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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자기소개를 해달라.

특수분장에 초점을 맞춘 뷰티 크리에이터 ‘퓨어디’, 김도현이다. 유튜브를 시작한지는 2년 정도 됐다.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된 이유는

열두 살 때부터 미용 일을 시작했다. 방송 메이크업부터 샵 운영까지, 안 해 본 뷰티 업계 일이 없었다. 그러다 중국에서 ‘코리안 뷰티’가 인기가 많다는 걸 보고 웨이보 등으로 먼저 뷰티 인플루언서가 되려고 했었다. 그런데 하필 사드 사건이 터졌다.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들어와서 가장 좋은 플랫폼이 뭘까 생각해보다 유튜브를 시작했다. 그리고 채널의 차별점을 두고자 특수분장에 초점을 맞췄다.

 

크리에이터에게 꼭 필요한 자질은

뷰티 채널은 워낙 크리에이터가 많아 레드오션이다. 채널 개설 후 1년간은 수익을 거의 못 본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영상은 올려둘 수 있는 지속성이 중요하다. 그리고 구독자들이 영상을 시청할 때 지루하지 않도록 기본적인 말주변은 필요할 것 같다.

 

콘텐츠를 제작할 때 영감을 얻는 곳은?

‘헐크’, ‘조커’, ‘아이언맨’ 등 만화나 영화의 개성 강한 캐릭터 분장을 할 때는 캐릭터의 얼굴은 물론 행동, 특징, 성격까지 연구한다. 분장만이 아니라 더 생생하게 그 캐릭터를 그려내고 싶기 때문이다. 이외에는 해외 유튜버를 많이 참고하고, 특히 일상생활 속에서 보는 모든 것을 얼굴에 표현할 수 있는 재료로 생각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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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제작할 때 꼭 지키는 것이 있다면?

영상 퀄리티를 엄청 신경 쓴다. ‘쓸데없이 고퀄’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다.(웃음) 그래도 내 영상, 내 채널에 담는 만큼 스스로 만족하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 영상의 질이 좋을수록 확실히 더 좋은 광고가 들어오니 수익 면에서도 무시할 수 없다.

 

구독자 관리, 홍보와 마케팅 방법은?

구독자들의 댓글에 ‘대댓글’을 달면서 소통하는 편이다. 이 외 통계 및 구체적인 마케팅은 소속 MCN인 미디어브릿지와 함께 회의하며 개선해나간다. 무조건 큰 MCN보다는 나와 맞는 MCN과 일하는 것이 지원을 받기 좋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이외의 일은 내 채널을 보고 영화사쪽에서 특수분장 감독으로 일할 생각이 있냐고 제의해왔다. 아마 다음 달부터 영화 특수분장 감독이라는 또 다른 커리어를 쌓게 될 것 같다.

 

앞으로 1인 미디어의 트렌드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나는 특수분장이 무섭고 징그러운 것, 그리고 어렵기만 한 것이라는 편견을 없애고 싶어 이 주제를 택했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분야를 더 알려 줄 수 있는 영상과 채널들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어떤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가.

특수분장사의 매력을 알려주고 싶다. 자기 기술을 알리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영상과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계단으로 나만의 가치를 높이려고 노력 중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한마디.

초기 콘셉트가 아주 중요하다. 초기 구독자가 원했던 자신의 매력을 쭉 밀고 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뷰티 크리에이터에게 얼굴이 얼마나 예쁘냐 안 예쁘냐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깎은 듯한 미인보다 단점을 커버하고 장점을 살리는 크리에이터가 시청자가 원하는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영상을 만들게 될 테니까. 자기 매력만 충분하면 된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달라.

영상 더빙과 노래, 일상 영상을 주로 업로드하는 크리에이터 유준호다. 2013년부터 유튜브 활동을 한, 크리에이터 1.5세대라고 볼 수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된 이유는?

취업 준비를 제대로 하기 전에 내 생각이 담긴 일종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었다. 대학 때 영상을 전공해서 CG를 활용한 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올린 게 시작이었다. 그러다 어떤 분이 자기 아이의 영상을 재미있게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와서 내 목소리를 더빙으로 입혀 영상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렇게 더빙 크리에이터로 채널의 콘셉트를 잡아 일을 시작했다.

 

크리에이터에게 꼭 필요한 자질은? 

정말 다양한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자질을 꼽기는 어렵지만 성실한 태도는 중요하다. 나만 해도 초기에는 하루에 3개씩 영상을 올렸다. 콘텐츠를 제작할 때 영감을 얻는 곳은 실생활에서 떠오르는 게 있으면 바로 만든다. 광고가 들어와도 너무 무리한 제안을 하거나 재미를 해치는 요소가 들어가면 거절할 때도 있다. 광고 금액 보다는 내 채널의 구독자들이 재미있게 보는 게 중요하니까.

 

영상을 제작할 때 꼭 지키는 것이 있다면? .

비속어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 주 구독층이 10대인 만큼 의식해서 조심하는 편이다. 구독자들이 부모님에게 소개해도 부끄럽지 않고 싶다.

 

구독자 관리, 홍보와 마케팅 방법은?

채널 스튜디오에서 그래프를 분석하거나 모든 댓글을 읽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단, 좋은 댓글과 도움이 되는 피드백은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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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크리에이터 이외의 일은?

인플루언서 매니지먼트 회사 ‘온웨이즈’의 이사가 됐다. 같은 길을 갈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1인 미디어의 트렌드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포털 사이트보다 유튜브로 검색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채널을 만들고 사용법, 활용법 등 ‘노하우’를 전달하는 영상이 많아질 것이다. 그렇다고 현재의 재미 위주 영상이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콘텐츠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어떤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가. 

‘나’를 주제로 한 영상을 만드는 걸 좋아한다. 내가 재미있게 느끼는 영상을 구독자와 공유하며, 그들과 같이 늙어가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한마디.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건 다르다. 자기가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꾸준히 알아봐야 한다. 여러 시도를 통해 하나씩 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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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전정아 ● 사진 최성열 ● 헤어&메이크업 이국화 ● 의상 협찬 휠라

<MODU> 표지 모델은 어떻게 지원하게 됐어? 

잡지나 화보에 진짜 관심이 많아. <MODU> 표지 모델은 엄마의 권유로 지원했어. 신청은 작년에 했는데 그동안 연락이 없어서 떨어진 줄 알았지. 그런데 이렇게 선정되다니 너무 기뻐! 촬영 경험이 많은 편인데 스튜디오에서 찍는 건 오랜만이라 그런지 약간 긴장되네.

 

촬영 경험이 많다니?

여섯 살 때부터 모델 일을 해왔거든.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는 아역배우 활동도 했어. 아침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했고. 화보랑 광고, CF 촬영은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해봤는데 아직도 스튜디오나 촬영장 분위기가 좋아.

 

아역배우 활동이 어렵지는 않았어?

일일 드라마는 밤늦게까지 촬영하는 게 일상이거든. 내가 나오는 장면을 촬영할 때까지 몇 시간이고 그냥 대기할때도 많아. 그런데 어릴 때는 힘든 줄 모르고 한 것 같아. 연기하는 건 여전히 재밌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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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럼 아직도 배우가 꿈이야? 

응! 사실 기획사에서 아이돌 연습생을 해보자는 제의도 받았어. 기획사 관계자분들이 그러는데, 지금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야 고등학생 때 데뷔할 수 있으니 시기적으로 좋다더라고. 요즘은 아이돌로 데뷔해서 연기자로 전향하는 경우도 많아 기획사에 들어갈지 말지 고민 중이야. 노래 부르는 거랑 춤추는 것도 좋아해서 아이돌이 적성에는 맞을 것 같아. ‘멘탈’도 강한 편이고. 그런데 지금은 일단 제일 좋아하는 것에 열중하고 싶어.

 

좋아하는 게 뭔데?

춤 배우는 데에 완전 빠졌어. 일주일에 두 번 서울에 있는 댄스 학원을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춤을 공부하는 중이야.

 

집은 강원도 원주잖아. 서울까지 올라오는 데 힘들지 않아?

버스 타고 서울 압구정까지 오가는 데만 3시간이 넘게 걸려. 게다가 학원에서 쉴 틈 없이 춤까지 추잖아. 그러니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하지. 그래도 좋아하는 걸 해서인지 다 이겨내게 돼. 그리고 춤출 때 노래나 안무에 맞춰 표정 연기를 해야 하니까 연기 연습도 되니 일석이조인 것 같아. 표지 촬영이 끝나면 바로 학원에 갈 거야. 개인 레슨 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할 거래. 표지 촬영에 안무 영상까지, 오늘 완전 바빠!

 

마지막으로 예슬이는 좌우명이 뭐야?

