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MODU 64호] 지극히 사적인 하지만 확실한 작은 행복 찾기

지극히 사적인

하지만 확실한

작은 행복 찾기

‘사적인 서점’ 대표 정지혜

 
최근 대형 서점 대신 책을 선별해서 판매하는 작은 서점이 인기다. ‘독립 서점’ 혹은 ‘큐레이션 서점’이라 불리는 작은 서점의 매력은 저마다 고유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큐레이션 서점 중에서도 확실한 콘셉트로 눈길을 사로잡는 서점이 있다. 100% 예약제로 운영하는 이 서점은 책을 구매하려면 먼저 자신의 고민을 서점 주인에게 말해야 한다. 그러면 서점에서 한 시간 정도 고민을 듣고 책 처방사가 고민에 맞는 책을 일주일 뒤에 보내준다. 책 처방사이자 자신만의 독특한 기획으로 큐레이션 서점을 운영 중인 ‘사적인서점’의 정지혜 대표를 만났다.

글 이수진 ● 사진 백종헌

고민 맞춤 책을 처방해드립니다

 

예약 손님의 고민을 들은 뒤 책 처방을 해주는 것이 서점의 콘셉트예요.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책 처방은 일주일에 세 번만 하던데,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책 처방은 서점에서 손님과 함께 1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눈 뒤 일주일 후에 책을 보내드리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일주일 동안 만날 수 있는 분의 수가 정해져 있더라고요. 하루에 세 분 이상을 만나기가 어려웠어요. 한 분 한 분 정성스럽게 만난 뒤에 책을 골라드려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세 분만 만나기로 규칙을 정했죠. 저는 일주일에 이틀만 책 처방을 하고 남은 하루는 다른 책 처방사님이 처방을 해요. 한 달에 평균 30~40명에게 책 처방을 해주는 걸 원칙으로 정하고 있어요.

 

고민에 맞는 책 처방을 해주다니매우 특별한 일 같아요. 낯선 사람의 고민을 듣는 일인데, 어릴 적부터 이야기 듣는 걸 좋아했나요

어머니가 자영업을 10년 넘게 하셨는데, 가게에 가면 늘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에 익숙한 것 같아요. 첫 사회생활은 출판 편집자로 시작했어요. 그 뒤에 서점에서 근무했는데 직원마다 일할 때 즐거움을 찾는 포인트가 달랐어요. 어떤 분은 책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했고, 다른 분은 책 진열 방법을 고민하는 걸 좋아했죠. 저는 주로 손님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특히 손님들에게 책을 추천해드리는 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나중에 손님이 찾아와 추천해준 책이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주실 때면 보람과 성취감을 느꼈어요. 그때 깨달았죠. 나는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읽은 책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나누면서 같이 즐길 때 큰 기쁨을 느낀다는 것을요. 그 기쁨이 일대일 서점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홈페이지를 보니 책 처방사가 여러 분 계신 것 같아요

책 처방사를 섭외한 이유는 혼자서 처방을 하면 예약 손님들이 아무래도 오래 기다리기 때문이에요. 책 처방사에 따라 상담 방식이나 선별하는 책도 다르고, 같은 손님이 오더라도 어떤 처방사와 상담했느냐에 따라 오가는 이야기가 다르더라고요. 또 우리 서점은 처방사가 읽어본 책만 처방한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에 추천 도서에 처방사 각자의 독서 취향이 담겨요. 그러면 처방이 더 다채로워지더라고요.

 

어떤 분들이 책 처방사로 함께하나요

책 처방사와 따로 계약을 맺거나 특별히 채용하는 방식은 없지만, 몇 가지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있어요. 먼저, 사람을 좋아하는 분이어야 해요. 단순히 책만 추천해주는 일이 아니라, 한 시간 동안 손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을 나눈 다음 책을 고르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본 경험이 많은 데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대화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어야 하죠. 두 번째는 책 처방사들이 선정하는 책의 색깔이 우리 서점과 잘 맞아야 해요. 현재 처방사로 계신 분은 <어라운드> 매거진에서 에디터로 일하다가 지금은 에세이 작가로 활동하는 박선아 작가님과 새 직원으로 함께 일하게 된 이현아님이에요.

