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공연계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직업인들의 행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저마다 흘린 땀방울로 무대를 적시는 공연인들을 만나보자.
무대를 그리는 디자이너 시노그래퍼
Unsplash의Aleksandr Popov
‘무대를 쓰고 그리는 작업’이라는 뜻의 시노그래피(Scenography)는 Scene과 Graphic의 합성어이다. 공연예술에서 텍스트를 시각적으로 재현해 독자적인 의미를 구성하는 것을 뜻한다.
시노그래퍼는 이러한 시노그래피를 행하며 무대 세트 디자인, 영상 디자인 등 공연과 전시에 사용하는 시각 관련 콘텐츠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공연의 뼈대를 세우는 드라마투르그
Unsplash의Jason Goodman
‘드라마투르그’는 본래 극작법이나 희곡론 등 드라마의 구성을 가리키는 말로, 각본의 상영을 뜻하는 그리스어인 ‘드라마투르기아(dramaturgia)’에서 유래한 말이다.
극단에서 비평가로 활동하는 드라마투르그는 공연 준비 과정에서 연출가와 함께 작품의 해석과 각색 작업을 하며 이야기의 구조를 잡는 사람이다.
공연과 신기술이 만나다 전시테크니션
Unsplash의Jametlene Reskp
공연과 전시 현장에 필요한 전문 기술력을 통해 예술가의 다양한 미적 표현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전문가다.
진짜가 나타났다 홀로그램공연기획자
Unsplash의Theo Eilertsen Photography.jpg
3차원 입체 영상 기술인 ‘홀로그램 기술’을 공연예술에서 활용하기 위해 공연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전문가다.
몸에서 입으로 감동을 전하다 무용음성해설가
Unsplash의Sebastian Pandelache
시각장애인이 무용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무용수의 움직임, 스토리 등을 말로 표현해내는 직업을 말한다.
누구나 방구석 1열에서 즐기도록 공연방송기술자
Unsplash의AQVIEWS
콘서트, 무용, 연극 등의 공연예술을 생방송으로 중계하고, 스트리밍 송출을 위한 콘텐츠 기획과 제작 등 기술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어디에나 있으며 어디에도 없다.
관객들 곁에서 즐겁고 편안한 공연 관람을 돕는 하우스매니저는 공연장의 얼굴을 만드는 ‘숨은 조력자’다.
공연장의 그림자처럼 묵묵히 존재하지만
공연장에서 가장 빛나는 하우스매니저의 하루를 지금부터 살짝 들여다보자.
하우스매니저 업무 일지
공연 협의
사진 박태양, 게티이미지뱅크
공연이 열리기 위해서는 공연 주최사가 공연을 기획하고 공연장을 대관해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우스매니저는 공연장 대관 문의나 공연 협업과 관련한 사항에 대응하는 일을 한다. 공연이 결정되면 주최 단체와 협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해당 공연장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운영 방침에 따라 공연의 방식이나 시설 사용 여부 등 세세한 사항을 조율한다.
공연장 점검
사진 박태양, 게티이미지뱅크
관객들이 공연장에 방문하기 전 쾌적한 관람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시설물을 전체적으로 관리한다. 하루에 한 번, 공연장을 점검하며 보수·수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구석구석을 살핀다. 공연장의 출입문, 계단, 객석, 로비뿐만 아니라 관객 편의를 위한 공간이라면 모두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
안내원 교육
사진 박태양, 게티이미지뱅크
객석 안내, 티켓 검표, 식음료 판매 등 공연 운영에 필요한 안내원들을 ‘하우스어텐던트’라고도 부른다. 하우스매니저는 안내원의 채용과 계약, 교육 등 인사 업무를 맡는다. 먼저 안내원들이 공연장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또, 관객을 만났을 때 어떻게 서비스를 해야 하는지, 이날 열리는 공연에 대한 정보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알려준다. 가장 바쁜 시간인 공연 시작 30분 전에는 마지막으로 객석을 점검하고 안내원들과 함께 관객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관객 응대
사진 박태양, 게티이미지뱅크
관객들의 원활한 입장을 돕고, 예정된 시간에 맞춰 공연이 잘 시작되도록 한다. 간혹 인터미션(극 중간의 휴식 시간)에 관객이 불편함을 토로하거나 개선할 점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어 귀 기울여야 한다. 공연이 종료되고 나면 관객이 두고 간 물품이 있는지 분실물을 확인하고 마무리한다.
