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캠프 특집기사

[2017년 5월호] 예술 입은 장난감 아트토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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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입은 장난감

아트토이 디자이너

글 전정아·사진 오계옥, 쿨레인

단순히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서 수집하고 싶은 작품으로 변화한 아트토이를 창조하는 아트토이 디자이너를 만났다.

디자이너만의 특별함을 표현하는 장난감, 아트토이

아트토이(Art Toy)란 아티스트나 디자이너가 만든 모형 장난감으로, 기존의 장난감에 제작자의 그림을 입히거나 디자인을 변형한 장난감을 통틀어 이르는 용어다. 다양한 동작을 표현할 수 있도록 관절이 움직이는 모형 장난감 ‘피규어(Figure)’의 한 종류이긴 하지만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 원작 캐릭터를 똑같이 재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피규어 아티스트와는 달리 아트토이 디자이너는 캐릭터를 디자이너의 취향대로 변형한다. 이처럼 아트토이는 디자이너의 감각이 중요시되기 때문에 ‘디자이너 토이’라고도 한다.

아트토이 제작의 첫걸음은 콘셉트를 정하고 스케치를 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컬러와 재료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을 잡고 완벽하게 입체화할 수 있을 만큼 스케치가 완성되면 스케치를 바탕으로 조형용 점토인 ‘스컬피’를 이용해 원형을 만든다. 이때 디자인에 따라 3D 모델링과 3D 프린터를 사용해 원형을 만들기도 한다. 원형이 완성되면 실리콘으로 복제한 뒤 도색한다. 하나의 피규어를 만드는 데에는 대략 20일이 걸린다.

실력만 있으면 누구에게든 기회가 열린 직업

아트토이 디자이너는 자신만의 오리지널 캐릭터를 만들어내야 하므로 창의력이 필수다. 아트토이의 밑바탕이 될 스케치를 그릴 그림 실력, 스케치를 입체화하여 만드는 조형 능력과 손재주도 뛰어나야 한다. 요즘은 3D 모델링으로 원형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 컴퓨터를 잘 다룰 줄 아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트토이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특별한 전공이나 필요한 자격, 경력은 없다. 국내에는 4~50명의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디자이너,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캐릭터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업군의 작가들이 아트토이 디자이너로 겸업을 하고 있다. 대만이나 홍콩, 우리나라 등에서 열리는 토이 쇼, 토이 페어에 참가해 작품을 전시하고 정식으로 데뷔하는 것이 아트토이 디자이너가 되는 일반적인 방법이다.

성공의 비결은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만든 것

아트토이 디자이너 쿨레인

특집 4

Q. 어떻게 아트토이 디자이너가 되셨나요?

원래 꿈은 애니메이터였어요. 대학 시절에 본 애니메이션 <아키라>,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정말 마음에 남았거든요. 처음 피규어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04년이었어요.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피규어를 수집하다가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죠.

지금도 아트토이를 만드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지만 제가 피규어를 제작하기 시작했을 때는 정말 불모지였어요. 아트토이를 제작하는 곳도 없었고, 관련 학과나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었거든요. 꼬박 3년을 혼자 연습했던 것 같아요. 조형 연습은 물론 피규어에 입힐 의상 제작도 독학으로 익혔죠. 어느 정도 토이 제작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 제가 생각하는 이미지를 표현해낼 수 있게 된 때가 2007년이었어요. 그때부터 토이 디자이너로 전업을 했습니다. 처음 발표한 시리즈는 국내 비보이에게 영감을 받아 만든 ‘몬스터즈 크루’였어요. 그 후 농구하는 원숭이 ‘덩키즈’, 미국 프로농구협회 NBA와 협업한 ‘NBA 아트토이 시리즈’ 등을 탄생시켰습니다.

Q. 쿨레인 스튜디오는 어떻게 만들었나요

제 이름이 이찬우인데 외국인들이 ‘찬우’라는 발음을 하기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래서 ‘차가운 비’라는 뜻의 쿨레인(cool rain)이라는 예명을 만들었습니다.(웃음) 쿨레인 스튜디오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디자이너 그룹이라고 보면 됩니다. ‘스튜디오’라는 이름은 붙였지만 소속 작가들마다 각자 활동하고 있죠.

