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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U 캠퍼스 투어] 바르다, 다르다 서울여자대학교

■ 오늘의 멘티 이란희(경기 광동고 2) & 오늘의 멘토 김하민(기독교학과 2)

 50 주년기념관

1_50주년 기념관

박물관

2_박물관

서울여대 정문으로 들어가면 50주년기념관이 가장 먼저 보여. 이곳은 개교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곳으로 강의실, 소공연장, 국제회의실 등이 있어. 또 푸드 코트와 각종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어 학생들이 많이 찾는 곳이야. 2층에는 서울여대의 인성교육 역사를 고스란히 전시한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어. 그뿐만이 아니라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면 서울여대의 전체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지. 이곳을 둘러보다 보면 서울여대 재학생으로 서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거야. 영어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등 외국어 실력을 키우고 싶다면 글로벌 라운지에 가면 돼. 교환학생 친구들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거든.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3_ 콘텐츠제작스튜디오

 

언론인의 꿈을 가졌다면 이곳을 주목해줘. 바로 50주년기념관 6층에 있는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야 .카메라와 조명기기를 설치해 방송국의 스튜디오를 그대로 재현한 최첨단 실습 공간이지. 꽤 많은 언론인이 서울여대 출신이라는 거 알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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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다 스쿨 랩

5_에이다 스쿨 랩

 인문사회관 2층에 있는 에이다 스쿨 랩은 전교생의 소프트웨어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이야. 서울여대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심에 에이다 스쿨 랩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서울여대는 2016년 미래창조과학부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지원사원에 선정되기도 했어.

중앙도서관

6_중앙도서관
7_중앙도서관

중앙도서관으로 가는 길인 ‘땅콩계단’은 서울여대 길냥이들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기도 해. 중앙도서관에는 열람실과 자료실 외에 조금 색다른 공간이 있는데, 바로 지하 1층 노트북 열람실 안에 있는 녹음 부스야. 여기서 책을 읽어 녹음하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도서가 만들어져서 목소리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어.

학생누리관

9_학생누리관

의류 편집매장 ‘스윗유’

8_스윗유

 

학생누리관 1층에 있는 의류 편집매장 ‘스윗유’는 패션산업학과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옷을 판매하는 의류 편집매장이야. 이곳은 패션산업학과 학생들을 위한 실습장으로, 수익금 중 일부는 패션산업학과의 장학금으로 쓰인다고 해.

 바롬인성교육관

10_바롬인성교육관
바롬인성교육관은 서울여대의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인 ‘바롬인성교육’이 진행되는 곳이야.서울여대 학생이라면 모두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한다’는 뜻의 ‘바롬’ 인성 교육을 받고 있어. 1학년은 3주, 2학년은 2주간 합숙하며 나와 사회, 세계를 깨우는 교육을 배우지. 3학년이 되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실천해보는 활동을 해. 서울여대 학생들이 실력과 인성을 겸비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바롬인성교육 덕분이야. 이 교육을 통해 다른 전공의 학생들도 만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

창창스튜디오

11_ 창창스튜디오
12_ 창창스튜디오

삼각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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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수진 ● 사진 최성우
캠퍼스씨네21 MODU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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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이달의 키워드 뉴스

08 키워드로 보는 인물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10 COVER STAR
구가윤(경북 영천여고 1)
13 모두의 채널

14 만나고 싶었어요
해양모험가 김승진

20 글로벌 롤모델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

22 더블 멘토링 한식요리사

SPECIAL모바일 JOB스토어
 
30숨은 직업 찾기
모바일 하드웨어 엔지니어
 
36미래를 JOB아라
모바일 서비스 기획자
 
40주목! 생생 인터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44꿈꾸는 모두
모바일 관련 직업

46 강기자의 듣보Job 탐구 생활코치

48 미래 직업 예보 농업도 축산도 스마트하게

50 소소한 인터뷰
① 동네 사진관 사진사
② 서점 및 문구점 직원

54 학셔너리 무역학과

58 요즘 뜨는 학과 한서대학교 무인항공기학과

60 대딩 선배와 캠퍼스 투어
서울여자대학교
숭실대학교

68 대학 소식통

70 행동하는 청년들
안전 모르면 스튜핏!

72 꽃굴이의 봉사활동
생명을 살리는 털모자

74 J기자가 간다
북적북적 북촌으로

76 MODU 같이 고민해
장난과 폭력 사이

78 MODU의 문화

80 MODU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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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과 사랑이 넘치는 배움터 가톨릭대학교

글 강서진 ● 사진 이동훈
오늘의 멘토 이효찬 (생명공학과 2) / 멘티 김가연 (경기 소명여고 3)

베리타스관(중앙도서관)