공연장에서 관객과 함께 숨 쉬는 직업,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요
김시진
롯데콘서트홀 공연CS팀 하우스매니저
Q, ‘하우스매니저’라는 직업이 생소하지만 흥미로워요.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려주세요.
A, 하우스매니저는 쉽게 말해 ‘공연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하는 사람’이에요. 공연을 진행하기 위한 업무를 처리하고, 공연장 공간을 관리하며, 공연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교육하고 배치하는 일을 하지요. 그래서 하우스매니저는 공연장의 곳곳에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어요. 공연장에서 관객들이 방문할 수 있는 모든 공간을 ‘하우스’라고 하는데요, 주로 공연자들이 있는 무대나 백스테이지를 제외하고 관객들이 이용하는 객석이나 로비 등을 일컫지요. 하우스매니저라는 직업명이 아직 낯설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하우스의 원래 뜻은 ‘집’이잖아요. 그래서 우리 집에 손님을 초대하고, 손님들이 다니는 모든 공간을 관리한다는 의미로 ‘하우스매니저’라고 칭하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웃음)
(중략)
Q, 공연 때 발생하는 변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돌발 상황에 대처했던 경험담도 궁금해요.
A, 악기에 문제가 생기거나 연주자의 사정 때문에 잠시 공연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해결 방법은 관객들에게 현재 상황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거예요. 먼저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 위치에서 잠시 대기해주시길 바란다’고 관객들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만약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단지 기다려달라고만 하면 관객이 느끼는 혼란과 불안감이 커질 수도 있으니까요.
Q, 매일, 매주 공연이 열릴 때마다 긴장의 연속일 것 같아요.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으로 공연장을 지키는 하우스매니저로 일하면서 뿌듯함을 느낄 때가 있다면요?
A, “당신의 말 한마디 때문에 공연을 기분 좋게 관람할 수 있었다”라고 말해준 관람객이 떠오르네요. 하우스매니저는 관객으로부터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하죠. 이 직업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공연장의 ‘산소’ 같은 존재라고 말하고 싶어요.(웃음) 하우스매니저는 공연장의 어디에나 늘 있거든요. 이곳에 온 모든 분이 안전하게 공연을 관람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매순간 임하고 있습니다. 공연장은 관객들의 발길이 닿아야 생명력이 있는 곳이에요. 하나의 공연을 만들어가는 데 공연장이 숨 쉴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하우스매니저 일은 참 매력적이에요. 누군가의 창작물인 공연을 많은 관객이 즐길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도 좋은 직업입니다.
(중략)
Q, 하우스매니저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A, 당연한 거지만, 가장 중요한 것! 공연장을 많이 다녀보세요. 청소년 할인 티켓을 판매하는 공연이나 지역·단체에서 여는 음악회 등 다양한 공연을 접하며 공연장에 방문하는 기회를 넓혀보세요. 공연장에서 관객의 마음을 이해해보려는 노력도 필요해요. ‘내가 관객이라면 이런 점이 불편하겠구나, 어떤 서비스를 받으면 좋겠다’ 등의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아요. 하우스매니저는 누구보다 관객들이 편안하게 공연을 즐기도록 돕는 사람이니까요. 직업의 특성상 의사소통 능력이 필요한 일이 많아서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친구라면 미래의 하우스매니저가 될 자격이 충분합니다.
CAREER CARD
업무 한 줄 요약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의 편의를 위해 공연장을 관리하고 공연 운영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
관련 자질
• 공연 관련 기관과 협의, 관객 응대 등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 공연장의 사소한 부분까지 책임질 줄 아는 세심함, 사명감.
연극과 뮤지컬 등 극 공연 작품의 경우는 공연장의 크기와 구조,
무대 세트의 규모, 디자인, 출연진의 수, 음성 성향과 음악, 악기 구성,
연출 의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적합한 스피커의 종류와 수량, 음향 콘솔, 무선 마이크,
악기의 소리를 모을 마이크 등을 운용할 전문 인력을 구성하고 시스템을 설계한다.
