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더블멘토링

[2016년 10월호] 도전! 런웨이 프로젝트

길게 뻗은 런웨이를 거침없이 워킹하는 모델. 꼭 무대 위가 아니더라도 모델의 곧은 자세와 당당한 표정은 언제 어디서든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것처럼 빛이 난다. 패션쇼 무대를 걸을 때 가장 설렌다는 이영연(효원고 2) 학생이 모델이란 꿈을 안고 두 멘토를 만나 진심 어린 조언을 들었다.

글 강서진·사진 오계옥·촬영 협조 YG케이플러스

 

 

내 모습을 당당히 뽐내는 모델이 될 거야!

어릴 때부터 키가 유난히 커서 모델이 되라는 말을 자주 들었어. 하지만 모델이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몰라 깊이 생각하지 않았지. 푸드 스타일리스트나 비행기 승무원이 되고 싶단 생각은 짧게나마 했지만, 중학교 때까지 확실한 꿈이 없었어. 그러다 고1 때 우연히 한 사진작가의 화보 촬영 모델을 하게 됐는데 카메라 앞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일이 너무 재미있는 거야. 그때 모델에 관심을 갖고 모델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무대 위를 걷는 순간이 너무 짜릿한 거 있지! 사람들 앞에 나서서 당당히 내 모습을 표현하는 게 참 즐겁더라고. 지금은 패션쇼 동영상을 보면서 혼자 워킹 연습을 하고 있는데, 모델에 대해 더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어. 그래서 모델과가 있는 대학이나 전문 교육기관을 알아보지만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라 멘토를 만나 꼭 물어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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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부터 튼튼히 다지는 게 중요해

이영연 멘티(이하 영연) ─ 안녕하세요. 동덕여대 모델과에 다니고 싶어 학교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데, 선배님을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너무 기뻐요.

안샘 멘토(이하 샘) ─ 우리 학교 학생이 되고 싶다니 나도 반가워요. 평소 궁금하던 게 있으면 뭐든 다 물어봐요. 그런데 영연이 키가 꽤 큰데, 몇 cm예요?

영연 ─ 176cm예요. 언니는요

─ 177cm예요. 우리 키가 비슷하네요.(웃음) 영연이 키 정도면 패션모델 하기에 딱 적합하니 꿈을 잘 찾았네요. 모델이 되고 싶어서 특별히 준비하거나 활동하는 게 있나요?

영연 ─ 세종대 모델 체험 오디션에서 1등 하고 나서 학교 교수님께 일대일 워킹 레슨을 받은 적이 있어요. 기초가 전혀 다져 있지 않아 많이 혼나면서 배웠는데 그때 배운 점들이 꽤 도움이 됐어요. 지금은 화보 촬영이나 패션쇼 무대에 서보고 싶어서 SNS에 제 사진을 열심히 올리고 있죠. SNS를 통해 종종 사진작가들의 화보집 촬영이나 대학생 동아리 패션쇼 모델 제의가 들어오거든요. 패션쇼 오디션 정보를 인터넷으로 알아보기도 하고요. 그런데 프로 모델로 데뷔하는 방법을 혼자 알아보는 데 한계가 있어 체계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 교육기관을 알아보고 있어요. 언니는 어떻게 준비했어요?

─ 나는 모델이 되겠다는 결심을 일찍 한 편이라 예고 패션모델과에 진학했어요. 학교를 통해 사진 촬영이나 소규모 패션쇼 제의가 들어와서 실전 경험도 빨리 쌓았고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니 대학에서 배우는 모델 수업은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동덕여대 모델과에 진학했죠. 4년제 대학에서는 최초로 생긴 학과로 역사도 깊은 데다 졸업 선배 중 유명한 모델이 많거든요. 학과에서 패션쇼를 비롯해 광고나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여러 활동 기회가 많아요. 경력이 쌓이다 보니 지금은 소속사도 생겨서 일할 기회를 찾는 게 좀 더 수월해졌어요.

영연 ─ 대학을 가야 할지, 간다면 모델과를 가는 게 좋을지 고민했는데, 언니 말을 듣고 보니 관련 공부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아주 유명한 모델이 아닌 이상 패션쇼나 광고 촬영을 하려면 오디션을 봐야 해요. 이때 대부분 매니지먼트 회사에 소속된 모델에게 우선적으로 오디션 기회가 주어져요. 그래서 많은 모델이 매니지먼트 회사에 들어가길 원하죠. 하지만 회사에 들어갈 때 역시 소속사 오디션을 봐야 해요. 소속사 오디션을 보려면 대학이나 예고에서 모델과를 전공하거나 모델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전문 교육기관을 거치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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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연─ 그러면 대학의 모델과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기준은 어떤가요?

─ 수시와 정시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요. 동덕여대의 경우 수시는 특기자 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해서 지원 자격이 정해져 있어요. 슈퍼모델, 엘리트 모델 등의 대회에서 3위 이내에 입상하거나 특별상을 수상해야 해요. 혹은 패션쇼, 잡지, TV 광고 등에서 모델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야 하고요. 서류에 합격하면 워킹과 포즈 등의 실기를 치르고 면접을 봐요. 정시는 수능 성적과 실기, 면접 점수로 학생을 평가하는데 수능 성적보다 실기와 면접 점수 반영 비율이 높아요. 그래서 수시든 정시든 실기와 면접 준비에 신경 써야 하죠. 워킹과 포즈는 패션쇼 영상을 유심히 보면서 따라 해보고, 면접에서 자기소개를 자신 있게 할 수 있도록 모델이 되고 싶은 이유나 목표 등에 대한 생각을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좋아요.

