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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나라와 나라를 잇는 무역

K팝, K뷰티, K드라마 등 K-파워가 나날이 규모를 더해가고 있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 불과한 대한민국이 이처럼 세계를 누빌 수 있게 된 것은 무역의 힘이 크다. 풍부한 것은 내보내고 부족한 것은 받아들이는 단순한 논리에서 시작된 무역은 상호 협력과 이익 추구를 넘어 각 나라의 국력을 매기는 파워게임으로, 또다시 무역전쟁으로 확대되며 중요성이 커져만 가고 있다. 태고부터 미래까지 변함없이 유망한 무역 분야의 직업들을 만나보자.

나라의 힘을 보여주는 무역

 

무역이란 나라와 나라 사이에 서로 필요한 물품, 자본, 기술, 서비스 등을 거래하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인류는 운송 수단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부터 무역을 했다. 인류의 역사와 길을 같이한 무역은 각국 경제는 물론 국가 정세에 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세계 평화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무역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봤다.

 

K-파워, 우리나라의 무역
우리나라는 고조선 시절부터 활발하게 무역이 이루어졌다. 고조선은 모피, 화살, 비단, 구리 등을 중국의 한나라, 남쪽의 진국과 거래했다. 고조선부터 시작한 무역은 신라시대에 가장 활발했다. 장보고는 지금의 완도군에 청해진을 설치해 신라, 중국, 일본과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무역기지를 만들었다. 또한 이곳에서 이슬람 상인들과 거래하며 중동과 서양까지 무역 세력을 확장했다. 고려 시대의 벽란도 역시 신라의 청해진 같은 역할을 했다. 벽란도에는 송, 요(거란), 금, 일본, 아라비아, 페르시아, 동남아 상인들까지 거래를 위해 거쳐 갔다. 당시 벽란도를 거쳐 간 이들을 통해 우리나라가 ‘코리아’라는 발음으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고 한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들어와 농업을 중요하게 여기고 상업을 최소화하는 정책이 펼쳐지면서 해상 무역은 날이 갈수록 축소됐다. 이후 일본과의 불평등 조약인 강화도 조약으로 인해 강제로 무역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광복 후 1960년대부터 수출 촉진을 위한 각종 법이 제정됐고, 그 결과 1964년 11월 30일 최초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 기세를 몰아 우리나라의 무역 규모는 점점 성장해왔다. 2011년 12월 5일 1조 달러를 달성한 것이다. 작은 땅, 적은 자원, 천연 자원은 부족했지만 사람이 자원이었던 우리나라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에 이어 수출 6위를 기록하며 경제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입성했다.

세계는 무역 전쟁 중
2017년,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각국의 무역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다른 나라에 희생하며 무역을 해왔다며 이에 대한 재정비에 들어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인도 등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이용해 무역 특혜를 받고 있다면서 소득이 높은 축에 속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나 주요 20개국(G20)에 대해서는 특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우리나라는 2019년 10월 25일,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했다. 이에 물 흐르듯 미국은 2020년 2월, 미국과의 무역 관세 부과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위를 누릴 수 있는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 명단에서 한국과 중국, 홍콩 등 25개국을 제외했다.

이와 같은 미국의 행보에 여러 나라가 ‘총성 없는 전쟁’인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다. 먼저 미국과 가장 큰 무역 전쟁을 벌인 나라는 중국이다. 2018년 3월에 시작된 이 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 역시 미국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로 맞대응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18년 4월 중국은 미국산 통신 장비 등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서로 규제를 주고받으며 확대되던 무역 전쟁은 2019년 6월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 휴전을 하는 듯 보였으나, 2개월 후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두 나라의 전쟁의 불씨가 다시 지펴졌다. 약 2년간의 대립 끝에 미국과 중국은 휴전에 들어갔지만, 덩치 큰 두 나라의 무역 전쟁은 그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세계 상업 시장에 지장을 초래해 글로벌 무역 성장에 제동을 걸었다.

최근 미국은 한국, 중국, 일본, 멕시코, 캐나다 등 주요 무역 상대국을 상대로 한 무역 전쟁을 일단락했다. 대신 아직까지 새로운 무역 협정을 맺지 않은 유럽으로 시선을 옮겼다. 미국과 유럽 간 무역 전쟁이 발발하면 미중 무역 전쟁 못지않게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우려되는 점이다. 이렇듯 무역이란 한 나라의 힘을 보여주는 철을 쓰지 않는 무기인 것이다.

 

글 노형연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진행 전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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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세계의 윈윈(WIN-WIN)전략가, 관세사

 

‘관세’란 나라 간 무역을 할 때 수입하는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나라로 들어오거나 나가는 물품에 붙는 세금이다. 관세사는 관세, 통관 절차를 대신해주거나 관세법상의 분쟁, 소송을 대신하는 직업이다. 관세와 무역에 관한 국내 유일한 국가전문자격사, 관세사에 대해 알아보자.

기본 중 기본 수출입 통관

‘관세’는 관세법이 정한 관세 요건에 따라 외국에 수출입하는 물건에 부과하며, ‘통관’이란 관세법에 따른 절차를 이행해 물품을 수출, 수입하거나 반송하는 것이다. 관세사는 수출입 신고와 통관 업무가 기본 업무다. 외국에서 물건이 들어올 때는 수입 절차를, 외국으로 물건을 내보낼 때는 수출 절차를 밟는다. 먼저 기업으로부터 관련 무역 정보가 기재된 서류를 받으면 세번(관세율표상 분류된 상품 번호. 6단위까지는 국제적으로 공통으로 사용된다.), 관세율, 물품의 정보와 가격, 해외 거래처 정보 등을 파악해 관세청에 신고를 한다. 관세청 산하 기관인 세관에서 이 무역 서류를 확인한 뒤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세액을 납부한 뒤 허가한다. 이후 물품을 국내외로 수입과 수출을 할 수 있다. 관세와 무역에 관해 상담 및 자문을 제공하기도 한다.

