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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유누스

지난해 UN이 104개국의 55억 명을 대상으로 생활 수준, 건강, 교육 등을 조사한 결과, 그중 13억 명은 빈곤 속에 사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들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국제 원조가 이뤄지고 있지만 가난과 빈곤의 고리를 끊을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무함마드 유누스는 가난으로 인해 미처 발휘하지 못한 개인의 잠재력을 믿고 그들에게 소액 융자를 주는 은행을 설립해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했다.

진짜 경제를 찾아 떠난 경제학 교수

무함마드 유누스는 1940년, 대대로 보석 세공 사업을 하는 집안의 자녀 9명 중 셋째로 태어났다.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는 아버지의 경제적인 뒷받침으로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방글라데시의 치타공대학교에서 경제학 교수로 부임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방글라데시에 기근으로 많은 사람이 굶어 죽는 일이 발생했다. 주변에서 한 줌의 양식이 없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본 그는 자신이 가르치는 경제학 이론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이에 자신의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경제 상황을 직접 알아보기 위해 조브라 마을로 향했다.

조브라 마을 사람들은 당시 단돈 20센트가 없어 주변에서 돈을 빌리곤 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었기 때문에 고리대금업자를 통해 물건을 만들 재료를 살 돈을 빌린 다음, 만든 물건으로 빌린 돈을 갚았다. 돈을 빌려하루 종일 일을 하고 돈을 갚고 나면 겨우 식구들의 입에 풀칠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단돈 20센트에 한 가족의 생계가 달려 있는 것을 본 그는 그들에게 직접 재료를 살 수 있는 약간의 돈만 있다면, 그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재료를 사서 물건을 만든다면, 돈을 갚는 것보다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난한 이들에게 돈을 빌려줄 수 있는 은행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들이 돈을 갚을 능력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난해야 돈을 빌려주는 은행

전통적인 은행의 대출 시스템에서 돈이 많은 사람은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고, 가난한 사람은 적은 돈만 빌릴 수 있다. 보증이나 담보가 없는 사람들은 은행에서 대출이 불가능하다. 무함마드 유누스는 이처럼 기존의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은행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을 대신해 보증을 서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은행의 반응은 냉담했다. 담보가 없는 사람에게는 대출해줄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계속된 설득으로 6개월 만에 1만 타카(당시 환율로 약 240달러)를 대출받아 조브라 마을 사람들에게 소액 융자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의 그라민 은행의 시초가 된다.

당시에는 담보도, 보증도 없는 사람을 위한 융자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야 했다. 기존의 은행은 돈을 빌린 후 만기가 될 때 한꺼번에 상환해야 했지만 그라민 은행은 대출 후 일주일부터 1년에 걸쳐 돈을 조금씩 갚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그룹 단위로 융자를 제공했기 때문에 융자를 받은 사람들이 그룹 내 다른 사람의 도움도 받고, 서로 융자를 계획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그라민 은행은 빌려간 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돈을 빌려간 사람들의 재정 상태는 어떠한지를 꾸준히 체크했다. 그리고 자연재해가 발생해 돈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그라민 은행은 이재민을 구호하는 데 힘을 쏟았다. 자연재해 같은 외부 환경으로 인해 그들이 돈을 갚을 수 없다는 무기력함이나 좌절감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그라민 은행은 기존의 은행과 정반대의 시스템으로 수많은 사람을 가난에서 구제하는 데 성공했고, 1983년 마침내 공식 은행으로 인정받았다.

 

2006년, 무함마드 유누스는 세계 빈곤 퇴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가난은 가난한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다

그라민 은행에서는 어떠한 신용 평가나 보증도 필요하지 않다. 대신 돈을 갚겠다는 의지와 가능성을 기준으로 돈을 빌려준다. 가난한 사람을 위해 돈을 빌려준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았지만 그라민 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의 상환율은 98%에 달했다. 그라민 은행의 원금 상환율이 98%나 되는 것은 돈을 빌려간 사람들 스스로 이것이 가난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라민 은행에서 돈을 빌려간 사람 중 3분의 1은 가난에서 벗어났으며 3분의 1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직전의 단계까지 생활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그라민 은행은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곳이 아니다. 가난한 이들이 환경으로 인해 좌절하지 않고, 그들의 잠재된 능력을 발휘해 스스로 가난의 장벽을 허물 수 있도록 그들을 믿고, 지지하는 곳이다. 가난이란 가난한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사회의 시스템이 만든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바꾸고자 그라민 은행을 설립했다는 무함마드 유누스는 2006년, 세계 빈곤퇴치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라민 은행은 현재도 전 세계에 2568개의 지점을 운영하며, 보다 많은 사람이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글 김현홍 ●사진 위키미디어커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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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호 Vol. 79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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