북 카페 같은 이곳은 도서관 2층에 있는 자율학습 공간이야. 친구들과 함께 스터디 모임을 하거나 자유롭게 쉬고 싶을 때 찾는 곳이지. 카페와 매점이 바로 옆에 있어서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 혼자 조용히 공부하고 싶다면 도서관 2층과 5층에 있는 열람실을 이용하면 돼. 특히 5층 열람실은 24시간 운영되고 있어서 언제든 이용할 수 있지. 이 밖에도 두 개의 중앙자료실과 참고자료실, 정기간행물실, 학위논문실 등이 있어 다양한 전문 자료를 열람할 수 있고,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전자저널, E-Book 등을 무료로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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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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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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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과 16층 건물로 이뤄진 국제관은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컨벤션 센터를 비롯해 교수 연구실, 강의실, 기숙사까지 두루 갖추고 있는 곳이야. 맨 위층인 16층에는 탁 트인 캠퍼스전망을 볼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도 있지. 특히 영작 첨삭실, 영어 카페 등이 있는 1층에서는 영어로만 말하도록 정해져 있어. 국제관에서 진행되는 외국인 교수의 영어 수업은 모든 신입생이 꼭 들어야 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이곳을 찾게 돼. 또 4~15층에 있는 기숙사에는 외국인 유학생과 룸메이트 할 수 있는 전용 방이 있어서 해외 친구도 사귀고 외국어도 배울 수 있지. 그야말로 국제관은 외국어 실력을 쑥쑥 키우는 곳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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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라운지는 외국인 교수와 학생들이 자주 오는 곳이어서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1:1 영어회화 수업인‘ 잉글리시 클리닉’과 팝송, 스피치 콘테스트 같은 재밌는 영어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해. 글로벌라운지안에 있는 카페에서는 무조건 영어로 주문해야 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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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학대학(약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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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약학대는 2011년에 처음 생겼어. 이곳은 의약품을 연구하는 곳인 만큼 제약 실습실, 동물 실험실, 약품 기기실 등 최신 장비를 갖춘 실험실이 다양하고 약학대 전용 열람실도 있어. 약학대는 시설만 좋은 게 아니라 교육프로그램도 탄탄해. 가톨릭대 부속병원인 서울성모병원과 의과대학에서 실습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실무 능력을쑥쑥 키울 수 있지. 또 모든 학생이 약사 국가시험에 합격할 정도로 수준 높은 교육과정을 갖추고 있어.

하늘 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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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록하게 솟아 있는 이 언덕은 학생들이 가장 즐겨 찾는 쉼터야. 이곳에서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동아리나 과제 모임을 갖기도 해. 날씨가 좋을 땐 교수님과 야외 수업도 하고, 동산 앞에 있는 작은 무대에서 밴드 동아리 공연이열리면 어느새 축제장으로 변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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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행복을 키워드립니다‘찾아가는 고민 상담소’ 임재영 정신과 의사

오는 게 힘들다면, 제가 가겠습니다

 

고민 있는 사람이 상담 전문의를 찾아가는 게 아니라 상담 전문의가 고민 있는 사람을 찾아간다는 설정이 꽤 흥미롭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고민 상담소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말 그대로 마음이 아픈 분들을 직접 찾아가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거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게 예전보다는 훨씬 보편화되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편견과 오해가 많다. 주변 시선 때문에, 또는 진료비가 부담스러워서 마음이 아파도 병원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와드리고 싶어 무료 이동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병원에서 일할 때는 대부분 마음의 병이 커질 대로 커진 분들이 찾아왔다.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때부터 막연하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온 것 같다.

 

그러니까 더 늦기 전에 내가 직접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가?

맞다. 내 직업은 정신과 의사다. 정신과 의사는 마음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상담 받으러 온 분, 즉 내담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음 아픈 이유가 개인의 문제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의 시스템이나 분위기 때문에 사람들이 지치고 힘들어한다. 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마음 아픈 사람은 계속 생길 것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까 이 사회를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마음 아픈 사람을 도와주면서 동시에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것이다.

 

그런 일이라면 병원을 다니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더 많은 사람들이 정신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있었다. 몸이 아플 때 병원에 가는 것처럼 마음이 아플 때도 자연스럽게 병원을 찾았으면 한다. 하지만 아까 말했듯 정신과 병원에 대한 시선이 아직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병원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병원을 찾아오는 게 어렵다면, 내가 찾아가자는 마음에서였다.

 

그럼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계획하기 시작했나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긴 것은 18개월 전부터, 더 정확히 말하면 2016년 8월 31일이다.

 

, 날짜까지 기억하다니 너무나 정확하다.

그 날짜를 기억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아내한테 동의를 받은날이기 때문이다.

 

본인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지만,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건 공동 책임이니까 부인의 동의를 받는 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을 것같다.

맞다. 동료, 친구, 가족들에게 ‘찾아가는 고민 상담소’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냈을 때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미쳤네, 돌았네’ 같은….(웃음) 나를 잘 아는 가장 친한 친구들마저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다. “너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친구지만, 처자식이 딸린 지금 상황에서 병원을 나오는 건 아니”라면서. 그들을 설득시키는 게 나의 첫 관문이었다.

 

부인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병원을 그만두겠다고 말했을 때 처음 한 말은 “일이 그렇게 힘들어?”였다. 날 걱정한 거지. 일이 싫은 건 아니었다. 일에 대한 보람은 늘 느끼면서 살았으니까. 무작정 그만두고 싶은 게 아니었다. 병원에서 일하는 게 싫은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뿐이었다. 말로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내가 해야 할일을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 계획을 틈틈이 아내에게 말했다. 싸움으로 커질 것 같으면 좀 뒤로 물러서면서…. 치고 빠지는 작전을 쓴 거지.(웃음) 그렇게 6개월 만에 아내의 허락이 떨어졌다.

