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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당신의 인생을 맡습니다 법무사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 개명을 하고 싶을 때, 나만의 작지만 아늑한 가게를 열고 싶을 때, 소중한 사람이 남기고 간 유산을 정리할 때까지.
살다 보면 ‘법’이 필요한 순간은 생각보다 많다. 그럴 때마다 찾아가 법에 대해 물을 수 있는 전문가가 있다. 생활 속 법률 코디네이터, 법무사다.

글 전정아 ● 사진 손홍주, 최성열, 게티이미지뱅크

법무사가 말하는 직업 이야기①

“어려운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되고파”

정선우 법무사

 

 

법무사가 되려면 ‘법무사 시험’을 꼭 봐야 하죠? 시험 정보가 궁금해요.

법무사 시험은 고득점자 순으로 최종 120명이 합격하게 됩니다. 객관식 1차 시험과 서술형 2차 시험이 있는데, 1차 시험 때는 헌법, 상법, 민법,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민사집행법, 상업등기법 및 비송사건절차법, 부동산등기법, 공탁법 총 8과목을 보게 돼요. 2차 시험은 민법과 형법, 형사소송법, 민사소송법, 민사사건관련서류의 작성, 부동산등기법, 등기신청서류의 작성 등 총 7과목을 준비해야 하고요. 특히 2차 시험의 경우 7과목 중 단 한 과목이라도 과락이 되면 불합격이 되므로 어느 한 과목도 소홀히 할 수 없죠.

법무사님만의 합격 비법이 있었나요?

총 3년 반 정도 공부했어요. 1차 시험은 제한 시간 내에 복잡하고 긴 지문을 이해하고 풀어야 하기 때문에 시중에 나온 문제집을 모두 사서 풀었고, 각 학원에서 실시하는 모의고사 시험지를 구해 법무사 시험문제유형을 몸에 익혔어요. 그리고 2차 시험은 서술형이다 보니 목차에 따른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개념과 유형, 판례를 전부 꿰고 있어야 해요. 일단 제한된 시간 내에 문제에 대한 답을 글로 풀어 쓰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험생이라면 스트레스와 체력 관리를 잘 해야겠죠. 거기에 더해 저는 이미지 트레이닝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자기 전에 ‘법무사가 된 나’를 상상해보는 거예요. 당당하게 일하는 미래의 내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니 수험 공부의 원동력과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시험에 합격하면 바로 법무사로 일할 수 있는 건가요?

대한법무사협회에서 주관하는 연수 교육을 받아야 해요. 부동산등기, 민사집행 등 각 분야에서 훌륭한 선배 법무사님이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이론 강의를 해주시는데요, 서류 작성 및 사무소 개업 후 주의사항 등 구체적인 사항들을 알려주시죠. 이론 연수가 마무리되면 실제 운영하고 있는 선배 법무사님 사무소에 각각 배정되어 인턴처럼 현장 일을 직접 배우게 됩니다. 하얀 도화지 상태의 신입 법무사들이 앞으로의 업무 방향과 특색을 갖추게 되는 매우 중요한 기간이에요.

특별한 경로로 만나게 된 의뢰인도 있나요?

2014년에 맡은 업무인데요. 지급명령신청부터 고등법원까지 올라갔던 소송 사건이 있었어요. 저희 의뢰인이 직접 변론기일에 참석했고 저는 소장 작성, 준비서면 답변서 등 서류 작성을 해줬어요. 양 당사자 간 준비서면 답변서가 열 번이 넘게 오갔고, 결국 2016년 9월에 저희가 승소했어요. 소송이 끝난 뒤 어느 날 소송 상대방이 저를 찾아오셨더라고요. 누가 문서 작성을 했는지 참 궁금했다면서요. 그날 소송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다음 날 제게 새로운 사건을 맡겨주시더라고요. 지금도 그분의 법적 분쟁이 있을 때마다 법률자문을 맡고 있답니다.

인연은 어떻게든 맺어지는 거네요.(웃음) 마지막으로 법무사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어린 친구들에게 법무사라는 직업에 대해 늘 알려주고 싶었어요. 법무사는 단순 법률 사무 처리만 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 멘토가 되는 직업이에요. 법무사를 꿈꾼다면 단순히 수험 합격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더 나아가 ‘나는 어떤 법무사가 될까’부터 깊게 고민하길 바라요.

 

법무사가 말하는 직업 이야기②

“알아두면 참 좋은 사람이야말로 법무사”

정정훈 법무사

 

 

실례가 안 된다면, 법무사의 수임료를 알려주세요.