 

서점에는 주로 어떤 분들이 오나요

1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해요. 주로 오시는 분들은 20, 30대이긴 한데, 수능을 마친 10대도 방문하고는 해요.

 

연령대마다 고민이 다를 것 같은데, 각 연령별로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나요

20대 분들은 진로 고민이 제일 많아요. 내가 좋아하는 건 이건데, 안정적인 선택을 하려면 저걸 해야 한다 같은 식의 고민들이죠. 아니면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분들도 있고, 좋아하는 걸 찾기에는 여유가 없다는 분들도 있어요. 30대도 진로 고민이 많은 편인데,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도 포함되어 있어요. 사실 통틀어서 보면, 결국 나에 대한 고민이 제일 많은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사람이고, 뭘 좋아하는지에 대한 고민이요. 그리고 책에 대해 궁금해서 찾는 분들도 계세요. 이제 막 책을 가까이 하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하면 독서 습관을 기를 수 있는지, 아니면 책을 편식하거나 완독을 못하는데 어떻게 읽어야 기억에 남을 수 있는지와 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도 오시죠.

 

다양한 연령대의 고민을 듣고 책을 처방하려면 사람과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넓고 다채로워야 할 것 같아요
 
일단 저는 열심히 듣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가끔 손님들이 저에게 상담 공부를 했는지 물어보시는데, 상담이나 심리학은 공부하지 않았어요. 다만 책을 통해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처음에는 내가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상담을 하면서 알게 됐는데, 이곳에 오는 분들은 스스로 뭘 해야 할지 모른다기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거였어요. 예를 들어 “그때 되게 힘들었어요”라고 이야기하는 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힘들었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봐요. 그러면 혼자 생각할 때는 나오지 않았던 부분을 깨닫는 경우가 있거든요.

 

일대일 대화를 어색해하는 분들은 없나요?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은 대부분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오세요. 그래서 특별히 힘들게 하는 분은 많지 않아요. 대신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분들이 계세요. 그러면 살짝 힘들긴 한데, 억지로 끌어낼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럴 때에는 손님의 고민과 유사한 제 경험을 꺼내면서 ‘저는 이때 이런 마음이었는데, 어떠셨어요’라고 물어봐요. 그리고 이건 제 장점 인데, 누구를 만나더라도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웃음)

 
사적인 서점은 새로운 콘셉트의 서점이잖아요. 이전에 사례가 없어서 시작을 앞두고 조금 막막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서점 콘셉트는 일찍부터 생각하고 있었어요. 구현이 힘들었죠. 어떻게 보면 너무 막연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올지 안 올지 가늠이 되지 않았거든요. 과연 사람들이 책과 관련해서 큐레이션 비용을 내고 이용할 것인지 확신할 수도 없었고, 제가 책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아는 것도 아니니 그 자리에서 바로 책을 추천해줄 수 있을지 걱정도 됐고요. 그때 친한 편집숍 대표님에게 책과 관련된 팝업 스토어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편집숍에서 ‘사적인 서점’의 책 처방과 같은 형식으로 팝업 스토어를 열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 덕분에 자신감을 얻고 이런 프로그램을 원하는 분들이 어딘가에는 있을 거라는 확신도 들었죠. 그렇게 팝업 스토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3개월 뒤에 바로 서점을 열었어요.

 

서점에 온 첫 손님 기억나세요??

그럼요. 연애편지를 잘 쓰고 싶다는 고민을 가진 분이었어요. 이전에 ‘땡스북스’ 근무 시절부터 책 소개를 올렸던 개인 SNS 계정을 보고 찾아오신 분이었죠

 
연애편지를 잘 쓰고 싶은 분에게 어떤 책을 추천했나요?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라는 책을 보내드렸어요. 김환기 화백의 예술과 사랑에 대한 내용이면서 동시에 김향안 여사님과 주고받은 연애편지가 담긴 책이에요. 두 분의 연애편지를 읽다 보면 ‘아,연애편지는 이렇게 쓰는 거구나’하고 느낌이 올 것 같아서 보내드렸어요. 위대한 예술가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사랑하는 이에게 진솔한 마음을 전하는 편지가 담겼거든요. 그분이 몇 개월 지나서 서점에 다시 오셨는데, 연애편지 받은 분과 만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어요.(웃음)

