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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진로잡지

[ 홀로서기의 디딤돌을 함께 디자인하다 ]

‘소이프’ 고대현 대표

우리나라는 연간 2500명이 ‘열여덟 어른’이 된다. 아동복지시설에서 지내다 18세가 되면 사회로 쫓겨나듯 시설을 나와야 하는 현실에 처한 이들이다. 사회적 기업 ‘소이프’는 이러한 보육시설 청소년이 진정한 자립을 할 수 있게 직업교육을 하고 서로 간의 유대감을 키울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디자인 회사다. 모두에게 자신의 두 발로 온전히 서는 방법을 알려주고픈 소이프의 고대현 대표를 만나보자.

물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닌,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줘야

Q 대표님은 봉사활동을 통해 처음으로 보육시설 청소년을 만나게 됐다고 들었어요. 봉사활동이 ‘소이프’의 창업으로 이어지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A 처음에는 보육시설 아이들과 여행도 하고 사진을 찍어주는 봉사활동이었어요. 당시에는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 밝아서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 친구들이 방학이면 뭘 하는지 아세요? 아무것도 안 해요. 말 그대로 운동장에 앉아만 있는 거예요. 아까운 시간을 버리는 아이들이 안타까워서 몇 명을 모아 같이 포토 에세이집을 만들어보자고 했어요.
아이들과 자주, 오래 만나다 보면 이들이 마주쳐야 할 현실을 깊게 들여다보게 돼요. 진짜 문제는 자립을 해야 할 시기부터더군요. 맨몸으로 나와 집을 구하고 변변한 가구도 없이 시작하는 삶, 사회에 덩그러니 남은 고립감에 삶을 포기하는 친구들 이야기도 듣게 됐어요. 너무 충격이었죠. 이런 봉사활동으로는 도움이 안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자책까지 들었어요. 그래서 이 아이들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방향은 없을까 고민하게 됐고, 함께 봉사활동을 하던 분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봤어요. 마침 제가 패션디자인을 전공했고 지인도 디자인을 하고 있었기에 이를 살려 아이들에게 실무에 필요한 디자인 기술을 가르치고 그 디자인으로 제품을 만드는 사업을 구상했죠. 그게 소이프의 시작입니다.

Q 자기 힘으로 한 사람 몫의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거군요. 교육생으로 선발되면 어떤 걸 배우게 되나요?

A 디자인 아카데미에서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등 디자인에 필요한 툴을 다루는 방법을 공부하고, 이 디자인을 상품화하는 과정을 전부 배웁니다. 아이템 기획부터 디자인 회의, 캐릭터나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은 물론이고, 만들어낸 디자인을 실크 스크린이나 자수 등으로 맨투맨, 양말, 머플러와 같은 패션 아이템에 접목하는 공정에도 함께하죠. 여기에는 전문 디자이너의 손길도 들어가요. 판매 및 홍보에 필요한 사진 촬영, 후작업도 교육생이 배워야 할 부분입니다.

Q 실무를 배우고 내 디자인으로 제품도 만들 수 있으니 교육에 참여하고 싶은 지원자가 많겠어요.

A 일단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아이들 위주로 선정하고 있어요. 교육 외에도 나름대로 고민해서 과제물을 제출하고,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는 과정을 여러 번 거치다 보니 중도에 그만두는 친구들도 생기지만 이 과정을 밟아가는 자체가 직업훈련이니까요.
교육생 중 몇 명은 사진학과에 진학하기도 하고 고등학교에서 디자인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일하거나 사회복지사가 되는 등 자기만의 길을 찾아가요. 우리는 모두를 디자이너로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거든요. 소이프에서 일한 경험으로 적성에 따라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죠.

끈끈한 유대감 만들어 시설 밖에서도 외롭지 않도록 

Q 지난해부터 ‘보호종료아동’을 ‘자립준비청년’으로 부르게 됐어요. 소이프에서도 직업교육뿐만 아니라 이들의 자립 준비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요?

A 맞아요. 제품 판매 수익의 5%는 교육생의 자립정착금이 될 수 있도록 저축하고 있어요. 그리고 시설을 퇴소한 청년들만 참여할 수 있는 ‘허들링 커뮤니티’도 운영하고요. 사실 시설을 퇴소한 아이들과 연락이 끊기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사후관리가 안 되는 거죠. 그래서 학교는 잘 다니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서로 묻고 챙겨주는 소규모 모임을 만들었고, 이게 발전해서 자립에 필요한 지식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된 거예요.
여기서 자취 요리법이나 돈 관리 비법, 집을 구할 때 주의할 점 등 생활에 밀접한 꿀팁을 나누곤 하는데요, 특히 저렴한 비용으로 인테리어를 하는 방법이 인기가 많아요. 여러 명이 살던 시설에서 나와서 나만의 공간이 생기면 내 취향대로 꾸미고 싶어지니까요. 하지만 가장 큰 목표는 이 커뮤니티에 참여한 친구들이 유대감을 쌓아서 심리적, 사회적으로 고립감을 느끼지 않도록 만드는 겁니다.