대한민국 자격사 중 수임료가 고정된 직업은 감정평가사와 법무사뿐일 겁니다. 법무사는 기본 보수의 상한액(가장 높은 가격)이 있어요. 보수표에 아주 명확히 명시돼 있거든요. 단 몇 만원만 내면 의뢰할 수 있는 사건도 있죠. 폭리를 취할 수 없는 구조여서 많은 사건을 맡아야 합니다.(웃음) 생활 전반으로 법무사의 업무 영역이 넓어진 것도 그 때문이죠. 그런데 보수의 상한액은 있는데 하한액은 없어요. 그래서 ‘덤핑(수입과 지출에 맞게 계산한 것을 무시하고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대량의 사건을 수임하기 위해 터무니없이 적은 수수료로 일을 진행해, 업계 질서를 흩트리는 일도 종종 있어요. 법무사라는 직업의 전문성을 지키려면 적정한 금액을 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재는 보수표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답니다.

업무를 할 때 늘 염두에 두는 점은 어떤 것인가요?

 

※ <MODU>를 통해 ‘정정훈 법무사’의 인터뷰와 ‘변리사’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변리사가 말하는 직업 이야기

“창작물의 가치를 증명해주는 보람 있는 직업”

<특허그룹 뷰> 변리사 박수현, 유재훈, 김형민, 백경수

글 강서진 ●사진 손홍주, 게티이미지뱅크

변리사 박수현, 유재훈, 김형민, 백경수(왼쪽부터).

 

변리사가 되는 데 유리한 전공이 있나요?

 

백경수 변리사는 매년 200명 정도 선발하는데 대부분 이공계 출신이 많은 편이에요. 전자, 기계, 화학, 생명공학 등의 이공계 산업에서 특허 기술을 많이 다루기 때문에 관련 지식을 갖추면 변리 업무하는 데 유리하거든요.

박수현 변리사 시험에서도 이과생이 좀 더 유리할 수 있어요. 1차 시험 중 자연과학개론은 과학적인 지식을 평가하는 과목인데, 문제 난도가 높은 편이에요. 이과생이라면 고등학교 2학년부터 대학교 1학년 때까지 배우는 수준 정도로 볼 수 있는데, 문과생은 변리사 시험 공부를 할 때 자연과학개론을 처음부터 공부해야 하니 많이 어려워하는 편이죠.

유재훈 의뢰인 측에서도 기술 특허 업무를 요청할 때 그 기술을 전공한 사람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기술에 대해 이해하고 있으면 의뢰인과 소통하는 게 좀 더 수월하니까요.

 

변리사로 일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백경수 새로운 기술이 계속 개발되기 때문에 항상 공부해야 하는 게 조금 부담되죠. 전공과 관련 없는 분야를 접할 때도 어려움이 많고요. 가령 과거에 소프트웨어를 전공했다 하더라도 요즘 떠오르고 있는 딥러닝이나 인공지능, 블록체인 같은 기술은 예전에 없었기 때문에 처음 접하게 돼요. 그런데 이런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 특허 출원을 요청하면 그 기술에 대해 알아야 출원서를 만들 수 있거든요. 그래서 신기술을 끊임없이 공부해야죠.

김형민 대부분 특허 출원을 원하는 것들은 지금껏 없던 신기술이 많아요. 그래서 참고할 수 있는 정보나 자료가 부족해 직접 조사하고 찾아보기도 해요. 신기술을 처음 공부할 때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익히고 나면 이후 업데이트되는 기술은 이해하기 쉬워요.

박수현 의뢰자와 계약이 확정되지 않아도 의뢰자의 기술에 대해 어느 정도 예습을 하는 것도 중요해요. 그래야 상담을 할 때 전문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으니까요. 의뢰자 입장에선 자기 일을 맡길 변리사가 기술에 대해 모르고 있으면 신뢰가 생기지 않겠죠. 그래데서 변리사는 의뢰를 맡기 전부터 여러 기술을 공부해야 하지만, 이런 노력이 실제 수익과 연결되지 않을 땐 힘이 빠지기도 해요.

유재훈 의뢰인이 결과에 만족하지 못해 불만을 제기하면 난감하기도 하죠. 가령 특허 등록이나 분쟁 소송에 실패하면 수임료를 돌려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의뢰인이 맡긴 일이 잘됐을 때 변리사에게 일정한 보수를 주는 것을 성공 보수라고 하는데, 일의 결과가 좋아도 성공 보수를 받지 못할 때도 있고요. 변리사의 업무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참 안타까워요.

박수현 일을 하다 보면 힘들 때가 있지만,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널리 인정받게 해주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보람을 느낄 때가 더 많아요. 의뢰인의 지식이나 기술을 재산권으로 창출해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매력적이죠. 계속 새로운 걸 공부하면서 생각의 폭을 넓힐 수도 있고요.

 

변리사가 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요?

 

유재훈 외국어를 잘하면 업무에 도움이 많이 돼요. 토익 점수가 높은 것보다는 외국인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해외 문서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하죠. 국내 기업이 해외에 특허 출원할 땐 해외 특허 관련 기관과 접촉해야 하고, 해외에서 우리나라에 특허 등록을 원할 경우 해외 의뢰인과 소통해야 하거든요. 특허 출원서 번역도 해야 하고요.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기도 하니 외국어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해요.