 

부인이 그 계획에 동의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진심이 통한 것 같다. 절박하게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본 거다. <세 얼간이>라는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결혼하기 전 같이 본 영화인데, 여자 친구 앞에서 펑펑 울었다. 주인공 친구인 ‘파르한’이 부모님한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특히 눈물이 났다. 아버지는 파르한이 공학자가 되길 원했지만 파르한은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몇 년이 흐르고 결혼하고나서 <세 얼간이>를 또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연애할 때처럼 똑같이 펑펑 울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라. 그때 아내도 느낀 것 같다. 그냥 말한 게 아니라 진짜였구나 하는. 마치 부모가 자식에게 허락해주는 것처럼 진지하게 해보라고 하더라. MODU 친구들도 <세 얼간이>는 꼭 봤으면 좋겠다.(웃음)

 

그럼 부인의 동의를 얻은 다음,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이었나?

SNS에 글을 올렸다. 병원 그만두고 거리로 나간다고. 마침내 하고싶은 일을 하게 되어서 너무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안 되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도 있었다. 그 마음을 다잡기 위해 글을 올렸다. 나도 나를 못 믿으니까.(웃음) 불특정 다수인 사람들에게 공개 발표를했으니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빠르면 6개월 뒤에 그 일을 하고 있을 거라고 글을 남겼는데, 말한 대로 일만나고 진행되었다. 댓글을 남겨준,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응원이 오히려 큰 힘이 되었다. 주변 사람들보다 페친들이 더 큰 응원을 보내준 것 같다.(웃음)

 

탑차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렸나?

처음부터 탑차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아니었다. 그저 병원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여야 한다고만 생각했지. 카페나 스터디 룸에서 할까했는데 분위기는 자유로울지 몰라도 찾아간다는 느낌이 덜했다. 이보다 좀 더 능동적으로 사람들을 찾아가야 했다. 그러다 우연히 푸드 트럭을 봤는데, 저거다 싶었다. 찾아간다는 의미도 딱이고 상담할 때 필요한 독립적인 공간도 확보할 수 있었다.

 

탑차를 샀을 때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다.

새 차는 비싸니까 중고차로 알아봤다. 한 달 치 월급을 들여서 샀다. 구입한 날짜도 정확하게 기억한다. 2017년 2월 5일.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데, 꿈에 그리던 일이 갑자기 현실이 된 기분이었다. 그동안 두렵고 불안했던 마음이 거짓말처럼 싹 사라지더라. 대신 다른걱정이 생겼다. ‘이 큰 차를 어디에 주차하지’ 하는. 실제로 주차 위반 딱지를 많이 끊었다.(웃음)

 

탑차 디자인도 직접 한 건가?

좀 우스꽝스러운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면 성공이다.(웃음) 사람들이 편안하게 찾아왔으면 하는 마음에 좀 허술하게 꾸며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정신과 의사가 상담한다는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내 얼굴이 나오는, 아니 전신이 다 나온 사진을 붙였다. 촬영할 때 까지만 해도 몰랐는데 막상 차에 붙여놓으니 창피하고 민망하더라. 너무 과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내 얼굴이랑 이름이 다 나오니까 신호 위반도 못한다.(웃음) 그래도 몇 달 지나고 나니 어느새 익숙해지더라. 근데 이게 문제가 아니었다. 더 큰 걱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는 거다. 비로소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구나 싶었다.

 

사람들이 안 왔다고?

아무래도 낯설어서 그랬을 거다. 낯설면 경계를 하기 마련이다. 한번 생각해봐라. 뭘 믿고 나한테 상담을 받겠나. 정신과 의사가 왜 여기에 있는지, 정말 정신과 의사가 맞는지 의심이 들었겠지. 세상도 워낙 흉흉하고…. 나중에 들어보니 탑차를 타면 납치당하는 게 아닌가 하고 불안해하는 분도 계셨다.

정신 나간 정신과 의사맞습니다

무제-6

 

좋은 의도로 시작했는데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걱정이 태산이었겠. 그래서 어떻게 했나?

일단 기다렸다. 근데 시간이 지나고 나아지는 게 없었다. 마냥 기다려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명함을 제작했다. 나를 믿어달라고, 정신과 의사 맞다고. 그래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없기에 전단지까지 만들었다. ‘찾아가는 고민 상담소’가 뭐 하는 곳인지 간단하게 설명을 담은 전단지였다. 전단지만으로도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흰 가운까지 입었다.(웃음) 사당역 한가운데에서 흰 가운을 입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상담해드릴까요” 하며 전단지를 나눠주고 그랬다.

 

찾아가는 고민 상담소에 온 첫 내담자를 기억하나?

물론이다. 너무 고마웠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저 호기심만 갖고 지나치는 곳에 용기를 내어 찾아주신 거니까. 한편으로는 그만큼 마음이 이 아프셨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문제 때문에 힘들어하셨는데, 정말 진심을 다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상담하는 스타일이 어떤지 궁금하다.

