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3호] 주철환 PD를 만나다

나는 PD다! PD계의 살아있는 전설

주철환 PD를 만나다.

 

기자 – 남광희, 임수정
사진 – 박민화

자기소개 및 업무소개

안녕하세요. 먼저 MODU의 독자 분들께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MBC 예능PD, OBS 사장을 거쳐 현재 중앙일보의 종합편성채널 JMnet에서 제작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영원한 방송 예능PD 주철환입니다.

경력이 화려하신데요, PD가 되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처음부터 PD라는 장래희망을 가지셨나요?

사실 원래 장래희망은 교사였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 신문에 교사가 되고 싶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한 적도 있었죠. 중고등학생 시절을 거치며 국어 선생님이 되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고 대입 이후에도 국어국문학과로 진학해 졸업 직후 모교인 동북중학교에서 2년 반 동안 근무하게 되었죠. 그러다가 군 입대 때문에 교사를 그만 두게 되었고, 아주 우연한 기회에 방송PD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제대할 무렵 정말 우연히 MBC 방송국 앞을 지나가다가 신입사원 공고를 보게 되었는데, 당시 입사 시험 과목이었던 국어, 영어, 상식, 작문 이 모든 것이 제가 강하다고 생각하는 과목들이었어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저거다’ 싶었죠(웃음). 저는 수학과 과학은 정말 꽝이었지만 이 4가지 분야는 정말 자신 있었거든요. 그 순간 저는 PD라는 직업이 저의 꿈의 직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직업은 제가 생각하는 저의 강점들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꿈의 무대라는 생각이 들었죠. 망설임 없이 지원을 했죠. 제가 PD가 되기에 ‘준비된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PD가 하는 업무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PD라는 명칭은 제작자를 뜻하는 Producer와 감독을 뜻하는 Director의 합성어로, 사실은 한국에서만 쓰이는 명칭입니다. 미국에서 PD라고 한다면 경찰서, Police Department를 생각할 겁니다 (웃음). 즉, PD란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그 일련의 과정을 지휘하고 감독하는 사람으로 프로그램 기획과 제작,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총괄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프로그램의 컨셉이나 작가 및 진행자 선정에 결정권을 갖는 것도 PD이며, 촬영 현장에 나와 “큐! 액션!”을 외치는 것도 PD인 거죠.

예능 PD로 산다는 것

일을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많은 일들이 제 맘 같지 않다는 점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죠. 하지만 때로는 PD의 실력 부족으로, 또 때로는 운이 따라주지 않아 좋은 방송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가끔씩 TV를 보다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프로그램도 있고,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무미건조해 채널을 돌려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무엇보다 하나의 좋은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 그에 맞는 전문가들을 한곳에 모으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아요. 예를 들면 “선덕여왕”이라는 MBC 드라마가 있었죠? 저는 선덕여왕이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미실 역을 맡은 고현정이라는 전문가가 있어서라고 생각합니다. MBC “무한도전”의 유재석씨도, KBS “1박2일”의 강호동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이러한 전문가들을 모으려면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많이 작용한답니다. 단순히 계약금을 크게 부른다고 해서 모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방송PD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자주 받는 질문이기에 미리 모범 답안을 준비해 놓았어요(웃음). 바로 창의력, 추진력, 친화력이에요. 새로운 것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이 PD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해요. PD는 늘 새로운 것을 꿈꾸고 또 그러할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해요. 그것을 실제로 실현시킬만한 ‘추진력’도 있어야 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프로그램에 맞는 전문가들을 모아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열정과 의욕도 물론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친화력이에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함께 일할 수 있어야 해요.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고 논의하면서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혼자 일하는 것을 즐기고 혼자 생각하고 고독을 즐기는 사람은 PD라는 직업이 맞는 사람이라고 볼 수 없어요. 단지 연예인들과 친하게 지내고 TV에 이름이 나오고, 유명세를 탈 수 있다는 이유로 환상을 갖고 PD를 꿈꾼다면 올바른 선택이 아닐 가능성이 커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시는지?

강박관념과 고정관념은 PD에게는 최대의 걸림돌이에요. “지금 무언가를 꼭 해야 한다” 혹은 “늘 그렇게 해왔으니까”, 이 두 가지를 피해야 해요.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바로 훈련이에요. 마라톤 선수 이봉주 선수가 누구보다 잘 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훈련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박지성 선수가 지금의 축구 실력을 갖추기까지 뼈를 깎는 고통의 훈련이 있었을 것이고요.