백경수 말솜씨가 좋은 것도 장점이 돼요. 고객과의 대화를 잘 이끌 수 있고 특허청을 설득하거나 특허 분쟁 소송에서 변론하는 것도 수월할 테니까요.

김형민 문서 작업을 꼼꼼히 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특허청에 제출하는 서류에 오타가 있으면 안 되거든요. 또 정해진 기한 내에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특허가 무효가 되는 경우가 있어 마감을 잘 지켜야 하죠.

박수현 말하는 것과 글 쓰는 실력은 실무 경험이 쌓이면 저절로 늘어요. 그러니 의뢰인을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을 먼저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뢰인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한 거죠.

유재훈 이과와 문과 감각을 두루 갖춘 사람이라면 변리사 일을 하는데 유리할 거예요. 기술과 법률을 모두 다루는 직업이니까요. 신기술을 접하는 일이 많은 만큼 기술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탐구력과 호기심을 갖췄으면 좋겠어요.

 

변리사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주세요.

 

백경수 변리사가 전문직 중 연봉 1위라는 기사가 많더라고요. 돈을 잘 번다고 생각해서 막연하게 변리사를 꿈꾸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요. 변리사 시험이 어렵기도 하고 적성에 맞지 않을 땐 쉽게 좌절할 수 있어요. 그러니 변리사가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부터 시도해보세요. 참고로 우리 회사에서 운영하는 유튜브를 보면 변리사 업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박수현 특허청에서 운영하는 특허 정보 검색 서비스인 ‘키프리스(KIPRIS)’를 찾아보는 것도 추천해요. 키프리스에 특허 정보와 관련 문서가 모두 공개되어 있어 특허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있어요. 전문 용어가 많아 내용이 어려울 수는 있는데, 특허 문서가 어떻게 생겼는지, 변리사가 어떤 문서를 쓰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을 거예요. 특허 관련 이슈를 다룬 기사를 봐두는 것도 좋고요.

김형민 변리사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다루니까 여러 산업 동향에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해요. 요즘은 유튜브에도 다양한 강의 콘텐츠가 많아요. 동영상은 필요한 정보를 선택해서 얻을 수 있고, 짧은 시간에 이해할 수 있어서 저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어요. 미국 비영리재단에서 운영하는 강연 서비스인 ‘TED(테드)’ 영상을 보는 것도 도움이 돼요. 세계 강연자들의 영상을 보며 외국어 공부를 할 수도 있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배우면서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죠. 적성에 맞는 전공을 발견하기도 하고요.

유재훈 영상 콘텐츠들이 워낙 잘 만들어져서 요즘 글을 읽는 사람이 별로 없는 거 같아요. 변리사를 꿈꾼다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인간의 생각과 사회를 탐구할 수 있는 인문학 관련 책을 추천해요. 변리사는 특허청의 심사위원을 설득하는 일이니 사람을 대하고 조리 있게 설득하는 데 독서가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또 심사위원과 의견을 교환하는 게 대부분 문서로 이뤄지니까 작문 실력을 키워두는 것도 좋아요. 책을 읽으면 문장 구조를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기사를 읽을 때도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 <MODU>를 통해 ‘변리사’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약 25년간 식물병리학을 연구하셨는데, 식물병리학의 매력이 뭔가요?

 
식물도 생명체고, 병원균도 생명체예요. 균이 공격하는 무기와 식물이 방어하는 면역 시스템을 들여다보면 두 생명체의 상호작용은 진화상의 줄다리기처럼 역동적이죠. 30만 종의 식물,
1만 5000종 이상의 병원균이 있는데, 이 어마어마한 조합에 따라 아픈 원인과 그 결과를 찾아내고 치료하는 과정이 여전히 재밌어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증가가 식물병에도 영향을 끼치나요?

 
미세먼지나 황사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병원균과 해충은 바람을 타고 전파되기도 해서 무관하다고 하기도 어렵죠. 그리고 기후변화는 영향이 큽니다. 우리나라가 점점 따뜻해지면 아열대 지역의 병원균이나 곤충이 유입될 경우 자연적으로 소멸하지 않고 활력이 돌아 기승을 부릴 거예요. 그래서 철저하게 검역하고 차단하는 예방이 중요한 거죠. 검역 본부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라 유입 가능성이 높은 병해충 리스트를 가지고 모니터링에 힘쓰고 있답니다.
 

식물병리연구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공부를 해야 할까요?

