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세계

[3호] 문과 vs 이과

문과 vs 이과

 

문과 먹는 건가요?

글-서울대 외교학과 05 김민우

“4.5.1”

뜬금없이 왠 숫자냐구요?

아직 중학생 티도 채 벗지 못했던 고1 초여름.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별로 비슷하지 않은 연예인 성대모사와 새로 산 신발 이야기로 바쁜 아이들. 입시 지옥에 대한 생각쯤은 2년쯤 뒤로 미뤄놓고 현실에 충실하던 청소시간이었죠. 불시에(!) 들이닥치신 담임선생님의 한마디에 평화롭던 교실은 혼란에 빠집니다.

“부모님과 상의해서 다음주 월요일까지 문과 이과 중 자신이 희망하는 과를 적어낼 것.”
문과 이과라니요. 그게 뭐죠? 먹는 건가요? 혼란스러움을 표현할 틈도 주지 않고 우리 선생님은 쐐기를 박으셨습니다. “나중에 바꾸는 거 그런 거 없다.”

주말 내내, 저희 부모님과 저는 큰 수확 없이 고민만 계속했습니다. 과연 어떤 기준으로 과를 선택해야 하는지, 문과에 가서 언어를 못하면 불리한지, 수학을 못하면 이과를 가면 안 되는지, 수학은 잘하는데 과학은 재미가 없으면? 혹은 영어는 자신 있는데 언어는 못하면? 이 결정이 나의 직업을 결정지어 버리는 건가? 주말 동안 해결해 버리기에는 너무나 많은 질문들이 떠올랐어요.

“4.5.1”. 사실은 저의 고 1 시절 언수외 모의고사 등급이랍니다. 저는 언어는 못하지만 외국어는 자신 있고, 또 수학을 정말 싫어했던 학생이었죠. 탐구영역 같은 경우에는 과탐이 사탐보다 점수가 더 높았습니다. 때문에 이과를 가는 것이 그래도 낫지 않겠냐고 생각했지만 꿈이 외교관이었던 저는 생각은 더욱 복잡해져 갔어요. 외교관이 되려면 꼭 문과를 가야 하나요? 라고 네X버에 물어봤지만, “꿈은 이루어집니다”라는 매우 혼란스러운 답변뿐이었죠. 아, 정말 나의 미래를 지식IN들에게 맡겨야 하는 건가. 철부지 같이 살고 있던 한 학기가 후회되기 시작했어요. 미리미리 준비 좀 해놓을걸.

결국, 저는 입시 전략보다는 저의 희망 직업군에 초점을 맞춰 결정을 내렸어요. 외교관, 국제기구, 외국계기업, 국제변호사, 벤처 사업가, PD 등이 막연하게 제가 동경하던 것들이었죠. 이렇듯 제 관심사는 ‘글로벌’하고, ‘소통능력’과 ‘사회성’을 요하는 분야들이었죠. 그래서 당장 언어와 사탐 점수가 그리 기특하지 못하다는 걱정은 잠시 미뤄두고 문과 진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나름 합리적인 판단이었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해볼 자신만 있다면, 1학년 때 특정과목에 대하여 우월한 성적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이 문과나 이과를 포기할만한 기준이 되지 못한다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저는 1학년 2학기부터 매일 열심히 언어에 매진한 결과, 2학년에 올라갈 때쯤에는 등급이 많이 올랐어요. 그래서 저는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고, 장래희망에 비추어 과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좋은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과를 진학을 한 후 고2때부터는 학교에서 사탐 과목수업을 듣게 되었죠. 본격적인 사탐 수업은 저에게 정말 악몽이었습니다. 워낙에 사탐 과목들을 싫어했어서요. 그래서 수능에서 칠 사탐 과목도 저희 학교에서 수업이 제공되는 과목 위주로 선택했어요. 저의 선택은 자그마치 역사 세 과목! 하하. 다시 생각해봐도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은 기억이네요. 국사, 근현대사, 세계사와 고2때 가장 재미있게 공부했던 법과 사회를 선택했습니다. 사회탐구 과목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자기 자유이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수업들 위주로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일 분 일 초가 아쉬운 입시 생활을 하다 보면 학교수업외의 사탐을 공부하는 그 차이도 작지 않습니다.

이과 그까이꺼~

글-서울대 기계공학과 05 김하준

“책 좀 읽어!!”
대학에 들어오기 전까지 어머니께서 나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이다. 물론 지금도 종종 말씀하시곤 한다. 어머니는 어려서부터 전래동화에서부터 백과사전까지 각종 전집을 사다 주시면서 책을 강요하셨지만, 집에 있던 그 수많은 책들은 그저 전시용일 뿐이었고, 몇 년 전 중고로 헐값에 다 팔아버렸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아깝고, 왜 난 책을 가까이 하지 못할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그렇다. 나는 원래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 글자를 보는 것은 학교 교과서를 읽는 것 만으로도 힘들었다. 수많은 과목에 너무나도 많은 교과서와 자습서. 중학교에 올라간 후부터는 따로 책을 읽을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저 학교수업 외에는 친구들과 운동하고, 게임을 하며 TV를 보았다.

