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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핸드폰 하나로 보고,
만들 수 있는 내 손 위의 방송국

 영상 산업 

창작자와 구매자의 관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가까운 미래에는 모두가 1인 창작자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가 예측하는 가운데, 영상 산업은 지금 무엇을 향해 발전하고 있을까?

뉴미디어라는 말이 익숙해지는 것을 넘어, 전통적 미디어와 뉴미디어 중 어떤 것을 주로 시청하느냐에 따라 기성세대와 신세대를 구분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시청자는 ‘어떤(What)’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TV가 제공하는 영상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객체가 아니라, 원하는 영상을 ‘어떻게(How)’ 시청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그것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능동적 구매자가 됐다. 원하는 영상을 무료로 보기 위해서는 광고를 시청하며 시간을 비용으로 지출하거나, 프리미엄 구독서비스를 결제하여 콘텐츠에 재화를 지불한다. 이제는 지긋지긋할 만큼 익숙해져버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어디서든 원하는 영상을 소비할 수 있는 뉴미디어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변화한 세상에서 창작자는 여러 세대를 끌어안는 절대 다수의 대중을 위한 영상이 아닌, 특정 계층의 재미와 정보 충족을 위한 한 분야의 영상을 올리며 그것으로 가치를 창출한다. 현실과 연결된 온라인 플랫폼(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영상을 올려 최소 한 사람 이상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끌 수 있다면 누구나 개인방송국을 만들어 크리에이터로 활동할 수 있다.

유튜브 구독자 150만 명을 보유한 요리 크리에이터 ‘승우아빠’는 동영상 조회수가 520만 회에 달하는 ‘라면은 사드세요… 제발’이라는 영상으로 50만 구독자 크리에이터에서 100만 구독자 크리에이터가 되었다. 밀가루를 가지고 반죽을 시작해 그것을 숙성하고, 제면기로 길게 면을 뽑아내더니, 구불구불한 라면의 모양을 성형하기 위해 멀쩡한 채를 니퍼로 잘라 평평한 면을 일일이 집어넣는 모습은 어이가 없어 웃기면서도 그 정성에 시청자로 하여금 구독을 누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11분 32초 남짓의 영상은 결국 라면은 사 먹는 게 맛있다는 결론으로 끝나지만(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미디어 창작자로서 대중을 설득하기 위해 어떤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TV나 영화관에서 돈 혹은 수신료를 내고 구입하던 기존의 영상 산업은 콘텐츠가 좋으면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국내 관객이 천만 명을 넘었고 골든 글로브 상까지 수상한 영화 <기생충>은 감독이 잘 만든 영화이기에 입소문이 났다. 반면, 지금의 영상 산업은 콘텐츠의 질은 반드시 좋아야 하되, 어떤 타깃을 만족시킬지 목표를 명확하게 잡아야 한다. 또,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들어가야 시청자를 만족시킬수 있다. 디지털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기업 전략의 탁월한 연구자 바라트 아난드의 말처럼, 사용자와의 연결에 집중하지 못하면 콘텐츠에 성공할 수 없다. 가수들의 유명 곡 춤을 따라 하여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에 동영상을 올리던 크리에이터 남매 ‘땡절스’는 영상을 올릴 때마다 남매의 놀라운 춤 실력과 더불어 카메라 촬영 능력에 대한 댓글이 꼭 달린다. 시청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고 이들은 ‘거실뱅크’나 ‘거실 1열 직캠’ 등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여 영상을 생산한다. 최근에는 몇몇 아이돌이 홍보를 위해 이들의 집을 찾아 ‘거실뱅크’를 촬영해 시청자를 웃게 만들기도 했다.