 
식물의학과, 응용생물학과 등에서 식물병리학을 전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예 관련 학과나 농화학과에서 전공 공부를 한 뒤 대학원에서 병리학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고요. 연구원이 되려면 석사 이상의 학위는 필수입니다. 관련 자격증으로는 식물보호기사(농작물의 병해충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정확히 감별해서 적합한 약을 선정하는 사람) 자격증이 있어요. 산림청처럼 국가기관에서 일하고 싶다면 식물보호기사 자격증을 소지해두는 게 좋아요.
 

올해부터 ‘나무의사’ 자격시험도 시행됐다고 들었어요.

 
나무의사는 나무가 아프거나 병이 들었을 때 이를 진단하고 치료해주는 사람입니다. 산림청은 2018년 6월 28일부터 ‘나무의사 자격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그 첫 자격시험이 올해 3월 실시된 거고요. 수목 진료 관련 학위가 있거나 지정된 기관에서 공부한 뒤 수목병리학, 해충학, 생리학 등의 자격시험을 치르면 나무의사로 일할 수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식물공학 분야에 관심 있는 친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집에서 과일과 채소의 보관 방법에 따른 변화를 관찰하거나 건강해 보이지 않는 가로수에서 특이한 병징을 찾아보세요. 현직자의 업무 중 ‘예찰’을 나름대로 사전 연습하는 거예요. 실제로 텃밭에서 식물을 키워보는 것도 아주 좋고요. 식물 건강에 대한 관심도는 매년 높아지고 있어요. 2020년은 유엔이 정한 ‘식물 건강의 해(International Year of Plant Health)’이기도 하고요. 국제식물보호협약기구에서 제안하고 유엔이 정식으로 승인해 확정된 건데요, 우리나라도 한국식물병리학회를 비롯해 여러 학회와 국가기관이 함께 행사를 기획 중이니 관심 갖고 찾아보길 바라요.

 

※ <MODU>를 통해 ‘식물병리연구원’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종자개발연구원을 꿈꾸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원래는 수학과로 진학하려고 했어요. 중·고등학교 때 수학, 과학을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고등학교 3년 내내 적성검사만 하면 농업이 1위로 나오는 거예요. 어머니도 농대 쪽을 나오시고, 원예 치료를 했던 것에 영향을 받았나 봐요. 농업이 제 적성에 맞는다고 하니 이 분야에서는 무슨 일을 할까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농업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죠. 그러다 농업 분야에 계신 교수님을 한번 찾아뵌 적이 있었어요. 그때 육종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평소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 창의적인 일을 좋아해서 육종이 저와 맞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학사와 석사 모두 원예식물 공학을 전공했고, 지금은 십자화과 파트에서 양배추를 연구하고 있죠.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시기마다 하루 일과가 다른데, 보통은 밭에서 작물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요. 지금 같은 시기에는 하우스에 종자를 심어요. 종자에서 싹이 나면 발아 상태, 떡잎 등의 특성을 살펴요. 그다음, 노지에 심고 맛, 외형, 병 저항성 등을 조사해요. 제가 맡고 있는 십자화과의 경우에는 200개 넘는 품종을 심고, 이를 하나하나 조사하고 있어요. 품종의 종류가 많다 보니 대부분의 업무 시간을 밭에서 작물을 조사하는 데 보내고 있죠. 밭에서 작물을 살핀 후에는 조사 내용을 문서로 작성하고 논문이나 자료를 찾아보면서 원하는 품종을 더 빨리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요.
 

업무 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있다면요?

 
객관적인 판단 능력이 중요해요. 종자 개발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농민과 유통업자, 소비자가 원하는 품종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초점을 고객에게 맞추고 단계별로 계통이나 품종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살펴야 하거든요. 연구를 하는 도중에 시장 상황이 바뀔 때는 이에 맞춰 연구방향을 빠르게 조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죠. 작물을 조사할 때는 원하는 형질을 가진 품종을 가려내기 위해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점 중 하나예요.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오랫동안 연구한 품종이 시장에 나왔을 때 가장 뿌듯해요. 얼마 전 저희 팀에서 수출용으로 개발했던 품종을 연구센터에 심어 목표에 맞게 잘 자라는지 확인하고 현지에서 시험을 진행했는데, 고객들이 원했던 수준을 만족시켜, 개발한 품종을 사업화할 수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어려웠던 점은 없나요?

 
기후변화 때문에 가뭄이나 집중호우의 발생, 병의 증가 등 농업 환경이 계속 변화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형질 또한 빠르게, 자주 바뀌고 있어요. 그래서 제때에 맞춰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품종을 개발하는 게 가장 어려워요. 품종을 개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시장의 변화에 맞게 빠르게 연구 방향을 수정하지 않으면 경쟁 업체보다 출시 시기가 늦어 경쟁력을 잃게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종자 개발 연구를 하면서 시장 상황의 변화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또 국가마다 원하는 품종과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자 다양한 유전자원을 확보해두려고 해요.
 

종자개발연구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요?