하고 싶은 거 하며 즐기면서 살기! 아무리 천재라도 일을 즐기는 사람은 못 이긴다고들 하잖아. 앞으로는 ‘연기를 즐기는 배우 장예슬’로 불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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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전정아 ● 사진 위키미디어커먼즈

액션캠은 수영, 자전거, 카레이싱 등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 옷이나 헬멧, 운동기기에 부착해서 영상을 촬영하는 미니 캠코더를 말한다. 액션캠으로 찍으면 카메라 앵글이 촬영자 시점과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시청자가 직접 익스트림 스포츠를 체험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는 샤오미 등 많은 회사가 액션캠을 제조하고 있지만 그전에는 ‘고프로(GoPro)’라는 브랜드의 ‘히어로(Hero)’가 액션캠의 대명사로 불렸다. 히어로 출시 이후1시간당 1000대가 팔리고, 매년 2배 이상의 판매를 기록할 만큼 기염을 토한 고프로. 그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열정을 따라가니 성공이 따라오다

 

액션캠 브랜드 고프로의 CEO 닉 우드먼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서핑의 매력에 푹 빠졌다. 커다란 파도를 넘는 짜릿한 쾌감이 좋았다. 그는 다른 취미 없이 오로지 서핑에만 몰두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샌디에이고 캠퍼스에 진학한 것도 미국에서 가장 서핑을 즐기기 좋은 지역인 샌디에이고에서 생활하기 위해서였다. 두 차례나 사업에 실패했던 우드먼에게 재기의 기회를 준 것도 서핑이었다. 그는 재충전을 하기 위해 호주와 인도네시아로 서핑 여행을 떠났다. 우드먼은 자신이 서핑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그래서 고무 밴드로 35mm 카메라를 손바닥에 고정시켜 촬영했지만 마음에 드는 장면을 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너무 무거운 데다 초점을 잡기가 어려웠다. 우드먼은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아예 브랜드를 만들어 창업하기로 마음먹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우드먼은 부모님에게 빌린 자금과 틈틈이 모은 돈으로 사업을 위한 아이템 준비에 들어갔다. 그는 가장 먼저 카메라를 연결하는 벨트를 만들 작정이었다. 하지만 카메라 자체가 너무 크고 무겁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 작고 가벼운, ‘입을 수 있는’ 카메라를 만드는 것으로 아이템을 선회했다.

고프로가 시장에 출시한 첫 카메라는 필름을 사용한 아날로그 카메라였지만 점차 와이파이를 사용하고, 저장 공간까지 확보된 원격조종 방수 카메라로 진화해갔다. 판매고는 매년 두 배씩 증가했다. 특히 2009년 출시한 대표 모델 ‘히어로 HD’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하는 데 익숙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어안렌즈를 사용해서 170도 각도의 넓은 화면을 촬영할 수 있으면서 초점까지 잘 맞췄다. 게다가 풀 HD 해상도의 영상도 담아냈다. 폭발적인 판매에 힘입어 우드먼은 2013년 미국의 억만장자 중 가장 어린 자수성가형 창업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실패에 대한 공포를 성공을 향한 절실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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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고프로의 신제품 ‘히어로 6’는 기존 액션캠에 비해 두 배 더 많은 프레임을 녹화할 수 있어서 빠른 움직임을 부드럽게 담아낼 수 있다.(위)  ② 고프로의 ‘히어로 3’로 촬영한닉 우드먼이 서핑하는 모습.(아래)

 

고프로를 창업하기 전, 닉 우드먼은 이미 두 번의 사업에 실패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시작한 첫 번째 회사는 2달러 이하의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임파워올닷컴’이었다. 하지만 창업 자금 부족과 유통망 확보를 못해서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문을 닫았다. 두 번째로 차린 게임 및 마케팅 플랫폼 ‘펀버그’ 역시 닷컴 버블(1995년부터 2000년에 걸친 인터넷 관련 분야의 거품경제 현상)이 붕괴하자 이용자가 급감해 결국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래서 더 신중하고 완벽하게 세 번째 창업을 준비했다.

우드먼은 먼저 개인 생활은 모두 포기하고 하루 종일 시제품을 만드는 데 시간을 보냈다. 제품 기본 설계에 몰두한 나머지 몇 시간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적이 부지기수다. 게다가 그는 CAD(Computer Aided Design, 컴퓨터 자동설계 프로그램)를 다룰 줄몰라 제품 샘플을 직접 손으로 만들었다. 중국 공장에서 만든 시제품이 기준에 맞지 않으면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품질이 될 때까지 몇번이고 반품을 거듭했다. 창업한 후에도 한동안 운송부터 영업, 제품디자인, 고객 지원까지 우드먼 혼자 도맡았다. 심지어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가는 시간까지 줄이려고 물통을 넣어두는 가방을 따로 마련했다고 한다.

우드먼은 “고프로가 이전의 사업처럼 실패하거나 공중분해될까 봐 너무나 두려웠다”고 회고했다. “또다시 실패했다면 세상을 등졌을것”이라고도 털어놓았다. 하루 18~20시간씩 4년간 쉬지 않고 일한 배경에는 실패하면 더 이상 돌아갈 곳이 없다는 공포가 있었던 셈이다. 취미에서 시작한 사업 아이디어였던 고프로, 하지만 이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데에는 창업가의 고통과 노력이 있었음을 닉 우드먼이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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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No.1 진로매거진

MODU 65호 신규 발행

 

Contents

06 이달의 키워드 뉴스

10 키워드로 보는 인물
‘란쓰커지’ 회장 저우췬페이

12 글로벌 롤모델

글로벌 롤모델 720
액션캠 ‘고프로’ CEO 닉 우드먼

14 COVER STAR
장예슬(원주 평원중 2)

18 만나고 싶었어요
힙합 래퍼 아웃사이더

24 MODU 창간 7주년 이벤트

SPECIAL 마이 리틀 텔레비전

특집 720

30 요즘 세상 읽기
지금은 1인 크리에이터 시대

34 MODU 서포터즈에게 물었다!
1인 미디어, 어떻게 생각해?

36 미래를 JOB아라
유튜브 크리에이터

42 주목! 생생 인터뷰
MCN의 모든 것

48 숨은 직업 찾기
팟캐스트 크리에이터

54 강기자의 듣보JOB 탐구
진로체험코디네이터

56 퀴즈로 보는 해양 직업
항만설계기술자

60 학셔너리
미디어학과

64 요즘 뜨는 학과

요즘뜨는 학과 720
서울시립대 스포츠과학과

68 MODU DREAMER
‘히트앤드런’ 방지법 청원자 조윤경

70 꽃굴이의 봉사활동
무료 급식소 봉사활동

72 J기자가 간다
‘샤대’로 가본다고 샤샤샤~

74 MODU 같이 고민해
싫다고 말 못하는 내가 싫어요

76 마음이 자라는 책읽기
우리가 내뱉은 말의 가치

78 MODU의 문화

80 MODU스타그램

지극히 사적인

하지만 확실한

작은 행복 찾기

‘사적인 서점’ 대표 정지혜

 
최근 대형 서점 대신 책을 선별해서 판매하는 작은 서점이 인기다. ‘독립 서점’ 혹은 ‘큐레이션 서점’이라 불리는 작은 서점의 매력은 저마다 고유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큐레이션 서점 중에서도 확실한 콘셉트로 눈길을 사로잡는 서점이 있다. 100% 예약제로 운영하는 이 서점은 책을 구매하려면 먼저 자신의 고민을 서점 주인에게 말해야 한다. 그러면 서점에서 한 시간 정도 고민을 듣고 책 처방사가 고민에 맞는 책을 일주일 뒤에 보내준다. 책 처방사이자 자신만의 독특한 기획으로 큐레이션 서점을 운영 중인 ‘사적인서점’의 정지혜 대표를 만났다.

글 이수진 ● 사진 백종헌

고민 맞춤 책을 처방해드립니다

 

예약 손님의 고민을 들은 뒤 책 처방을 해주는 것이 서점의 콘셉트예요.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책 처방은 일주일에 세 번만 하던데,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책 처방은 서점에서 손님과 함께 1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눈 뒤 일주일 후에 책을 보내드리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일주일 동안 만날 수 있는 분의 수가 정해져 있더라고요. 하루에 세 분 이상을 만나기가 어려웠어요. 한 분 한 분 정성스럽게 만난 뒤에 책을 골라드려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세 분만 만나기로 규칙을 정했죠. 저는 일주일에 이틀만 책 처방을 하고 남은 하루는 다른 책 처방사님이 처방을 해요. 한 달에 평균 30~40명에게 책 처방을 해주는 걸 원칙으로 정하고 있어요.

 

고민에 맞는 책 처방을 해주다니매우 특별한 일 같아요. 낯선 사람의 고민을 듣는 일인데, 어릴 적부터 이야기 듣는 걸 좋아했나요

어머니가 자영업을 10년 넘게 하셨는데, 가게에 가면 늘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에 익숙한 것 같아요. 첫 사회생활은 출판 편집자로 시작했어요. 그 뒤에 서점에서 근무했는데 직원마다 일할 때 즐거움을 찾는 포인트가 달랐어요. 어떤 분은 책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했고, 다른 분은 책 진열 방법을 고민하는 걸 좋아했죠. 저는 주로 손님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특히 손님들에게 책을 추천해드리는 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나중에 손님이 찾아와 추천해준 책이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주실 때면 보람과 성취감을 느꼈어요. 그때 깨달았죠. 나는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읽은 책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나누면서 같이 즐길 때 큰 기쁨을 느낀다는 것을요. 그 기쁨이 일대일 서점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홈페이지를 보니 책 처방사가 여러 분 계신 것 같아요

책 처방사를 섭외한 이유는 혼자서 처방을 하면 예약 손님들이 아무래도 오래 기다리기 때문이에요. 책 처방사에 따라 상담 방식이나 선별하는 책도 다르고, 같은 손님이 오더라도 어떤 처방사와 상담했느냐에 따라 오가는 이야기가 다르더라고요. 또 우리 서점은 처방사가 읽어본 책만 처방한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에 추천 도서에 처방사 각자의 독서 취향이 담겨요. 그러면 처방이 더 다채로워지더라고요.

