 다리, 안짱다리, 휜 다리 등 다리의 모양에 맞춰 제작된다.
장애로 인하여 발의 높이나 크기가 다를 경우 특수신발을 제작해 보행을 돕는다.
Q 병원에서 처방되는 보조기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요.
A 우선 페도티스트가 환자의 발 치수를 측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요. 발과 하지의 상태를 진단하고요. 발의 압력, 관절 및 발뒤꿈치의 각도, 근육의 움직임 등을 확인합니다. 이를 위해선 정교하고 과학적인 측정이 필수죠. 요즘 3D스캐너가 발달했다고 하지만, 실제 사람 손으로 측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발에 기형이 있으면 석고로 발의 형태를 뜨고, 발에 맞춰서 만든 석고본은 제작실로 가져와 페도티스트가 측정을 해서 신발이나 보조기구를 제작합니다. 쉽게 말해 안경원에서 안경에 도수를 넣고 조절해서 최적의 시력을 맞춰주는 일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만들어진 보조기구는 환자에게 착용해 검증합니다. 보조기구나 신발을 착용한 뒤 엑스레이를 찍고 불편한 곳은 없는지 살펴보고요. 다리를 교정하는 일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기 때문에 길게는 몇 년 동안 수시로 환자의 발 변화 상태를 지켜보고 지속적으로 조정해야 하죠.
Q 모든 사람의 발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진단을 내릴 때 어려움도 있을 것 같아요.
A 맞아요.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발의 문제도 모두 다릅니다. 평발이나 까치발이라고도 하는 ‘요족’, 엄지발가락이 휜 ‘무지외반증’ 같은 발들은 발 모양만 봐도 쉽게 문제를 알 수 있습니다. 반면에 발 모양만으론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는 엑스레이를 찍어 골격의 상태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기도 하죠. 이렇듯 너무나 다양한 발의 형태가 있고, 모든 발의 의학적인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항상 열린 시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수많은 발을 만지고, 분석해오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A 페도틱 치료는 뼈가 굳기 전, 즉 어린 나이일수록 치료 효과가 좋아요. 평발이나 척추측만증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병원 처방을 받아 관련 제품을 사용하고 6개월 정도 지난 뒤 정상으로 회복했을 때 가장 기쁩니다. 통증이나 불편이 사라져 씩씩하게 뛰놀고 얼굴 표정이 밝아진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보람을 느끼죠. 각각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지만, 충분히 만족합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구나’라는 성취감이 큽니다.
Q 국내에는 아직 관련 전공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페도티스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저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전문직업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대학 졸업 직후 호주로 유학 가서 족부학을 공부했어요. 전공을 마치고는 호주의 병원에서 일하다가 발과 하지 분야를 더 연구하고 싶어 영국으로 건너가 대학교에서 족부의학을 전공했습니다. 그 후 미국에서 페도티스트 국가 자격을 취득했고요.
아직까지 국내에는 페도틱 관련 학과가 개설되어 있지 않아 아쉽습니다. 페도티스트가 되려면 호주, 영국, 미국, 캐나다 등에서 대학을 졸업하거나, 우리나라에서 민간자격증을 받는 방법이 있어요. 한국페도틱협회에서 진행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시험에 통과하는 것이죠. 현재 한국페도틱협회에서 페도티스트 민간자격을 받은 사람은 500명 정도이고, 실제 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150명 정도입니다.
Q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직업이라 페도티스트 직업의 기반을 잡는 데 노력을 많이 하셨겠어요.
A 처음에는 ‘발은 사람의 가장 낮은 곳에 있다’는 마음으로 페도티스트를 국내에 알리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일하다 보니 25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네요. 페도티스트 일을 의료 분야에 접목하기 위해서 의사들과 세미나를 10년 동안 했을 거예요. 이제는 이 분야와 관련된 대학병원 의사도 많아지고, 페도티스트도 점차 늘어나서 의사와 팀을 이루어 일하고 있어요. 저는 지금 실무 외에도 다른 페도티스트가 처방과 작업을 제대로 했는지 다시 확인해주는 컨설팅도 하고 있습니다.
Q 페도티스트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는 청소년들에게 해주고픈 얘기가 있을까요?
A 본인의 발부터 시작해 가족이나 친구들의 발 모양을 한번 자세히 관찰해보세요. 조금만 걸어도 발이 아프다거나 안짱걸음, 팔자걸음을 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발에 문제가 있으니까요. 특히 운동선수들의 발을 주의 깊게 관찰해보는 것도 흥미롭죠. 페도티스트는 이러한 삶의 경험이 귀한 밑거름이 되는 일입니다.
병원에서 페도티스트로 일하려면 1000시간 이상의 임상 경험이 있어야 해서 환자를 많이 만날 수밖에 없어요. 항상 사람과 마주해야 하니 대인관계가 원만해야 해요. 또, 환자들로부터 늘 ‘불편하다,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어서 이해심과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가 지속될수록 더 많이 필요한 직업이기도 하니 앞으로 관심을 많이 가져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