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마음의 새싹을 어루만지는 청소년상담사 청소년상담사가 말하는 직업 이야기 청소년 곁에서 바로 설 수 있도록 손을 잡아주는 일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 신성호 청소년상담사 어른한테 혼났을 때, 친구와 싸웠을 때, 진로와 꿈이 고민될 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면 어떨까? 마음이 답답하고 힘든 청소년들을 두 팔 벌려 안아주는 사람이 있다. 청소년들의 마음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청소년상담사’다.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 치료사업부에서 5년째 청소년과 함께하고 있는 신성호 청소년상담사를 만났다.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는 어떤 곳인지 소개해주세요. 위기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벗어나기 힘들고, 지역사회의 자원으로도 쉽게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고위기 저자원 청소년’들을 위한 거주형 재활 치료 시설이에요. 디딤센터에서는 정서와 행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상담 치료, 보호와 교육을 함께 제공하고 있는데요, 주로 우울이나 불안, 품행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ADHD)을 비롯한 정서행동의 문제를 안고 있는 친구들이 이곳으로 입교합니다. 저는 청소년 상담 사업을 운영하고, 아이들의 치유와 회복을 돕는 청소년상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상담이 일반적인 상담과 다른 특징이 있다면 뭘까요? 성인과는 다르게 청소년 시기에는 자발적으로 상담사를 찾아가기 어려워요. 우리 디딤센터에는 학교나 지역상담복지센터, 병원에서 이미 상담을 받은 친구들이 더러 있는데, 선생님이나 보호자의 요청으로 여기로 오는 경우가 많아요. 이렇게 되니 아무래도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죠. 때문에 초기에는 아이들 스스로 상담하고자 하는 자발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담의 효과가 낮아질 수 있어요. 우선 아이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나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청소년 상담의 핵심입니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여는 것이 상담의 첫걸음이군요. 처음에 청소년들과 친해지려는 노력이 청소년상담사에게는 필수겠어요. 늘 하는 고민이에요. 아이들과 재밌게 대화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요즘 유행하는 아이템, 신조어, 최신 문화나 밈을 열심히 공부하기도 하고요.(웃음) 그렇게 서서히 이야기를 트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동기를 강화하는 작업에 힘을 쏟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긍정적인 관계 형성’이에요. 그래서 청소년들이 ‘이 관계가 안전하구나,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특히 이곳에서 아이들이 생활하다 보니 다른 기관보다 상담사와 아이들이 오랜 시간을 같이 보냅니다. 보통 상담사 1명당 6명 정도의 청소년을 담당하며 길게는 4개월까지 상담을 진행해요. 같이 밥을 먹고, 수업에도 참여하는 등 하루를 함께하며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수많은 청소년과 상담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상담받는 아이의 보호자가 긍정적으로 변화한 경우가 있었어요. 사실 청소년들의 문제는 상당 부분이 가족과 연결되어 있는데, 아이의 상담을 통해 보호자까지 나아지는 것은 쉽지 않거든요. 청소년이 변화하면서 부모를 같이 변화시킨 선한 영향력을 끼친 사례죠. 또, 자신의 진로를 찾은 청소년들도 떠올라요. 지금은 꿈을 찾아 대학에 진학한 한 친구는 ‘앞으로 심리학이나 상담 공부를 해서 신성호 선생님처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이런 모습들이 감명 깊었죠. 와, 감동적인데요. 누군가의 롤모델이나 멘토가 된다는 건 참 멋진 일같아요. 맞아요. 한없이 마음이 벅차오르지만 한편으론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상담사가 늘 갖춰야 하는 자세가 ‘겸손’이거든요. 나의 상담 기법이 완벽하지 않은데 혹시나 내 한마디 한마디가 상담받는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좀 과하게 말하자면 ‘작두를 타는 기분’으로 매번 상담에 임하고 있습니다.(웃음) 전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얘기해요. “내가 너를 이끄는 게 아니라 네가 앞에 서 있는 거야. 다만 너의 곁이나 뒤에는 항상 내가 있을게. 네가 힘들 때 옆에서 부축해주고 뒤에서 밀어줄 거야”라고요. 그래야만 변화의 요인을 누군가의 도움이 아닌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어요. 우울이나 불안, 그리고 학교 폭력과 따돌림 문제 등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있는 청소년들이 아직 많아요.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청소년상담사 직업은 우리 사회에서 왜 필요할까요? 청소년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문제는 오히려 심각해졌어요. 위기청소년 비율이나 우울·스트레스 수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거든요. 이런 걸 보면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을 제대로 지탱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청소년들이 겪는 문제를 빨리 치료한다면 이 아이들이 자라서 생길 수 있는 더 큰 사회적 문제를 미리 막을 수 있겠죠. 이처럼 청소년상담사는 청소년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게 돕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청소년상담사를 꿈꾼다면 뭐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타인과의 상담을 잘하려면 일단 상담을 많이 받아봐야 해요. 사소한 문제라도 괜찮습니다. 내가 힘들 때 상담을 받아야 나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자신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답니다. 또, 학교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같은 기관에서는 또래 상담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또래들의 고민이나 문제 해결에 노력하면서 이 직업을 직접 경험해보세요. 가장 중요한 건 상담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거예요. 상담을 받는 행위는 무엇보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입니다. 혹시 아침에 일어나서 조깅하고 헬스장에 가는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하나요? 마찬가지로 상담을 받는다고 해서 절대 문제가 있거나, 이상한 사람이 아니랍니다. 마음의 스트레칭, 또는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가볍게 상담실의 문을 두드려주길 바랍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다 청소년상담사 톺아보기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의 구석구석을 함께 둘러보자.   상담치료   ‘상담’을 떠올리면 테이블에 마주 앉아 딱딱하게...