Q 홀로서기는 돕지만 혼자 덩그러니 남는 일이 없도록 서로 보듬는 게 허들링 커뮤니티의 목적이네요. 올해 소이프가 계획 중인 사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데이트 폭력이나 성추행처럼 여성 친구들이 주로 겪는 문제가 있어요. 이를 예방하고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 중이에요. 또 지난 2020년에는 ‘YG엔터테인먼트’의 보이 그룹 ‘위너’ 강승윤 씨가 재능기부를 해주셔서 ‘네이버 해피빈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쳤어요. 그때 좋은 인연이 돼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할 사업을 구상 중이에요. 아직 확정은 아니니 관심 있게 소식을 기다려주길 바랍니다.(웃음)
누군가는 우리가 하는 일이 그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정부기관과 NGO, 우리 같은 기업이 모여 조금씩이나마 그 구멍을 메우다 보면 사각지대에 놓인 친구 모두를 도울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또 운영 10년째가 되면 이 회사를 우리 교육생에게 물려줄 계획이에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애정이 깊은 친구를 선발하는 것도 중요하고, 소이프라는 회사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야겠죠.

Q 대표님의 임기가 5년 정도 남은 거네요.(웃음) 내 회사를 차리고 싶은 예비 창업가 친구들에게 사업가 선배로서 조언을 한다면요?

왜 창업을 하고 싶은가요? 목적, 목표가 중요합니다. 만약 사회적 기업을 생각 중이라면 이윤을 내는 것을 넘어 나에게 맡겨진 ‘사명’이 무엇인지 확실히 해둬야 해요. 해내야 하는 목표가 확실하면 힘든 시기에도 팀원과 똘똘 뭉쳐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되거든요. 사업에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사업적 멘토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고요. 우리도 초반에는 무자본으로 시작했어요. 대신 노동력이 있었죠. 초반에는 월급을 가져가지도 못했고 수익이 나더라도 사업에 재투자하곤 했어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정부 지원 사업을 추천해요. 물론 지원 사업을 맡으면 그만한 책임감이 필요하답니다.

Q 꼭 보육시설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마음이 외롭고 힘든 청소년이 참 많을 거예요. 이 친구들에게 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저도 학생 때 무척 방황을 했어요. 같이 놀던 친구들 대부분이 자퇴를 해서 저도 고등학교를 자퇴할까 고민도 했죠. 그때 어머니가 “공부가 싫으면 다른 걸 해보라”고 말씀하셨고, 호기심으로 복장학원에 가서 패션디자인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옷의 패턴을 그리고 패션 일러스트를 그리는 게 진짜 재밌는 거예요. 이걸 대학에서 제대로 배우고 싶어지니 입시미술도 공부해야 했고요. 막연히 꿈이 생기기 시작하니 방황할 시간이 없었어요.(웃음)
어머니가 절 믿어주셨던 게 저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됐어요. 여러분도 누군가를 믿어주세요. 그리고 그 믿음을 받고 있다면 기회로 만들고요. 기회는 완벽하게 만들어져서 오지 않습니다. 내 노력도 필요하죠.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뀌고, 나를 보는 시선도 바뀜을 믿으세요.

글 전정아 ●사진 손홍주, 소이프

청소년학과 [ Youth ]

청소년이 건전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청소년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바르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곁에서 도울 전문가도 필요해. 청소년학과는 이러한 청소년 지도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과야. 청소년과 함께하는 직업을 갖고 싶다면 청소년학과를 눈여겨보자.

 학과 궁합 테스트 

다음 항목 중 7개 이상에 해당하면 청소년학과 진학을 고민해봐!  총______개

ㅁ 나도 청소년이지만 청소년들의 관심사가 너무 궁금해.
ㅁ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게 나의 일.
ㅁ 봉사활동은 일상! 봉사활동 시간이 부족할 일은 없지.
ㅁ 공감을 잘하는데 비판적이기도 해서 F인지 T인지 늘 헷갈려.
ㅁ 인간의 심리와 욕구를 공부하는 게 적성에 맞는 듯?
ㅁ 신문의 사회면 기사를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해보는 걸 좋아해.
ㅁ 청소년이 건전하게 놀 만한 곳은 없을까? 놀거리 찾느라 바빠.
ㅁ 수치를 분석하거나 통계를 활용하는 게 어렵지만 재밌어.
ㅁ 아동학대, 보호종료 아동 등 아동과 청소년 관련 뉴스는 꼭 읽어봐.
ㅁ 문제가 생기면 손 놓고 있지 않고, 해결할 방법을 찾는 편이야.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릴 청소년을 연구하는 ‘청소년학과’

청소년이 자라면서 만나게 되는 여러 환경에 대해 지식과 기술을 쌓아 청소년이 높은 수준의 윤리 의 식과 건강한 신체를 갖춘 성인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학과야. 철학, 심리학, 교육학, 사회학 등 여러 학문을 바탕으로 청소년의 환경을 이해해야 해. 청소년으로서 경험하는 것에 대해 통찰력과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고, 청소년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필요한 욕구나 사회 문제에 공 감하고 해결해나가려는 의지가 필요하지.

 청소년학과에서는 어떤 과목을 배울까? 

청소년학과 주요 과목

① 청소년지도방법론
청소년지도의 의미와 지도자의 역할을 살펴보고, 지도 계획과 프로그램의 설계와 운영, 지도 방법과 평가 등 전반적인 지도 과정의 내용과 기술을 배운다.

② 청소년심리
청소년기에 겪게 되는 여러 가지 변화 중 특히 심리적 변화에 관해 가정, 사회, 학교 등 청소년 주변의 환경과 관련해 이해한다.