기업을 위한 관세 법률 대리인 기업 구제

어느 정도 매출액 규모 이상을 기록하는 기업이라면 관세를 제대로 납부했는지, 법률을 준수하고 있는지 관세청 공무원이 조사를 하기 위해 방문하기도 한다. 관세를 적게 냈다면 법에 맞게 내도록 추징(납부를 강제하는 처분)하고, 많이 납부한 경우 시정하도록 요구하게 된다. 이때 관세사는 납세 법률 대리인으로 조사에 함께 임하며, 이의 신청 또는 심판 청구를 하게 된다. 이 외에도 ‘특수관계자 간 수입물품 사전심사(ACVA)’를 신청하거나 세관에서 수출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준을 충족할 경우 통관절차 등을 간소화시켜주는 제도인 ‘AEO’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신청하기도 한다.

나라 간 관세 절감 마스터 FTA 활용 지원

자유무역협정(FTA)은 세계적으로 수출입 관세를 낮추자는 취지다. 우리나라는 싱가포르, 아세안 10개국, 미국, EU 28개국 등과 FTA를 맺으며 8%가 적용되던 관세를 아예 적용하지 않거나 매우 낮게 적용하고 있다. 관세사는 기업의 FTA 적용 요건을 심사한다. 또한 협정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물품의 생산, 가공, 제조가 이뤄진 것으로 보는 국가인 ‘원산지’를 결정하고 신청 및 관리하는 것도 관세사의 일이다. 농산물의 경우 대부분 생산지와 일치하나 공산품은 부가가치, 생산 공정에 따라 원산지 결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내 일이지만 곧 남의 일, 무거운 책임감 느껴야”

관세법인 화우 상승혁 파트너관세사

관세사라는 직업은 왜 필요할까?
간단하다. 관세와 관련된 절차와 법률이 어렵기 때문이다. 관세법과 관련된 법령은 대외무역법, 부가가치세법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기 때문에 수출입 회사가 각 요건을 전부 숙지하기 힘들다. 법령을 모르거나 제대로 이
해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관한 전문가인 관세사가 그 역할을 대행하는 것이다. 의뢰 기
업은 보통 다국적 기업이나 수출입을 주로 하는 국내 기업, 또는 국내에 본사가 있으나 여러 국가에 자회사를 설
립한 대기업이다.

관세 업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있다면?
납세의무자와 거래에 대해 이해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관세사의 기본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관세법령에는 아주
복잡한 규정이 있지만 이것이 모든 납세자의 사정과 거래구조를 포함하지는 못한다. 납세의무자가 법령을 이수하고
싶어도 오해를 하거나, 과세관청과 의견이 다를 수 있지 않나? 고객이 불법적인 행위를 한 게 아니라면, 그저 수용했
을 뿐인데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처분에 불복신청(판결이나 처분으로 불이익을 받은 사람이 취소나 변경을 위해
소송하는 것)을 돕거나 제도 개선을 요청하기도 한다.

11년 동안 일하면서 느낀 관세사의 장단점이 궁금하다.
현재 약 2000명의 관세사가 일하고 있어 블루 오션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기업 심사, 형사 처벌 전제 조사, 협
업 자문 등으로 충분히 소득을 높일 수 있다. 또 관세사 자격을 취득한 뒤 관세직 공무원에 도전해 가산점을 받거나,
대기업 소속 관세사로 일할 수 있으므로 자격증 하나만으로 좁은 취업의 문을 뚫을 수 있다는 것, 전문 자격사여서
개인 사업자 등록을 하면 정년 없이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단, 워낙 일하는 범위가 넓어 공
부해야 할 것이 참 많다.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과 함께 업무를 수행하는 일이 많으므로 법, 회계, 지적재산권 등
여러 분야를 공부하게 되고, 자연스레 자극도 받는다.

국내외 정세도 관세사의 일에 영향을 미치나?
물론이다. 미중 무역 분쟁의 경우 워낙 강대국 간의 분쟁이어서 전세계 이동 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 간단한
예로,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품 자체에도 타격을 받지만 중국에서 수입한 뒤 자동차 부품을 만들어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는 경우에도
고관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구매 수요 자체가 낮아지기도 한다. 일본이 ‘안전 보장 우호국’ 목록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
했을 때 타격을 입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업무 에피소드도 있을까?
기억에 남는 일은 많지만 전부 형사 처분과 관련된 에피소드라 밝히기 어렵다. 예를 들어 물건 밀수입이나 해당 업자가 불법적으로
해외로 도피하는 경우에는 관세 추징에서 끝나지 않고 형사 처분이 되기 때문에 조사를 돕게 된다. 이러한 조사에는 비밀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으니 이해해달라.(웃음)

이 직업의 전망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
기업의 일을 대신하고 큰 돈이 움직이기 때문에 세액 계산에 정말 꼼꼼해야 한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률 다툼에서 틀림, 다
름이 없어야 하고 검토한 의견을 자문할 때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
앞으로 관세사는 수출입 통관이라는 고유의 업무만 하지 않을 것이다. 법과 회계, 세무 등 인접 영역 전문직과 함께 토털 솔루
션을 제공할 일이 많아질 것이다. 한국인은 물론이고,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일이니만큼 각국의 문화
와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

글 전정아 ●사진 최성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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