 

어떤 분들이 책 처방사로 함께하나요

책 처방사와 따로 계약을 맺거나 특별히 채용하는 방식은 없지만, 몇 가지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있어요. 먼저, 사람을 좋아하는 분이어야 해요. 단순히 책만 추천해주는 일이 아니라, 한 시간 동안 손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을 나눈 다음 책을 고르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본 경험이 많은 데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대화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어야 하죠. 두 번째는 책 처방사들이 선정하는 책의 색깔이 우리 서점과 잘 맞아야 해요. 현재 처방사로 계신 분은 <어라운드> 매거진에서 에디터로 일하다가 지금은 에세이 작가로 활동하는 박선아 작가님과 새 직원으로 함께 일하게 된 이현아님이에요.

 

서점에는 주로 어떤 분들이 오나요

1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해요. 주로 오시는 분들은 20, 30대이긴 한데, 수능을 마친 10대도 방문하고는 해요.

 

연령대마다 고민이 다를 것 같은데, 각 연령별로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나요

20대 분들은 진로 고민이 제일 많아요. 내가 좋아하는 건 이건데, 안정적인 선택을 하려면 저걸 해야 한다 같은 식의 고민들이죠. 아니면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분들도 있고, 좋아하는 걸 찾기에는 여유가 없다는 분들도 있어요. 30대도 진로 고민이 많은 편인데,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도 포함되어 있어요. 사실 통틀어서 보면, 결국 나에 대한 고민이 제일 많은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사람이고, 뭘 좋아하는지에 대한 고민이요. 그리고 책에 대해 궁금해서 찾는 분들도 계세요. 이제 막 책을 가까이 하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하면 독서 습관을 기를 수 있는지, 아니면 책을 편식하거나 완독을 못하는데 어떻게 읽어야 기억에 남을 수 있는지와 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도 오시죠.

 

다양한 연령대의 고민을 듣고 책을 처방하려면 사람과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넓고 다채로워야 할 것 같아요
 
일단 저는 열심히 듣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가끔 손님들이 저에게 상담 공부를 했는지 물어보시는데, 상담이나 심리학은 공부하지 않았어요. 다만 책을 통해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처음에는 내가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상담을 하면서 알게 됐는데, 이곳에 오는 분들은 스스로 뭘 해야 할지 모른다기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거였어요. 예를 들어 “그때 되게 힘들었어요”라고 이야기하는 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힘들었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봐요. 그러면 혼자 생각할 때는 나오지 않았던 부분을 깨닫는 경우가 있거든요.

 

일대일 대화를 어색해하는 분들은 없나요?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은 대부분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오세요. 그래서 특별히 힘들게 하는 분은 많지 않아요. 대신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분들이 계세요. 그러면 살짝 힘들긴 한데, 억지로 끌어낼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럴 때에는 손님의 고민과 유사한 제 경험을 꺼내면서 ‘저는 이때 이런 마음이었는데, 어떠셨어요’라고 물어봐요. 그리고 이건 제 장점 인데, 누구를 만나더라도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웃음)

 
사적인 서점은 새로운 콘셉트의 서점이잖아요. 이전에 사례가 없어서 시작을 앞두고 조금 막막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서점 콘셉트는 일찍부터 생각하고 있었어요. 구현이 힘들었죠. 어떻게 보면 너무 막연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올지 안 올지 가늠이 되지 않았거든요. 과연 사람들이 책과 관련해서 큐레이션 비용을 내고 이용할 것인지 확신할 수도 없었고, 제가 책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아는 것도 아니니 그 자리에서 바로 책을 추천해줄 수 있을지 걱정도 됐고요. 그때 친한 편집숍 대표님에게 책과 관련된 팝업 스토어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편집숍에서 ‘사적인 서점’의 책 처방과 같은 형식으로 팝업 스토어를 열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 덕분에 자신감을 얻고 이런 프로그램을 원하는 분들이 어딘가에는 있을 거라는 확신도 들었죠. 그렇게 팝업 스토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3개월 뒤에 바로 서점을 열었어요.

 

서점에 온 첫 손님 기억나세요??

그럼요. 연애편지를 잘 쓰고 싶다는 고민을 가진 분이었어요. 이전에 ‘땡스북스’ 근무 시절부터 책 소개를 올렸던 개인 SNS 계정을 보고 찾아오신 분이었죠

 
연애편지를 잘 쓰고 싶은 분에게 어떤 책을 추천했나요?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라는 책을 보내드렸어요. 김환기 화백의 예술과 사랑에 대한 내용이면서 동시에 김향안 여사님과 주고받은 연애편지가 담긴 책이에요. 두 분의 연애편지를 읽다 보면 ‘아,연애편지는 이렇게 쓰는 거구나’하고 느낌이 올 것 같아서 보내드렸어요. 위대한 예술가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사랑하는 이에게 진솔한 마음을 전하는 편지가 담겼거든요. 그분이 몇 개월 지나서 서점에 다시 오셨는데, 연애편지 받은 분과 만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어요.(웃음)

 
책이 오작교 역할을 했네요(웃음
 
서점을 하면서 가장 재밌는 부분이죠. 추천받은 책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피드백을 많이 받아요. 편지나 문자로 전하기도 하고, 직접 방문해 이야기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보람을 많이느껴요. 내가 전한 한 권의 책이 누군가의 인생에 씨앗이 되었구나 싶어 뿌듯하기도 하고요.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그 간격을 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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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언제부터 좋아했어요
 
부모님이 초등학교 때 사준 학습만화 전집이 너무 재밌었어요. 그러다가 초등학교 2학년 때 교내 독후감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책을 더 많이 읽고 싶은 동기부여가 됐죠. 중·고등학교 때는 주로관심 분야의 실용서나 에세이를 읽었어요. 보통 책 읽기 습관을 가진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고전문학을 계기로 책에 빠졌다는 분들이 많아요. 근데 전 학습만화로 시작했잖아요. 문학은 대학교 이후에나 읽기 시작했죠. 편집자로 일할 때 다른 편집자들에 비해 안 읽어본 문학책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게 저를 움츠러들게 하고 콤플렉스로 작용하더라고요.

 

그럼에도 계속 책과 관련된 일을 했어요.

문학 도서를 많이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책을 만드는 편집자에서 판매하는 서점 직원으로 직군을 바꾼 것도 있어요. 그랬는데 막상 판매하는 일을 하니 너무 즐거운 거예요. 제가 재밌어하는 책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느낀 게 있다면, 이제 막 책을 좋아하기 시작했거나 책을 아예 읽지 않는 분들에게는 깊이 있는 책이 좋은 책으로 여겨지기가 어렵다는 거예요. 오히려 독서를 방해하는 벽으로 느낄 수 있죠. 그런데 제가 주로 들었던 말은 ‘책과 더 가깝게 만들어주어서 고맙습니다’라는 인사였어요. 그때 제가 가진 콤플렉스가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책을 이제 막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았던 분들에게 내가 책으로 들어서는 입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렇게 책을 판매하면서 문학을 잘 모른다는 콤플렉스를 내려놓기 시작했어요. 내 성향이나 기질이 어딘가에서는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잘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완전히 다른 직업을 가질 수도 있는데 그 안에서 자신의 기질이나 성향에 맞는 방향을 찾아낸 거네요. 이건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긍정이 동시에 있어야 가능한 일 같아요.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특별히 하는 일이 있나요?

생각을 항상 정리하는 편이에요. 편집자를 그만둘 때도 내가 왜 힘든지, 어떤 부분을 제일 견딜 수 없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 답이 나왔죠. ‘나는 깊이가 부족하다는 생각때문에 힘든 것 같아’, ‘인풋이 없는데 계속해서 아웃풋을 내야 하는게 괴로워…’ 이런 식으로 정리한 결과예요. 그 후에 서점에서 근무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어떤 일을 하든지 항상 내가 가장 즐거운부분과 하기 싫은 부분을 파악하려고 해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부분을 더하고 제일 하기 싫은 부분을 빼서 만든 결과물이 ‘사적인서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기 위해 서점을 열었잖아요. 그렇다고 해도 좋아하는 일만 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서점을 운영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또 좋아하지는 않지만 꼭 해야하는 난처한 일은 무엇일까요? (웃음)
 
가장 좋아하는 일은 역시 제가 읽은 좋은 책을 추천하는 일이에요.SNS이든 서점이든 만나는 사람에게 책을 권하는 일을 가장 좋아하고 행복해하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눴다는 기쁨이 큰 것 같아요. 반대로 하기 싫은 일은… 숫자와 관련된 일이 가장 힘들어요. 서점 운영은 결국 자영업에 속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책만 소개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세금 업무나 정산도 제가 해야 하죠. 또 모든 선택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니까 선택을 앞두고 스트레스가 커요. 사소하게는 서점에 쓸 스티커나 봉투부터 인테리어까지 전부 혼자 결정해야 하거든요. 가끔씩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럴 수가 없더라고요. 퇴근을 해도 머릿속에 계속 어떤 책을 추천하면 좋은지, 신간을 어떻게 소개할지 등의 아이디어가 끊이지 않고이어지거든요. 꿈에서도 일하는 느낌이 들어요.(웃음)

 

그래도 쉬는 시간이 있어야 하잖아요. 일과 관련된 고민들은 어떻게 분리하나요

저는 고민을 자르지 못하는 것 같아요. 사실 재밌게 일하기 때문에 분리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 편이고요. 대신 10시간을 일하면 그중 2~3시간은 나를 위해 쓰려고 해요. 카페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읽기도 하고 벚꽃 핀 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산책도 하죠.