특별한 게 없다. 그냥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뿐이다. 생각해보면 이야기를 자르지 않고 끝까지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많지 않다. 힘겹게 말을 꺼내면 “나도 그거 아는데”라거나 “나 아는 사람도 그랬는데”라면서 상대의 말을 끊는다. 단순히 듣기 싫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본능적으로 말을 끊는 경우도 있다. 상대가 힘든 걸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반대로 자기 이야기를 하면 ‘남들한테 손가락질받겠지’, ‘아무도 이해 못하겠지’ 하고 이야기 자체를 꺼내지 않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 상담이라고 했지만 나는 그냥 아무도 들어주지 않은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것밖에 하지 않는다. 그분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함께 고민하며 공유하는 거다. 그럼 고민을 털어놓는 분들이 오히려 고마워한다. 자신도 감당이 되지 않는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줘서 고맙다고.

 

병원에서 하는 상담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병원은 아무래도 진료 절차가 시스템화되어 있어서 내담자와 이야기 나눌 시간이 적다. 이곳에서는 20~40분 정도의 상담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병원은 약을 처방할 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그럴 수 없다. 그래서 상담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만약 약을 처방할 상황이면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로 나온 건가?

일단 어디에 소속된 게 아니어서 마음대로 하긴 했다. 보통 일주일에 3~4번 나갔고, 어느 날은 5시간을 기다리고 어느 날은 3시간만 하고 그랬다. 이렇게 두 달 정도 보내고 나니 너무 불안하더라. 언제까지 이렇게 기다리기만 해야 하나 초조했다. 3개월에 접어들 무렵, 운 좋게도 정신보건센터를 같이 다니는 동료들이 함께 해보자고 제안하더라.

경기도 의왕시정신보건센터 분들과 인연을 맺으면서 더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매주 목요일 동네 주민센터를 돌기로 한 것이다. 시범 사업으로 정해서 ‘매주 목요일 마음의 때를 씻자’라는 슬로건을 걸었다. 목요일엔 ‘마음 목욕탕’ 하는 어감도 좋아서 그렇게 붙였다. 차에 목욕탕 표시도 그려 넣고.(웃음) 이때부터 차차 사람들한테 알려지기 시작한 것 같다. 방송국부터 신문, 잡지사에서 연락이 왔고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에 인터뷰에 응했다.

 

그동안 해온 인터뷰 기사를 찾아보니 정신 나간 정신과 의사부터 꾸뻬 의사까지 별칭이 다양하더라. 어떤게 가장 마음에 드나?

다 좋지만 ‘정신 나간 정신과 의사’가 진짜 마음에 든다.(웃음)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억지로 정신 줄을 꽉 잡고 사느라 그런 거다. 스스로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거다. 나뿐만 아니라 사람들 모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정신 줄을 좀 느슨하게 잡을 필요가 있다. 평소 ‘똘끼’라는 말도 참 좋아한다. 스스로 ‘똘끼’가 있다고 생각한다.(웃음) 사실 그렇지 않나. 정신과 전문의였던 사람이 월급 꼬박꼬박 나오는 병원을 그만두고 트럭을 몰고 거리에 나와 무료 상담을 해주겠다고 하니…. 흰 가운 입고 전단지 돌리는 것 보면 정상은 아닌 것 같다.(웃음)

 

스스로 붙인 별칭 행키도 있다.

정신과 의사라고 하면 거리감이 있다. 표정만 보고 마음을 단번에 알아차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움츠러들고 경계심이 생기기도할 거다. 행키는 ‘행복 키우미’의 줄임말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 그 행복을 키우는 데 내가 도움이 되었으면하는 마음에 지었다. 초중고 학생들이 특히 좋아하는 것 같다. 강아지 이름 같기도 하고, 만화 주인공 통키나 밍키랑도 비슷하고.

 

요즘 학생들이 과연 통키와 밍키를 알까?(웃음)

그런가? 그럼 젝키는 알지 않을까?(웃음) ‘행키’를 자음으로만 써도 반응이 좋다. ‘ㅎㅋ’ 하면 뭔가 웃음소리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행키 말고 요즘에는 스스로를 ‘사회 활동가’라고 한다. 사회를 바꾸는 활동가인 것이다. 정신과 의사에서 좀 더 범위를 넓힌 것뿐이다. 아까 말했듯 사회가 바뀌어야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해진다고 믿기 때문에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바꿔보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찾아가는 고민 상담소를 찾는 청소년들도 있었나?

물론이다. 대부분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꿈이 없는 게 문제가 있는 건가요” 하는 질문도 받았다.

 

뭐라고 대답해줬나?

꿈이 없는 게 아니라 아직 못 찾은 거라고 이야기한다. 뇌는 잘 속는 경향이 있어서 꿈이 없다고 말하다 보면 정말 꿈이 없는 줄 안다. 근데 꿈은 ‘있다, 없다’로 구분 지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계속 찾아가는 거지. 꿈을 찾았다고 해서 그게 끝은 아니지 않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또 새로운 꿈을 찾기 마련이다.

 

그럼 청소년 시절에는 어떤 꿈을 찾고 있었나?