이를 음향 시스템 설계라고 한다.
사람은 보이는 것보다 들리는 것에 민감하기 때문에
어떤 객석에서도 최대한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적절한 곳에 스피커를 배치하고,
모든 객석에 같은 음압, 같은 주파수를 들려주기 위해 음향을 튜닝한다.
또한 무대에는 배우들의 원활한 공연을 위한
모니터 스피커 시스템 설치 및 마이크와 인이어 시스템,
스태프와의 통신을 위한 인터컴 시스템을 설치한다.
공연에 들어가기에 앞서서는 여러 가지 효과음과 배경음을 녹음하거나 제작하고 프로그래밍한다.
음향 콘솔을 통해 배우들의 목소리를 키우는 핀 마이크,
악기의 소리를 모을 여러 종류의 마이크와 효과음 프로그램 등을 점검하고
마이크의 톤을 조절한다.
이후 각각의 장면에 필요한 마이크, 음악, 효과음이 송출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한다.
이후에도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프로세싱 작업을 진행한다.
공연이 진행될 때는 무대감독의 큐와 장면에 맞춰
배우의 목소리, 음악의 볼륨을 적절하게 조정하고 프로그래밍된 시스템을 컨트롤한다.
긴 공연 시간 동안 수십, 수백 번의 큐와 아주 많은 마이크를 제어해야 하므로
단 하나의 실수를 하지 않도록 긴장 속에서 공연을 진행하게 된다.
음향 녹음과 편집 프로그램을 다뤄 직접 소리를 만들어보길
한국란
예술의전당 무대운영부 음향감독
Q,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오페라극장 중, 음향감독으로서 더 좋아하는 공연장이 있다면요?
A, 두 곳 모두 우리나라 최고의 공연장이고, 공연장의 형태와 장르, 해야 하는 업무도 달라 선택이 무척 힘드네요.(웃음) 그래도 선택해보자면 콘서트홀입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연주해보고픈 꿈의 장소이고, 성공의 척도로도 여겨지거든요. 저도 음향 공부를 할 때 이곳의 음향감독이 되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 곳이기도 해요.
Q, 대학에서 음향을 전공하면 취업에도 유리할까요?
A, 학과에서 세분된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무에서도 유리할 겁니다. 저도 음향을 전공했고요. 객석 500석 이상의 공공 공연장에서는 무대예술전문인 무대음향 자격증 소지자를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3급은 꼭 따두길 바랍니다. 생각보다 컴퓨터로 작업하는 일도 많아서 음향 녹음과 편집 프로그램인 프로툴스, 로직프로, 피라믹스 등의 프로그램을 공부하는 게 좋습니다. 스스로 홈 리코딩을 해보며 소리를 만들어보고 음향을 편집해본다면 도움이 될 거예요. 공연 업계 종사자는 남들과 다른 시간대를 살아갑니다. 공연 시간이 주로 저녁이나 주말이어서 남들이 쉴 때 일하거든요. 그럼에도 음악과 공연을 좋아하고, 성취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음향감독이 최고의 직업이 될 거라고 자신합니다.
조명감독은 연출가의 연출 의도와 조명 디자이너의 계획에 따라
세트 규모와 인원, 카메라의 위치, 극의 분위기 등을 파악해
조명의 연출 방법, 시간, 조합 순서를 운용하는 직업이다.
조도(한 면이 받는 빛의 세기)와 색온도, 조명 효과를 확인하고 조명 기구를 설치한 뒤 이를 감독한다.
조명 디자이너가 조명기구의 위치, 효과, 통제 방법을 도면으로 작성해
공연자의 감정을 전달하고 관객이 공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동선을 체크해서 적절한 구도의 조명을 설치하면
공연장의 조명감독은 조명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무대에 구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준에 맞는 최적의 조명 장비를 선택하고, 조명 업체와 세부적으로 조율해 조명을 대여한다.
이후 회의를 통해 조명과 관련해 벌어질 수 있는 문제를 예측하고, 협의를 통해 수정한다.