 

‘책’으로 잇는 사람과 사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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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진열한 책들도 일일이 선별한 거죠?
 
책을 진열하는 첫 번째 기준이 ‘베스트셀러는 진열하지 않는다’예요. 그런 책은 굳이 우리 서점이 아니어도 볼 수 있으니까요. 두 번째는 다양한 고민의 힌트가 될 수 있는 책을 진열하려고 해요. 그러다 보니 자기 발견에 대한 책이 많은 편이에요. 삶을 바라보는 태도나 시선에 관한 책들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에세이를 좋아해서, 그 분야 책들도 많아요. 에세이는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거잖아요.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듣고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이 공감이나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서점에도 에세이를 많이 가져다 놓고 있어요.

 

2018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가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잖아요.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되기 전부터 소확행을 누리는 분들이 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사적인 서점도 소확행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공간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놀란 게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되기 전부터 제 아이디가 소확행이었어요. 소확행도 그렇고 그 이전의 ‘욜로(YOLO)’도 그렇고, 요즘 사람들에게 안정되고 확실한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이전에는 ‘내가 열심히 하면 그에 맞는 결과가 올 거야’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는 사회가 된 것 같아요. ‘평생직장’이라는 말도 없어졌고요. 이렇게 불안한 환경이다 보니 오히려 내가 지금 좋아하는 것, 당장 이룰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하는 문화로 변한 것 같아요. 이런 과정에서 소확행과 욜로가 나온 게 아닐까요. 그런데 소확행이나 욜로가 단순히 마케팅으로만 활용되는 것은 아쉬워요. 욜로도‘지금 있는 돈 다 쓰고 놀자’, 이게 아니거든요. 저는 일상에서 소확행을 찾기 위한 노력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삶에 주는 영향도 크고요. 저 역시 큰 목표를 좇아서 갈 때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작은 행복을 찾으면서 삶에 대한 만족도가 많이 올라갔어요.

 

대표님의 소확행은 무엇인가요

계절이 오고 가는 것을 몸으로 느끼며 사는 거요. 요즘 날씨가 무척 좋잖아요. 그런 날에는 일을 조금 미루고 산책을 가서 나무나 강을 보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계절을 누리는 거예요. 그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변화가 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 누리지 못하기 때문에 제게는 가장 중요한 소확행이에요.

 

앞으로 서점을 어떻게 운영하고 싶으세요?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서점 운영에 있어서는, 책으로 들어서는 입구 역할을 할 수 있는 서점이 되고 싶어요. 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분들이나 막 좋아하기 시작한 분들이 책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책 처방도 그 계획 중의 하나였고요.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책 처방을 하면서 느낀 게, 일방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는 건 어렵더라고요. 손님에게 고민을 듣는 시간과 서점 공간을 제공하면서 그분들이 얻는 것도 있겠지만 그 만남을 통해 제가 얻는 것들이 분명 있거든요. 저는 이런 활동이 선순환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좋은 기운을 주고받는 거죠. 손님에게 받은 좋은 에너지를 또 다른 손님에게 전하는 경우도 있어요. 책뿐만 아니라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런데 그러려면 결국 제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죠…(웃음)

마술의 변신을 꿈꾸다

마술사 최재원 (경기 부천북고 2)

작년 11월에 열린 전국 매직 페스티벌에서 1위를 수상했다면서. 축하해! 근데 그때 어떤 마술을 한 거야?

비둘기 마술을 했어. 카드와 불, 지팡이 등을 이용해서 비둘기를 사라지게 하거나 나타나게 하는 마술이었지.

대회 준비는 얼마나 걸렸어?

한 5개월 동안 준비한 것 같아. 콘셉트를 정한 뒤 노래, 의상, 도구를 선택하는 것부터 시작했지. 그런 다음 마술 동작을 노래에 맞춰보면서 동작 하나하나를 연습했어. 마술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보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세는 물론, 손의 위치나 발의 각도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면서 연습해야 해. 표정이나 몸짓이 어색하면 마술 자체가 어설퍼 보이거든. 그래서 마술 연습도 많이 하지만 동작이나 표정을 연습하는 데 투자하는 시간이 꽤 길어. 그러니 4~5분짜리 공연을 준비하는 데 5개월 정도 연습을 할 수밖에 없는 거지.

단순히 마술만 연습한다고 되는 게 아니구나.

응. 마술은 의상과 노래, 표정과 동작들 전부가 하나로 어우러진 퍼포먼스라고 생각하면 돼.

대회에 나가서 수상할 정도면 실력이 꽤 좋은 것 같은데, 마술은 언제부터 시작한 거야?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그때는 마술 영상을 보면서 따라 하는 정도였어. 취미로 시작했다가 좀 더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서 6학년 때 학원을 다녔지. 그때부터 전문적으로 마술을 배우다가 중학교 3학년 때 공연을 시작한 것 같아.

마술이 왜 좋은데?

중학교 3학년 때 학교 축제, 졸업식, 어린이집 등 마술 공연을 할 수있는 곳이라면 큰 무대, 작은 무대 가리지 않고 다 갔는데 관객들이 무대에 있는 나를 바라보고 박수를 쳐줄 때 너무 행복했어. 그때 마술사의 길을 선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공연을 정말 많이 했구나.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어떤 무대야?

지난해 6월 여수에서 한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아. 내 생애 첫 대회였거든. 제일 마지막 순서였는데, 공연을 다 끝내고 나니 상은 못 받겠구나 싶더라고. 아무래도 처음 나간 대회니까 큰 기대를 하지 않았거든. 그런데 특별상에 주니어 1등, 국회의장상, 전체 그랑프리를 포함해서 6관왕을 했어. 정말 예상 밖이었지. 내가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해서 부모님이 여수까지 함께 내려와 왠지 죄송했는데 상까지 타서 완전 뿌듯했어.

마술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반대하시진 않았어?

다행히 한 번도 없었어. 취미로 마술을 하다가 더 배워보고 싶다고 말한 순간부터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지. 부모님의 지원 덕분에 지금까지 마술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대회에서 1위도 하고 상도 많이 탔는데, 혹시 실수한 경험은 없어?

있지. 해외 대회를 나갔을 때인데, 그때도 비둘기 마술을 했어. 비둘기가 짠 하고 나타나야 하는데, 아무리 해도 안 보이는 거야.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더라. 결국 그 마술은 못하고 넘어갔어. 주어진 시간 내에 다른 마술도 보여줘야 하니까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넘어간 거지. 하지만 무대에 있는 내내 마음이 쓰이더라고. 다행히 다른 마술에서는 실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비둘기 마술을 놓쳐서 너무 아쉬웠어.

헉, 그랬구나. 비둘기가 훈련이 덜 됐었나 봐.

아니, 비둘기는 따로 훈련이란 게 없어. 하루에 5분, 10분씩 쓰다듬어주고 보살펴주면서 유대감을 쌓는 게 전부야. 며칠 보살펴주지 않으면 갑자기 날아가버리거나 말을 안 듣거든.

지금 준비하고 있는 대회나 공연 있어?

‘매직컬’을 준비 중이야.

매직컬? 처음 들어보는 것 같아.

마술이랑 뮤지컬을 합친 장르를 매직컬이라고 하는데, 아직 공연은한 번도 안 했어. 올해 12월에 공연할 예정이라 지금은 열심히 연습하는 중이야.

마술사 팀에 소속돼 있는 걸로 아는데, 그 팀이랑 같이 준비하는 거야?

아니. 마술사 팀은 마술 위주로 공연했을 때 있던 팀이고, 지금은 뮤지컬 팀으로 옮겼어. 매직컬은 뮤지컬 팀이랑 하는 거야. 뮤지컬에서 마술사 역할을 맡고 있어서 마술 외에 탭댄스, 춤, 노래도 같이 연습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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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컬은 어떻게 하게 됐어?

예전에 뮤지컬 배우랑 마술사가 같이 공연하는 걸 본 적이 있어. 그때 뮤지컬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예 마술과 뮤지컬을 합치면 어떨까 싶더라고. 영화 <위대한 쇼맨>에서도 마술이랑 뮤지컬을 같이 하잖아. 그거랑 비슷한 걸 해보고 싶은 거야. 그래서 매직컬을 하게 됐어. 분야가 다른 두 가지가 합쳐지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한번 도전해보려고.

