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캠프 멘토칼럼

[3호] 성장통(成長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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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成長痛)

 

 이진훈(시인, 영동고등학교 교감)

고등학생 중 누구도 성장통을 앓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춘기를 겪었거나 사춘기 한가운데에서 뜨거운 가슴을 주체하지 못해 하루에도 열두 번이나 모든 것을 던져 버리고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있을 것이다.

동서양의 고전작품을 보면 이런 정신적인 성장통을 다룬 작품이 많다. 신화에도 마찬가지로 이런 영웅들의 성장통이 자주 등장한다. 문학에서는 이를 ‘통과제의(通過祭儀)’ 또는 ‘통과의례(通過儀禮)’라고 한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그 가운데 으뜸은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기 위함일 것이다. 더구나 성장기 한가운데 놓인 고등학생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책 중에도 고전 문학작품이 주는 지혜는 삶의 앞길을 밝혀주는 등불과 같은 것이다.

심청전 이야기부터 해보자. 심청이는 인당수에 기꺼이 몸을 던짐으로써 시골 가난뱅이 장님의 딸에서 일약 퍼스트 레이디로 등극했고, 늙은 관기의 사생아 춘향이가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변학도의 유혹에 빠졌다면 평생 어미의 뒤를 따라 관기가 되었으련만 그 모진 감옥살이를 꿋꿋이 이겨내고 요즘 말로 사법고시 수석합격자 이몽룡과 결혼하여 부귀영화를 누린 사실을 보면 역시 영광은 고통을 견딘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이 순리인 것이다.

단군신화로 넘어가보자. 하늘에서 내려와 지상의 여자를 구하던 1등급 중의 1등급 남자 환웅이 후보로 선발된 곰과 호랑이에게 미션을 제시한다. 마늘과 쑥만 먹고 100일 동안 동굴 속에서 견디는 자와 결혼하겠다는 것이다. 늘 들판을 헤매 다니며 육식을 일삼던 곰과 호랑이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미션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호랑이는 포기를 했고, 곰은 참고 견뎌 웅녀로 탄생하여 멋진 남자 환웅과 결혼하여 단군을 출산하는 영광을 얻는다. 초딩과 중딩 시절, 매일 공이나 차고 인터넷 게임에 빠져 있던 학생에게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으니 3년간 들어앉아 곰처럼 공부만 하라”고 한다면 견디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밀리언 셀러가 된 것만 봐도 청소년기는 아파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니 학생 여러분, 아파도 잘 견디기를 바란다.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세계 랭킹에 들어간다는데 청소년 여러분은 고전에서 삶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고통의 끝이 없다면 모르되 3년이라는 한정된 고교시절을 잘 견디면 여러분도 대학이라는 낙원에 들어가게 된다. 무엇보다 지혜롭게 사는 것은 고통도 삶의 한 과정임을 깨닫는 것이다.

청소년기의 한가운데에서 성장통에 가슴 아파하는 우리 고등학교 학생들이여, 이 아픔도 거쳐야 하는 삶의 한 과정으로 인식하고 고전 문학작품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워 내일의 영광을 차지하길 바란다. 특히 2학기로 접어든 고3 학생들은 수학능력시험일이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인데 곰이 동굴 속에서 쑥과 마늘을 먹으며 고통을 감내한 것처럼 건강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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