사실 처음부터 의사가 되고 싶은 건 아니었다. 공대를 가고 싶었다. 그것도 그 당시에 유명했던 ‘포항공대(현재 포스텍 대학)’를 콕 짚어서. 공부를 못하는 편이 아니었으니 막연하게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미 꿈으로는 공대생이 된 것도 모자라 노벨상 수상까지 상상했었다. 그런데 수능을 못 봐서 못 갔다. 수능 하나로 꿈이 다 무너진 것이다. 재수는 하기 싫어서 어디라도 가야 했다. 그렇게 택한 게 의대였다.

 

꼭 포항공대가 아니더라도 다른 대학 공과대에 가지 그랬나.?

그 생각을 못했다. 그거 하나만 생각해왔으니까. 그렇게 의대에 입학하고 정말 힘들었다. 의학 공부가 적성이랑 정말 안 맞았다. 생물학도 싫었고…. 학과에서는 고3 수험생들보다 훨씬 더 공부를 많이 했다. 전국의 공부 잘하는 아이들 틈에서 지내는 게 숨 막혔다. 정신적인 방황이 시작된 거다.

 

그럼 전과를 하거나 다시 시험을 치러도 됐을텐데….

다 때려치울 생각을 왜 안 했겠나. 다만 용기가 없었다. 여태껏 해온게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잘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꾸역꾸역 시간을 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학교 부적응자였다. 아웃사이더라고 하지.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친구들과 동떨어지고, 혼자 불안해하고…. 그러다 정신과 수업을 들었는데 여기에 답이 있겠구나 싶었다. 수업이 너무 재미있었다. 정신과 수업을 들으면서 나를 스스로 고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처럼 방황하는 사람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더 많은 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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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가 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나?

힘들 때도 있지만 상담할 때마다 이 일을 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상담하다 보면 내담자에게 “태어나서 이런 얘기 처음 해봅니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자기 이야기를 들어준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고.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늘 감동을 느낀다. 마음에 병이 생기는 이유는 자기 감정을 전부 토해놓지 않고 쌓아두며 살기 때문이다. 자기 속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 뭐 누가 됐든 이 세상에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은 나를 찾아오지 않았을 거다. 외로움을 견디고 견디다가 더 이상 참지 못해 나를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에게 조금 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는 게 스스로 보람을 느낀다.

 

마음이 아프다는 걸 어떻게 스스로 알 수 있을까?

먹고 자는 기본적인 행위가 자연스러운지, 아닌지를 따져보면 된다. 폭식을 하거나 먹고 나서 토한다거나 잠이 오지 않고 자주 깬다든가하는 식으로 생활이 불규칙해진다. 마음이 편치 못해서 일어나는 증상들이다. 집중이 안 되고 우울하고 감정이 폭발할 것 같은 마음.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 거다. 그런데 공부 때문에, 일 때문에, 또는 남들도 다 그렇겠지 하며 스스로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순간 병은 더 깊어진다.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준다는 건 틀린말이다. 되도록 빨리 도움을 받아야 한다. 혼자 끙끙 앓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특히 청소년이라면 청소년 전문 상담 선생님한테 도움을요청하는 게 좋다. 아니면 주변의 믿을 만한 어른들에게 털어놓으면 좋겠다.

 

행복 키우미가 말하는 행복은 무엇인지 듣고 싶다.

행복은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이다. 지금 행복한 게 행복이지 내일 행복한 건 행복이 아니다. 내일 행복이 올지, 안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인생이 그렇다. “대학 가면 좋아질 거야”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말을 믿지 마라. 지금 행복해야 한다. 둘째 아들의 이름을 ‘나우’라고 지은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행복은 온전히 나의 것이어야 한다. 남들이 아무리 “너 정도면 행복한 거야”라고 말해도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행복이 아닌 거다. 내가 내 길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행복을 찾으면 된다. 매일 행복할 수는 없지만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는 있다. 인생의 모든 것을 ‘과정’에 빗대면 대부분 설명이 된다. 꿈이든 행복이든 삶의 과정에 있는 거다.

 

지금은 또 어떤 꿈을 찾는 중인가?

계획을 세운 게 있다. 총 세 가지인데 먼저 책을 쓰는 거다. 당연히 정신과 상담과 관련된 내용으로. 딱 한 권만이라도 써보자는 심산으로 지금 쓰고 있다. 두 번째는 노래를 만드는 거다. 노래는 책보다 파급력이 훨씬 크다.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들, 지금보다 더 행복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는 영상을 만드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공익을 주제로 한 영상을 만들고 싶다.

 

정말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세상이 올까?

행복과 자살은 깊은 관련이 있다. 행복한 나라의 행복한 국민이 왜 스스로 목숨을 끊겠나.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꽤 높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먹고살기 힘든 곳이다. 사람들 마음의 고통을 줄이려면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챙기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이 있고, 그들이 하나둘 모이면 세상은 바뀔 거라고 믿는다. 지금 당장, 한순간에 바뀌기는 힘들지라도 언젠가는 분명히 세상이 바뀔 거라는 믿음은 갖고 있다. 그러니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힘을 냈으면 좋겠다. 더 행복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글 MODU 지다나 ● 사진 최성열

modu@modu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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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채우는 예술 실내건축디자이너

같은 공간을 전혀 다르게 꾸며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박정한, 엄재용 학생(서울디자인고 3)은 실내건축디자이너를 꿈꾸고 있다.

