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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신경 질환

“아직 밝혀지지 않은 뇌질환 원인을 찾는 게 숙제”

KIST 뇌과학연구소 박종현 박사

 

현재 어떤 연구를 맡고 계신가요?

국가 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뇌과학연구소와 치매DTC융합연구단 소속 연구원으로 뇌질환 치료제 개발 연구를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치매를 앓는 쥐에 새로 개발한 치료제를 투여해서 행동을 기억하는지 검사하고 있습니다. 치매 쥐의 기억력이 떨어지는 시박사점에서 정상 쥐와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비교해 원인 인자를 찾아내고, 이 원인 인자를 조절하는 물질을 만들어 치매 쥐에 투여합니다. 그리고 기억력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이는지 평가하죠. 이런 검사를 통해 생체 내의 변화를 비교 분석해서 약의 효능을 확인하고, 치료 방법을 찾는 연구를 진행 중이에요.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요?

퇴행성 뇌질환은 뇌의 취약한 부위의 뇌세포가 파괴되어 발생해요. 현재까지는 노화로 인해 퇴행성 뇌질환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우리 몸은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하도록 만들어졌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기능이 감소하게 되고, 결국 세포가 죽어 사라지죠. 치매, 파킨슨병 등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앓는 환자는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점차 심해져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고 인격과 행동 양식에도 변화가 생겨서 환자는 물론 가족도 많이 힘들어요. 암과 같은 다른 병들은 일찍 발견했을 때 치료 효과가 좋은 반면 퇴행성 뇌질환은 아직 진단 방시법이 없고, 뇌 기능을 일시적으로 보완해주는 약물만 있어서 안타까운 상황이죠. 퇴행성 뇌질환 환자의 뇌에 단백질 덩어리가 관찰되고 있는 게 공통점이지만, 이것이 생긴 이유와 원인은 아직 연구 중이에요.

퇴행성 뇌질환 치료 방법을 찾는 게 어려운 상황인가요?

독일의 ‘알로이스 알츠하이머’라는 의사가 의학적인 관점으로 치매를 연구하고 알츠하이머 치매를 처음 학계에 보고했는데, 치매 환자에게 단백질 덩어리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존재한다고 발표했어요. 이후 학계에서는 실험용 쥐에 이 단백질을 응집시키고 관찰한 결과, 치매 환자처럼 기억력이 떨어지는 행동을 보여 전 세계적으로 이를 억제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했죠. 하지만 지난 15년 동안의 연구는 모두 실패했고, 올해 가장 기대했던 한 제약회사의 신약 후보 물질도 임상 시험에서 별다른 효능을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지금은 알로이스 알츠하이머가 제시한 가설에 의문점을 갖고, 치매를 일으키는 다른 원인을 찾는 중이죠.

뇌질환 연구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쓰는 점은 뭔가요?

어떤 연구를 하느냐에 따라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이 다르겠지만, 치매 치료제 연구의 경우는 쥐의 기억력 평가를 통해 그 효능을 검증해요. 가령 쥐가 미로를 얼마나 잘 통과하는지, 전기 충격을 주는 방을 기억하고 다시 들어가지는 않는지 등을 평가하는데, 이런 실험을 하려면 쥐가 연구자를 무서워하지 않고 테스트에 자연스럽게 임할 수 있도록 해야죠. 그래서 쥐가 연구자와 친숙해지도록 놀아주는 일도 중요해요.(웃음) 또 실험 결과가 일관성 있게 증명될 수 있도록 실험실의 환경을 항상 동일하게 유지하는 데도 신경 써야 합니다. 퇴행성 뇌질환은 노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서 이런 질환을 가진 실험 모델을 만드는 데 10개월 이상의 오랜 시간이 걸려요. 실험용 쥐를 사육하는 것도 생명체를 다루는 일이라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고요. 이렇게 온전한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서 실험에 필요한 여러 조건을 꼼꼼히 고려하는 게 중요합니다.

뇌신경 질환을 연구하는 연구원이 되려면 보통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궁금해요.

뇌는 인간에게 나타나는 모든 현상을 이해하는 출발점으로, 뇌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척수, 뇌간, 소뇌, 해마 등 뇌 기관의 상호 관계와 뇌의 작용에 대한 지식을 쌓고 감각, 지각, 기억, 언어와 같은 인지작용을 학습해야죠. 이런 공부를 하려면 생명과학이나 생물 관련 학과에 진학하면 되는데, 더욱 전문적인 연구 경험과 자질을 익히기 위해 대학원 과정을 거치기도 해요. 졸업 후엔 뇌질환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소, 학교, 병원, 제약회사 등에서 다양한 질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합니다. 또 안전성평가원과 효능평가센터에서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신약 연구를 하기도 해요.

박사님은 이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생물은 암기 과목이라고 생각했는데, 깊게 공부할수록 호기심이 생겼어요. 인간의 몸이 항상성, 즉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생체 작용을 조절해서 생명현상을 이루는 게 신기했죠. 또 추울 때와 더울 때, 배고플 때와 배부를 때처럼 몸이 다양한 자극에 반응하고 적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재미있어 생명공학 전공을 선택했어요. 우리 몸은 항상성이 깨졌을 때 아프게 되는데, 스스로 치유하고자 변화하는 원리를 잘 이해한다면 각종 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그래서 외부 병원균에 대한 우리 몸의 방어 방법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에서 면역학 연구를 했고, KIST 연구소에 들어와 뇌 연구 방법의 특징과 신약 개발 과정을 익히는 데 노력했어요. 지금도 세계 과학자들이 발표한 뇌질환 치료 연구 논문과 뉴스들을 꾸준히 찾아보며 신약 개발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뇌질환을 치료하는 연구원이 되고 싶은 청소년에게 조언을 해주세요.

뇌신경 과학 분야는 새로운 연구 방법과 결과가 끊임없이 나오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이를 지속적으로 습득하는 데 호기심과 흥미가 있어야 해요. 모든 연구는 혼자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의견을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해외 연구원들과 교류하는 일도 잦아서 영어를 익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뇌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돕는 봉사활동을 해보면 이 분야의 연구가 왜 필요한지 마음으로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뇌신경 질환은 그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많은 연구 분야입니다. 인류가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행복한 삶을 사는 데 기여하고 싶다면 뇌질환 치료제 개발 연구원에 도전해보세요.

 

글 강서진 ●사진 KIST 박종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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