③ 청소년정책론
청소년 정책의 주체와 객체, 기능, 재원, 전달체계 등을 중심으로 국내외 청소년 정책의 현황과 내용을 공부하고 한국 청소년 정책의 과제와 방향을 연구한다.

④ 청소년상담
청소년 상담에 필요한 상담자의 역할과 상담자가 내담자와 맺어야 할 바람직한 관계의 형태, 상담기법 등을 기초적인 이론과 실습으로 습득한다.

⑤ 청소년육성법규와행정
청소년기본법 등 청소년과 관련한 주요 법령의 내용을 공부하고, 청소년단체와 시설, 지도자 등 청소년 활동의 기본이 되는 행정법을 다룬다.

⑥ 청소년프로그램개발및평가
청소년 활동과 프로그램의 특징, 발달 특성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이론을 배우며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하고 홍보, 마케팅 등을 실습한다.

⑦ 청소년문제와보호
학교 폭력, 집단 괴롭힘, 학교 부적응, 가출 등 청소년이 겪는 문제 행동과 위기 청소년의 양상을 배우고, 청소년 보호를 위한 법률을 공부한다.


학과 Talk & Talk

두 학과의 특징을 소개해줘.

 명지대 청 소년지도학과는 국내 최초로 개설돼서 우 리나라 청소년학의 시작과 함께 발전하 고 있어. 필수과목을 이수하면 청소년지 도사 2급 필기시험이 면제되는 점도 큰 장점이지.

 성균관대 아동·청소년학과는 학과 명칭 때문에 유아교육이나 보육 분야만 떠올리 기 쉬운데, 아동과 청소년에 관련된 세분 화된 전문영역을 모두 배울 수 있는 학과 야. 학생들이 전공에 대한 애정이 높고, 연 구 열정도 강해서 으쌰으쌰 같이 공부하 기 좋은 곳이지.

전공 중에서 제일 재밌었던 과목은 뭐야?

 나는 청소년기관실습! 학과 졸업 전에 80시간씩 두 번, 총 160시간 청소년 기관실습을 이수해야 하거든. 직접 청소년기관에 가서 실습을 하는데, 확실히 청소년의 입장 과 멘토의 입장에서 활동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내용을 배우게 되더라. 직접 청소년과 소통 할 수 있어서 더없이 좋은 경험이 됐지.

요즘 청소년학과 선배들의 핫이슈를 소개해줘!

 우리나라는 아이들의 교육권에는 관심이 많아도 놀이 문화와 놀이 공 간의 부재, 즉 ‘놀 권리’에 대해서는 인식이 부족한 편이야. 놀 권리를 높이고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놀이 시설 안전 관리와 평가 점검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해.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신조어는 거의 매일 생기잖아. 아무래도 청소년에 맞춘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 고, 소통할 때도 유행어나 문화가 중요한 대화 주제가 돼서 청소년 신조어는 늘 핫이슈야. 그리고 조금 무 거운 주제가 되겠지만,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여성가족부 존폐 여부도 논란거리지. 청소년 분야는 여성가 족부에 포함되어 있는데, 만약 여성가족부가 폐지되면 청소년 분야는 어디에 속하게 될지, 아니면 신설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

졸업 후 진로로 청소년지도사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진출 경로는 어때?

 크게 청소년 활동과 청소년 상담 분야가 있는데, 청소년활동진흥센터, 청소 년정책연구원, 청소년보호재활센터,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과 같이 청소년 관련 기관과 사업체에 많이 진출하고 있어.

 우리는 아동발달심리, 임상 분야 연구원으로 많이 진출하고, 아동교구와 교재를 개발하거나 아 동·청소년을 위한 도서 및 방송 제작을 하는 분도 많아. 또 국제아동을 위한 복지 분야에서도 일하고.

청소년학과에 합격하려면 중고등학교 때 어떤 공부를 해두는 게 좋아?

 앞으로 아동·청소년학은 통계학이나 인공지 능, 프로그래밍 등과 같이 얼핏 보면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학문 분야와도 연계되지 않을까 생각해. 다른 분야를 등한시하지 않고 여러 경험을 해보는 게 좋겠지.

청소년학과를 준비한다면 꼭 해봐야 할 활동도 있을까?

 지역아동센터 등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에서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해보길 바라. 봉사활동이 필수인 건 아니지만, 대화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가지고, 아이들의 삶 을 들여다보면서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거든.

 법적으로 명시된 청소년참여기구인 청소년운영위원회, 청소년참여위원회, 청소년특별의회 활동을 추천 할게. 청소년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되는 참여기구라서 다른 활동에 비해 훨씬 큰 효과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거야. 또 청소년운영위원회는 모든 청소년수련시설에서 운영하니까 더 쉽게 참여할 수 있거든. 지역 청소년센터나 문화의집에 방문해 적성에 맞는 프로그램에 참여해봐.