 
책이 오작교 역할을 했네요(웃음
 
서점을 하면서 가장 재밌는 부분이죠. 추천받은 책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피드백을 많이 받아요. 편지나 문자로 전하기도 하고, 직접 방문해 이야기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보람을 많이느껴요. 내가 전한 한 권의 책이 누군가의 인생에 씨앗이 되었구나 싶어 뿌듯하기도 하고요.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그 간격을 채우다

 

 만나고 싶었어요_1

책은 언제부터 좋아했어요
 
부모님이 초등학교 때 사준 학습만화 전집이 너무 재밌었어요. 그러다가 초등학교 2학년 때 교내 독후감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책을 더 많이 읽고 싶은 동기부여가 됐죠. 중·고등학교 때는 주로관심 분야의 실용서나 에세이를 읽었어요. 보통 책 읽기 습관을 가진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고전문학을 계기로 책에 빠졌다는 분들이 많아요. 근데 전 학습만화로 시작했잖아요. 문학은 대학교 이후에나 읽기 시작했죠. 편집자로 일할 때 다른 편집자들에 비해 안 읽어본 문학책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게 저를 움츠러들게 하고 콤플렉스로 작용하더라고요.

 

그럼에도 계속 책과 관련된 일을 했어요.

문학 도서를 많이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책을 만드는 편집자에서 판매하는 서점 직원으로 직군을 바꾼 것도 있어요. 그랬는데 막상 판매하는 일을 하니 너무 즐거운 거예요. 제가 재밌어하는 책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느낀 게 있다면, 이제 막 책을 좋아하기 시작했거나 책을 아예 읽지 않는 분들에게는 깊이 있는 책이 좋은 책으로 여겨지기가 어렵다는 거예요. 오히려 독서를 방해하는 벽으로 느낄 수 있죠. 그런데 제가 주로 들었던 말은 ‘책과 더 가깝게 만들어주어서 고맙습니다’라는 인사였어요. 그때 제가 가진 콤플렉스가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책을 이제 막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았던 분들에게 내가 책으로 들어서는 입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렇게 책을 판매하면서 문학을 잘 모른다는 콤플렉스를 내려놓기 시작했어요. 내 성향이나 기질이 어딘가에서는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잘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완전히 다른 직업을 가질 수도 있는데 그 안에서 자신의 기질이나 성향에 맞는 방향을 찾아낸 거네요. 이건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긍정이 동시에 있어야 가능한 일 같아요.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특별히 하는 일이 있나요?

생각을 항상 정리하는 편이에요. 편집자를 그만둘 때도 내가 왜 힘든지, 어떤 부분을 제일 견딜 수 없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 답이 나왔죠. ‘나는 깊이가 부족하다는 생각때문에 힘든 것 같아’, ‘인풋이 없는데 계속해서 아웃풋을 내야 하는게 괴로워…’ 이런 식으로 정리한 결과예요. 그 후에 서점에서 근무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어떤 일을 하든지 항상 내가 가장 즐거운부분과 하기 싫은 부분을 파악하려고 해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부분을 더하고 제일 하기 싫은 부분을 빼서 만든 결과물이 ‘사적인서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기 위해 서점을 열었잖아요. 그렇다고 해도 좋아하는 일만 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서점을 운영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또 좋아하지는 않지만 꼭 해야하는 난처한 일은 무엇일까요? (웃음)
 
