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더블멘토링

[MODU 67호] 마음의 연금술사 심리상담가

[더블멘토링] 마음의 연금술사 심리상담가

글 이수진 ● 사진 백종헌

상담가를 꿈꾼다면 자기 성찰이 가장 중요해요

 

배강민(이하 강민) ─ 상담학과에서 각 학년별로 배우는 내용이 궁금해요.

조정연(이하 정연) ─ 상담학과 수업은 학년별로 조금씩 달라요. 1학년 때는 심리학 기초 과목들을 배워요. 상담학개론, 인간행동의 이해, 사회행동이론, 성격의 이해 등 포괄적인 내용을 공부하죠. 2학년부터 전공 필수와 전공 선택 과목으로 나뉘어요. 전공 필수로는 상담언어의 기초, 상담윤리, 상담이론과 실제, 인간특성발달 등이 있죠. 선택 과목으로는 집단상담, 가족발달이론, 상담통계 등을 배울 수 있어요. 2학년 때부터 상담이라는 학문에 대해 깊이 공부하기 시작해요. 더불어 상담 실습도 시작하죠. 3학년이 되면 이상행동이해, 심리검사, 아동청소년상담, 상담연구방법론, 가족상담 등을 배울 수 있어요. 3학년 때는 가장 어려운 과목들을 배우고 거의 모든 과목에 팀 프로젝트가 있어요. 4학년 때는 상담과 법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과목이 실습으로 이뤄져요. 설문지를 돌려서 상담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고요. 상담을 실시한 후 사례분석 보고서도 작성하죠. 실습이 많은 만큼 힘들기도 하지만 가장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강민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은 무엇인가요?

정연 ─ 3학년 때 배운 ‘가족상담’이요. 이 과목을 수강하며 부모님과 감정적으로 밀착되어 있다는 걸 발견했고 나 자신의 ‘심리적 독립’에 대해 주목하게 됐어요. 그 뒤로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람이되고 싶다는 다짐을 했죠. 이를 계기로 점차 부모님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됐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서기억에 남아요. 이 수업을 통해 단순히 머릿속만 채우는 지식이 아니라 살아 있는 지식을 배웠다고 생각해요.

강민 수업에서 힘들거나 어려운 점은 없나요?

정연 1학년 때 배우는 학과 기초 과목의 교재가 원서여서 공부할때 힘들었어요. 또 3학년 때 공부하는 ‘심리검사’ 과목도 외울 내용이 많아서 약간 버거웠죠. 그 외의 상담학과 과목들은 자기 자신에게 적용해볼 수 있는 지식을 배우기 때문에 어렵다기보다는 재밌었어요.

강민 심리상담사가 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점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정연 작년 3월부터 성남시 교육지원청의 ‘꿈샘 멘토링’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이 멘토링은 학생 위기 종합지원 서비스인 ‘위클래스’에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한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활동이에요. 저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학생과 만났어요. 이 멘토링을 통해 ‘함께 있어주는 누군가’의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배웠죠. 또 성남시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에서도 아웃리치 봉사활동을 통해 친구, 학업, 가족 등의 문제로 힘들어하는 학생들도 만났고요. 그곳에서 상담을 원하는 학생과 기관을 연계해주고학교를 그만둔 학생에게는 검정고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역할을 했어요. 이러한 상담 시연과 실습 경험을 통해 각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고, 나에게 맞는 상담 기법이 무엇인지 한번 더 고민해볼 수 있었어요.

강민 ─ 심리상담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 있나요?

정연 먼저 내담자가 되는 경험을 추천해요. 상담을 받아봐야 상담이 무엇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전국의 중학교와 대다수고등학교 안에 있는 위클래스 상담실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또 솔리언 또래상담자(학교·청소년 지원센터의 동아리) 경험도 해보세요.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담 교사에게 위급한 상황에 대해 알리는 활동인데 심리상담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왜 심리상담가가 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하며 답을 찾는 과정이 꼭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내담자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중요해요

 

강민 심리상담사가 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인가요?

김도연 멘토(이하 김 멘토) 수용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해요. 특히 내담자의 정서적 측면이나 그 밖의 여러 모습을 가치판단 하지않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야 하죠. 다른 말로 따뜻한 마음이라고 할까요. 상담자가 내담자를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볼때 내담자는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상담실에 오는 사람은 세상과 사람들로부터 존중과 수용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상담 내내 내담자에게 당신 그대로 충분하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게 중요해요. 또 상담을 하다 보면 힘든 순간이 찾아와요. 그럴 때 상담사로서 사람들을 돕는다는 소명감을 갖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에요. 소명이 있는 상담사는 갈등을 겪는 상황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바르게 세울수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자기 내면을 잘 돌볼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새로운 치료 기법이 나오면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적용해요. 내담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법에 어떤 한계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죠. 이처럼 건강한 상담가가 되려면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해요.

강민 상담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적은 언제인가요?

김 멘토 심리학을 전공한 분들은 비슷할 텐데 소명, 자기 동기, 가치를 갖고 이 길을 선택하기 때문에 다양한 어려움이 찾아와도 감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에요. 아직까지는 특별히 큰 어려움을 느낀적이 없어요. 환자가 보이는 특정한 모습이나 상담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을 때는 내담자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내담자가 지닌 증상이 만들어낸 모습이라고 생각해야 해요. 심리학자나 상담가는 심리와 관련된 증상과 장애 메커니즘을 전문적으로 배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이나 장애 앞에서 무너지거나 가치판단 하지 않고 심리적 문제 상황이 생기는 원리를 연구하면 상담을 하거나 치료할때 스스로 소진되는 측면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강민 심리 치료의 목적이 내담자의 마음이나 생각을 바꾸는 건가요?

김 멘토 상담의 궁극적 목표는 내담자의 내적 변화를 일으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우울증은 정서가 우울한 거잖아요. 이건 부정적인 사고에서 온다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우울이라는 정서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사고에 초점을 맞춰야 해요. 부정적인 사고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이때 치료의 목표점은 인지예요. 만약 트라우마 때문에 심리적 손상이 있다면 이때는 정서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요. 이처럼 겪고 있는 증상이나 장애에 따라 가장 효과가 좋은 치료를 적용해야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어요. 인지나 정서 등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심리학자나 상담사라면 어느 부분을 먼저 고려하면 좋을지 생각해야죠. 상담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거예요. 결국에는 내담자 스스로 자신을 도울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거죠.

강민 상담을 받는 사람에 대해 사회적 편견이 여전히 있어요. 심리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좀 더 편안하게 심리 치료를 받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김 멘토 사회적인 공감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해요. 그래서 최근에는 정신분열증이라는 용어 대신 조현병을 쓰고 있어요. 용어를 다르 게 쓰는 것도 사회적 편견을 낮추기 위해서죠. 또 주변의 누군가 심리적으로 아플 때 적극적으로 치료를 권하는 것이 중요해요. 가장 중요한 건 사회적 인식의 변화예요. 예전에 비해 요즘은 많이 변화 된 걸 느끼고 있어요. 부모님들도 아이의 문제에 대해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범죄 피해자들이 직접 찾아오기도 해요. 마지막으로 국가적으로 심리지원 제도를 마련한다면 더욱 안전하게 도움을 받을 수있겠죠. 국가적으로 아동기 때부터 교육한다면 좀 더 근본적인 예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심리학자들이 이런 부분에서 목소리를냈으면 좋겠어요.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도 심리학자의 역할 아닐까요.

 

 

※ “더블멘토링”전문은 <MODU> 9월 67호 지면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NO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