글을 멀리하는 것과는 상대적으로 어려서부터 숫자에 친숙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글이라곤 내 이름과 ‘가나다라마바사아’외에는 쓸 수 있는 것이 없었다(진짜 ‘아’까지 밖에 몰랐다). 반면 6살 때부터 내가 슈퍼에서 산 과자의 가격이 얼마이고, 거스름돈이 얼마인지는 금방 계산할 수 있었다. 그 때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나는 글을 많이 다루는 문과 보다는 숫자와 기호를 많이 다루는 이과 쪽으로 조금씩 기울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에 올라온 후, 실제로 내가 경험한 문과 공부는 무언가 많은 것을 암기해야 하는 힘든 과목이었다. 물론 문학 같은 경우는 작품을 감상하고 작가의 마음을 이해해야 하는 거지만 다들 알다시피 우리가 교육 받는 것들은 누군가가 이미 다 정리해둔 것을 암기하는 것이다. 머리가 별로 좋지 않아서 무언가 빠른 시간에 암기한다는 것은 너무 힘들었고, 이것 저것 많은 것을 한번에 암기하려 하면 머리가 복잡해지고 헷갈렸다. 반면 이과의 수학이나 과학 같은 경우는 처음 이론을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한 번 이해하고 나니 따로 암기할 필요가 없었다. 학년이 올라가도 동 떨어진 이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내용이 이어지면서 누적되는 것들이 많아 학년이 높아질수록 이해하기가 쉬워졌다. 그리고 수학이나 과학 교과서는 그림/수식이 많아 책을 보는데 있어서도 문과 교과서에 비해 지루하지 않았다.

이처럼 나는 문/이과를 선택하는데 있어 다른 친구들 보다 상대적으로 고민을 덜 했던 것 같다. 그저 자연스럽게 문과 관련 과목을 멀리 이과 관련 과목을 가까이 하다 보니,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에도 나는 문과를 간다는 것은 생각도 안 해본 상태라서 곧바로 이과를 선택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문/이과 선택에 대한 조언을 하자면 조금이라도 잘하는,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이 많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조금이라도 재미있고 성적이 오를 가능성이 큰 과목을 공부해야 공부를 지속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고등학교 공부는 성실함이 좌우하는 것! 때문에 장기적으로 버틸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라도 좋다.

이과를 선택한 후 고2 생활을 하면서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었다. 공부를 하는 것들도 이전의 과정의 연장선이었고, 특별히 너무나 어려워 진도를 따라가지 못했던 것도 아니었다(물론 그렇다고 1등만 했던 것은 아니다). 이과의 대표 과목인 수학, 물리, 화학 같은 경우에도 중학교부터 쭉 해오던 과목들이라 낯설다던가 이해하기 힘들거나 하진 않았다. 물론 이론들이 점점 복잡해지고 공부를 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지만, 어차피 고등학생 때에는 공부를 전념해서 해야 하니깐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주변에 있는 친구들도 다 공부하고 있고,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고등학교 때 많은 추억을 만들지 못해서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때 많은 추억을 만들고 다녔다면 지금 시점에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MODU TALK – 결정! 문과? 이과? 예체능?

 

문과- 권태훈

1. 장래에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직업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문과로 결정을 했다. 또한 고1 때까지 수학이 제일 자신있었는데 이 점이 오히려 문과를 갔을 때 강점이 된다는 것도 문과 결정에 한 몫을 하였다. (대부분 수학 싫어하는 사람들이 문과를 가니깐…)

2. 사회 탐구 과목을 11개 중에 어느 것을 고를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였었다. 결국 내가 가장 재미있어 하는 과목, 그리고 내 의사와 관계없이 표준점수에 유리하거나 의무적으로 해야만 하는 과목 이렇게 2개씩 골랐다.

3. 후회하지 않지만 문과라고 수학을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것 같다. 이는 대학에 올라온 이후에 하게 되는 고민인 것 같은데 문과임에도 미적분이나 심화 수학을 잘하면 얻게 되는 기회들이 훨씬 많아진다.

이과- 윤삼정

1. 두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수학이었다는 점. 둘째는 그 당시 내가 가지고 있는 진로가 의대였다는 것이다. (의대에 가서 뇌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2. 큰 걸림돌은 아니었는데, 거의 모든 진로 적성 검사에서 문과, 이과 점수가 동등하게 나왔다. 그래서 성적이 안 나올 때마다 문과갈걸 이란 생각을 자주했다. (부질 없는 생각이다) 그리고 굳이 이과로서의 고민은 아니지만 영어는 내 고등학교의 걸림돌이었다. (고 2때 일반고에서 모의고사 영어과목은 2번 연속 꼴등했을정도.)

3. 후회하지 않는다. 이제와서 생각하지만 이과 공부가 문과 공부보다 더 어렵다. 그렇다보니 대학와서도 이과인 내가 문과를 복수 전공 할 수 있지만, 문과에서는 이과 공부할 꿈도 못 꾼다. 그러다 보니 삶의 기회가 훨씬 많다는 것이 장점이다.