평일에는 학교, 주말에는 연습실… 학업과 마술을 병행하기 힘들지는 않아?

지금 속해 있는 팀이 대전에 있어서 좀 힘들긴 해.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까지 학교에서 수업 듣고 금요일 오후에 대전에 내려가서 마술을 연습하거든. 그래도 아직은 내 신분이 학생이니까 학교도 열심히 다녀야지.

내년에 고3인데 대학에 진학할 계획은?

대학 가야지. 부모님이랑도 이미 상의가 끝났어. 근데 마술학과는 아니고 연극영화과에 가려고.

당연히 마술학과로 갈 줄 알았는데 의외다.

마술은 이미 내가 하고 있으니까 새로운 걸 배워보고 싶어. 마술 외에 다양한 장르를 배우다 보면 매직컬처럼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길지도 모르잖아. 그리고 연극영화과에서 연기를 배우면 마술할 때 표정이나 동작을 좀 더 자연스럽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앞으로 어떤 마술사가 되고 싶어?

다른 사람의 롤 모델이 될 만한 마술사가 되고 싶어. 기존에 있던 것을 잘하는 마술사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개척하는, 계속 해서 발전하는 마술사가 되는 게 꿈이야. 그래서 매직컬에도 도전하는 거고. 앞으로도 마술이랑 새로운 분야를 접목하는 데 도전할 거 야. 그래서 나중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술사가 돼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주고 싶어.

나도 마술사 최재원을 응원할게. 매직컬도 대박 나길!

경계를 허물어

혁신을 만들다

숭실대학교 글로벌미디어학부

글 김현홍 ● 사진 숭실대

숭실대 IT대학은 지난 2000년, 창의적 IT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글로벌미디어학부를 설립했다. 글로벌미디어학부는 숭실대의 소프트웨어(SW)학과 중 하나로 예술, 미디어, 프로그래밍, IT 기술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숭실대는 최근 SW 중심대학으로 선정되면서 4차 산업을 선도하는 소프트웨어 융합 인재 양성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미디어학부는 최첨단 장비와 오픈소스 SW교육실습 및 SW융합프로젝트 실습실을 지원받아 소프트웨어 교육의 혁신을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숭실대 글로벌미디어학부는 문·이과에 관계없이 교차지원이 가능하며, 인문계열 전공생도 수업에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도록 다양한 소모임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졸업 후에는 융합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연구원, 디자이너, 기획자 등 폭넓은 진로 선택을 할 수 있다.

 

인문학과 전문성을 겸비한 파이(π)형 인재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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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글로벌미디어학부는 전문성과 감성, 실용성과 창의성을 두루 겸비한 ‘파이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글로벌미디어학부에는 예술, 영상, 스토리텔링 같은 인문학과 게임, 모바일, 웹, 프로그래밍 등 전문성을 융합한 교과과정을 운영한다. 1학년 때에는 프로그래밍 및 실습, 테크노 경영, 정보와 예술개론 같은 수업으로 기초를 다지고 2학년부터 디자인론, 영상론, 소프트웨어공학 등 학생의 관심사에 따라 세부 과목을 이수할 수 있다.

 

예술과 콘텐츠, 공학이 어우러진 교과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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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미디어학부의 과목은 콘텐츠공학, 미디어아트, 미디어공학 분야로 세분화돼 있는데, 콘텐츠공학 분야에서는 디지털 콘텐츠 개발 방법론을 위한 게임 특론, 사물인터넷과 관련된 수업이 있다. 미디어아트 분야에서는 콘텐츠 기획, 디지털미디어 창작이론, 공간디자인 및 조형에 관한 수업, 미디어공학 분야에서는 인터넷 미디어, 인공지능에 관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방학 중에도 지속적인 역량 개발을 위한 로봇축구 시스템학습, VR 영상 제작 기법, 3D 프린팅 후가공 기법 등 융합기술 특강이 마련돼 있다.

 

융합적 창의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 진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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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미디어학부는 공학과, 예술, 콘텐츠 등 다양한 학문이 융합된 전공인 만큼 진로 선택의 폭이 넓다. 졸업 후에 게임, 인터넷, 모바일 콘텐츠 분야 관련 개발자,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하고 마케팅하는 기획자, 게임이나 웹 등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로 진출할수 있다. 글로벌미디어학부에서는 학생들의 진로 선택과 역량 강화를 위해 방학 중에도 비교과 과정 특강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미니 인터뷰  류민석 | 글로벌미디어학부 2

 

우리 학과, 이건 정말 좋아!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디자인, 그래픽 등 여러 분야를 배울 수 있어요. 저는 프로그래밍을 배우고싶어서 지원했는데, 입학 후에 프로그래밍과 융합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를 배우면서 시야를 넓힐 수 있었죠. 글로벌미디어학부는 프로그래밍뿐 아니라 미디어, 게임, 모바일, 콘텐츠 등의 분야를 함께 배우면서 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곳이에요.
학과 생활을 잘하고 싶다면

글로벌미디어학부에 있는 다양한 소모임 활동을 하는 것을 추천해요. 우리 학부는 여러 분야를 배우는 만큼 학생들의 관심사도 다양해요. 그래서 이런 관심사를 반영한 소모임들이 있어요. 소모임을 통해 프로그래밍, 드로잉, 유니티 프로그램 등에 관한 멘토링을 받으면서 수업 외에 필요한 공부를 할 수 있죠. 기존에 있던 소모임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소모임을 만들어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학과에 적응하지 못할 거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우리 학과 후배가 되고 싶다면 명심해!

디자인과 IT 기술을 융합한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학부의 목표인 만큼 그래픽디자인 혹은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어요. 프로그래밍이 필수 커리큘럼에 포함되어 있으니 입학하기 전 프로그래밍의 기초를 미리 배우면 수업을 따라가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평소 머릿속으로만 생각한 것들을 만들어보고 경험할 수 있는 자유분방한 학부이니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고 싶은 친구들이라면 저희 학부에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 거예요.

취향저격
칵테일 메이커

바텐더

글 전정아 ● 사진 백종헌

더블멘토링 고등학생

이달의 의뢰인

이름 최예진
소속 고척고등학교 3
관심 분야 바텐더

이름 김태현
소속 경신고등학교 3
관심 분야 바텐더

더블멘토링_대학생

이달의 대학생 멘토

이름 이성헌
소속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 호텔식음료서비스 호텔바텐더 과정 2
관심 분야 바텐더

더블멘토링_멘토

이달의 직업인 멘토

이름 오연정
소속 알로프트 서울 명동 바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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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못 마셔도 칵테일 공부는 충분히 할 수 있어”

 

이성헌(이하 성헌) ─ 만나서 반가워요. 두 친구 모두 바텐더를 꿈꾼 다고요?

최예진(이하 예진) ─ 네, 저와 태현이 둘 다 바텐더로 꿈을 정해서 아현산업정보학교 관광서비스학과에서 올 한해 동안 직업 교육을 받을 거예요. 저와 태현이는 반이 달라서 오늘 처음 만났지만요.(웃음)

김태현(이하 태현) ─ 형은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 다니죠? 작년에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에 학교 체험하러 갔었어요.

성헌  ─ 오, 우리 학교를요? 호텔바텐더 과정을 체험했나요?

태현 ─ 네, 그때 바텐더가 되기로 맘을 굳혔던 것 같아요. 원래는바리스타 공부를 좀 했거든요. 바리스타 2급 자격증도 따고요. 그런데 호텔바텐더 과정을 체험해보니 제 성격에는 바텐더가 더 어울리겠더라고요. 참, 거기 학교 실습실이 정말 멋졌어요.

성헌 ─ 우리 학교가 시설 면에선 빠지지 않죠. 태현이는 이미 체험해봤으니 알겠지만, 우리 과는 바텐더 과정만 배우지 않아요. 바리스타와 소믈리에도 함께 준비할 수 있는 커리큘럼이 있거든요. 그리고 수업도 이론보다는 실무 위주로 배워서 현장에서 환영받기도 하고요. 너무 자랑처럼 들릴까 봐 말하지 않으려고 했는데(웃음), 바텐더 과정을 배우고 싶어서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우리 학교가 최고의 선택이 될 거예요.

태현 ─ 그럼 대학에서는 어떤 걸 배우나요?

성헌 ─ 1학년 때는 주로 바(Bar)에서 사용하는 기물 다루는 법과 재료에 대한 이해를 배우고, 2학년이 되면 각종 대회를 준비하고 창작 음료를 만드는 데 집중하죠. 친구들은 지금 어떤 걸 배우나요?

태현 ─ 조주기능사 자격증 필기시험에 나올 만한 내용을 공부하고있어요.

예진 ─ 바텐더의 정의나 개념처럼 이론 위주로요.

성헌 ─ 아직 필기시험 치기 전이죠? 그럼 <조주기능사 쉽게 따기>라는 책을 추천해요. 한국바텐더협회에서 나온 책인데 요점 정리가 잘돼 있어 시험공부용으로 정말 좋아요.