글 전정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플랫아이콘/참고자료 커리어넷(www.career.go.kr)

마음의 새싹을 어루만지는 청소년상담사

청소년상담사가 말하는 직업 이야기

청소년 곁에서 바로 설 수 있도록 손을 잡아주는 일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 신성호 청소년상담사



어른한테 혼났을 때, 친구와 싸웠을 때, 진로와 꿈이 고민될 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면 어떨까? 마음이 답답하고 힘든 청소년들을 두 팔 벌려 안아주는 사람이 있다. 청소년들의 마음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청소년상담사’다.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 치료사업부에서 5년째 청소년과 함께하고 있는 신성호 청소년상담사를 만났다.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는 어떤 곳인지 소개해주세요.
위기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벗어나기 힘들고, 지역사회의 자원으로도 쉽게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고위기 저자원 청소년’들을 위한 거주형 재활 치료 시설이에요. 디딤센터에서는 정서와 행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상담 치료, 보호와 교육을 함께 제공하고 있는데요, 주로 우울이나 불안, 품행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ADHD)을 비롯한 정서행동의 문제를 안고 있는 친구들이 이곳으로 입교합니다. 저는 청소년 상담 사업을 운영하고, 아이들의 치유와 회복을 돕는 청소년상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상담이 일반적인 상담과 다른 특징이 있다면 뭘까요?
성인과는 다르게 청소년 시기에는 자발적으로 상담사를 찾아가기 어려워요. 우리 디딤센터에는 학교나 지역상담복지센터, 병원에서 이미 상담을 받은 친구들이 더러 있는데, 선생님이나 보호자의 요청으로 여기로 오는 경우가 많아요. 이렇게 되니 아무래도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죠. 때문에 초기에는 아이들 스스로 상담하고자 하는 자발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담의 효과가 낮아질 수 있어요. 우선 아이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나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청소년 상담의 핵심입니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여는 것이 상담의 첫걸음이군요. 처음에 청소년들과 친해지려는 노력이 청소년상담사에게는 필수겠어요.
늘 하는 고민이에요. 아이들과 재밌게 대화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요즘 유행하는 아이템, 신조어, 최신 문화나 밈을 열심히 공부하기도 하고요.(웃음) 그렇게 서서히 이야기를 트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동기를 강화하는 작업에 힘을 쏟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긍정적인 관계 형성’이에요. 그래서 청소년들이 ‘이 관계가 안전하구나,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특히 이곳에서 아이들이 생활하다 보니 다른 기관보다 상담사와 아이들이 오랜 시간을 같이 보냅니다. 보통 상담사 1명당 6명 정도의 청소년을 담당하며 길게는 4개월까지 상담을 진행해요. 같이 밥을 먹고, 수업에도 참여하는 등 하루를 함께하며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수많은 청소년과 상담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상담받는 아이의 보호자가 긍정적으로 변화한 경우가 있었어요. 사실 청소년들의 문제는 상당 부분이 가족과 연결되어 있는데, 아이의 상담을 통해 보호자까지 나아지는 것은 쉽지 않거든요. 청소년이 변화하면서 부모를 같이 변화시킨 선한 영향력을 끼친 사례죠. 또, 자신의 진로를 찾은 청소년들도 떠올라요. 지금은 꿈을 찾아 대학에 진학한 한 친구는 ‘앞으로 심리학이나 상담 공부를 해서 신성호 선생님처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이런 모습들이 감명 깊었죠.

와, 감동적인데요. 누군가의 롤모델이나 멘토가 된다는 건 참 멋진 일같아요.
맞아요. 한없이 마음이 벅차오르지만 한편으론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상담사가 늘 갖춰야 하는 자세가 ‘겸손’이거든요. 나의 상담 기법이 완벽하지 않은데 혹시나 내 한마디 한마디가 상담받는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좀 과하게 말하자면 ‘작두를 타는 기분’으로 매번 상담에 임하고 있습니다.(웃음) 전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얘기해요. “내가 너를 이끄는 게 아니라 네가 앞에 서 있는 거야. 다만 너의 곁이나 뒤에는 항상 내가 있을게. 네가 힘들 때 옆에서 부축해주고 뒤에서 밀어줄 거야”라고요. 그래야만 변화의 요인을 누군가의 도움이 아닌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어요.

우울이나 불안, 그리고 학교 폭력과 따돌림 문제 등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있는 청소년들이 아직 많아요.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청소년상담사 직업은 우리 사회에서 왜 필요할까요?
청소년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문제는 오히려 심각해졌어요. 위기청소년 비율이나 우울·스트레스 수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거든요. 이런 걸 보면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을 제대로 지탱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청소년들이 겪는 문제를 빨리 치료한다면 이 아이들이 자라서 생길 수 있는 더 큰 사회적 문제를 미리 막을 수 있겠죠. 이처럼 청소년상담사는 청소년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게 돕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청소년상담사를 꿈꾼다면 뭐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타인과의 상담을 잘하려면 일단 상담을 많이 받아봐야 해요. 사소한 문제라도 괜찮습니다. 내가 힘들 때 상담을 받아야 나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자신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답니다. 또, 학교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같은 기관에서는 또래 상담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또래들의 고민이나 문제 해결에 노력하면서 이 직업을 직접 경험해보세요. 가장 중요한 건 상담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거예요. 상담을 받는 행위는 무엇보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입니다. 혹시 아침에 일어나서 조깅하고 헬스장에 가는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하나요? 마찬가지로 상담을 받는다고 해서 절대 문제가 있거나, 이상한 사람이 아니랍니다. 마음의 스트레칭, 또는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가볍게 상담실의 문을 두드려주길 바랍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다 청소년상담사 톺아보기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의 구석구석을 함께 둘러보자.

