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체를 가장 아름답게 패션 포토그래퍼
피사체를 가장 아름답게
패션 포토그래퍼
글 전정아 ●사진 제공 신선혜
사진 제공 신선혜
패션 포토그래퍼가 찍는 대상에는 제한이 없어 보인다.
패션 포토그래퍼는 <보그>, <엘르>, <바자>, 등 다양한 패션 매거진의 화보를 촬영하고 패션 브랜드의 광고 촬영을 담당한다. 인물 위주의 촬영이 많지만 옷, 액세서리, 화장품 등 제품만 찍기도 한다. 분류 기준이 정확하게 나눠져 있지는 않다.
촬영은 보통 어떻게 진행되나?
매거진 패션 화보를 기준으로 이야기하겠다. 보통 매거진 내에서 에디터들이 그달의 화보를 기획하면 그에 따른 촬영 스태프를 꾸린다. 그런 뒤 이 화보 작업의 톤(Tone, 분위기)이 정해지면 어떤 포토그래퍼가 어울릴지 선정한다. 포토그래퍼는 이런 과정을 거쳐 섭외가 들어와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그 뒤 몇 번의 미팅이 진행된다. 예를 들어 이번 시즌 유행하는 아이템을 보여주는 화보라면 아이템이 가장 멋지게 보일 수 있는 촬영 콘셉트를 정한 뒤 어울리는 장소를 섭외한다. 촬영 장소는 스튜디오, 산, 바다 등 자연, 일상적인 공간 등 어디든 될 수 있다. 그리고 상업적인 촬영은 개개인이 하는 작업이 아니다. 나는 아티스트 에이전시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와 매니저가 함께 미팅 스케줄을 잡고, 사진을 촬영하는 컷 수와 예산 등을 조정하고 있다.
촬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을 꼽자면?
그냥 보기에 ‘예쁜 것’이 좋다.(웃음) 성격상 심각하고 진지한 분야보다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을 원하기도 했고. 순수 사진을 공부하고, 또 전공했고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 즐거웠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가급적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추면서도 가장 아름답고 예쁘게 나오도록 작업한다. 그러려면 모델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콘셉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그래서 패션 화보가 가장 재미있으면서도 어렵다. 잘하고 싶은 만큼 부담도 크다.
패션 포토 스튜디오를 오픈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나는 스튜디오 어시스턴트로 일했고, 30살이 되기 직전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 사진을 공부했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스튜디오 어시스턴트 기간이 정말 힘들다. 자기 시간을 전혀 즐길 수 없는 5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서 재충전을 하면서 여유를 찾았다. 한국에 돌아와 스튜디오를 차린 뒤에는 어시스턴트로 일하면서 알게 된 매거진 에디터, 스태프와 함께 일할 수 있었다. 잡지사에 찾아가 내 포트폴리오를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인터뷰 기사에 들어갈 작은 인물 사진부터 시작하며 일을 확장했다.
현장을 알고 인맥도 쌓으려면 스튜디오 어시스턴트 경력은 필수 조건이겠다.
어시스턴트 경력을 유의미한 이력으로 쳐주지는 않지만 필드에서 몸으로 겪으며 얻는 지혜는 무시할 수 없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 현장은 전혀 다르다. 어시스턴트는 알음알음 뽑기도 하고 ‘포토잡’ 등 구인구직 사이트에 공고도 하기 때문에 자주 드나들며 알아보는 게 좋다. 사진을 전공하는 것이 필수는 아니고, 필요한 자격증도 없지만 그래도 대학에서 사진 기술을 제대로 배우기를 추천한다.
패션 포토그래퍼를 꿈꾸는 청소년이라면 뭘 해두는 것이 좋을지 추천 부탁한다.
모 대학에서 패션 사진에 대해 강의한 적이 있었는데, 과제나 시험을 채점하면서 테크닉의 숙련도는 판단할 수 있었지만 ‘좋은 사진’을 가리기가 참 어렵고 주관적이더라. 그러니 일단 휴대폰 카메라로 뭐든 찍어라. 그리고 SNS에 많이 업로드하며 자기의 색깔을 알리는 거다. 실제로 SNS에서 유명해져서 불쑥 필드에 발을 들이는 친구들도 있다. 이쪽은 정해진 것이 없다. 자기 자신의 능력, 그리고 자신만의 시선이 무엇인지 일단 자유롭게 표현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