예진 ─ 그래도 전 얼른 실습을 하고 싶어요. 오빠는 수업에서 어떤게 제일 재밌었어요?

성헌 ─ 창작 음료를 만드는 수업이 기억에 남아요. 나만의 음료 레시피를 만든다는 게 고민도 많이 해야 하고, 수정도 거듭해야 하지만 그 과정이 결국 오롯이 제 작품이 되니까 보람이 크거든요. 또 우리 과는 매달 데일리 바, 데일리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전교생과 교직원분들에게 무료로 커피와 칵테일을 제공하는 거예요. 한 달간 배운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손님들에게 서비스하는데, 그때 실수도 하고 칭찬도 받으면서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접해볼수 있어요. 멀리 나가지 않고도 현직 바텐더의 고충을 느낄 수 있다 고나 할까요? (웃음)

태현 ─ 데일리 바, 데일리 카페는 저도 참가해보고 싶네요. 그럼 형은 왜 바텐더가 되고 싶었어요?

성헌 ─ 서비스 직종이 천성이어서요.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좋아하고 소통도 자신 있거든요. 또 내가 만든 음료가 손님에게 기쁨이 되고 힘이 된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은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엄청 멋있잖아요.(웃음)

태현 ─ 맞아요, 바텐더라는 직업은 진짜 ‘간지’가 있는 것 같아요.

예진 ─ 태현이랑 오빠는 바텐더를 꿈꾸는 이유가 정말 비슷하네요.(웃음) 전 일단 취업한 뒤에 대학에 가볼까 생각 중인데, 선취업 후 진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성헌 ─ 내가 선취업 후진학 경험자예요. 원래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 취업해서 일했었거든요. 그런데 딱 1년 일하고 그만뒀어요. 적성에 너무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뭘 하는 게 가장 즐거울까 고민하다 추려진 게 바리스타, 바텐더 같은 서비스 직종이어서 관련 대학에 진학한 거예요. 물론 취업이 낫다, 진학이 낫다 내 맘대로 대답하긴 어려워요. 하지만 예진이가 정말 공부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게 생긴다면 취업보다는 공부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더 어릴 때 배워두면 그만큼 경험이 쌓일 테니까요.

태현 ─ 지금 당장 배워보고 싶은데 술을 마실 수 없는 나이라는 게 너무 아쉬워요.(웃음)

성헌 ─ 아마 실습할 때는 한두 방울은 맛볼 수 있을 텐데, 그 정도로는 맛을 알기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꼭 술이 아니더라도 두가지 재료가 섞인 주스나 차를 많이 마셔보는 것을 추천해요. 예를들어 사과와 당근을 섞은 주스나 레몬생강차 같은 걸요. 시중에 나오는 제품들은 맛의 조화가 이미 검증됐다는 거니까요. 논알코올(Non-Alcohol) 칵테일, 즉 알코올이 없는 음료를 많이 만들어 보는 것도 좋아요.

예진 ─ 미각 연습을 해보라는 말이군요.

성헌 ─ 그렇죠. 그래서 커피 공부를 미리 해두는 게 좋아요. 요즘은 에스프레소 마티니처럼 커피를 재료로 하는 칵테일도 인기가 많으니까요.

태현 ─ 바리스타 자격증 따둔 걸 써먹을 수 있다니 다행이에요.

성헌 ─ 그럼요. 뭐든 공부해둔 건 도움이 되죠. 난 페이스북 같은 SNS 페이지나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현직 바텐더분들이 시연하는 영상을 자주 보고 있어요. 대회 매너나 스킬을 눈으로라도 봐두면 실습에 훨씬 도움이 되거든요.

태현 ─ 당장 바텐더 관련 채널을 구독해둬야겠어요.

성헌 ─ 조언이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네요. 이번엔 내 궁금증도 함께 풀러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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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의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열린 마음이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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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정 멘토(이하 오 멘토) ─ 진짜 고등학생 친구들을 만나다니…(웃음) 그런데 이 친구는 왠지 낯이 익은걸.

성헌 ─ 작년 ‘1883 바텐더 챔피언십 대회’에 출전했던 이성헌입니다. 그때 오 멘토님이 심사 위원이셨는데, 혹시 기억하시나요? 정말 잠깐 뵀는데도 완전 팬이 됐어요.

오 멘토 ─ 그랬나요? 단상에 3초도 안 섰던 것 같은데.(웃음) 그런데 친구들은 바텐더가 어떤 직업이라고 생각하나요?

태현  ─ 음… 칵테일을 만들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직업이요.

오 멘토  ─ 맞아요. 난 거기에 더해서 나만의 정의를 내리는데요, 바로 고객과 친구가 되는 일이라는 거예요. 바텐더는 고객의 이름도, 나이도, 직장도 상관없이 친구가 될 수 있어요. 그저 고객에게 음료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진솔한 대화를 하면서 그들의 감정에 공감하 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거죠. 그게 진정한 바텐더라고 생각해요.

예진─ 손님에게 공감하는 바텐더는 제가 되고 싶은 바텐더이기도해요. 멘토님은 바텐더가 되기 전에 마술사로 활동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바텐더 일을 하게 되었나요?

오 멘토 ─ 소믈리에를 연기하면서 와인병이나 와인의 색이 바뀌는 마술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소믈리에라는 직업을 제대로 연기하려면 와인 스쿨이라도 다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와인을 배우다 보니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쪽 업계에 몸담게 됐어 요. 처음에는 홀 서빙을 하다 바(Bar)로 넘어가게 된 거예요.

태현   ─ 굉장히 운명적인 전직인데요? (웃음) 바텐더의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오 멘토 ─ 바텐더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존경하는 선배들의 일과를 알려줄게요. 먼저 기상하면 신문이나 인터넷으로 오늘 있었던 주요 사건들을 찾아봐요. 손님과 대화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죠. 그리고 출근하면 재료와 거래처에서 들어온 물품을 확인하고 정 리하면서 오픈 준비를 해요. 오픈 뒤에는 음료를 제조하고 서브하는 데에 매진하죠.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노트에 방문한 손님을 기록하면서 어떤 음료를 주문했는지, 그 음료에 대해 어떤 코멘트를 남겼는지 적어둬요. 그리고 틈날 때마다 다른 바텐더들이 만드는 칵테일 과 음료 정보를 서치하면서 공부해둡니다. 이게 제가 배운 바텐더의 일과예요. 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태현   ─ 그럼 업무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인가요?

오 멘토 ─ 어렵고도 중요한 점은 고객을 대하는 이렇다 할 기준이 없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너무 많이 취한 고객에게는 술을 제공하면 안 돼요. 하지만 그 ‘취했다’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죠. 그래서 상황마다 대응하는 방식을 겪어보며 자기만의 노하우를 쌓아야 해요.

성헌  ─ 그러고 보니 멘토님은 바 매니저신데요, 매니저는 업무가 다른가요?

오 멘토 ─ 매니저에게는 매출을 분석하고 단가를 계산하는 ‘페이퍼업무’가 있어요. 이번 주 매출을 계산해서 다음 주는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 계획을 세우는 거죠. 그리고 영업 중에는 업장을 컨트롤해요. 음악 소리가 너무 커서 고객들 대화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지, 고객들이 즐기고 있는지, 불편함은 없는지 두루두루 살펴봐요. 그리고 불만 사항이 생기면 해결하려고 노력하죠.

태현  ─ 혹시 멘토님과 맞지 않는 성향의 손님도 있나요?

오 멘토 ─ 바텐더라고 모든 손님들과 합이 맞을 순 없어요. 그래서 성향이 다른 바텐더 몇 명이 한 팀으로 묶여 일하는 게 좋아요. 바텐더마다 잘 맞는 고객이 따로 있거든요. 가게에 들른 모든 고객이 마음 상하지 않고, 조심히 귀가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태현  ─ 전 어떤 고객과 잘 맞을지 벌써 궁금해요.

예진 ─ 저도요! 사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업장에 취업하고싶거든요. 만약 멘토님이 평가 위원이라면 어떤 신입을 채용하실 건가요?

오 멘토 ─ 화려한 경력과 자격증보다는 손님을 대하는 마인드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회사 규정과 복지 수준 등은 충분히 회사 측과 지원자가 맞춰갈 수 있죠. 하지만 일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손님은 싫다’라고 말하는 친구들은 정말 곤란해요. 사실 자격증이 없어도 충분히 바텐더로 일할 수 있어요. 나도 자격증이 없어요.

예진─ 일단 열린 마음으로 손님을 대하는 게 중요하군요. 명심하겠습니다.

성헌  ─ 멘토님이 가장 좋아하는 칵테일은 어떤 종류인가요?

오 멘토 ─ 피치크러시, 미도리사워 등 달콤한 칵테일을 좋아해요. 그래서 달콤하면서도 도수가 센 칵테일을 잘 만들어요. 내가 술이 약해서 알코올 향이 강하면 잘 못 마시거든요.(웃음) 그래서 손님들에게도 나를 ‘당 전문’이라고 소개하는 편이에요.