  상담치료  

‘상담’을 떠올리면 테이블에 마주 앉아 딱딱하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생각난다고? 그것은 크나큰 오해. 귀여운 인형이 가득한 소파에 앉아서 가볍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날씨가 좋으면 야외 벤치에서 상담할 수도 있어.

단, 개인 상담을 할 때는 넓은 공간보다는 좁은 공간에서 상담받는 사람이 안락함과 편안함을 느낀다고 해.

  대안교실 및 활동 프로그램  

디딤센터에서는 청소년들의 학습권을 보장 하기 위해 대안교실에서 창의적 수업이나 인성교육을 하고 있어. 또, 원예치료, 음악치 료, 목공체험, 바리스타체험 등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찾 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이 있지. 물 론 상담사들이 모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들의 활동에 함께하며 친밀감을 쌓아가고 있어.

청소년의,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정책연구원

대한민국 청소년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기반이 될 법과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청소년이 본인 삶의 주인공이 돼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의 청소년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하는 기관이다. 그렇다면 청소년정책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질까?

청소년활동에 날개를 달아줄 정책을 만드는 기관
‘청소년정책 기본계획’은 5년마다 수립된다. 이는 청소년의 권리 및 책임과 가정, 사회, 국가, 지방자치단체에 청소년에 대한 책임을 정하고 청소년정책의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는 법인 ‘청소년기본법’에 근거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청소년 분야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국책연구기관으로, 청소년정책기본계획의 방향과 내용을 연구한다. 특히 올해는 ‘제6차 청소년정책기본계획’이 마무리되는 해로, 새로운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대통령 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시기이므로 국가 청소년정책의 전환기에 맞는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내에는 청소년의 성장을 지원하는 지역 생태계를 만드는 미래생태연구실, 청소년 문화를 활성화할 미디어와 문화예술 교육을 맡은 미디어문화연구실, 청소년 정책을 혁신하고 청소년 시설과 단체, 청소년활동을 개발하는 창의혁신연구실 등이 마련돼 있다. 이외에도 청소년의 복지와 삶의 질을 개선하고 취약 및 위기청소년을 지원하는 삶의질연구실, 청소년의 몸과 마음의 건강과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인권보장연구실, 청년 관련 법률과 정책을 연구하는 청년정책연구실을 운영 중이다.

청소년의 목소리를 귀담아듣는 것이 첫걸음
청소년정책을 만들 때는 청소년과 지역사회가 원하는 바를 듣고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등 법을 만드는 사람들과 함께 공론을 해야 한다. 이때 청소년의 생생한 목소리로 정책 과제를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역할이다. 먼저 연구 과제를 설정하기 위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주위를 살핀다. 어떤 청소년정책이 필요한지, 그리고 이 정책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이유와 왜 현장에서 반영되지 않는지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발견한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만들기 위해 연구 과제와 목적을 설정한 뒤에는 문헌 연구와 설문조사 및 분석, 인터뷰와 같은 면담 등 다양한 각도로 자료를 수집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사한 정보를 논리적으로 풀어내 현실화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의견을 내는 것이다. 법과 제도는 어떻게 개선할지,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자원을 연계할지 등 정책의 세부 내용을 제안한다. 그리고 정부기관 및 전문가들과 실현가능성을 협의하고, 타당성 있는 정책을 제시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말하는 직업 이야기

“생각에 그치지 않고 무엇이든 해보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진로개발센터 강경균 센터장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는 연구실 외에도 청소년진로개발센터, 글로벌청소년연구센터, 학교폭력예방교육지원센터 등이 있는데요, 청소년진로개발센터에서는 어떤 연구를 하고 있나요?
말 그대로 청소년의 진로개발을 위주로 연구하는데, 특히 학교 밖 청소년의 진로까지 폭넓게 다뤄요. 위기청소년, 학업을 중단하거나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아이들, 소외계층을 위한 진로를 지원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죠. 우리는 여러 청소년 관련 시설이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속 진로 자원과 연계해서 청소년이 좀 더 자유롭고 자기주도적으로 진로를 계획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참여한 정책 연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가 있나요?
‘청소년 기업가정신 함양 및 창업 활성화 방안 연구’예요. 기업가정신을 기르는 목표는 단순히 창업 교육이 아니에요. 내 삶의 참된 가치를 알고 삶을 이끌어가는 마음을 갖게 만드는 것이죠.
기업가정신은 청소년의 진로와 매우 연관이 깊은데 학교 교육과정으로 제시되어 있지는 않아요. 그래서 기업가정신을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교육과정처럼 구성하고 싶었어요. 국내외 문헌을 검토하고, 기업가정신 교육을 경험한 20명 정도의 교사, 청소년, 현장 전문가, 학계 연구원 등을 인터뷰하고 설문조사를 한 결과 타당성이 있고 구체적인 교육과정(안)을 만들 수 있었죠.