졸업을 1년 앞두고 인테리어디자인과 대학생 선배와 실내건축디자이너를 만나 진로에 대해 솔직한 얘기를 나누었다.

글 강서진·사진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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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티 수정

사람들에게 휴식을 주는 편안한 공간 만들고 싶어

박정한─ 어릴 때, 화가인 외할아버지와 시골에서 함께 살았어. 틈만 나면 할아버지를 따라 그림을 그렸는데, 그림마다 예쁜 집을 꼭 그려 넣었지. 어디에나 편안하고 따뜻한 공간이 있기를 바랐거든. 그래서 나만의 유일한 휴식처이던 방 안을 꾸미는 데도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 나중에 어른이 되면 안락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쭉 해왔지만 그게 어떤 일인지는 잘 몰랐어. 그러다 중3 졸업을 앞두고 있을 때쯤 디자인고등학교와 그곳에 건축디자인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 실내 설계에 대해 배운다는 걸 알고는 내가 원한 게 바로 이거다 싶었지. 그래서 서울디자인고에 입학했고, 건축디자인 공부가 적성에 맞아서 너무 재미있어. 하지만 졸업을 앞두니 대학에 꼭 가야 하는지 고민돼. 졸업하고 나면 바로 취업을 하고 싶거든. 멘토님들을 만나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물어봐야겠어.

뚝딱뚝딱, 주변 공간을 바꾸는 일이 너무 재밌어

엄재용─ 나는 자동차를 유독 좋아했어. 초등학생 때부터 자동차 디자인 도면을 만들겠다며 그림을 그렸으니까. 손재주가 있는 편이어서 무엇이든 뚝딱 조립하고 만드는 것도 잘했지. 그런데 언제부턴가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딱히 좋아하는 게 생기지 않더라고. 중3 때쯤, 앞으로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서울디자인고 선배들이 학교 홍보를 하러 찾아온 거야. 그때 건축디자인과 얘기가 귀에 쏙 들어왔어. 공간을 설계하는 일이 재밌어 보이고, 적성에도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때부터 건축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그런데 고3이 되니까 진로가 너무 고민돼. 실내 디자인이 재미있지만 건축 시공 분야도 끌리거든. 1년 넘게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어. 멘토님들의 조언을 듣고 명쾌한 해답을 얻을래.

디자인 감각은 기본, 건축공학을 알면 유리해 

 박정한 멘티(이하 정한)─ 안녕하세요. 같은 전공을 공부하는 대학생 선배를 꼭 만나고 싶었는데 이렇게 보게 돼서 좋아요.

엄재용 멘티(이하 재용)─ 대학에서는 어떤 공부를 하는지 너무 궁금해서 선배님을 만나고 싶었어요.

임선우 멘토(이하 선우) ─ 나도 두 친구를 만나서 반가워요. 그런데 고등학교에도 건축디자인과가 있다는 걸 몰랐네요. 입학하는 데 특별한 기준이 있나요

정한 ─ 디자인고등학교들의 입학 전형이 비슷한 걸로 아는데, 우리학교는 내신 성적을 평가하는 일반전형과 작품을 평가하는 특별전형으로 구분해 학생을 선발해요. 저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손으로 그린 그림을 제출해 특별전형으로 입학했고요. 아, 특별전형은 면접도 봐요.

선우 ─ 입학전형이 대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네요. 대학의 디자인 계열 학과는 보통 정밀 묘사 같은 실기시험을 치러요. 내신 성적을 평가하지만, 실기시험 점수 비율이 훨씬 높죠. 학교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하기도 하고요. 고등학교 때 입학전형을 경험해봤으니 대학 입시 준비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겠네요. 건축디자인과에서는 어떤 공부를 하나요

재용─ 설계와 시공같이 기본적인 건축 기술을 배우고 리모델링이나 가구 디자인, 실내 장식, 색채 관리 등 디자인과 관련된 공부를 중점적으로 해요. 손으로 설계 도면을 그리는 손 제도와 목공 기술을 익히고 포토샵과 캐드 같은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도 배우죠. 3학년 때는 실내건축기능사 자격증을 따는 데 도움이 되는 과목 중심으로 공부하고요. 또 졸업 작품도 만들어야 해서 하교 후에도 학교에 남아 늦게까지 작업하는 편이에요.

정한 ─ 학년이 올라갈수록 일반 과목보다는 전공과목을 더 많이 배워요. 그리고 1학년 때부터 목공반, 가구반, 제도반 같은 기능반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 적성에 맞는 분야를 더 깊이 배울 수도 있고요. 저는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을 다루는 게 재미있어서 입체 도면을 만드는 3D MAX 프로그램 반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선우 ─ 와, 대학교에서 배우는 내용과 별반 다르지가 않네요. 어쩌면 나보다 전공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을 것 같은데요웃음)

재용 ─ 에이, 그럴 리가요. 대학에서는 배우는 과목이 더 다양하고 깊이 있게 공부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요즘 대학을 가야 할지, 그냥 취업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서 학과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요.

