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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하늘의 기분을 읽다 기상청 예보분석관

단 1초 앞도 알 수 없는 미래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날씨’다. 우리는 외출 전 자연스럽게 기상청이 예보한 날씨를 보고 그날의 옷차림을 선택하고 일정을 바꾸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상청은 어떤 방법으로 앞으로의 날씨를 예보하는 걸까? 기상청 예보분석관과 함께 ‘오늘의 날씨’를 발표하는 과정을 따라가봤다.

1시간 앞부터 내년까지, 다양한 예보업무 맡아

예보업무는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뉜다. 6시간 이내의 기상상황을 1시간 간격으로 발표하는 ‘초단기예보’, 전국을 5km×5km 간격으로 세분화해 3500여 개의 읍·면·동 단위로 나눠 예보하는 ‘단기예보(동네예보)’, 단기 예보 이후 향후 10일까지의 기상전망을 매일 2회 발표하는 ‘중기예보’ 등이 있다. ‘장기예보’의 경우 1개월 전망과 3개월 전망으로 나누어 기압계와 평균기온, 강수량 전망을 발표한다.
또한 2, 5, 8, 11월에 다음다음 계절의 평균기온과 강수량, 엘니뇨 및 라니냐(열대 중부지방의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0.5°C 이상 차이 나는 상태가 5개월 이내 지속되는 현상)를 전망하는 ‘계절 기후전망’, 다음 해의 평균기온과 강수량 등을 전망하는 ‘연 기후전망’ 등도 발표한다.

관측 자료와 수치예보 모델 참고해 예보 방향 수립
예보분석관은 예보에 앞서,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대기 상태와 위성 자료, 레이더 자료, 일기도 분석 등 여러 관측 자료를 세심히 살핀다. 지상에서부터 높은 고도까지 대기가 어떤 상태로 놓여있는지 그 흐름을 살펴보고 예보국이 예측한 대로 흘러왔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이때 대기의 운동과 변화를 설명하는 역학 및 물리방정식을 슈퍼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풀어내고, 날씨를 예측하는 ‘수치예보 모델’로 생산한 정보를 참고해 예보 방향을 수립한다.
예보 방향을 수립한 뒤에는 각 지방의 특성을 고려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지방 예보관과 예보 토의를 진행한다. 같은 자료를 보더라도 지방 특성에 따라 예보관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다. 토의 내용을 토대로 3일 후까지의 전국 날씨를 결정하고 동네예보를 편집한다.

한 땀 한 땀 꼼꼼하게 날씨 데이터를 만드는 동네예보
동네예보는 하루에 8회, 3시간마다 한다. 하늘의 상태와 강수 형태, 최저 및 최고기온, 습도, 파도의 높이 등 12개의 기상 요소를 모아 날씨 정보를 수정하고 편집한다. 동네예보 데이터를 만들 때는 태블릿 모니터를 활용해 3시간가량 진행하는데, 한반도를 5km씩 격자로 나눈 배경에 습도와 풍향, 풍속, 강수확률, 강수량 등을 예보관이 직접 표시하고 그린다.

날씨 요소를 모두 편집하고 나면 검토한 뒤 1시간 단위로 동네예보를 한다. 이외에도 예보분석관은 오늘의 날씨와 미세먼지, 건조 특보 등의 정보를 직접 영상으로 촬영해 유튜브에 업로드하기도 한다.


 기상청 예보분석관이 말하는 직업 이야기 

기상청 예보국 총괄예보관 전일봉 예보분석관

 

“매일 바뀌는 날씨에 의문을 갖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현직 예보분석관으로서 예보 업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요?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의사가 환자를 진찰할 때 MRI, X-레이 등 여러 검사 자료를 보고 환자의 상태를 검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보분석관 역시 날씨를 예측하려면 다양한 기상상황을 빈틈없이 감시하고 분석해서 신속하게 읽어야 하죠.

예보분석관이 느끼는 직업적 장점도 궁금해요.