 
휴대전화나 TV 같은 전자기기와 달리 종자 개발은 한 품종을 연구하는 데 10여 년이 걸리기에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해요. 새로운 씨앗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창의력도 갖춰야 하죠. 또 종자를 개발하고 원하는 작물을 얻으려면 작물 생육은 물론, 유전학, 분자 기술, 통계 등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해요.
 

종자개발연구원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추천하는 활동이 있다면요?

 
농업이라는 분야가 막연하게 느껴진다면 먼저 현장에 가서 체험하는 것을 추천해요. 팜한농의 경우에도 견학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이 분야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직접 체험해보는 게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그리고 학교에서 배우는 생물, 수학 등의 과목과 프로그래밍 등 기초적인 지식을 쌓아두세요. 이런 것들을 배우고 육종학, 유전자학 등의 전문 지식을 쌓으면 육종 분야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제가 맡은 분야인 십자화과 파트에서 개발한 새로운 품종을 전 세계 사람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예요. 이를 위해 새로운 품종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꾸준히 공부할 예정이에요.
 

마지막으로 종자개발연구원을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려요.

 
요즘 크리에이터라는 말 많이 쓰잖아요. 육종가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결국 크리에이터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농업 하면 땀 흘려 농사짓는 것을 제일 먼저 떠올리지만, 알고 보면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야 하는 분야거든요. 농업도 조금만 관심을 가져보면 재밌고,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 <MODU>를 통해 ‘종자개발연구원’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지금껏 발견된 우리나라 자생식물은 얼마나 되나요?

 
전 세계적으로 밝혀진 식물 품종은 35만 점 정도인데, 이 중 우리나라 자생식물은 4000점 정도예요. 중국은 3만 종, 일본은 5000~6000종 되고요.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자생식물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작은 국토 면적을 고려했을 때 다양한 생물이 존재하고 있죠.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데다 여러 지형이 있고 산과 들이 구분돼 있어 식물들이 다양한 환경 속에서 살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아직 발견되지 않은 품종이 많아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식물자원연구원이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연구원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식물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대학원에 진학해야 합니다. 대학원 석사 과정을 거쳐 자기의 연구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논문을 발표해야 하고요. 식물 연구는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 연구소,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어요. 각 기관마다 연구원을 선발하는 기준이 달라서 채용 조건을 꼼꼼히 살펴 준비하는 게 좋아요. 기관에 따라 어학 능력을 요구하거나 인성 시험을 보기도 하거든요. 식물을 연구하는 정부기관은 산림청을 비롯해 농촌진흥청, 환경부가 대표적이에요. 제가 일하고 있는 국립수목원은 산림청 소속이어서 산이나 숲에서 자라는 야생화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식물자원연구원을 꿈꾸는 청소년이 어떤 경험을 해보면 좋을까요?

 
주변 식물에 늘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죠. 거리에서 흔히 보는 꽃이라도 왜 여기에서 자라는지 호기심을 갖고 잎과 줄기, 색은 어떤지 특징을 찾아보세요. 지금껏 연구된 식물들의 정보는 모두 자료로 기록되어 있어요. 국립수목원은 식물 표본을 모아 전시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자생식물 정보를 모아놓은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홈페이지를 운영합니다. 식물뿐만 아니라 곤충, 버섯, 포유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 정보를 볼 수 있으니 도움이 될 거예요. BBC에서 제작한 <식물의 사생활> 다큐멘터리도 추천해요. 식물이 어떻게 진화하며 곤충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를 재밌게 볼 수 있어요. 또 매년 5~6월에 열리는 ‘바이오블리츠’ 생물 탐사 프로그램에도 참여해보세요. 시민들이 국내 최고의 생물학자들과 함께 숲을 탐방하며 다양한 생물을 찾아보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올해는 5월 26일에 열릴 예정인데, 행사 10년째를 맞아 500년 된 광릉숲에서 진행합니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니 ‘바이오블리츠 코리아’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하면 됩니다.
 

글 강서진 ●사진 손홍주

 

※ <MODU>를 통해 ‘식물자원연구원’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식량난을 책임질 미래의 고기

 

전 세계적으로 매년 3억 톤 이상, 1조 달러 이상의 고기가 생산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 인구 증가와 개발도상국의 중산층이 늘어 향후 40년 이내 고기 수요는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또한 UN 식량농업기구에서는 2050년까지 고기 소비량이 70%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구 증가에 따라 식량 수요는 늘어나지만, 자원은 한정돼 있다. 이에 미래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동물에서 채취한 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만드는 ‘배양육’ 연구도 그중 하나다. 현재 배양육 연구를 진행 중인 네덜란드 기업, 모사 미트(Mosa Meat)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사진 Mosa Meat ●번역 유민지 ●진행 김현홍

모사 미트 공동 창립자 마크 포스트(Mark Post)

 

 

‘배양육’이란 무엇인가요?
 