반입한 조명 장비가 요청한 수량과 같은지를 체크한 뒤에는
안전고리와 클램프(물건을 조아서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하는 도구)의 고정 상태 등
안전장치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
공연에 따라 사용하는 조명과 조명연출 기법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극에 몰입하고, 감정선을 최대로 자극하기 위해서
순간적으로 밝아지는 일반적인 조명 장비가 있고,
저압 나트륨등의 경우 서서히 밝아져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공연이 마무리되면 철수한 뒤 장비를 원위치로 돌려놓는다.
조명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조명에 관한 기초적인 원리부터
공연장의 조명 장비, 무대 시스템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공연장에서 조명을 운용해본 경험이 있다면 적응에 유리하겠지만,
학력과 경력보다도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이 더욱 중요하다.
단, 무대예술전문인 자격 중 무대조명전문인 자격증을 취득한 경우
채용 시 가산점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무대 백스테이지 투어로 현장감을 느껴볼 것
김명식
예술의전당 무대운영부 조명감독 –
Q, 조명감독은 리허설 이후에도 조명을 밤샘 수정하는 경우가 많다던데요. 어떤 수정이 이뤄지나요?
A, 공연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단 한 번의 연습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연습실과 다른 환경에서 나타나는 동선 수정, 대사 수정에 따른 큐 타이밍의 변화, 장면 삽입과 삭제로 인해 조명 큐(공연 중 조명의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 또는 특정한 순간의 조명 상태를 이르는 말. 무대에서의 조명 변화와 더불어 조명 구성 변화의 결과) 수정 등이 필요해져요. 한 장면에만 100개가 넘는 큐로 분할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수정은 피할 수 없답니다.
Q, 조명감독에 관심이 생긴 청소년들에게 진로를 위한 조언 한마디를 남겨주세요.
A, 무대를 만드는 사람이 정말 많아요. 다른 단체와 각 부서와 협업할 때 필요한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합니다. 공연에서 사고가 발생할 때 지연되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상황 대처 능력도 필요한 일이고요. 상황을 직시하고 적절하게 판단하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갖추길 바랍니다.
더불어 무대 백스테이지 투어를 꼭 해보세요. 발로 뛰며 얻는 지식으로 현장감을 느낄 수 있고 문자, 언어가 아닌 현장 실무자의 업무에서 현직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거든요. 연극이나 공연 동아리 활동으로 조명을 만져보고, 연극을 제작해보는 체험도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는 공연을 관람하며 무대를 장악하는 아티스트와 함께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환상을 경험하게 된다.
관객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꿈만 같은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드는 이들은 누굴까?
예술의전당 무대운영부 전문가들에게 들어본 백스테이지의 피, 땀, 눈물.
출연진과 스태프를 진두지휘하는 무대감독
예술의전당의 공연은 기획 부서에서 매년 연말, 다음 해의 총괄 일정을 계획해 하고자 하는 공연을 정한다.
정해진 공연에 따라 공연의 운영을 담당하는 부서인 무대운영부는 담당 스태프를 지정하고,
공연을 연출하는 연출가의 의도에 따라 무대와 조명, 음향, 의상, 소품 등을 디자인하게 된다.
스태프들이 전반적인 콘셉트와 디자인을 정하면, 출연진이 연습을 시작한다.
무대감독은 연습실에서 대도구나 소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연습실 공간에 임시 세트를 설치하고,
마킹(출연자의 동선을 알리기 위해 연습실 바닥에 표시하는 것)한다.
상세한 디자인이 결정되면 무대감독은 장치 반입부터 설치, 철수 등의 일정을 확인하고
세트의 크기, 무게, 형태, 구동 방식, 사용하는 조명기와 음향기기의 위치 등을 모든 스태프와 조율한다.
이후 정해진 대관 일자에 맞춰 공연장에 입성해,
반입한 장비를 확인하고 세트의 안전을 체크한다.
세트, 조명, 음향 장비, 대도구의 위치 등을 정하는 ‘하드웨어 셋업’이 완료되면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온다.
무대감독은 무대에 처음 올라온 출연진을 위해 무대 설명, 동선 확인 등
안전교육을 거치고 무대 위에서 연습을 진행한다.