예전엔 그저 몸으로만 느꼈던 날씨가 그 원인을 머리로 알게 되면서 하루하루가 더 즐거워졌어요. 예를 들어 추운 겨울이라면 ‘오늘은 엄청 춥구나’ 하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깃발이 휘날리는 방향을 보니 바람이 북서풍으로 변했구나.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와서 추워졌나봐’ 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됐거든요. 예보분석관이 되고 나서는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하늘의 상태부터 보게 돼요. 구름이 흐르는 방향, 하늘의 맑음 정도, 레이더 영상을 보면서 우리나라에 어떤 비구름대가 들어오는지 살펴보는 거죠. 그러다 보니 눈이나 비가 오는 날씨를 그저 감상적으로 즐길 수 없게 되기는 했네요.(웃음)

우리나라 국민들이 기상청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날씨를 맞히지 못했을 때 유독 모진 평을 하기도 하잖아요. 힘들 때도 있을 것 같은데요.
사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예보는 정답을 맞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미래를 더욱 정확히 알고자 하는 자세는 필요하지만요. 하루 24시간을 빈틈없이 채워야 하기 때문에 주간, 야간 교대 근무가 있고, 11~13시간씩 일하다 보니 업무 강도도 높은 편이기는 하고요.
하지만 힘든 점보다는 오히려 제가 낸 예보로 사람들이 즐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많이 느껴요. 한 번은 유치원생 아이들에게 팬레터 아닌 팬레터를 받은 적이 있거든요.(웃음) ‘날씨를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눈은 언제 오나요?’ 하고 천진난만하게 쓴 내용이었는데요, 내가 내는 예보가 아이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와 닿아서 기억에 많이 남네요.

기상청 예보분석관이 되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한가요?
우선 대기과학을 배워야 합니다. 대기과학과에서 일반기상학, 대기역학, 대기물리 등을 배우는 게 좋죠. 일반적으로 기상직공무원 공채 시험이나 경력직 채용을 통해 기상청에 입사하는데요, 9급의 경우 국어, 영어, 한국사 등의 과목은 일반 국가직 공무원과 같은 문제를 풀고 일기분석 및 예보법, 기상학개론 등의 시험을 추가로 보게돼요. 7급 공채시험에서는 2차 시험에서 물리학개론, 기상역학, 물리기상학, 일기분석 및 예보법 등의 과목으로 평가하고요.
무엇보다 ‘이 기상현상은 왜 그런 걸까?’ 하고 기상현상에 궁금증을 품는 것이 중요해요. 매일 바뀌는 날씨에 꾸준히 의문을 가지고, 이해하려는 자세를 갖춘다면 예보분석관으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쌓을 수 있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예보분석관의 업무는 어떻게 달라질지도 예보해주세요.
기후위기에 따라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위험한 기상상황이 많이 늘었어요. 그러다 보니 예보와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도 많아졌고요.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날씨 패턴이 급격하게 달라지는 만큼, 과거로부터 배워온 예측 기법을 넘어서서 컴퓨터 프로그램이 예측하는 수치예측 자료를 해석하는 업무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 원래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려고 했어요. 그러다 기상학을 배우다 보니 실제로 ‘과학’을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고, 기상청 업무에 호기심이 생겨 예보관을 준비하게 됐죠. 그렇게 기상청에 입사해 7년 가까이 일하고 있네요.(웃음) 여러분도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고 해서 꿈을 너무 빨리 포기하지 않길 바라요. 오늘 하루를 성실하게 살고 꼼꼼히 분석하다 보면 나의 미래를 더욱 정확하게 예보할 수 있을 테니까요.


< 기상청 속속들이 들여다보기 >

하루의 동반자가 되는 일기예보, 재난재해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키는 특보와 경보까지, 우리가 몰랐던 기상청 속 여러 업무를 파헤쳐 보자.

예보국
예보국에서는 전국적인 날씨 예보 및 특보에 필요한 기술과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예보 콘텐츠를 생산한다. 또한 태풍의 발생과 추적을 감시하고 태풍의 진로 및 강도를 예보하는 국가태풍센터, 위험한 기상상황에 대응하는 재해기상대응팀 등이 마련돼 있다.

관측기반국
예보의 기초가 되는 관측을 할 수 있는 관측장비, 관측시설 등을 지원하는 부서다.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가 소속돼 있어 기상용 슈퍼컴퓨터(계산 성능이 높아 기상·기후를 예측하고 입자물리, 천문우주, 생명공학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 연구에 활용되는 컴퓨터)를 운영하고 슈퍼컴퓨터와 관련된 신기술을 도입, 관리한다. 지난 2020년, 기상청은 슈퍼컴퓨터 5호기를 도입해 한반도의 지형적 특성을 반영한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기후과학국
한 지역의 장기간에 걸친 평균적인 날씨를 의미하는 ‘기후’가 변화하는 여러 자연적, 인위적 요인을 분석하고, 기후 변화로 인한 재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상 기후를 감시하고 진단한다. 이상기후팀에서는 가뭄에 대한 대응 시스템도 운영한다.