성헌  ─ 헉, 술이 약한 편이시라고요

오 멘토─ 사적인 자리에서 마실 때는 소주 석 잔이면 취하죠. 그런데 바텐더로서 일하고 있을 때는 절대 취하지 않아요.

태현  ─ 오~ 그런 정신력이 바로 프로 바텐더의 모습이군요!

오 멘토 ─ 알코올을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당연히 술이 세야 한다고들 생각하는데 의외로 술 못 마시는 바텐더도 많답니다.

예진─ 그럼 술 못 마시는 나이라고 바텐더 공부 못할 것도 없겠네요. (웃음) 그런데 저나 태현이처럼 고등학생들은 어떤 걸 준비하면 좋을까요?

오 멘토 ─ 대회 출전을 준비해보세요. 보통은 업장이나 대학교에서 직접 대회를 내보내는 편인데, 요즘은 개인 참여도 활성화돼 있으니 찾아보면 고등학생도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있을 거예요. 그러고 보니 성헌 씨는 대회에 자주 출전해봤죠? 어때요, 대회 경험이 도움 이 됐나요?

성헌  ─ 네. 커피, 칵테일 할 것 없이 많이 출전했는데 확실히 대회 준비를 하면 단기간에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더라고요. 그런데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오 멘토 ─ 대회도 하나의 무대예요. 당당한 셰이킹과 깔끔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은 심사 위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답니다.

성헌   ─ 멘토님의 마술사 경력이 대회 우승에도 도움이 됐겠어요.

오 멘토 ─ 물론이죠. 그리고 팁을 주자면, 대회용 칵테일은 한 모금으로도 심사 위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맛으로 제조하는 것이 좋아요. 반대로 업장에서 실제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칵테일을 만들 때는 오히려 한 잔을 꾸준히 마실 수 있는 맛을 내야겠죠.

태현  ─ 대회와 업장용 칵테일이 맛으로도 나뉠 거라곤 생각 못했어요. 멘토님만의 칵테일을 만드는 비법도 전수해주세요!

오 멘토─ 일단 여러 재료를 조합해보면서 맛의 조화를 ‘지식’처럼 쌓는 방법이 있어요. 예를 들어 ‘푸드 페어링(Food Pairing)’, 즉 음식 간의 조합과 궁합을 알려주는 사이트는 한 재료를 넣으면 어떤 재료와 어울릴지 도출해주는데, 여기서 무작위로 재료를 넣어보며 조합을 공부하는 거예요.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일단 되는 대로 만들어보는 거죠. 저는 가니시(음식의 외형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곁들이는 것)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편이라 가니시용 재료도 엄청 사서 연습합니다.

예진 ─ 전 예쁜 칵테일에 관심이 많아서 가니시도 눈여겨보는 편인데, 혹시 대회에서 사용할 수 없는 가니시도 있나요?

오 멘토 ─ 대회에 사용되는 것은 뭐든 ‘식용’이어야 해요. 예를 들어나무여도 식용으로 판정됐다면 가능하지만, 안개꽃처럼 식용으로 분류되지 않는 꽃을 가니시로 사용하면 실격이에요. 물론 조화는 당연히 안 되고요.

태현  ─ 기준을 확실히 알아보는 게 실격 처리를 면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멘토님은 시그니처 칵테일을 제조할 때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으세요?

오 멘토─ 전 하나에 꽂히면 그에 맞춘 모든 것을 전부 고안해내요. 예를 들어 제가 만든 시그니처 칵테일 중에 ‘셜록’이라는 게 있는데, 이때는 런던의 밤이 주는 느낌인 ‘보라색’에 꽂혔어요. 컬러가 정해진 후에 어떤 술을 섞을지 고민했죠. 그리고 가니시도 셜록 홈스의 옆모습을 조각해서 장식했고요. 또 칵테일이 꽃다발 모양이면 좋겠다고 생각하면 글라스를 종이로 포장하거나 재료를 조합해서 꽃향기가 나는 칵테일을 만드는 식이에요. 레시피는 문득 떠오르는 일이 많기 때문에 틈틈이 남대문 시장도 걷고 편집 숍도 둘러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성헌  ─ 사실 전 올해 말이면 당장 취직 준비에 뛰어들어야 해요. 그래서 첫 단추를 잘 꿰고 싶은데, 신입 경험은 호텔과 업장 중 어느 쪽에서 쌓는 것이 좋을까요?

오 멘토─ 호텔은 배울 수 있는 게 정말 많아요. 연회, 뷔페, 플레이트, 안내 등 기본적인 F&B(호텔 식음료 서비스 전반을 이르는 말) 업무는 물론 평소 접하기 힘든 기물도 모두 섭렵할 수 있죠. 하지만 그만큼 바텐딩만을 전문적으로 배우는 건 늦어질 거예요. 반대로 업 장에서는 실질적인 바 업무만 배울 수 있겠죠. 어느 선택이든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아요.

성헌  ─ 선택에 따라 앞으로의 진로가 달라지겠네요. 마지막으로 여쭐게요. 멘토님이 바텐더로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가 궁금합니다.

오 멘토 ─ 지금은 우리 호텔 루프톱 바(Rooftop Bar)의 성공적인 개최에 몰두하고 있어요. 루프톱 바에서 사용할 글라스를 고르고, 어떤 칵테일을 제공할지, 그리고 세팅은 어떻게 할지 기획하는 일이정말 재밌죠.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레시피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태현이와 예진이가 어엿한 바텐더가 됐을 때라면 제 나름의 독보적인 메뉴를 개발했겠죠

성헌   ─ 멘토님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올해 ‘1883 바텐더 챔피언십’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어졌어요.

오 멘토─ 그래요. 우승해서 함께 해외 연수 떠나자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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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티 태현&예진의 진로 노트

바텐더란?
▶ 고객의 주문에 따라 각종 알코올 및 논알코올 음료를 제조해 제공하는 사람.
▶ 음료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바 너머 고객과 친구가 되는 사람.

앞으로 할 일
▶ 여러 가지 맛이 섞인 음료 많이 마셔보기.
▶ 유튜브, SNS 등을 통해 기존 바텐더들의 시연 영상보기.
▶ 세계 각국의 손님을 상대할 수 있는 언어 실력 기르기.
▶ 대회 참여 기회는 절대 놓치지 않기.

대학생 이성헌 멘토의 한마디

“여러 재료를 섞은 음료를 많이 마셔보세요”
두 가지 맛이 어우러진 주스나 차를 마시면서 맛의 조합을 익혀보세요. 유튜브 동영상으로 기성 바텐더들의 실력도 익혀놓고요. 실제로 마시지 않더라도 눈으로 익히고 따라 하다 보
면 실기시험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그리고 현재 바텐더를 꿈꾸는 친구들은 거의 다 조주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기 때문에 자격증은 갖춰두는 것이 좋답니다.

직업인 오연정 멘토의 한마디

“영어 실력은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너무 유행을 따르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기본적인 것을 잘 만들수록 자신만의 특별한 칵테일도 잘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호텔 바에서 일하고 싶다면 영어 실력을 기르는
것은 필수예요. 하지만 무엇보다 이 직업은 사람을 좋아해야할 수 있어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가진 친구들이 도전하길 바랍니다.

 

MODU의 멘티 대모집

의뢰인이 희망하는 직업인 멘토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MODU>만의 특별한 멘토링을 받고 싶은 친구들은 MODU 홈페이지(modumagazine.co.kr) 공지사항 게시판에서 ‘멘토링 지원서’를 내려받아 형식에 맞춰 기재한 뒤, 그 파일을 MODU 편집부 대표 메일(contents@modumagazine.com)로 보내줘.

 

 

직업환경의학과에는 어떤 사람들이 찾아오나요?

 

이곳에 오는 분들은 주로 두 가지로 나뉘어요. 하나는 직업병으로, 일하면서 여러 가지 물질에 노출된 경우죠. 중금속 중독이나 직업성 암, 직업성 폐질환, 천식 등의 질병이 발생했는데, 직업 환경에 노출된 물질과 자신의 질환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궁금해서 진단을 받으러 오세요. 그럴 때면 질병에 대한 예후나 치료 상담을 진행해요.두 번째로는 일상에서 화학물질에 노출됐을 때예요. 예를 들면 가습기 살균제나 도로변 분진(먼지 중에 흙, 모래, 암석, 금속, 식물 등 고형물이 파쇄되어 생긴 고형 미립자) 노출, 어린아이들의 납중독같은 경우죠. 질병의 진단을 위해 찾기도 하고, 위험 물질에 노출됐는데 질병을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지 상담하러 오기도 해요.

 

외래 진료 외에 또 어떤 일을 하나요?

 

사업장에 직접 찾아가는 근로자 건강모니터링(건강검진)을 진행하고 있어요. 사업장 환경을 진단한 뒤 어떤 물질에 노출돼 있는지 설명하고 예방 교육도 함께 진행하죠. 또 환경의학자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여러 물질을 분석해 시·도청이나 교육청에 분석 결과 자료를 보내는 일을 해요. 예를 들어 분진의 경우, 분진으로 인한 피해와 사망률이 어느 정도인지, 그에 따른 대책은 무엇인지 분석 자료에 자세하게 적는 거죠.