출연진의 대사와 행동에 맞춰 장치를 운용하는 것을 ‘큐’라고 하는데,
큐 타이밍을 확인하고 지시하는 것 역시 무대감독의 일이다.
큐 타이밍을 협의해 정리하고 실제 공연과 마찬가지로 리허설을 해본다.
관객과 마주하는 실제 공연 중 연출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빠르게 정리해 스태프와 출연진에게 공유하며 만에 하나 벌어질 수 있는 공연 사고를 예방한다.
이를 위해 세트와 장치의 상태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점검하고 보수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공연이 종료되면 공연장을 원래 상태 그대로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세트와 장치 등을 철수한 뒤, 공연에 대한 전반적인 자료를 취합해
공연 프롬프트 북과 공연 바이블을 작성하고 추후 재공연을 위한 자료를 남긴다.
무대 위 안전사고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해
– 강필준
예술의전당 무대운영부 무대감독 –
Q, 무대감독이 업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요?
A, 출연진과 스태프의 안전입니다. 시각적으로 완벽한 무대를 연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연에 참여하는 모두가 다치지 않고 완주하는 게 목표죠. 이 때문에 무대감독이 출연진의 동선, 장면 전환 타이밍, 의상 교체 시기 등 연출진이 만드는 작품을 먼저 이해하고 미리 습득해야 극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고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요. 순발력과 판단력이 필요한 일이죠.
Q, 무대감독이 되고 싶다면 어떤 공부를 해두는 게 좋을까요?
A, 전공보다 공연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먼저입니다. 저는 실내디자인을 전공하고 건설회사, 광고회사, 방송국 등 다양한 곳에서 경험을 쌓았어요. 여러 회사를 거쳐가며 얻은 다양한 경험도 중요했지만, 가장 소중한 깨달음은 공연예술을 하고 싶다는 제 열정을 확인한 거였죠. 공연을 사랑하고, 무대 위 연출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관객들의 박수 소리에 가슴이 뛴다면 무대감독에 도전해보세요!
청소년극은 공연을 만드는 과정과 공연이 다루는 주제, 공연을 보는 관객까지
세 가지 측면에서 청소년의 생각과 감정을 녹인 연극이다.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에서 청소년극을 기획하는 공연기획자에게
한 편의 공연이 막을 내리기까지, 그 과정을 지휘하는 방법과 청소년극의 가치를 물었다.
Profile
김미선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프로듀서
• <비행소년KW4839>, <죽고 싶지 않아>, <오렌지 북극곰> 등 청소년극 다수 기획·제작
<소년이그랬다>(2021) 2011년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첫 번째 작품인 <소년이그랬다>는 촉법소년을 다룬 작품이며, 김미선 PD가 처음으로 참여한 청소년극이기도 하다. 지난 2021년, 개소 10주년을 맞아 재공연했다.
공연 제작의 전 과정을 추진하는 총괄자
Q,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는 청소년 관객층에 대해 연구하고 청소년극을 제작하는 곳이죠. 나라를 대표하는 극단에서 청소년극을 만드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듯해요.
A,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등 자주 접하는 콘텐츠에도 시청 대상이 나뉘어 있듯, 연극도 영유아부터 노령기까지 전 세대를 위해 필요합니다. 특히 청소년기는 모든 감각이 확장되고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폭풍과도 같은 시기예요. 이들의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다루고, 있는 그대로의 특성을 받아들이면서 지지하기 위해 청소년극은 꼭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불모지(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발달돼 있지 않은 곳, 또는 그런 상태)와 같은 청소년극은 국립극단과 같은 공공의 영역에서 개발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일반적인 성인극에서 청소년 주인공을 두고, 자주 활용하지만 이들은 청소년을 ‘미완성적인 존재’로 보는 일이 잦아요. 하지만 청소년극 속 청소년은 그 자체로도 사회의 중요한 일원이죠.
<영지>(2019, 2020) 2018년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예술가청소년창작벨트에서 <병목안>이라는 제목으로 발굴된 작품이다. 완벽한 규칙을 만드는 어른들과 그 속에서 자라는 영지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뤄, 정답이라고 여겨지는 사회의 기준을 따르기보다 나다움의 자아를 찾자는 메시지를 작품에 녹였다. 특히 3년 만에 다시 관객에게 돌아온 <영지> 는 전 회차에 한글 자막을 도입하고, 배우의 대사에 음성 해설을 더해서 접근성을 높 이기 위해 노력했다. 6월 11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을 진행한다.