배양육 자체는 기존의 육류와 똑같아요. 배양육의 세포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에서 채취한 세포를 보면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예요. 하지만 육류를 얻는 방식이 다르죠. 기존의 육류 제품은 가축에서 고기를 얻는다면, 배양육은 가축의 세포에서 만들어집니다. 최근 식물에서 채취한 단백질로 만든 고기가 많아져서 배양육도 식물성 고기냐는 오해를 많이 받는데, 배양육은 식물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식품이 아닙니다.
 
배양육 개발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미래에 다가올 식량난에 대비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예요. 육류 수요가 지금의 두 배가 된다면, 현재의 고기 생산 방식으로는 미래 수요량을 맞출 수 없어요. 만약 우리가 계속 고기를 먹고 싶다면, 더 효율적인 생산방식이 필요해요. 배양육은 세포 샘플 하나로 1만kg의 고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가축을 기르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고기를 만들 수 있어요. 또 가축들이 내뿜는 메탄가스는 온실가스의 한 종류인 이산화탄소보다 20~30배 더 강력하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쳐요. 하지만 배양육을 만들면, 가축이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96%나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기후 변화를 막는 데 도움이 돼요.
 
왜 소고기만 개발하나요?
 
현재 고기를 만드는 과정 중 소고기의 생산 과정이 제일 비효율적이기 때문이에요. 소는 15%만 먹을 수 있는 고기로 사용할 수 있어요. 이에 비해 돼지는 2배, 닭은 4배 많죠. 그리고 소는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해요. 소를 기를 때 자원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환경에도 가장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그래서 제일 먼저 소고기를 배양육으로 만드는 법을 연구하기로 결정한 거예요. 하지만 미래에는 다른 육류도 배양육으로 개발할 예정입니다. 매년 수백만 마리의 소가 도축당할 때, 동시에 더 많은 돼지와 닭이 도축되고 있기 때문이죠. 동물 복지 관점에서도 닭과 돼지 배양육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해요.
 
배양육은 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모사 미트를 설립한 이유 중 하나는 동물 복지 향상이에요. 배양육은 동물에게 어떤 해도 입히지 않아요. 단지 생체검사를 통해 가축에서 샘플 세포 한 개만 추출하면 되거든요. 또한 이 작업도 수의사가 해당 가축을 직접 마취해 진행하기 때문에 동물의 건강이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요. 게다가 샘플 세포 한 개로 배양육을 최대 1만kg까지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샘플 채취를 자주 할 필요가 없어요. 소 150마리로 전 세계의 고기 수요를 맞출 수 있을 정도니까요. 배양육을 만들면 고기용 가축을 많이 기를 필요가 없어 동물도 지금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살 수 있게 되죠.
 
소비자들이 배양육을 좋아할까요?
 
유럽과 미국에서 설문 조사를 했는데, 지역에 따라 최소 20%에서 최대 90%의 응답자가 배양육을 한번 먹어보겠다고 응답했어요. 배양육의 질이 지금보다 더 좋아지고 가격도 낮아지면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배양육이 시장에 공급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배양육 제조 과정이 기존의 고기 생산 과정보다 더 효율적으로 변할 겁니다. 따라서 배양육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면 지금의 고기보다 가격이 더 저렴해질 거예요. 고기 때문에 질병에 걸리거나 사망에 이르는 일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고, 항생제 저항 관련 질병으로 병원을 가는 일도 줄어들 거예요.
 
모사 미트의 향후 계획이 궁금해요.
 
지금은 배양육의 판매 가격을 낮추기 위해 대량생산 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어요. 시범 공장을 짓는 일도 하고요. 또 안전성 등 정부 규제를 통과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에요. 2021년 전에 첫 배양육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MODU>를 통해  ‘미래 식품’과 ‘배양육’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생체 신호로
마음을 진단하다

옴니씨앤에스 김용훈 대표

 

멘탈 헬스케어 분야의 기업을 창립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보통 ‘스트레스받는다’는 말 많이 하잖아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인지하는 데 그쳐요. 정신 질환이 아닌 이상 병원에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정신 건강을 위해 심리 상담을 받으러 가면 심리 상태를 진단하는 데 설문지를 가장 많이 이용해요. 설문지는 내담자가 선택한 항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진단이나 치료가 어려워요. 하지만 멘탈 헬스케어와 ICT 기술을 결합하면 생체 신호를 바탕으로 좀 더 객관적인 진단이 가능하고, 평소에도 정신 건강을 체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창업을 결심했어요.

의료기기를 제작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해요.