 

환경에 의한 직업성 질병 가운데 폐질환 증상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어요. 왜 그런 건가요?

 

우리가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경우는 세 가지예요. 피부 노출, 섭취, 호흡을 통해서죠. 피부를 통해 노출되는 경우 일반 접촉성 피부염이 생기긴 하는데 극히 일부 질환이에요. 대개는 보호장비를 통해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망률이 매우 낮아요. 섭취, 즉 음식을 통해 질병에 노출되는 경우는 있어요. 그러나 사업장에서 먹는 음식보다는 일반 가정에서 먹은 음식을 통해 노출되는 경우가 많죠. 암이나 당뇨, 심혈관 질환은 먹는 것을 통해 발생하기도 해요. 그러나 이 부분은 일반 식품 관리 쪽에 해당돼요. 직업적 원인을 통해서 발생되는 건 상대적으로 적은데, 사업장에서 질병이 발생되는 주원인은 호흡을 통한 분진 피해나 화학물질 노출 피해가 가장 많아요. 즉, 호흡기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죠. 이곳에 오는 근로자 중에도 천식이나 폐섬유화(폐가 딱딱하게 굳는 질병) 때문에 방문하는 분들이 있어요. 역사적으로도 직업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 중 가장 고전적인 증상이 ‘진폐증’이에요. 히포크라테스가 분진에 의한 질병으로 진폐증을 기록한 증거가 있어요. 직업성 폐질환은 전체 질환 중에서도 여전히 비중이 높다고 볼 수 있어요.

 

국내에 산업재해로 인해 노동력을 상실하는 경우가 얼마나 되나요?

 

아직도 중대 산재로 1년에 1500명 이상이 사망해요. 또 1년에 9만명 정도가 산업재해로 치료를 받고요. 우리나라에 장애인이 250만명 있다고 하는데, 선천성 기형 부분은 10% 정도고 나머지는 교통사고나 산업재해로 발생한 장애예요. 산업 현장에서 다친 분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고 사업장으로 복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해요.

 

일상생활에서 환경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어떤 안전장치가 필요할까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예로 들면,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살균제 속에 특정 요소가 미세입자로 사람들에게 노출됐을 때 어떤 피해가 있는지 미리 확인을 했어야 해요. 독성 반응 후에 안전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제품을 출시하면 안 되죠. 1994년에 제품이 처음 나왔을 때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판매를 했어요. 그런데 여전히 화학물질 안전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환경의학자에게 꼭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일 중요한 부분이 사람에 대한 이해예요. 장애인을 봤을 때 그들이 겪는 불편함에 대해 생각해보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죠. 생물학적인 약함이나 사회적 약함에 대한 공감 능력이 필요해요. 또 환자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것도 중요한데, 환자의 말이 증상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되기 때문이에요.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의사로서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해줄 수 있고 실질적인 도움도 줄 수 있어요. 임상의로 있으면 밤을 새우거나 그 외에 힘든 과정이 많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이해, 약한 것에 대한 공감 능력이 없다면 버티기 어려워요. 학습 능력은 뛰어나지만 임상에 오면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종종 있어요. 그런 친구들은 연구 분야가 더 어울릴 수 있어요. 의학 분야는 사람을 만나서 해결해가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기쁜 마음이 들어야 일할 수 있습니다.

특집_임종한 환경의학자2

의학 외에 자연과학을 전공하는 걸로는 환경의학을 연구하기가 어려운가요?

 

자연과학이나 기초 지식을 이용해서도 가능해요. 기초연구 결합이 가능하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접근하면 동물실험이나 셀(세포)을 이용해 연구해야 해서 사람을 직접적으로 조사하기가 어려워요. 직업환경의학은 임상적인 접근을 많이 해요. 왜냐하면 동물에게 독성 반응이 나타났다 할지라도 사람에게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거든요. 사람에게서 반응을 확인하는 부분은 의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예요. 사람에 대한 반응 확인은 의학 분야에서만 할 수 있는 부분이죠. 또 자연과학 연구와 달리 환자를 만나기 때문에 사람에게 직접적으 로 도움도 줄 수도 있고요.

 

환경의학자의 역할 가운데 어떤 부분에 가장 주의를 기울이나요?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지식을 공유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의학 지식을 의사만 독점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공유하는 거죠. 예를 들어 심폐 소생술을 알고 있으면 심근경색이 발병한 뒤에 목숨을 구하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어요. 물론 심장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도 있어야겠지만, 모든 사람이 심장 질환을 겪는 건 아니잖아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오기 전에 과학적 지식을 공유하고 식습관을 바꿀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질병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로 바꿀 수 있는지에 관심이 많아요.

 

가장 인상에 남는 환자나 연구가 있나요?

 

1997년에 환경의학 박사를 취득했어요. 그전에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지역사회에 있었죠. 환경의학을 공부하기 전에도 가정의학을하면서 환경과 관련된 질환을 함께 연구했어요. 가정의학 전문의로서 환경에 관심을 갖고 연구한 시간까지 합치면 30여 년쯤 된 것 같아요. 지역사회에서 임상의로 있을 때 유독 환경으로 인한 질환이 많았어요. 병원이 있던 곳이 가난한 지역이었는데, 산재로 장애를 얻거나 노동력이 상실된 경우가 많았죠. 그 동네에서 처음으로 고엽제(인공합성 제초제, 베트남 전쟁 때 미국군이 밀림에 살포했다)로인한 질환을 발견하기도 했고요.

 

환경의학자에 의해 처음으로 고엽제 피해 사실이 발견된 거네요.?

 

그때까지 국내에는 고엽제 관련 질환이 없었어요. 저를 찾아오는 분들은 연령이 높고 노동력이 상실된 분이 많았는데, 보행장애와 피부질환이 특징이었어요. 한 동네에 유사한 질환이 많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죠. 지나가는 말로 외국에 다녀오셨냐고 물어봤는데, 갔다 온 곳은 월남밖에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월남전 참전이 질환과 관련이 있는지 외국 논문을 찾아보다가 고엽제 피해 질환에 대해 발견했어요. 월남전 참전에 대한 명분을 악화시킬까 봐 정부가 10년간 언론통제를 한 사이에 월남전 질환과 관련된 외국 논문이 많이 발표됐거든요. 국내에 6만 명 정도의 고엽제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고엽제 후유증을 연구한 미국의 젠킨스 박사에게 연락해 고엽제 피해에 대한 보고서를 받아 국내에 소개 했어요. 그 뒤에 비로소 사회적으로 고엽제 피해에 의한 후유증을 인정받을 수 있었죠.

 

고엽제 피해도 그렇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 때도 사회적 발언을 적극적으로 한 걸로 알고 있어요. 화학물질과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사회에 알리는 것도 환경의학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가요?

 

외국의 사례를 보면 고엽제 피해를 당한 분들은 보상을 받았어요. 국가의 요청에 의해 참전했기 때문에 사회적 보상을 받은 거죠.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의사로서 그냥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어요. 우리나라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제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그 사이에 발생한 산재가 많아요. 안전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새로운 화학물질이나 공정이 도입되면서 발생한 결과죠. 산재로 인한 질병이 발생하면 노동력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돼요. 가난이 자녀들에게 대물림되는 거죠. 의사로서 개인이 건강관리를 잘할 수 있도록, 그래서 제대로 치료받고 산업 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2017년에 주목해야 할 환경 이슈중 첫 번째가 대기오염이었어요. 환경의학 분야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이라면 한 번쯤 깊게 생각해보면 좋은 환경 이슈가 있을까요?

 

대기오염과 밀접한 부분이 에너지 문제예요. 지금의 화석연료는 고갈 상태이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관심을 가져야 해요. 핵발전소는 대안이 아닐 수 있어요. 왜냐하면 핵발전소를 운영하고 난 뒤 핵폐기물을 보관하는 기술이 현재 과학기술로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새로운 과학기술이 필요하죠. 에너지 전환은 미래가 달린 일이에요. 환경문제를 해결한다는 건 자연과학적인 접근과 인문사회적인 접근이 모두 필요하죠. 기후변화 문제도 있어요. 100년 동안 한국은 세계 평균 3배 이상의 급격한 기후변화를 보였어요. 기후변화는 우리 미래를 바꾸는 직접적인 요인이기 때문에 꼭 짚어볼 필요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화학물질을 꼽고 싶어요. 일상 속에서 화학물질을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화학 물질이 사람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진단해야 해요. 의학, 과학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라면 대기오염, 기후변화, 화학물질 이 세 가지 요소에 관심을 갖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의 바람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리나라는 환경오염과 관련된 피해를 많이 겪은 나라이기 때문에 환경의학자로서 사회적으로 환경오염 피해를 예방하고 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활발한 논의를 하고 있어요. 특히 화학물질은 일상에서 노출이 많은 데 비해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화학물질 안전관리 시스템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어요. 지역사회에서는 시민들과 함께 의료 협동조합을 통해 지역을 건강하게 만들어가고 싶고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안전 관리 시스템 구축과 지역사회에서 시민들의 기여가 동시에 필요해요.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로이끌어갈 사람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과학적이면서 가장 인간적인 의사, 사람에 대해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의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하고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의사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 역시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 참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