(중략)
Q, 사전 제작 단계가 끝나야 배우와 스태프를 섭외하는 거였군요.
A, 그렇죠. 보통 첫 공연 6개월 전에는 배우진을 정리해요. 국립극단의 경우 시즌 단원(작품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안정적으로 출연할 수 있는 단원을 1년 단위로 선발하는 국립극단의 제도)을 활용하거나, 공개 오디션 및 캐스팅 등으로 배우를 섭외해요.
그리고 무대 미술, 조명, 의상과 소품, 음향 등 실질적으로 무대를 운영할 수 있는 스태프를 꾸리죠. 공연을 올리기 몇 달 전부터는 미리 만나 워크숍도 하고 대본 리딩과 수정을 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요. 그리고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가 만든 연극이라면 공개 리허설을 통해 청소년의 의견을 듣고, ‘진짜 청소년’의 이야기와 감각이 반영되도록 노력합니다.
Q, 그렇다면 PD님이 공연 기획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두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A, 청소년극은 청소년과의 연결이 필수적이에요. 청소년 세대와 지속적으로 연결되고, 또 공감을 얻어내 관계성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청소년의 마음을 얻기 위해 대중성을 따라간다는 것은 아닙니다. 가끔은 어려운 주제를 다루더라도 관객의 마음에 딱 꽂히는 질문을 던지는 게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세상에 몸부림치는 청소년의 절박함을 깨워낸 <죽고 싶지 않아>(2019).
좋은 공연기획자가 되려면 좋은 관객이 되는 것이 먼저
Q, PD님은 10여 년 넘게 청소년극을 기획해오셨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극이 궁금해요.
A, 류장현 안무가와 함께한 <죽고 싶지 않아>라는 청소년극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댄스 시어터(Dance theater)’라는 복합장르의 공연이었는데요, 연극이 주는 서사와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춤이 만나 격렬한 반응을 일으켰어요. 단순히 많은 관객이 즐겼기 때문만이 아니라, 공연장 앞에 비석도 세우고 유서를 쓰는 체험도 해보고, ‘장례’에 대한 이야기에 맞춰 관객들이 검은색, 흰색 옷을 입고 오면서 공연의 생명력이 불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게 기억에 남아요. 그 덕에 2016년 초연을 올리고 2018년, 2019년 총 세 번의 지역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답니다.
(중략)
Q, 더 많은 지역의 청소년이 목소리를 낸 공연이 꼭 만들어지기를 바라요.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와 함께 공연을 만들고픈 친구들에게도 조언을 남겨주세요.
A, 매년 3월 우리와 함께 청소년극을 만들어갈 창작 파트너로서 ‘청소년 17인’을 모집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 번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만나 연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앞서 말한 것처럼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가 준비 중인 공연에 의견을 보태고 평가도 할 수 있죠.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니, 국립극단 홈페이지에서 지원 공고를 확인하고 참가신청서와 자기소개 영상을 제출하면 된답니다. 공연기획자나 연출가, 배우 등 공연계 진로를 꿈꾸는 친구는 물론 관객으로서 연극을 사랑하는 친구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테니 내년에 꼭 도전해보세요!
CAREER CARD
업무 한 줄 요약
연극, 뮤지컬, 오페라, 콘서트 등 공연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작품을 선정하고 예산 책정, 배우 및 제작 인력 섭외, 홍보 및 마케팅, 공연 결과와 평가 등 공연 제작의 전반적인 과정을 기획하고 추진함.
관련 전공
전공 무관. 공연, 연극 관련 학과 전공은 실무에 도움 됨.
관련 자격
자격 무관. 공연기획사 등 민간 자격증 마련돼 있음.
현직자의 커리어 TIP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즐기고, 공연 관련 동아리 및 소모임 활동에 참여하며 실질적인 제작 프로그램을 경험해볼 것.