Q. 토이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캐릭터의 얼굴이나 보디는 특징을 살려 단순하게 만들지만 의상이나 액세서리, 디테일만큼은 실사에 기반을 두어 똑같이 만들고 있어요. 아주 작게 축소해도 실제 어느 브랜드의 옷인지 알 수 있을 만큼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싶거든요.

Q. 업무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요

아트토이는 작가의 취향이 오롯이 담기는 그릇이라고 할 수 있어요. 좋아하는 것을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이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또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피드백을 받는데, 저는 부정적인 피드백도 작품이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라고 생각해서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고, 업무의 단점이라고 여기지도 않아요. 단점을 굳이 꼽자면 토이를 만들 때 쓰는 재료들이 대부분 화학물질이라 몸에는 좋지 않기 때문에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죠.

Q.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전 제가 좋아하는 것을 끝없이 말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좋아하는 것들 중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습니다. 이를테면 한국의 비보이들이 주요 세계 비보이 대회를 휩쓰는 것을 보고 비보잉에 빠져들어 만들게 된 것이 바로 첫 아트토이 시리즈인 ‘몬스터즈 크루’죠. 요즘 작업하고 있는 우주인 시리즈는 어릴 때부터 동경했던 우주여행과 우주 비행사를 모티프로 만들고 있고요.

 Q. 쿨레인 작품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매력이라…. 뭐라고 딱 정의할 수는 없지만, 저는 한 가지 주제를 정해 꾸준히 만들어요. 그래서 그 주제를 좋아하는 분들은 제 작품을 꾸준히 좋아해주시죠. 그런 식으로 팬이 모이는 게 아닌가 싶어요.

 Q. 우리나라 아트토이 시장의 전망은 어떤가요?

아트토이나 피규어 시장은 입문이 쉬운 편이에요. 전시 한 번으로 작가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데뷔한 모든 작가들이 오래 살아남는 건 아니에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나 작품은 생명력이 길지만, 팔리지 않으면 결국 도태하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해외보다 아트토이 시장의 전망이 밝은 편이에요. 지난 2014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아트토이’만을 주제로 한 박람회 ‘아트 토이 컬처’도 열렸죠. 전 세계적으로도 이런 토이 박람회는 흔치 않아요. 서서히 아트토이가 ‘아티스트의 혼이 담긴 예술품’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사실 해외에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작가가 몇 없어요. 아주 유명한 몇몇 작가들의 작품이 ‘순수 미술’의 경지에 오르긴 했지만요. 그에 비해 한국은 2세대, 3세대 신진 작가들이 계속 데뷔하고 있으니 시장은 더 넓어질 거라고 예상합니다.

Q. 아트토이 디자이너와 아트토이 디렉터의 차이점도 궁금합니다.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아트토이 디자이너가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공장에서 제작 방향과 대량 생산하는 과정을 관리하고 지시하면 그게 바로 디렉팅(Directing)이죠.

Q. 아트토이 디자이너를 꿈꾸는 친구들은 어떤 것을 미리 해보면 좋을까요

앞서 말한 것처럼 토이를 만드는 재료가 전부 화학물질이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혼자 만들기 쉽지 않아요. 아트토이를 만드는 강좌를 통해 주의 사항을 제대로 숙지하고 만들어보는 걸 추천해요.

또 장난감이나 아트토이, 피규어에 관한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많이 찾아보면 좋습니다만 토이 아티스트를 꿈꾼다고 꼭 장난감과 관련된 책만 볼 필요는 없어요. 저의 경우는 의상 제작에 공을 들이기 때문에 패션 잡지나 비주얼 관련 서적을 많이 읽었어요.

Q. 마지막으로 청소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색을 분별하는 능력이 정상보다 부족한 색약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색을 구분하기 위해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노력해야 했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기 때문에 힘들어도 견뎌낼 수 있었죠.

청소년 시기에는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친구들이 많을 텐데, 자기가 좋아하고 오래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면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문화생활과 경험을 쌓아두길 바라요. 뭐든 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포기와 실패에도 좌절하지 말고요. 이 글을 읽는 친구들 모두 자기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꾸준히 해 자기 것으로 만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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