청소년정책을 연구하려면 직접 청소년과 부대끼며 지내보기도 해야겠어요.
이야기만 나누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청소년과 숙박도 하고 운동도 하며 청소년의 진짜 목소리를 들으려 해요. 청소년들도 진로에 대해서 고민이 참 많아요. 그런데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행동으로 옮기는 걸 어려워하죠. 고민에서 머무르지 않고 실천하게 만드는 것이 나에게도 고민이에요.(웃음) 바람직한 진로 활동이란 결과를 미리 생각하고 머뭇거리는 것이 아니에요. 생각한 것이 있으면 무조건 체험해보고 부딪히는 것이 중요하죠. 내 성장을 위해서는 뭐든 해봐야 하는데, 이를 지원해주는 것이 우리의 몫입니다. 그래서 생각한 대로 해보고 부딪혀볼 수 있게 지역사회 속 청소년기관과의 연계에 주목하는 거고요.
그러고 보니 지난해에 한 고등학생에게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전화를 한 통 받았어요. 자신이 원하는 직업의 현직자에게 전화를 거는 노력, 직접 정보를 얻겠다는 의지가 기억에 남네요.

벌써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을 목표로 하는 친구가 있다니! 모든 아이가 그 정신을 갖게 만드는 게 진로 교육의 목적이 되겠어요. 청소년정책연구원이 되려면 어떤 공부가 필요할까요?
우리 연구원의 특징 중 하나는 연구원의 전공에 제한을 두지 않는 점이에요. 나는 경영학과 교육학을 공부했지만, 다른 연구원들은 청소년지도학부터 사회복지학, 법학, 심리학, 사회학까지 전문 분야가 아주 다양하죠. 그래서 더 넓은 관점으로 청소년에 대한 정책을 디자인할 수 있고, 연구에 시너지가 나는 것이고요.
전공과는 무관해도, 타당하고 논리적인 연구를 하려면 설문조사나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방법론에 대해 잘 알아야 해요. 연구방법론이라는 도구를 잘 사용하면 어떤 재료로든 자기만의 철학과 논리를 담아 자신이 만들고 싶은 요리를 멋지게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공부하며 논문도 쓰고 다양한 연구에도 참여해봐야 해요. 물론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기본으로 갖춰야죠.

청소년을 위한 직업을 갖고 싶다면 지금 당장 해봐야 할 활동이 있을까요?
부모 같은 마음으로 말하자면, 일단 건강해야 합니다.(웃음) 집중력은 체력에서 나와요. 꾸준히 운동을 해 기운이 좋아지고, 활기차지면 주위에도 좋은 에너지를 나눌 수 있어요. 그래야 공부도 하고 싶어지고요.
자꾸 부딪혀보라고, 뭐든 해보라고 했지만 사실 ‘멍 때리는’ 시간도 참 중요해요. 휴대전화를 보는 시간도 휴식이 될 수 있으나, 그조차 하지 않고 멍하니 여유롭게 엉뚱한 생각도 해보면 좋겠어요. 청소년은 자기 삶의 주인공이고, 그들이 무대에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준비한 많은 정책과 활동이 있어요. 내 목소리가 담긴 공간과 활동을 만들고, 내 목소리를 담은 정책이 실현되기 위해서 청소년센터와 같은 기관에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보길 바라요.

글 전정아 ●사진 손홍주, 게티이미지뱅크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세상의 주인, 청소년

청년과 소년을 아울러 이르는 말. 사전에서는 ‘청소년’을 이렇게 정의한다. 만 13세 이상에서 만 19세 미만 사이의 10대 청소년은 성년기와 아동기의 중간 시기를 거치며 흔히 말하는 ‘자아 정체성’을 찾아가 게 된다. 바로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떤 직업을 갖게 될까?’, ‘내 인생은 어디로 가는 걸까?’와 같은 고 민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은 각자의 고민이 해결되는 건강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을까? 통계청이 발표한 ‘2021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청소년 고민 상담 유형의 비율은 정신건강 20.3%, 정보제공 18.3%, 대인관계 13.7% 순으로 나타났다. 또, 2020년 초·중·고 학생의 학교생활 만족도는 3년 전보 다 감소한 83%로 조사됐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청소년들은 비대면 시대에서의 관계 단 절을 경험했다. 41.6%의 청소년들이 향후 진로·취업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고 답한 것이다.

내 손으로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청소년 시기, 우리 사회는 진로 탐색의 필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교육 부가 새롭게 내놓은 고교학점제가 올해부터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및 일부 일반계고에 부분 도입되어 2025년에는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스스로 과목을 선택해 원하는 수업을 듣고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다. 진로 중심의 교육체제로 변화하면서 기업과 대학, 지자체가 협력해 청소년이 실제 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진로체험과 창의적 활동, 맞춤형 멘토링과 특 강과 같은 기회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만물이 소생하는 봄만큼 청소년과 잘 어울리는 계절은 없다. 무엇이든 할 수 있 고, 미래를 이끌어갈 주인이 될 청소년 관련 산업도 이제 막 봄을 맞았다. 인생의 로드맵을 그릴, 청소년 한 명 한 명은 모두가 주인공이다. 우리 시대의 청소년이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찾을 수 있도록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직업인들을 <MODU>가 만났다.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서 듣는 이들의 이야 기에 귀 기울여보자.

직업 탐구 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지도사, 청소년상담사
학과 탐구 청소년학과

[ 디지털 시민의식을 길러야 할 때 ]

 

우리나라의 디지털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체 가구의 99%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만 6세 인구의 93%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AI 기술 보급률은 세계 3위다. 이쯤 되면 디지털 활용 능력도 뛰어나야 하지만,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21세기 독자: 디지털 세상에서의 문해력 개발> 보고서에서 한국 청소년들의 디지털 정보 문해력이 최하위로 나타났다. 또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경험도 OECD 가입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드러났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무엇인지, 그 의미와 중요한 이유를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김묘은 대표에게 물었다.