아이디어도 훈련에 따라 단련 될 수 있어요. 오랜 훈련을 거치다 보면 참신한 아이디어는 점점 쉽게 따라오게 되어있거든요. 물론 정 안 떠오를 때는 여행을 가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기도 해요. 가끔씩 음악을 미친 듯이 소리 내서 듣기도 하고요. 비가 올 때 우산 없이 빗속을 뛰어보기도 했어요. 가끔씩 약간의 일탈도 해보는 것도 창의력 개발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PD로서 일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경험은 언제인가요?

역시 내가 만든 프로그램이 시청자로부터 호응과 사랑을 받을 때만큼 뿌듯한 순간도 없는 것 같아요. 좋은 프로그램은 항상 시청자들의 반응을 동반하기 마련입니다. 지금 인기몰이중인 MBC의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 수많은 사람들의 반응하고 감동을 받고 있는 것처럼요. PD는 반응을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반응이 없으면 행복할 수가 없어요. 저는 정말 운이 좋게도 여러분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방영되었던 프로그램들, 예를 들면 MBC “퀴즈아카데미”, “우정의 무대”, “일요일 일요일 밤에”, “대학가요제”들과 같은 프로그램들을 통해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참 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순간들이었죠.

PD들은 하루 일정이 매우 바쁘다고 하던데, 여가 생활은 어떤가요?

저에게는 따로 여가 생활이랄 것이 없어요. 일 자체가 곧 여가이기도 하거든요. 프로그램 기획회의를 할 때도 저는 그것이 꼭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그 회의에 있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그래서 일하는 시간과 여가 시간을 뚜렷하게 구분하는 것은 저에게 큰 의미가 없어요. 저는 일하면서 배우고 일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일하면서 놀고 일하면서 쉬기도 합니다. 저에게 있어 PD라는 직업 자체가 여가인 셈이지요. 저를 비롯한 대한민국 PD라면, 대부분 이에 동감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주철환PD님께서 생각하시는 PD란?

PD란 시청자들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들입니다. 그 행복을 주기 위해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창의적으로 구체화 시키고, 이를 구연하는데 필요한 전문가들을 모은 후, 만들어낸 협동의 결과물을 시청자들에게 방송하는 거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이 PD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후의 PD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10년 후에도 여전히 젊은이들과 대화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은 것이 저의 바람이에요. 물론 그때가 되면 제 나이가 많아서 젊은이들이 저를 어려워할 수도 있다는 게 벌써부터 슬픕니다만(웃음).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젊음을 호흡하고 제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면서 젊은이들이 좋아할만한 컨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재 PD 업무와 병행하고 있는 교수직도 이런 점에서 저에게는 매우 소중한 경험입니다. 경험자로서 나의 지식과 체험을 이용해 그들이 꿈꾸는 세계에 불을 밝혀주는 것만큼 보람찬 일도 많지 않을 것이에요. 그리고 저 역시도 학생들이 내뿜는 젊음 기운을 받으며 젊어지고 있음을 느껴요.

그리고 저도 언젠가는 젊은이들이 만나고 싶어 하는 인물이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예를 들면, 안철수, 한비야, 손석희 교수, 축구선수 박지성, 피겨여왕 김연아와 같이 젊은이들이 만나고 싶어 하는 롤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렇게 남고 싶어요. 그것이 제 인생의 목표입니다.

글-남광희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05학번. 매서운 눈빛으로 종종 처음보는 사람들을 당혹케하는 그 이지만 알고보면 마음만은 따듯한 의리파. 대학교 1,2학년 흑인음악에 빠져 캠퍼스보다는 홍대와 각지 공연장을 누볐던 그. 군제대 후에도 서울대학교 컬쳐 플래닝 동아리 회장직을 맡으며 각종 교내외 행사와 파티를 기획. 상아탑이라는 공간이 너무도 좁아 보이는 그에게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하다. 그가 원하는 사람은 결국 자기의 사람으로 만들고 마는 그에게 있어 가장 큰 무기는 본인도 쉽사리 정의내리지 못하는 그의 매력과 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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