가장 좋아하는 일은 역시 제가 읽은 좋은 책을 추천하는 일이에요.SNS이든 서점이든 만나는 사람에게 책을 권하는 일을 가장 좋아하고 행복해하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눴다는 기쁨이 큰 것 같아요. 반대로 하기 싫은 일은… 숫자와 관련된 일이 가장 힘들어요. 서점 운영은 결국 자영업에 속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책만 소개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세금 업무나 정산도 제가 해야 하죠. 또 모든 선택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니까 선택을 앞두고 스트레스가 커요. 사소하게는 서점에 쓸 스티커나 봉투부터 인테리어까지 전부 혼자 결정해야 하거든요. 가끔씩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럴 수가 없더라고요. 퇴근을 해도 머릿속에 계속 어떤 책을 추천하면 좋은지, 신간을 어떻게 소개할지 등의 아이디어가 끊이지 않고이어지거든요. 꿈에서도 일하는 느낌이 들어요.(웃음)

 

그래도 쉬는 시간이 있어야 하잖아요. 일과 관련된 고민들은 어떻게 분리하나요

저는 고민을 자르지 못하는 것 같아요. 사실 재밌게 일하기 때문에 분리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 편이고요. 대신 10시간을 일하면 그중 2~3시간은 나를 위해 쓰려고 해요. 카페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읽기도 하고 벚꽃 핀 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산책도 하죠.

 

‘책’으로 잇는 사람과 사람 사이

만나고 싶었어요_3
 
 
서점에 진열한 책들도 일일이 선별한 거죠?
 
책을 진열하는 첫 번째 기준이 ‘베스트셀러는 진열하지 않는다’예요. 그런 책은 굳이 우리 서점이 아니어도 볼 수 있으니까요. 두 번째는 다양한 고민의 힌트가 될 수 있는 책을 진열하려고 해요. 그러다 보니 자기 발견에 대한 책이 많은 편이에요. 삶을 바라보는 태도나 시선에 관한 책들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에세이를 좋아해서, 그 분야 책들도 많아요. 에세이는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거잖아요.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듣고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이 공감이나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서점에도 에세이를 많이 가져다 놓고 있어요.

 

2018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가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잖아요.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되기 전부터 소확행을 누리는 분들이 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사적인 서점도 소확행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공간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놀란 게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되기 전부터 제 아이디가 소확행이었어요. 소확행도 그렇고 그 이전의 ‘욜로(YOLO)’도 그렇고, 요즘 사람들에게 안정되고 확실한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이전에는 ‘내가 열심히 하면 그에 맞는 결과가 올 거야’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는 사회가 된 것 같아요. ‘평생직장’이라는 말도 없어졌고요. 이렇게 불안한 환경이다 보니 오히려 내가 지금 좋아하는 것, 당장 이룰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하는 문화로 변한 것 같아요. 이런 과정에서 소확행과 욜로가 나온 게 아닐까요. 그런데 소확행이나 욜로가 단순히 마케팅으로만 활용되는 것은 아쉬워요. 욜로도‘지금 있는 돈 다 쓰고 놀자’, 이게 아니거든요. 저는 일상에서 소확행을 찾기 위한 노력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삶에 주는 영향도 크고요. 저 역시 큰 목표를 좇아서 갈 때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작은 행복을 찾으면서 삶에 대한 만족도가 많이 올라갔어요.

 

대표님의 소확행은 무엇인가요

계절이 오고 가는 것을 몸으로 느끼며 사는 거요. 요즘 날씨가 무척 좋잖아요. 그런 날에는 일을 조금 미루고 산책을 가서 나무나 강을 보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계절을 누리는 거예요. 그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변화가 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 누리지 못하기 때문에 제게는 가장 중요한 소확행이에요.

 

앞으로 서점을 어떻게 운영하고 싶으세요?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서점 운영에 있어서는, 책으로 들어서는 입구 역할을 할 수 있는 서점이 되고 싶어요. 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분들이나 막 좋아하기 시작한 분들이 책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책 처방도 그 계획 중의 하나였고요.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책 처방을 하면서 느낀 게, 일방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는 건 어렵더라고요. 손님에게 고민을 듣는 시간과 서점 공간을 제공하면서 그분들이 얻는 것도 있겠지만 그 만남을 통해 제가 얻는 것들이 분명 있거든요. 저는 이런 활동이 선순환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좋은 기운을 주고받는 거죠. 손님에게 받은 좋은 에너지를 또 다른 손님에게 전하는 경우도 있어요. 책뿐만 아니라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런데 그러려면 결국 제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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