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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동물을 위한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동물을 위한

반려동물장례지도사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약 1500만 명에 육박하는 지금, 미디어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쉽게 볼 수 있다. 집에 혼자 남은 반려동물을 위한 TV 프로그램,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 위한 시설을 갖춘 집 등 관련된 서비스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다루는 사례는 아직 쉽게 접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에 따르면동물의 장례식은 동물 장묘업 시설 등록을 한 곳에서만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폐기물관리법상 동물도 의료 폐기물에 해당돼 의료 폐기물처럼 소각할 수도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를 치르는 경우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쓰레기봉투에 버려지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의 마지막 순간까지 예우를 다해 보내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바로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다. 장례 상담부터 운구, 염습, 추모, 보호자 보살핌까지 장례 절차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도움을 주는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를 만나봤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8년 전, 사업을 그만둔 뒤에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할 수 있다’라는 슬로건을 본 후 많은 생각을 했어요. 원래 동물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문득 그들의 마지막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경기도의 한 반려동물 장례 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처음 이 일을 접했어요. 제가 갔던 곳은 사후 수습, 처리만 하는 곳이었어요. 보호자가 와서 일정 금액을 내고 가면 화장하고 유골을 대신 뿌려주는 식이었죠. 일하다 보니 이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당시 일본에 그런 문화가 잘 정착돼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일본으로 견학을 갔어요. 견학을 마치고 난 뒤에는 우리나라에 있는 반려동물 장례 업체 11군데에 편지를 보냈어요. 충남 지역에서 연락을 받고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왕복 230km를 달려 출퇴근을 했었죠. 짧지 않은 기간동안 그곳에서 일하면서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반려동물 장례 예절을 처음 배웠어요.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맞는 직업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능하면 느림의 미학을 가진 친구들이 이 일에 좀 더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장례지도를 하는 중에는 어떠한 실수도 있어선 안 되기 때문이에요. 급히 진행되는 일도 아니고, 실수했을 때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느리지만 꼼꼼한 성향이 이 일에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이 일을 하면서 중요시하는 것, 혹은 주의할 점이 있다면요?
 
이곳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장례를 치르는 곳이고, 위안을 얻고 가는 곳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장례가 진행되는 모든 과정에서 보호자가 반려동물을 보낼 채비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가장 많이 신경을 써요. 보호자 분들이 반려동물을 저한테 믿고 맡겨야 하고, 장례를 리드해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신뢰감을 줄 수 있어야 해요. 장례 예식 중에 감정을 절제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올해 연말에는 그동안 일했던 내용과 펫로스를 준비하는 방법 등 반려동물의 마지막에 관한 내용을 정리해서 책을 출간하려고 해요. 또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를 하면서 동물이 좀 더 존중받고 떠날 수 있도록, 반려동물 장례 문화가 좀 더 선진화되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더 나아가서는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교육과 관련된 전문 커리큘럼을 만들 계획도 있어요.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외에도 많은 일을 하고 계시는군요.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고 경험하는 우울감과 상실감) 관련 세미나와 강연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 세미나는 호스피스 단계에 있는 반려동물을 가진 보호자가 많이 들으러 오세요. 아무 준비도 없이 떠나보내고 나면 펫로스 증후군이 올 수밖에 없는데, 보호자가 어떻게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 반려동물이 사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 정보를 얻을 곳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가 이런 부분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세미나와 강연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죠.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려요.
 
반려동물이라는 게 함께 살아가는 짝꿍 같은 의미인데 이 부분을 청소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동물권이라든가 반려동물 문화의 선진화 여부가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청소년이 있다면, 가족을 대하듯 동물을 사랑하고 배려해줬으면 좋겠어요.

 

글 김현홍 ●사진 손홍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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