지진화산국
지진과 해일, 화산 업무 역시 기상청에서 총괄하는 업무 중 하나다. 지진, 해일, 화산 활동을 관측하고 분석하며 주요 정책을 수립하는 부서다. 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 실시간 감시하고 분석하며, 이상 징후가 발생한 경우 신속한 정보 제공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 지진조기경보 기술을 연구하기도 한다.

기상서비스진흥국
건축, 토목, 농업, 연구 등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기상 자료의 증명을 발급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서다. 또한 국가기후데이터 센터에서는 기상·기후와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와 통계자료에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상자료개방포털 (data.kma.go.kr)을 운영한다.

기상레이더센터
기상레이더란 전파를 대기 중에 발사해서 강수 입자에 부딪혀 산란되어 돌아오는 신호로 강수 지역과 세기, 이동속도를 탐지하는 원격관측 장비다. 집중호우, 태풍, 우박 등 강수 현상을 짧은시간 동안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기상청은 백령도, 관악산, 군산, 강릉 등 10개의 기상레이더관측소를 운영하며, 기상레이더 센터에서는 기상레이더 자료를 처리하고 연구한다.

수치모델링센터
수치예보란 간단히 말해 대기 상태를 여러 층으로 나눈 뒤 각 층을 다시 잘게 분할해 여러 관측소에서 측정한 값을 수치모델에 입력하여 미래의 대기 상태를 계산하는 것이다. 수치모델은 컴퓨터 연산으로 현상의 특성을 예측하는 기법으로, 수치모델을 세분화할수록 컴퓨터가 정교하게 대기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 수치모델링센터에서는 이러한 수치예보자료를 생산하고, 수치모델을 개발하며, 한국의 환경에 맞춘 한국형 모델로 활용한다.

국립기상과학원
대기과학 전문 정부 연구기관인 국립기상과학원은 현재 활용하는 기상관측과 예보에 관한 연구는 물론,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기상예보 방법을 개발하거나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국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분석한다. 또한 수자원을 확보하고, 가뭄에 대응하기 위한 인공강우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국가기상위성센터
기상청은 현재 ‘천리안위성 2A호’로 대기를 관측한다. 천리안위성 2A호는 지구의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공전하여 일정한 지역의 대기와 지표면을 관측하며, 전 지구는 10분, 한반도 주변은 2분마다 관측한다. 기상위성으로 태풍이나 집중호우와 같은 위험한 기상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다. 국가기상위성센터에서는 이러한 기상위성을 관측하고, 궤도위치 및 주파수를 확보하고 있으며, 차세대 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항공기상청
우리나라의 비행 구역을 비행하는 항공기가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위험기상을 감시하고, 공항예보와 특보를 하는 등 항공기상업무를 총괄하는 기관이다. 인천국제공항에 설치돼 있으며 김포, 제주 등에 공항기상대를, 여수와 양양에 공항기상실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글 전정아 ● 사진 손홍주, 기상청,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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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관련 직업 6

멀게만 느껴지던 인공지능 기술은 어느새 우리 곁에 바싹 다가와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연구하는 이들부터 만들어진 인공지능 기술을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직업까지 모두 모았다.

신경회로망연구원

신경 회로망이란 인간의 두뇌나 신경 세포의 반응과 결합 구조 등을 따라 만드는 전자 회로망이다. 영상 및 음성인식, 로봇 제어,
통신 등 인공지능형 반도체와 이를 응용한 기술 연구에 활용된다. 신경회로망연구원은 인간처럼 사고하는 능력을 갖춘 반도체칩을 개발한다.

AI아티스트

생성적 적대 신경망, 합성 곱신경망 등 이미지와 영상 등 시각적 요소를 분석하는 데 활용하는 인공지능 기술로 예술작품을 만든다. 이미지를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해 소프트웨어를 훈련시키거나 로봇 팔로 그림을 그리게 하는 방식 외에도 인공지능 기술로 밑그림을 그린 뒤 아티스트가 직접 채색을 하기도 한다.