(사)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nbsp;김묘은&nbsp;대표

Q ‘디지털 리터러시’가 무엇인지 개념부터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리터러시(Literacy)’는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을 의미해요. 즉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플랫폼의 다양한 기록물인 콘텐츠와 미디어, 기술 등을 접하면서 명확한 정보를 찾고, 활용하는 능력을 뜻하죠. 단순히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루는 방법이 아니라, 온라인상의 지식과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디지털 세상에서 시민의식을 갖춰 건강하게 소통하는 능력까지 의미합니다. 디지털 도구와 콘텐츠는 이제 우리 삶과 뗄 수 없을 만큼 보편화되고 있기에 앞으로 디지털 리터러시가 중요한 생존 역량이 될 거예요.

Q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요?

우리 협회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최초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시행한 기관이에요. 주로 어린이, 청소년, 교사, 노년층 등을 대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하고 있는데 국내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중국, 베트남 등의 해외에도 교육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디지털 도구를 다루는 기술적인 방법만 강조해왔기에 디지털 윤리까지 전파하는 교육 모델은 선진국에도 없었죠. 그래서 세계 최대 IT기업 구글에서도 우리 협회의 교육 모델과 콘텐츠를 요청해왔고, 꽤 오랫동안 협회를 지원해주기도 했어요.

Q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왜 필요할까요?

글을 읽고, 쓸 줄 모른다면 세상의 어떤 지식도 배울 수 없고, 정보도 얻을 수 없어요. 과거에는 글로 정보와 지식을 얻었다면, 이제는 음성, 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정보를 얻고, 이런 콘텐츠는 주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있죠. 그만큼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이 없다면 지식과 정보를 얻는 게 어려워질 거예요. 반면에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이 높은 사람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며 더 다양한 지식을 갖춰서 더 높은 생산성을 내는 윤택한 삶을 살 수 있겠지요. 그런데 디지털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유용할 수도 있고 유해할 수도 있는, 마치 칼과 같다는 걸 꼭 명심하세요. 요리사에게 칼은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강도에게는 사람들을 위협하고 해치는 무서운 무기가 되는 것처럼요. 디지털을 잘못 활용하는 사람은 중독에 빠져 삶이 피폐해지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고 불법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될 수도 있어요. 무사와 군인에게 칼과 총을 주기 전에 무사도와 군인 정신을 먼저 가르치는 것처럼 디지털을 처음 접하고 활용하기 전에 디지털 시민의식부터 길러야 합니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허위 정보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디지털 시민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디지털 시민교육이 선행되어야 미래의 지능정보화 사회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Q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가 생산되면서 잘못된 거짓 정보도 늘어나고 쉽게 공유되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가짜 뉴스가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허위 정보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더라도 자꾸 접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어떤 음식과 영양분을 섭취하는지에 따라 신체 건강이 결정되는 것처럼 어떤 정보와 콘텐츠를 접하느냐에 따라 생각과 가치관, 정신건강이 결정됩니다. 세계적인 IT 리서치 그룹 ‘가트너’는 2022년이 되면 전 세계인의 대부분이 진짜 정보보다 가짜 정보에 더 많이 노출될 거라는 연구자료를 발표했어요. 앞으로 허위 정보가 더 쉽게, 더 많이 생성될 수 있다는 거예요. 무분별한 가짜 뉴스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접한 정보를 100% 믿지 않아야 해요. 우리가 접하는 정보에는 ‘사실’이 있고, ‘의견’ 또는 ‘주장’이 있는데 이 차이를 구분해야 합니다. 의견은 단지 의견으로 받아들이고, 이와 반대되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늘 열린 자세를 가져야죠. ‘사실’에 대한 정보를 찾는다면, 반드시 다양한 사이트를 검색해 여러 번 사실 여부를 확인하면서 허위 정보를 구분하는 시각을 기르세요.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가 진행하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

Q 앞으로 더 진화된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어떤 능력을 키워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요?

AI시대가 되면서 코딩 교육을 하는 곳이 정말 많아졌어요. 마치 모든 학생을 인공지능 개발자로 만들려는 것처럼 말이죠.(웃음) 전체 인구로 보면 인공지능을 직접 만드는 사람은 얼마 안 될 거예요. 대부분은 누군가 만든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고, 활용하죠. 영화 <아이언맨>을 보면 주인공이 인공지능에게 일을 시키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처럼 앞으로는 지식 노동을 할 때 인공지능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될 거예요. 그래서 학교 교육에서 가르쳐야 할 것은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보다 잘 활용하는 방법이에요.
이제 기계가 인간의 신체 노동을,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식 노동을 대부분 대체할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노동 가치가 크게 달라지고 일터에서 인간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어요. 과거에는 인간들끼리 분업을 했다면 이제 분업은 기계, 인공지능과 하고 사람들과는 집단지성을 만들기 위한 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해질 거예요. 서로 협력해 지적 능력을 쌓으려면 소통 능력과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도 필요하죠. 그래서 앞으로 교육은 디지털을 활용한 협업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메타버스 기술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다양한 메타버스 공간에서 여러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다면 메타버스 세상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조언해주세요. 