멘탈 헬스케어 기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의료기기 제작 회사로부터 조언을 먼저 구하고, 기술 연구 쪽을 맡아줄 파트너를 찾았어요. 생체 신호 측정 결과를 분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진단을 위해 정신과 의학 선생님들, 심리 상담가분들께 자문을 구했고요. 처음 멘탈 헬스케어와 ICT 기술을 결합하겠다는 아이디어를 기획한 후 4, 5년간은 10가지 이상의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했어요. 새로운 모델을 만들 때마다 정신과 전문의, 심리 상담가, 엔지니어들에게 계속해서 자문을 구하며 아이디어 수정을 거듭해 지금의 멘탈 헬스케어 기기를 만들게 됐죠.

기업을 운영할 때 중요한 점이 있다면요?

타이밍, 비용, 인간관계 이렇게 세 가지요. 그중에서도 마음에 맞는 사람들을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해요. 같이 일할 사람들에게 사업과 비전을 설명하고, 설득해야 회사를 운영할 수 있으니까요. 자금 조달도 매우 중요한 점 중 하나죠. 자금 계획을 제대로 잡지 않으면 회사가 금세 무너질 수 있거든요. 창업을 하거나 제품을 출시할 타이밍도 잘 잡아야 해요. 개인 의지도 중요하지만 사회, 주변 분위기도 잘 맞아야 해요. 자금, 인력, 론칭하는 기간 등을 운영하는 게 항상 계획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죠.

창업에 도움이 된 전공, 경험이 있을까요?

멘탈 헬스케어를 다루는 기업이기 때문에 의료, 상담 등의 분야도 알아야 하지만, ICT 기술이 기반이되는 사업이다 보니 전자기기에 관련된 기본 지식이 필요해요. 제 경우에는 전자공학과 학·석사를 했고, 옴니텔이라는 기업의 창업 멤버로 참여해 정보통신 관련 기업에서 20년 넘는 경력이 있어요. 따라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ICT 관련 분야에 계신 분들과 의사소통이 수월한 편이에요. 이 외에도 오랜 회사생활을 통해 사람들과 협업하는 방법, 문제해결 능력을 기른 것이 회사 운영에 도움이 됐죠.

회사를 운영하면서 보람찬 순간은 언제인가요?

기기의 성능보다 생생한 고객 반응을 보면서 만족감을 느껴요. 한번은 시니어분들을 대상으로 옴니핏 메디케어 체험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측정 결과를 보고 “스트레스가 많으신가 봐요. 요즘 고민 있으신가요?”라고 여쭤봤더니 바로 고민거리를 말씀하시더라고요. 데이터의 정확성보다 마음의 공감을 받고 싶으셨던 거예요. 또 우울증으로 치료받고 있는 분이 VR을 이용한 후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며 우는 경우도 있었어요. 뿐만 아니라 집중하는 습관을 기르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옴니핏 브레인 기기를 쓰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는 후기를 볼 때도 뿌듯하죠.

“신체검사를 하듯 멘탈 헬스도 꾸준히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예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AI가 많은 부분을 대체할 거라는 전망이 있지만,
인간의 감정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유망한 분야라고 할 수 있죠.”

 

멘탈 헬스케어 산업의 전망은 어떤가요?

멘탈 헬스케어 산업은 ICT 기술, 정신과 전문의, 심리 상담사, 앱 개발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협업하는 산업이에요. 즉 헬스케어 기기, 콘텐츠 제작 등 여러 분야를 융합할 수 있는 산업이죠. 그리고 뇌는 100% 중 1%도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에요. 뇌와 관련해 개척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AI가 많은 부분을 대체할 거라는 전망이 있지만, 인간의 감정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유망한 분야라고 할 수 있죠.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학생들이 교내에 있는 심리상담센터에서 수시로 자신의 멘탈 헬스를 점검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목표예요. 신입생 때 신체검사를 하듯 멘탈 헬스도 측정을 통해 꾸준히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그리고 지금보다 풍성한 힐링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에요.

마지막으로 창업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아이디어가 있으면, 실행에 옮기는 게 가장 중요해요. 관련 분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먼저 그 분야에 진출한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기업이나 정부에서도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 많으니 그런 분들을 찾아가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예요. 기업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많이 참가하고 멘토도 많이 만난 후에 창업을 결심해도 늦지 않아요.

글 김현홍 ●사진 최성열, 옴니씨앤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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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를 진행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드 리 머   팟캐스트는 다양한 사람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대중의 눈높이를 맞추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초보 독서가라도 책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로 사   책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서 잘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책과 관련된 팟캐스트이기 때문에 내용만 전달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생각할 거리도 함께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책 내용과 그에 대한 저희들의 느낌이나 공감한 부분도 나누려고 하죠.

 

빠 숑   청취자가 계속 듣기 위해서는 재미가 빠질 수 없죠. 듣는 사람들이 있어야 진행을 계속 할 수 있으니까요. 듣는 사람이 계속 궁금해하는 팟캐스트가 됐으면 좋겠어요. 또 잠들기 전에 들으면 자연스럽게 잠에 들 수 있을 정도의 편안한 방송도 좋고요.