영상 산업의 주요 수입원은 광고이다. 2021년 상반기 국내 동영상 광고 시장 규모는 약 6461억 원으로 집계됐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업체 리서치애드가 발표한 ‘비디오 리포트’ 자료에 따르면, 동영상 광고가 가장 많이 사용된 매체는 유튜브로, 상반기 내내 1위 자리를 유지했다. TV 광고시장이 점점 감소하는 추세인 가운데, 온라인 동영상 광고 시장 규모는 매달 증가 추세이다. 또한, 요즘은 유명 아이돌이나 모델처럼 크리에이터의 굿즈 판매도 수익성이 좋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구독자가 많은 200~300만 크리에이터보다 크리에이터를 ‘덕질’하는 ‘찐팬’이 많은 50만 크리에이터의 굿즈 판매가 수익성이 높다고 한다. 대형 크리에이터의 팬은 굿즈를 하나만 사지만, 중소규모 크리에이터의 팬은 굿즈를 색깔별로 사거나 종류별로 구입하는 등 크리에이터를 위한 반복소비를 적극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영상 산업이 창작자 중심의 수익기반을 가져가며 개인 창작자가 지녀야 할 윤리적 요구인 미디어 리터러시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020년 유튜브 기반 크리에이터들은 광고를 받았다고 제대로 표시하지 않는 탓에 ‘뒷광고’ 논란에 시달리며 자격 논란을 겪거나, 지난 6월에는 아프리카TV에서 몇몇 BJ가 가상화폐 홍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고 했다는 법적인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온라인 기반은 처벌 수위가 낮거나 다르게 적용하던 기존의 법이 계속 바뀌고 있는 데다 시청자들의 의식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크리에이터를 꿈꾸고 있다면 내가 겨냥하는 주요 시청자가 어떤 윤리의식을 요구하는지 기본 소양을 갖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시청자는 더 빠른 시간에, 좀 더 재미있게, 내가 요구하는 콘텐츠를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구현해주기를 요구한다. 지적재산권(IP)이 중요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나만이 승부할 수 있는 독특한 세계관이나 지식이 있다면 당장 동영상을 찍어서 올려보자. 반응이 돌아온다면, 영상을 좀 더 짧게도 만들어보고, 길게도 만들어보고, 시청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보자. 좋은 콘텐츠를 계속 생산하며 시청자와의 연결을 놓치지 않는다면, 이 글을 읽는 독자 모두 몇 개월 뒤에는 100만 구독자를 거느린 크리에이터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글 김나래 ●그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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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생각을 영상으로 말하라

 영상연출가 

궁금한 게 생기면 포털 사이트가 아닌 유튜브를 켜서 해결하는 요즘. 이제 사람들은 영상으로 모든 것을 이해한다. 넷플릭스부터 왓챠, 티빙 등 여러 OTT(Over the top media service,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기반의 동영상 서비스 점유율이 높아지는 시대, 앞으로 영상연출가는 어떻게 일해야 할까?

시놉시스부터 후반 작업까지, 영상 제작 과정은?
영상물 제작은 작품의 줄거리와 개요를 보여주는 시놉시스에서 시작한다. 작품의 뼈대가 되는 시놉시스로 스토리의 방향성을 잡은 뒤 관객에게 작품의 세계관과 등장인물을 소개 하고, 인물이 겪게 될 갈등과 장애, 해결 방식을 구성한다. 시나리오에는 크게 설명과 행 동, 대사를 담는다.

배우와 카메라의 위치, 움직임을 계획할 수 있는 ‘개념 스케치’와 시나리오를 영상화하기 위해 각 장면의 그림을 그린 ‘스토리보드’도 중요하다. 스토리보드는 촬영 계획을 세워 계 획적으로 촬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촬영할 장소는 미리 촬영지의 색감, 빛의 정도, 동 선, 제작 여건 등을 고려해 허가를 거쳐 헌팅한다.

영상은 롱 숏, 풀 숏, 클로즈업 등 카메라의 움직임과 피사체를 보는 각도, 표준렌즈, 망 원렌즈, 광각렌즈 등 다양한 렌즈를 통해 색다른 연출이 가능하다. 빛과 조명을 적재 적소에 활용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심리묘사, 작품의 주제를 전달하거나, 구 도와 화면 분할로 연출가가 원하는 독창성 있는 한 장면을 만들기도 한다. 감독은 본인의 성향에 따라 배우의 연기를 현장에서 꼼꼼히 가이드하거나 배우의 자율 성을 존중해 자유롭게 연기하도록 한다.

마지막은 스토리보드의 순서대로 감정의 흐름과 시공간의 이어짐을 유지하 도록 컷과 신을 이어 붙여 편집하는 것이다. 대사와 효과음, 음악을 적절히 조절하는 사운드 디자인, 시각 특수 효과(VFX), 색 보정과 마스터링, 자막 삽입 등의 후반 작업을 거치면 비로소 최종 작품으로 완성된다.

영화, 웹 드라마 등 매체가 가진 특징과 차이점을 이해해야 극장의 불을 끄고 관객이 나가지 못하게 만든 뒤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화 면을 꽉 채워야 하는 영화, 그리고 언제든 재생과 정지를 반복해 원하는 만큼 볼 수 있도록 만든 20분 안팎의 웹 드라마. 두 매체는 스토리가 있는 영상물이라는 점에서 제작 과정의 공통점이 있지만 상영하는 플랫폼이 다르기에 차이점도 분명하다. 먼저 영화는 극장의 화면이 커서 큰 스케일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아야 한다. 따라서 미장 센(작품의 줄거리와 감독의 의도에 따라 등장인물의 역할, 동작, 소품, 무대장치, 촬영 각 도 등을 계획하고 구성하는 시각적 연출)과 배경이 강조된다. 반대로 웹 드라마는 PC나 모바일로 보기 때문에 비교적 작은 화면으로 감상한다. 미술적 인 부분보다 인물의 표정과 대사 위주로 화면을 채우며, 인물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 스토 리를 선호하는 편이다.