문과- 임수정

1.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문과에 포함되어 있었다. 관련 전공을 해서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2. 걸림돌은 아마 국사 과목. 국사 과목 때문에 서울대를 포기해야 하나 생각했을 정도.

3. 그렇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이공계열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분명 내가 원하는 길로 들어서기가 힘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이과- 김민석

1. 국사라는 지옥의 과목. 국사를 너무너무 싫어했던 나로서는 문과에 가는 것은 자폭행위라고 생각하였다. 수학이랑 과학도 싫진 않았기도 했었고. 그래서 난 별로 고민도 하지 않고 이과를 선택했었다.

2. 아무래도 이과도 보니 수학 선행학습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공부해야 하는 양은 미친듯이 많은데 진도는 빠르지 않았으니깐 때문에.(고2 2학기에 수학2를 처음 시작했었다.)

3. 후회하지는 않지만 조금 더 신중히 결정해볼 필요는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내가 좋아하고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은 보통 문과를 선택한 후에 하는 일들이니깐.

문과-김유라

1. 수학을 얼마나 잘 하는지가 문과/이과를 나누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생각했다.안타깝게도 난 수학을 너무너무 못했다. 외과의사가 되고 싶은 꿈까지 접어야 했을 정도로.

2. 문과를 가면 수학을 안 해도 될 줄 알았건만, 수능 때까지, 아니 대학생이 되어서도 수학은 계속 내 발목을 계속 잡더라 ㅠ.ㅠ

3. 내 선택에 절대 후회는 없다. 수학도 싫었지만 과학도 너무 재미가 없다. 정말 내가 이과를 갔으면 큰일났을 것이다.

이과-김하준

1. 큰 고민이 없었던 것 같다. 애초에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문과 특성의 과목에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 반면 이과과목은 차근차근 진도가 쌓여가는 점과 이해하기만 하면 무언가 외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2. 문과/이과를 선택해서 생긴 걸림돌이라기 보다 나중에 진로를 선택하는데 있어 이과 관련 직업으로만 한정될까 걱정스럽기는 했다.

3. 후회하지 않는다 자신의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전공과는 무관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공을 접하고 전공과 성향이 맞다면 석사, 박사를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지만, 맞지 않다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나름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예체능- 신연우

1. 어렸을 때 부터 계속 미술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예체능반이 없어 문과를 선택했다.

2. 대학을 선택할 때. 예체능 특성상 명확한 기준이나 데이터를 가지기가 어렵다.

3. 후회는 없다. 근데 공부못한다고 예체능 선택하면 후회한다.

문과- 권동혁

1. 나도 여러분들 중 대다수처럼 수학에 대한 비호감과 함께 미래에 대한 어렴풋한 그림에 따라 큰 고민 없이 문과를 선택했다. 지금보면 큰 선택인데 어찌 그리 큰 고민 없이 선택했는지!

2. 언어를 잘 한다는 게 내가 선택에 큰 도움이 되는 듯 했지만 수능 때 발목을 잡은 건 오히려 언어영역. 날 살린 게 수학이었다. 역시 적성이고 느낌이고 그런 거 없다. 점수는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만이 진실.

3. 후회는 없다. 다만 정말 큰 결정을 너무 쉽게 해버린 것 같다는 찝찝함은 있었다. 그러나 언제든 선택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들이 열려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80%의 느낌이 있다면 장고 끝에 완벽한 선택을 하기보다는 고민하는 시간을 노력하는 시간으로 바꾸는 것을 추천

문과- 남광희

1. 당시 내가 꿈꿔왔던 미래의 직업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다. 방송 예능PD가 되기로 마음먹었던(물론 지금은 아님) 나는 PD라는 직업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고 판단됐던 언론정보학과를 가고자 했다. 고로, 문과를 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2. 언어다

3. 이과를 선택했다면 더 크게 후회했을 것이다. 사회과학은 보기보다 흥미롭다

예체능- 김보영

1. 어렸을 적부터 미술을 해왔고 자연스레 미대 진학을 준비했다. 다른 길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대부분의 미대가 수학을 점수에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과를 선택했다.

2. 미대는 학교와 교수마다 취향이 매우 다르므로 잘 그려도 떨어질 수 있고 못 그려도 붙을 수 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기에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3. 후회는 없다. 미술뿐만 아니라 예체능을 하는 대부분의 주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한다. 열정만 있다면 항상 새롭고 즐겁다.

문과- 김민우

1. 수학이 정말 싫었다. 그리고 이과로 대학을 가서 선택할 수 있는 전공들이 너무 딱딱해 보였다. 외교학과, 신문방송학과처럼 좀더 ‘소셜’한 문과쪽 전공으로 진학하기를 원했다.

2. 문과에 온 친구들이 생각보다 언어영역을 굉장히 잘 한다는 점을 뒤늦게 깨달았다는 것 정도?

3. 덜컥 내려버린 결정이었지만 후회해본 적은 한번도 없다. 지금 배우고 있는 공부도 적성에 잘 맞고… 수학은 여전히 싫다. 나는 개인적으로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는 게임의 규칙을 만들고 그 게임을 더 재미 있게 만들 방법을 생각해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감히! 문과가 후자 쪽에 속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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