선우 ─ 건축디자인과 관련된 학과들은 인테리어 디자인, 실내건축 디자인 등 대학마다 학과명이 조금씩 다르게 개설돼 있어요. 과목 커리큘럼도 약간씩 차이가 있고요. 하지만 건축디자인과 관련된 공간 제도 기법, 실내 재료, 색채와 같은 핵심 과목은 어느 학교에서나 똑같이 배울 거예요. 우리 학교는 졸업 후 진로와 전문 분야를 크게 네 개로 구분해 각 분야에 필요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구성돼 있어요. 건축 설계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전시와 진열 디자이너, 실기교사, 3D 모델링 전문가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과목을 배우죠.

정한 ─ 진로 분야가 생각보다 다양하네요. 구체적으로 어떤 과목들을 배우는지 궁금해요.

선우─ 건축 설계, 인테리어 디자인과 관련한 과목으로는 기초제도 및 표현기법, 조형론, 실내계획론, 실내재료학, 조명디자인 등이 있어요. 공간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데 필요한 공부를 하죠. 캐드, 포토샵, 스케치업 등 여러 건축 설계 프로그램을 다루는 법을 배워서 설계나 디자인 아이디어를 도면으로 나타내는 실습도 해요. 전시와 진열 디자인 관련해서는 색채와 재료를 응용하는 실습을 하고요.

재용 ─ 학과에 실기교사와 관련된 과목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어요.

선우 ─ 교육학개론과 실기교육방법론을 배우고 실기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전문 교과목을 가르치는 교사가 될 수도 있어요. 두 친구가 다니는 건축디자인과 선생님이 되는 거죠.

정한 ─ 재미있는 수업과 힘든 수업을 꼽는다면 어떤 과목인가요

선우 ─ 음, 개인적으로는 공간 데커레이션 과목을 제일 좋아해요. 특정 장소에 어울리는 콘셉트를 정해서 공간을 꾸며내는 법을 배우는데, 공간의 세세한 구조는 물론이고 가구나 소품, 색채 등 알아야 할 게 많아요. 그만큼 자료 조사를 많이 해야 하지만 더 폭넓은 분야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죠. 그런데 공간을 설계할 때 필요한 자재와 물품을 정해진 예산에 맞게 구성해야 하는 게 힘들어요. ‘시공적산’이라는 수업에서 이런 내용을 배우는데, 건축물을 지을 때 면적이나 길이를 계산해 필요한 물량을 산출하는 거예요. 수학적인 지식이 필요하죠. 저는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도 어려워하는 편인데, 그러고 보니 이공계열 과목에 약하네요.(웃음)

재용─ 저도 시공적산을 배운 적이 있는데 진짜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시공 분야엔 관심이 많아요. 내년에 학교를 졸업하면 취업을 할지, 대학에 입학할지 고민인데 학과에서 취업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도 있나요?

선우 ─ 학과 공부를 하다 보면 학생들마다 선호하는 분야가 생겨요. 3학년 때는 학기마다 현장 실습 과목이 있어서 실무를 경험하며 자기 적성을 찾기도 하고요. 또 우리 학과는 3학년 여름방학 때 인테리어와 관련된 회사에서 한 달 정도 실습한 경험이 있어야 졸업이 가능해요. 학생들의 실무 능력을 키우려는 제도인데, 실제로 실습한 회사에 입사하는 경우가 많아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또 학과와 연계되어 있는 회사에 취업하기도 하고 교수님과 졸업한 선배들에게서 취업할 곳을 추천받기도 해요. 학생들이 수월하게 취업할 수 있도록 학과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편이지만, 학생들 스스로도 공모전 준비나 자격증 공부 등 취업에 필요한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죠. 무슨 일이든 자기가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는 것 같아요.

정한─ 선배님 얘기를 듣고 나니 인테리어디자인과에 대해 충분히 알겠어요. 대학 생활에도 관심이 더 생겼고요. 인테리어와 관련된 학과가 어느 대학에 있는지 꼼꼼히 알아봐야겠어요.

선우─ 다행이에요. 제가 다니는 곳이 여학교라서 나중에 같은 캠퍼스에서 만날 수 없다는 게 좀 아쉽네요.(웃음) 두 친구 모두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다른 대학도 꼼꼼히 알아본 후 진학을 결정했으면 좋겠어요.

임선우 멘토

 화려한 스펙보다 개성 있는 아이디어를 갖춰야

이우남 멘토(이하 이 멘토)─ 여러분, 반가워요. 다들 건축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다니 열의 넘치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네요.

재용─ 평소 건축디자인 회사에 꼭 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한─ 저도 곧 취업을 앞두고 있어서 실제 회사는 어떨지 궁금했어요. 와보니 너무 멋지네요.