“좋아하는 거 있어요? 그럼 해요!” ‘씨엘 아빠’ 물리학자 이기진 교수 “세상살이는 엄격한 물리학의 세계와는 다르다. 그래서 재밌다.”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이기진 교수에게는 수식어가 많다. 과학자로서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중국의 백지수표를 거절한 뚝심 있는...

  영상연출가가 말하는 직업 이야기 “아는 만큼 하고 싶은 얘기가 생기고, 하고 싶은 얘기를 영상 언어로 풀어내는 것이 영상연출가의 일” 영화감독 김아론 감독님은 연출 데뷔작부터 국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입증했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좋은 영상, 잘한 연출이란 무엇인가? 영상도 ‘언어’다. 영상을 잘 보고 해석하는 것, 내가 가진 생각을 영상으로 잘 말하는 것이 좋은 영상 연출이다. 또 주제를 너무 쉽게만 풀어낼 것이 아니라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관객이 고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도 괜찮다. 또 연출가가 생각해야 할 부분은 배우의 연기와 촬영 기법, 조명 등 미장센, 편집과 사운드 디자인까지 세부 분야가 참 많다. 그 각각의 파트가 모여 하나의 퍼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퍼즐이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는 과정이 연출가의 마음에 맞게 통제되고 있으면 좋은 영상이다. 배의 선장으로서 배를 잘 조종하고 있다는 감각은 본능적으로 느껴진다. 감독님은 대학교 재학 시절 뮤직비디오 조연출을 시작으로 영상 업계에 발을 들이셨다. 영상연출가가 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발로 뛰어보는 경험이 가장 중요할 것 같은데. 반드시 본인의 작품을 만들어봐야 한다. 친구들과 모여 휴대전화로 찍어 스마트폰 영화제에 출품하고, 나만의 시나리오를 쓰고 발전시켜가면서 작게나마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 영상 산업만의 특이한 점은 바로 감독이 직접 글을 쓴다는 점이다. 드라마는 작가와 감독의 분업화가 명확하게 돼 있지만, 영화는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까지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아, 본인이 시나리오를 직접 쓸 창작 능력, 원작을 재해석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할 각색 능력이 필요하다. 나 역시 직접 두어 작품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고구려 시대의 역사물과 청춘물도 기획 중이다. 영상연출가의 역량에 따라 멋진 배우를 캐스팅할 수 있겠다. 캐스팅이 모두 세팅된 상황에서 제작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특정 배우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기도 하고. 주연배우와 감독 간의 소통이 중요하기에 감독이 원하는 배우로 캐스팅하는 편이다. 여러 영화와 영상을 연출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날도 궁금하다. 영상 언어로 내 생각을 표출하는 데에서 오는 즐거움이 크다. 특별한 에피소드보다는, 극장에서 내 영화를 처음으로 개봉해 상영을 시작할 때 관객으로서 바라보는 기쁨이 굉장하다. 물론 아쉬움도 있지만 그것을 다 떠나 첫 관객이 되는 기분, 이 느낌에 중독돼 이 일을 끊을 수가 없다. 현직 영상연출가로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영상연출가로 일하고 싶다면 스스로의 시간표를 잘 만들어 따라야 한다. 많은 예술가가 비슷하겠지만 이 일은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이 없는 일이다. 철저한 시간 분배 아래 자료를 조사하고, 움직여야 자기 자신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영상연출을 해보고자 하는 청소년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활동을 추천해달라. 나 역시 그저 영화를 좋아하고, <스타워즈> 같은 어드벤처 영화에 푹 빠졌던 영화 키드였다. 지금 당장 영상에 관심이 많다면 일단 책을 많이 읽어두길 바란다. 아는 만큼 하고 싶은 얘기가 생기고, 하고 싶은 얘기를 영상 언어로 풀어내는 것이 영상연출가의 일이다. 픽션, 논픽션 가릴 것 없이 여러 책을 읽어야 한다. 소설로 입문해 스토리의 구조, 플롯을 이해하고, 인문사회 계열, 자연 계열 등 정보 전달을 위한 책을 읽어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다. 준비가 돼 있어야 일생에 한두 번은 온다는 기회를 잡을 테니까. Profile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영화영상학과 석·박사 • 연출 데뷔작 단편영화 <온실> ‘파노라마필름메이커스독립영화제 (그리스)’ 최우수감독상, ‘아르시펠라고뉴이미지 단편영화제 (이탈리아)’ 심사위원특별언급상 수상 • 장편영화 <라라 선샤인>, <연애의 맛>, <로드킬> 등 감독 •웹 드라마 <사회인> 기획/제작 • 동국대학교, 경기대학교, 한국영상대학교 등에서 영상연출 및 시나리오 강의 글 전정아 ● 사진 손홍주,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