글 전정아 ● 사진 손홍주, 게티이미지뱅크

  영상연출가가 말하는 직업 이야기

“아는 만큼 하고 싶은 얘기가 생기고, 하고 싶은 얘기를 영상 언어로 풀어내는 것이 영상연출가의 일”
영화감독 김아론

감독님은 연출 데뷔작부터 국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입증했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좋은 영상, 잘한 연출이란 무엇인가?

영상도 ‘언어’다. 영상을 잘 보고 해석하는 것, 내가 가진 생각을 영상으로 잘 말하는 것이 좋은 영상 연출이다. 또 주제를 너무 쉽게만 풀어낼 것이 아니라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관객이 고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도 괜찮다.
또 연출가가 생각해야 할 부분은 배우의 연기와 촬영 기법, 조명 등 미장센, 편집과 사운드 디자인까지 세부 분야가 참 많다. 그 각각의 파트가 모여 하나의 퍼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퍼즐이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는 과정이 연출가의 마음에 맞게 통제되고 있으면 좋은 영상이다. 배의 선장으로서 배를 잘 조종하고 있다는 감각은 본능적으로 느껴진다.


감독님은 대학교 재학 시절 뮤직비디오 조연출을 시작으로 영상 업계에 발을 들이셨다. 영상연출가가 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발로 뛰어보는 경험이 가장 중요할 것 같은데.
반드시 본인의 작품을 만들어봐야 한다. 친구들과 모여 휴대전화로 찍어 스마트폰 영화제에 출품하고, 나만의 시나리오를 쓰고 발전시켜가면서 작게나마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 영상 산업만의 특이한 점은 바로 감독이 직접 글을 쓴다는 점이다. 드라마는 작가와 감독의 분업화가 명확하게 돼 있지만, 영화는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까지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아, 본인이 시나리오를 직접 쓸 창작 능력, 원작을 재해석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할 각색 능력이 필요하다. 나 역시 직접 두어 작품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고구려 시대의 역사물과 청춘물도 기획 중이다.


영상연출가의 역량에 따라 멋진 배우를 캐스팅할 수 있겠다.
캐스팅이 모두 세팅된 상황에서 제작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특정 배우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기도 하고. 주연배우와 감독 간의 소통이 중요하기에 감독이 원하는 배우로 캐스팅하는 편이다.

여러 영화와 영상을 연출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날도 궁금하다.
영상 언어로 내 생각을 표출하는 데에서 오는 즐거움이 크다. 특별한 에피소드보다는, 극장에서 내 영화를 처음으로 개봉해 상영을 시작할 때 관객으로서 바라보는 기쁨이 굉장하다. 물론 아쉬움도 있지만 그것을 다 떠나 첫 관객이 되는 기분, 이 느낌에 중독돼 이 일을 끊을 수가 없다.

현직 영상연출가로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영상연출가로 일하고 싶다면 스스로의 시간표를 잘 만들어 따라야 한다. 많은 예술가가 비슷하겠지만 이 일은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이 없는 일이다. 철저한 시간 분배 아래 자료를 조사하고, 움직여야 자기 자신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영상연출을 해보고자 하는 청소년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활동을 추천해달라.
나 역시 그저 영화를 좋아하고, <스타워즈> 같은 어드벤처 영화에 푹 빠졌던 영화 키드였다. 지금 당장 영상에 관심이 많다면 일단 책을 많이 읽어두길 바란다. 아는 만큼 하고 싶은 얘기가 생기고, 하고 싶은 얘기를 영상 언어로 풀어내는 것이 영상연출가의 일이다. 픽션, 논픽션 가릴 것 없이 여러 책을 읽어야 한다. 소설로 입문해 스토리의 구조, 플롯을 이해하고, 인문사회 계열, 자연 계열 등 정보 전달을 위한 책을 읽어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다. 준비가 돼 있어야 일생에 한두 번은 온다는 기회를 잡을 테니까.


Profile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영화영상학과 석·박사
• 연출 데뷔작 단편영화 <온실> ‘파노라마필름메이커스독립영화제 (그리스)’ 최우수감독상, ‘아르시펠라고뉴이미지 단편영화제 (이탈리아)’ 심사위원특별언급상 수상
• 장편영화 <라라 선샤인>, <연애의 맛>, <로드킬> 등 감독
•웹 드라마 <사회인> 기획/제작
• 동국대학교, 경기대학교, 한국영상대학교 등에서 영상연출 및 시나리오 강의


글 전정아 ● 사진 손홍주,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