세상은 넓고 직업은 많다! MODU는 꼭꼭 숨어 있는 직업을 찾아 우리가 잘 몰랐던 직업의 세계를 알리고 있어. 탐정, 구조견 핸들러, 진술분석전문가, 이미지 컨설턴트 등 알 듯 말 듯 생소한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전해 듣지. 그중에서도 마약류 중독자들의 치유와 회복을 돕는 ‘마약중독회복상담사’의 이야기가 독자들의 마음을 끌었어. 마약중독자에서 회복상담사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최진묵 마약류중독치료센터장의 사연이 궁금하면 기사를 읽어봐.
또래 인터뷰 96호_ 스포츠스태킹 국가대표 3인방
MODU는 남다른 길을 걷는 다양한 청소년을 만나고 있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진로를 개척하는 또래 친구들의 열정과 땀방울을 볼 때면 가슴이 저절로 웅장해져. 유튜브 구독자의 뜨거운 응원을 받은 주인공은 바로 스포츠스태킹 국가대표 청소년 3인방! 인터뷰 현장에서 이들은 눈 깜짝할 새에 컵을 쌓고 내리며 멋진 개인기를 펼쳐 보였어. 이 생생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MODU 유튜브채널 메인 화면에 있는 건 안 비밀!
대학·학과 정보 112호_ 생태환경공학과
내가 가고 싶은 학과에서는 어떤 과목을 배울까? ‘학과 탐구’ 코너에서는 재미있는 심리테스트를 통해 나와 학과의 궁합을 알아보고, 학과에서 배우는 세부 과목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어. 또, 학과와 관련한 자격증 정보와 학과가 개설된 대학 정보도 함께 있어 아주 쏠쏠하지. MODU 홈페이지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학과는 생태환경공학과야. 기후위기 해결이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다 보니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 주목한 듯해. 앞으로도다양한 학과를 속속들이 파헤칠 테니 기대해줘!
멘토 인터뷰 99호_ 채수민 휠체어댄서
내 인생의 멘토를 찾고 싶다면, ‘모두의 멘토’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봐. “꿈은 언제든, 어떤 방향으로 찾아올 수 있다”며 귀감이 되는 말을 남긴 채수민 멘토는 휠체어를 두 다리 삼아 꿈의 춤을 추고 있어. MODU 유튜브 채널에서 열정 넘치는 그의 연습 현장을 볼 수 있지. 기사의 글과 사진으로는 느낄 수 없는 휠체어댄서의 역동적인 춤을 영상으로 생생히 접할 수 있어서 감동이 더했다는 반응이야. 장애를 극복한 ‘스트릿 우먼 파이터’, 채수민 휠체어댄서의 꿈에 함께해보자.
놀이문화 정보 111호_ 이기자의 해볼라고 ‘도넛케이크 만들기’
‘잘 놀고 싶은’ 청소년을 위해 이기자가 어디든 간다! ‘이기자의 해볼라GO’는 청소년의 놀이문화를 체험하고, 솔직한 후기를 전하는 코너야. VR 테마파크, 트램펄린파크, 실내 클라이밍장을 찾아다니며 신나게 뛰어놀기도 하고, 스크린 테니스, 네온사인 만들기, 레진아트 DIY 등 오로지 Z세대를 위한 감성 맞춤 놀거리를 소개하고 있어. 특히 지난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만든 도넛 케이크 콘텐츠에는 ‘좋아요’가 쏟아졌어. 이기자를 달리게 하는 원동력인‘좋아요’를 지금 꾹 눌러주면 아주 큰 힘이 되지요!
입시 정보 112호_세경고등학교 고교학점제
일찍 움직이는 새가 입시 정보를 얻는다! ‘고교학점제? 그게 뭔데’라는 강렬한(?) 제목이 눈에 띄는 콘텐츠가 MODU 티스토리 채널에서 조회수 상위를 차지했어. 2025년부터 전국 고등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에 대해 아직 감이 오지 않는 친구들을 위해 유익한 정보를 담았지. 2021년 고교학점제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선정된 세경고등학교를 통해 고교학점제가 이루어지는 실제 교육 현장을 살펴봐. 어때? MODU 기사를 보며 “유레카”를 외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