 

여러 매체 중에서 팟캐스트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드 리 머 얼굴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게 팟캐스트의 가장 큰 장점 같아요. 접근성이 좋아서 시작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생각해요.

 

로 사   팟캐스트의 장점이라면 청취자가 다른 일을 하면서 라디오처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시각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 같아요.

 

빠 숑 장점을 덧붙이자면 듣고 싶은 시간대에 듣고 싶은 방송을 마음대로 골라서 들을 수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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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팟캐스트의 아쉬운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로 사   팟캐스트에 다양한 이야기가 쌓여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있어요. 팟캐스트 자체를 접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예요. 요즘 대세는 짧은 영상이잖아요. 15초나 30초의 짤막한 영상에 정보를 담아서 내보는 게 유행이라 그런지 2시간 동안 청취해야 하는 팟캐스트를 듣는 분들께 더욱 고마워요.

 

드 리 머  영상으로 나가면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게 있기는 해요. 이건 팟 캐스트의 구조적인 한계라고 생각해요.

 

빠 숑  모바일에서 팟캐스트를 듣는 분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안드로이드 팟캐스트 플랫폼에서 검색 기능이 살짝 불편해요. 팟캐스트는 다방면에 유용한 매체라고 생각하는데, 플랫폼 기능이 떨어지면 활용도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변화된 점이 있나요?

 

로 사   책을 혼자 읽는 것과 책을 읽은 뒤 함께 이야기하는 건 다르다는 걸 깨달았어요. 특히 게스트와 함께 진행하면서 책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죠. 무엇보다 생활에 변화가 생겼다는 게 느껴져요. 생각의 지평이 넓어졌고 내면의 힘이 생긴 것 같아요.

 

드 리 머  그전까지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어요. 최근에야 책 읽는 습관을 들이고 싶었죠. 팟캐스트를 하면서 일주일에 1권씩 꾸준히 읽으니까 대화할 거리가 생기더라고요. 아내가 책을 좋아하는데, 저도 책을 읽게 되면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어요. 생활에 극적인 변화는 없지만 두루뭉술했던 생각이 정리가 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어휘력도 늘었고요.(웃음)

 

빠 숑  기존에 하던 경제 분야와 전혀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무척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에서 공개방송도 했는데 그 시간이 참 행복하더라고요. 무료했던 생활에 행복과 재미가 찾아온 것 같아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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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를 준비하며 로사 님이 그린 퉵툰.

정신건가의학과 전문의

 

환자를 만날 때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곳에 오는 분들 중에는 다른 곳에서 이미 상처를 받은 상태에서 오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처음 진료를 받으러 오는 분들도 있지만, 이미 여러 군데에서 속상한 이야기를 듣고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언어 표현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편이에요. 그리고 정신과 의사라면 신경 써야 하는 비밀 유지에 가장 큰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요.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나요?

정서 문제 친구들은 노력하면 변화가 있지만 발달장애 아동은 치료에 쏟은 노력에 비해 극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아서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건 제 입장에서만 생각한 거였어요. 나에겐 미미해 보이는 변화라도 보호자와 당사자에게는 엄청난 변화이기 때문이죠. 가령 지적장애 1급인 친구가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아무말도 못했는데, 치료 후 ‘응~’이라는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을 때, 또 스스로 바지를 내리고 변기에 앉게 되었을 때 삶의 질이 확 달라 지거든요. 이런 작은 변화를 민감하게 알아봐주고 강화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주는 게 정신과 의사의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 장애를 가진 이들을 지원하고 싶어 하는 청소 이라면 꼭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주제가 있을까요?  

정신과 쪽에서 장애로 진단을 받으면 보험사에서 보험 드는 걸 거부 하거나,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해도 치료비를 실비로 보장해주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보호자도 무서우니까 아이가 자폐 증상을 보여도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는 대신 사설 센터에 가는 경우가 있죠. 사설 센터는 일단 치료비가 비싸고 간혹 검증받지 않은 곳이 있어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제대로 진단받고 치료받으려면 정신과 진단의 낙인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국가에서 의료 보험의 많은 부분을 보장해주는 건 좋은 일이에요. 그러나 의료수가 (환자가 의료기관에 내는 본인부담금과 건강보험공단에서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급여비의 합계)가 너무 낮아요. 그래서 장애 관련해서 치료를 잘할 수 있는 치료사들이 사설 센터로 많이들 가요. 병원 밖으로 나가는 거죠. 그리고 진료를 하다 보니 진단과 치료도 중요 하지만 장애와 관련된 사회적 이슈가 당사자에게 굉장히 중요해요. 얼마 전에 있었던 특수학교 설립과 같은 경우죠. 장애 아동을 지원 하고 싶은 청소년이라면 이런 사회적 이슈에 밝은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글 이수진 ● 사진 오계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