인공지능 적용 앱 개발자

영상 및 음성인식, 딥러닝을 통한 상품 추천과 챗봇 상담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앱을 개발한다. 헬스케어와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기능을 담은 앱을 기획하고, 개발 도구를 활용해 앱을 개발하고 디자인한다. 내부 테스트와 피드백을 통해 수정한 뒤 스토어에 등록해 판매한다.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전문가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 Computer Interface, BCI)란 생각으로 기계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컴퓨터로 전달해, 기계에 명령을 내리고 기계는 사용자의 명령을 수행한다. BCI전문가는 보다 정확도 높은 뇌 신호를 읽고 해석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연구한다.

디지털 음성처리전문가

컴퓨터를 이용한 음성인식, 음성합성 및 음성신호처리 시스템을 개발한다. 정해진 사람의 목소리만 인식할 수 있도록 음성신호 특성을 분석하고 처리하는 알고리즘 기법, 음성부호화와 전송 등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고 음성신호와 관련된 응용제품을 개발한다.
로봇 컨설턴트

로봇은 제품 및 부품 설계, 생산, 시스템, 응용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산업 전반에 투입된다. 로봇 컨설턴트는 기본적인 로봇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로봇 프로그래밍, 프로세스 최적화와 훈련, 마케팅, 위험 및 안전 평가, 기술 검토를 통해 적재적소에 로봇을 도입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전반을 지원한다.

글 전정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참고 자료 워크넷(www.work.go.kr), 커리어넷(www.career.go.kr)

변리사가 말하는 직업 이야기

“창작물의 가치를 증명해주는 보람 있는 직업”

<특허그룹 뷰> 변리사 박수현, 유재훈, 김형민, 백경수

글 강서진 ●사진 손홍주, 게티이미지뱅크

변리사 박수현, 유재훈, 김형민, 백경수(왼쪽부터).

 

변리사가 되는 데 유리한 전공이 있나요?

 

백경수 변리사는 매년 200명 정도 선발하는데 대부분 이공계 출신이 많은 편이에요. 전자, 기계, 화학, 생명공학 등의 이공계 산업에서 특허 기술을 많이 다루기 때문에 관련 지식을 갖추면 변리 업무하는 데 유리하거든요.

박수현 변리사 시험에서도 이과생이 좀 더 유리할 수 있어요. 1차 시험 중 자연과학개론은 과학적인 지식을 평가하는 과목인데, 문제 난도가 높은 편이에요. 이과생이라면 고등학교 2학년부터 대학교 1학년 때까지 배우는 수준 정도로 볼 수 있는데, 문과생은 변리사 시험 공부를 할 때 자연과학개론을 처음부터 공부해야 하니 많이 어려워하는 편이죠.

유재훈 의뢰인 측에서도 기술 특허 업무를 요청할 때 그 기술을 전공한 사람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기술에 대해 이해하고 있으면 의뢰인과 소통하는 게 좀 더 수월하니까요.

 

변리사로 일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백경수 새로운 기술이 계속 개발되기 때문에 항상 공부해야 하는 게 조금 부담되죠. 전공과 관련 없는 분야를 접할 때도 어려움이 많고요. 가령 과거에 소프트웨어를 전공했다 하더라도 요즘 떠오르고 있는 딥러닝이나 인공지능, 블록체인 같은 기술은 예전에 없었기 때문에 처음 접하게 돼요. 그런데 이런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 특허 출원을 요청하면 그 기술에 대해 알아야 출원서를 만들 수 있거든요. 그래서 신기술을 끊임없이 공부해야죠.

김형민 대부분 특허 출원을 원하는 것들은 지금껏 없던 신기술이 많아요. 그래서 참고할 수 있는 정보나 자료가 부족해 직접 조사하고 찾아보기도 해요. 신기술을 처음 공부할 때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익히고 나면 이후 업데이트되는 기술은 이해하기 쉬워요.

박수현 의뢰자와 계약이 확정되지 않아도 의뢰자의 기술에 대해 어느 정도 예습을 하는 것도 중요해요. 그래야 상담을 할 때 전문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으니까요. 의뢰자 입장에선 자기 일을 맡길 변리사가 기술에 대해 모르고 있으면 신뢰가 생기지 않겠죠. 그래데서 변리사는 의뢰를 맡기 전부터 여러 기술을 공부해야 하지만, 이런 노력이 실제 수익과 연결되지 않을 땐 힘이 빠지기도 해요.

