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글로벌 롤모델

드론으로 쏘아올린 꿈 DJI 왕타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목할 만한 유망 산업을 꼽으라면 단연 드론이 대표적이다.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 조종과 비행이 가능한 드론은 처음에 군사용 무인항공기로 활용되다 현재는 택배, 공중촬
영 등 다양한 산업에 널리 쓰이며 대중화하고 있다. 또 많은 사람이 드론을 취미로 즐기게 되면서 드론 시장이 급성장했는데, 이런성과를 이끈 기업이 중국의 DJI다. DJI는 뛰어난 기술력을 선보이
며 중국을 넘어 세계 최대 드론 업체로 성장했고, 현재 업계 1위로 꼽히고 있다. ‘드론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DJI는 어떻게 세계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을까?

글 강서진 ● 사진 REX, 위키미디어커먼즈

 

세계 1위 드론 기업으로 성장

 

DJI는 2018년 4조 8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 세계 민간용 드론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디자인을 갖춘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DJI는 세계 드론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 미국 ‘애플’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DJI가 세계인의 이목을 끌 수 있었던 건 창업자이자 CEO인 왕타오가 ‘품질 제일주의’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DJI 전체 직원 중 약 30%가 드론 기술 연구원으로, 왕타오는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DJI가 세계 1위 기업이 되는 데 신호탄이 된 제품은 2012년 출시한 ‘팬텀’이다. 팬텀은 비행 중 발생하는 진동을 흡수하는 ‘짐벌(gimbal)’ 장치를 달아 바람이나 외부 요인에 의해 기체가 흔들리지 않으며, 카메라를 장착하고 5km를 비행할 수 있다. 당시의 제품들은 바람이 불면 드론이 심하게되자 큰 인기를 끌었다.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장치를 갖춘 완제품을 개발한 것도 특징이다. 과거에는 드론의 본체와 영상 촬영 장치, 비행 제어 장치 등 주변기기나 프로그램을 일일이 조립해야 하는 DIY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왕타오는 기계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드론의 필요성을 파악하고, 고화질 카메라와 영상 송출 장치 등 항공 촬영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갖춘 드론을 내놓았다. 또 스마트폰 앱으로 드론을 제어하거나 20km 이상의 장거리를 비행하는 제품, 작고 가벼운 접이식 드론 등 대중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했다. 이 밖에도 10kg 이상의 무거운 물체를 실어 나르는 농업용 드론과 전문 영상 장비 등 다양한 산업용제품을 출시하며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제품의 품질 외에 저렴한 가격과 발 빠른 신제품 출시 전략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인이다. DJI는 수백 개에 이르는 특허 기술로 5~6개월마다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신제품을 선보인다. 보통 2~3년마다 신제품을 출시하는 드론 업체들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정책이어서 DJI 제품이 드론 시장을 선점할 수밖에 없다. 또 본사와 공장이 인접해 부품이나 제품 운송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제조 원가를 낮추고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우수한 품질, 세련된 디자인, 저렴한 가격을 모두 갖춘 DJI 제품은 전체 생산량의 80%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드론’만 생각한 열정이 성공의 밑거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왕타오의 자산을 약 3조 5000억 원으로 추산하며 최연소 억만장자로 꼽았다. 올해 39세인 왕타오가 일찍이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좋아하는 일을 뚝심 있게 해왔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모형 비행기에 관심이 많았던 왕타오는 원격조종 헬기를 만드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공과대학으로 유명한 미국 MIT와 스탠퍼드 대학에 지원했지만 불합격했고, 차선책으로 선택한 사범대는 적성에 맞지 않아 자퇴했다. 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 공대에 다시 도전한 왕타오는 홍콩과학기술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해 원격조종 비행 시스템 연구에 매진했다. 그는 학점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무선 헬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빛났고, 그런 재능을 높이 평가한 학과 교수의 도움으로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었다.

비행 시스템 연구를 계속할 수 있게 된 왕타오는 홍콩 로봇 경진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며 우승 상금으로 DJI를 창업했다. 왕타오는 책상과 침대만 있는 작은 사무실에서 생활하며 드론 개발에 몰두했다. 처음에는 소형 헬기에 연결하는 영상 장치를 개발하다 2008년에 4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드론을 만들 수 있었다. 이후 카메라를 장착한 ‘팬텀’을 개발하고 창업 6년 만에 사업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직접 소형 헬기를 다루며 느꼈던 단점을 개선하고자 ‘누구나 쉽게 조종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하려 노력했고, 팬텀은 그 목표가 그대로 실현된 제품이었다. 기존 드론과는 달리 교육
과 훈련을 받지 않아도 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대중의 눈길을끈 것이다.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한 DJI가 전 세계에 진출하고, 1만 2000여 명의 직원을 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건 소비자 입장에서생각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철칙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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