메타버스를 흔히 ‘가상세계’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메타버스의 핵심적인 특성이자, 기존 가상세계와 가장 큰 차이점이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하나로 통합된 세상이라는 거예요. 한편으로는 메타버스로 인해 현실과 가상세계 간의 괴리를 느끼고, 현실의 자아와 가상세계 자아의 차이로 혼란스럽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세상’인 메타버스로 인해 삶이 더 매력적으로 확장될 거라고 생각해요.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일생에서 만나고 관계하는 사람의 수가 50~200명 정도 된다고 해요. 그런데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서 교류하는 수가 수천 명 수준으로 증가했죠. 이제 메타버스에서는 수만 명에 이르는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될 거예요. 인공지능 번역 기술이 조금 더 발전하면 세계 언어 장벽도 사라져 메타버스를 통해 훨씬 더 넓은 세상을 접할 수 있어요. 아바타로 교류하며 연령, 성별, 인종, 종교의 차이도 허물 수 있죠. 가령 거제도에 사는 학생이 아프리카 할아버지와 친구가 될 수 있고, 울릉도에 있는 할머니가 미국인들에게 토속민요를 가르칠 수도 있지요.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누구나 다양한 모습으로, 다양한 역할을 하며 삶을 확장하게 될 거예요. 다만, 중요한 것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회적 약속’을 꼭 지켜야 해요.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타인에게 불편과 피해를 주지 않고 행동해야 함을 명심하세요.

디지털 세상 속 SOS [디지털 활동 고민에 김묘은 대표가 알려주는 솔루션]

Q 스마트폰이 옆에 없으면 불안해요. 아침에 눈 뜬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거의 손에서 놓지 않아요. 폰에 매여 있는 생활을 고칠 수 있을까요?

잠잘 때 불을 끄고, 아침에 일어나서 불을 켜는 것처럼 생각해봅시다. 불을 끄고, 켜기 위해서는 전원 스위치가 있어야 하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데도 전원 스위치를 만들어보세요. 정해진 때와 장소,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잠시 멀리 두는 거예요. 가령 주머니에 넣어두고 꺼내지 않거나 서랍 속에 넣어두거나 가족들에게 잠시 맡겨두는 등 폰 사용과 제한 규칙을 정하는 거죠. 이런 스위치 습관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다 보면 폰과 거리를 두는 게 조금은 수월해질 거예요.

Q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그 세계에 빠져 있어요. 가끔 현실이 게임 세상이었으면 하고 바랄 때도 있고요. 저 문제 있는 거겠죠?

A 인생을 살면서 무언가에 빠진다는 건 나름 매력적인 일이에요.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겠어요. 좋아하는 게 있다면 미친 듯이 해보는 것도 좋죠. 다만, 그것이 ‘내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될까?’를 꼭 생각해보세요. ‘중독’은 정신적인 문제로 보는데, 이와 현상은 비슷하지만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말이 있어요. 바로 ‘몰입’이죠. 이 둘의 차이는 뭘까요? 나에게 해가 된다면 ‘중독’이고, 나를 비롯한 주변에 도움이 된다면 ‘몰입’이라고 볼 수 있어요. 게임에 빠져 잠도 못 자고, 공부에 집중하지도 못한다면 그건 ‘중독’이에요.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게임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고, 게임을 잘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정리해서 책으로 출간하는 등 다른 게이머들에게 도움을 주는 생산적인 일을 한다면 이것은 ‘몰입’이죠. 이런 활동은 대학 수시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죠? 무언가에 빠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빠지느냐가 중요합니다. 게임이 정말 좋다면,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멋지게 미쳐보세요.

Q 유튜버가 꿈이어서 채널을 운영해보고 있어요. 그런데 구독자를 많이 늘리고 싶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자극적인 걸 만들어보고 싶은데, 콘텐츠가 꼭 건전해야만 하나요?

A 유튜브 채널은 개인방송인 만큼 방송에 대한 책임을 개인이 짊어져야 해요. 그 책임의 크기는 구독자 수가 늘어날수록 커지겠죠. 구독자가 10만 명, 100만 명 규모로 채널이 크게 성장한다면 공영방송만큼의 큰 영향력을 끼쳐서 방송에 대한 책임이 더 무거워질 거예요. 사람들이 웹상에 남기는 다양한 디지털 기록을 ‘디지털 발자국’이라고 하는데, 비윤리적인 콘텐츠를 만든 사람의 디지털 발자국은 영원히 세상에 남아 자신이 앞으로 하게 될 많은 일에 악영향을 미치겠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나 취업할 때, 결혼할 때, 자녀의 학교를 방문할 때, 매 순간 자신이 남긴 디지털 발자국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거예요. 그 발자국이 인생의 장벽이 됐을 때 후회한다 해도 흔적을 없앨 순 없겠죠. 그러니 디지털 세상에 자신의 발자국을 한 걸음 한 걸음 깊게 새긴다는 마음가짐과 책임을 갖고 매 순간 신중하게 활동하길 바라요.

profile
• 현 사단법인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CDL) 대표
• 현 우송대산학협력단 메타버스연구센터 부센터장
• 현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교 겸임교수
• 현 사단법인 한국과학문화교육단체연합 부회장
• 전 이화여대 AI융합교육대학원 겸임교수
• 전 EBS 시청자위원
• 전 교육부 AI교육정책 자문위원

글 강서진 ●사진 손홍주,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