유재훈 의뢰인이 결과에 만족하지 못해 불만을 제기하면 난감하기도 하죠. 가령 특허 등록이나 분쟁 소송에 실패하면 수임료를 돌려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의뢰인이 맡긴 일이 잘됐을 때 변리사에게 일정한 보수를 주는 것을 성공 보수라고 하는데, 일의 결과가 좋아도 성공 보수를 받지 못할 때도 있고요. 변리사의 업무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참 안타까워요.

박수현 일을 하다 보면 힘들 때가 있지만,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널리 인정받게 해주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보람을 느낄 때가 더 많아요. 의뢰인의 지식이나 기술을 재산권으로 창출해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매력적이죠. 계속 새로운 걸 공부하면서 생각의 폭을 넓힐 수도 있고요.

 

변리사가 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요?

 

유재훈 외국어를 잘하면 업무에 도움이 많이 돼요. 토익 점수가 높은 것보다는 외국인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해외 문서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하죠. 국내 기업이 해외에 특허 출원할 땐 해외 특허 관련 기관과 접촉해야 하고, 해외에서 우리나라에 특허 등록을 원할 경우 해외 의뢰인과 소통해야 하거든요. 특허 출원서 번역도 해야 하고요.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기도 하니 외국어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해요.

백경수 말솜씨가 좋은 것도 장점이 돼요. 고객과의 대화를 잘 이끌 수 있고 특허청을 설득하거나 특허 분쟁 소송에서 변론하는 것도 수월할 테니까요.

김형민 문서 작업을 꼼꼼히 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특허청에 제출하는 서류에 오타가 있으면 안 되거든요. 또 정해진 기한 내에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특허가 무효가 되는 경우가 있어 마감을 잘 지켜야 하죠.

박수현 말하는 것과 글 쓰는 실력은 실무 경험이 쌓이면 저절로 늘어요. 그러니 의뢰인을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을 먼저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뢰인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한 거죠.

유재훈 이과와 문과 감각을 두루 갖춘 사람이라면 변리사 일을 하는데 유리할 거예요. 기술과 법률을 모두 다루는 직업이니까요. 신기술을 접하는 일이 많은 만큼 기술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탐구력과 호기심을 갖췄으면 좋겠어요.

 

변리사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주세요.

 

백경수 변리사가 전문직 중 연봉 1위라는 기사가 많더라고요. 돈을 잘 번다고 생각해서 막연하게 변리사를 꿈꾸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요. 변리사 시험이 어렵기도 하고 적성에 맞지 않을 땐 쉽게 좌절할 수 있어요. 그러니 변리사가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부터 시도해보세요. 참고로 우리 회사에서 운영하는 유튜브를 보면 변리사 업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박수현 특허청에서 운영하는 특허 정보 검색 서비스인 ‘키프리스(KIPRIS)’를 찾아보는 것도 추천해요. 키프리스에 특허 정보와 관련 문서가 모두 공개되어 있어 특허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있어요. 전문 용어가 많아 내용이 어려울 수는 있는데, 특허 문서가 어떻게 생겼는지, 변리사가 어떤 문서를 쓰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을 거예요. 특허 관련 이슈를 다룬 기사를 봐두는 것도 좋고요.

김형민 변리사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다루니까 여러 산업 동향에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해요. 요즘은 유튜브에도 다양한 강의 콘텐츠가 많아요. 동영상은 필요한 정보를 선택해서 얻을 수 있고, 짧은 시간에 이해할 수 있어서 저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어요. 미국 비영리재단에서 운영하는 강연 서비스인 ‘TED(테드)’ 영상을 보는 것도 도움이 돼요. 세계 강연자들의 영상을 보며 외국어 공부를 할 수도 있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배우면서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죠. 적성에 맞는 전공을 발견하기도 하고요.

유재훈 영상 콘텐츠들이 워낙 잘 만들어져서 요즘 글을 읽는 사람이 별로 없는 거 같아요. 변리사를 꿈꾼다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인간의 생각과 사회를 탐구할 수 있는 인문학 관련 책을 추천해요. 변리사는 특허청의 심사위원을 설득하는 일이니 사람을 대하고 조리 있게 설득하는 데 독서가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또 심사위원과 의견을 교환하는 게 대부분 문서로 이뤄지니까 작문 실력을 키워두는 것도 좋아요. 책을 읽으면 문장 구조를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기사를 읽을 때도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 <MODU>를 통해 ‘변리사’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