선우 ─ 저도 빨리 이런 회사에서 일하고 싶단 의욕이 넘치는데요웃음) 멘토님은 이 일을 하신 지 얼마나 됐나요

이 멘토 ─ 한 10년 됐는데, 일을 하면 할수록 재밌어요. 평면적이고 밋밋한 공간을 입체적이고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과정이 흥미롭거든요. 공간의 선이나 면을 재배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구, 조명 등 공간을 채우는 모든 것을 다룰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죠. 예전에는 실내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부족했는데, 이제는 전문 직업으로 자리 잡고 있는 점도 뿌듯하고요.

재용 ─ 실내 디자인을 하는 사람을 인테리어 디자이너라고 하기도 하고 실내 디자이너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어느 게 정확한 명칭인지 궁금해요.

이 멘토 ─ 업계에서는 실내건축가, 실내건축디자이너라고 불러요. 실내 공간을 설계할 때 예술성과 조형미를 나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수도나 전기 같은 건축물의 기본 시설을 고려하면서 디자인해야 해요. 면적에 따라 필요한 자재의 양도 가늠할 수 있어야 하고요. 또 사람이 생활하기에 편리한 구조로 디자인해야 하기 때문에 건축과 시공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필요하죠. 그래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실내 디자이너라고 하기보다는 ‘건축가’의 개념을 접목한 실내건축가, 실내건축디자이너라고 부르는 게 좋아요.

정한─ 네, 알겠습니다. 학교에서 실내건축을 배우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선 어떤 순서로 작업이 진행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이 멘토─ 먼저 실내건축 작업을 의뢰한 사람을 만나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해요. 디자인 작업을 진행할 현장 구조가 어떤지도 꼼꼼히 살펴보고요. 그런 다음 의뢰자의 요구 사항과 현장 상황을 적절히 고려한 디자인 구상안을 그려 의뢰자에게 보여주죠. 이때 구상안과 비슷한 실제 사례나 사진 등의 자료를 조사해서 보여주기도 하고요. 구상안에 대해 의뢰자와 의견을 조율하고 나서 구상안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구체적인 디자인 설계 도면을 작업합니다. 설계 도면이 완성되면 공사를 진행할 시공 담당자에게 설계 도면의 내용과 요구 사항을 전달하고요. 공사가 시작되고 나서는 때때로 현장에 찾아가 공사 진행 상황을 검토해요.

선우─ 작업 과정에서 의뢰자와 의견을 조율하는 일이 꽤 중요하군요.

이 멘토─ 그럼요. 이 일은 누군가로부터 제안을 받고 하는 일이에요. 일종의 서비스업이라고 할 수 있죠. 의뢰자가 실내건축 작업을 요청한다는 건 새로운 공간이 필요하거나 현재 공간을 바꾸려고 하는 등 특정한 문제를 겪고 있다는 거예요. 결국 실내건축디자이너는 의뢰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개선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죠. 그러려면 의뢰자가 원하는 방향과 취향 등을 자세히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의뢰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해요.

재용─ 실내건축디자이너가 일하는 곳은 주로 어디인가요

이 멘토 ─ 실내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회사 규모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고 장단점이 있죠. 회사 규모가 클수록 가구 팀, 조명 팀처럼 전문 분야가 세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각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들 수 있지만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요. 규모가 작은 회사는 디자이너 한 명이 프로젝트 전체를 담당하거나 팀을 이뤄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일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반적인 작업 과정을 두루 경험하고 다양한 분야를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그만큼 일이 고된 편이에요. 업계에서 경력을 충분히 쌓고 자기만의 전문 분야와 특별한 스타일을 갖추면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도 있어요. 최근엔 1인 기업이나 학생 창업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많아져서 실내건축 전문 회사를 창업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예요.

정한─ 저는 실내건축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데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할까요?

이 멘토 ─ 실내건축디자이너를 준비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격증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요. 자격증이 있으면 회사에 입사하는 데 유리할 수 있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에요. 실내건축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격증이 없는 사람도 꽤 있거든요. 회사에서는 다양한 현장 경험과 풍부한 디자인 감각을 갖춘 사람을 선호하지만 이제 막 일을 시작하는 신입에게 많은 능력을 기대하지는 않아요. 다만, 앞으로 디자이너로서 발전할 가능성과 열정이 있는지를 눈여겨보죠. 그래서 포트폴리오와 면접을 통해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와 독특한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해요. 학생 때 실내건축 회사에서 인턴십 활동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어요. 정한이와 재용 학생은 대학에 진학할 계획이 있나요?

재용─ 요즘 고민 중이긴 한데, 현장 경험을 빨리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이 멘토 ─ 그렇군요. 제가 조언을 하자면 최소한 전문대학에서 실내건축과 관련된 학과를 전공했으면 좋겠어요. 업계 사람들 대부분이 대학 이상의 학력을 갖추고 있고 실내건축을 전공했거든요. 물론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서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업계 사람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최소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학생은 이미 고등학교에서 건축디자인을 공부하고 있지만 대학에 가면 더 깊은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분명 많을 거예요. 특히 디자인 업계는 끊임없이 새로운 감각을 익혀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공부를 게을리하면 안 돼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대학원에서 실내건축공간디자인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있답니다.

정한 ─ 네, 명심하겠습니다. 대학 진학과 취업을 두고 한참 고민했는데 다시 곰곰이 생각해봐야겠어요. 진심 어린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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