영연 ─ 모델과에 입학하려면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어요. 근데 모델과에서는 어떤 것들을 배워요?

─ 예고와 대학에서 배우는 과목은 거의 비슷하지만 대학 커리큘럼이 훨씬 다양하고 내용이 깊어요. 모델학, 패션마케팅, 워킹, 스타일, 인체학에 대해 공부하는데 메이크업 및 코디네이션, 사진 포즈, 워킹, 연기, 체형 관리 등 모델이 갖춰야 할 기본 자질부터 패션 산업 변천사, 브랜드 홍보 및 마케팅, 무대미술, 인체 구조, 워킹 지도 등 전문성을 키우는 과목까지 두루 다루기 때문에 졸업 후 패션 분야에서 일하거나 지도자로 진출할 자격을 갖출 수 있어요. 특히 4학년 때는 학생들이 직접 졸업 패션쇼를 제작하는데 쇼 기획부터 의상 협찬, 무대연출, 모델 경험을 하면서 패션쇼 전반에 대한 현장 감각을 익힐 수 있죠.

영연 ─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과목을 배우네요. 언니가 가장 좋아하는 수업은 뭐예요?

─ 워킹 수업이 가장 재밌으면서도 어려워요. 패션쇼 무대 위를 걷는 모델에게 워킹 실력은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에 어떤 과목보다 중요한 수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1/2턴, 백턴, 풀턴 등 무대 위에서 몸을 회전하고 포즈를 취하는 공식은 있지만 누구나 꼭 이렇게 걸어야 한다는 정답은 없어요. 실제로 교수님과 모델 선배마다 추구하는 워킹 방법이 다르고, 같은 워킹을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르거든요. 그래서 자기만의 분위기와 개성에 맞는 워킹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죠. 그렇다고 기본적인 워킹 방법을 무시하고 걸으면 잘못된 자세가 몸에 배요. 그러면 나중에 고치기 힘들어지니 처음부터 제대로 워킹 방법을 익혀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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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개성과 매력을 찾아야

허보미 멘토(이하 허 멘토)─ 만나서 반가워요. 모델을 꿈꾸는 학생답게 두 친구 모두 키가 크네요. 일단 신체 조건은 합격~!

영연─ 와, 감사합니다. ‘합격’ 소리만 들어도 너무 좋아요.

─ 저, 기억하세요? 고등학교 때 멘토님이 학교에 와서 수업도 진행한 적 있고, 대학 선배님이기도 해서 종종 뵈었거든요.

허 멘토─ 그럼요, 당연히 기억하죠.(웃음) 샘 학생은 표정과 포즈 표현력이 좋고 이목구비가 또렷해서 인상 깊었거든요. 무엇보다 성실한 점이 좋았어요. 패션쇼나 광고 촬영은 많은 사람이 모여서 하는 단체 작업이기 때문에 누구 하나라도 지각을 하거나 갑자기 빠져버리면 큰 차질이 생겨요. 그래서 성실함과 책임감을 꼭 갖춰야 하는데, 샘 학생은 그런 점에서 100점이에요.

영연 ─ 멘토님, 저는 몇 점이에요?

허 멘토─ 팔, 다리가 길고 마른 편이어서 신체 비율이 좋아요. 딱 봐도 모델 몸매라고나 할까웃음) 아까 워킹하는 모습을 잠깐 봤는데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서인지 표정과 포즈 표현력은 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도 눈빛이나 이미지가 개성 있고 강해서 좋은 모델이 될 거라 확신해요. 그러고 보니 요즘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한예지 모델을 닮기도 했네요.(웃음)

─ 요즘엔 모델이 방송 활동을 하기도 해서 외모나 이미지가 예쁜 사람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모델이 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요?

허 멘토─ 모델은 패션쇼 무대에 서는 것뿐만 아니라 잡지 화보, TV 광고 촬영을 하고 재능에 따라 배우, 예능인으로 활동하기도 해요. 분야마다 선호하는 모델의 기준이 다른데, 화장품이나 미용과 관련된 분야, 방송의 경우에는 키와 몸무게 같은 신체 조건보다 외모가 예쁜 사람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패션쇼 전문 모델이 되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키가 일반인보다 커야 하고 몸이 날씬해야죠. 그래야 어떤 의상을 입어도 맵시가 좋아 보이거든요. 패션쇼 모델들의 평균 키가 남자는 185cm, 여자는 177cm 정도인데, 요즘은 키가 조금 작아도 얼굴 크기, 팔다리 길이, 체형 등 몸매 비율이 전체적으로 조화로우면 패션쇼에 설 수 있어요. 의상 스타일과 메이크업에 따라 어울리는 표정, 포즈, 워킹을 표현하는 것도 모델이 갖춰야 할 기본 자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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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연─ 저는 방바닥에 길게 테이프를 붙여놓고 테이프를 따라 걸으며 워킹 연습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혼자 하다 보니 제대로 하는 건지 모를 때가 많아요.

허 멘토─ 그래서 자기가 걷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세가 바른지 확인해야 해요. 영상을 보면 걸을 때 잘못된 습관이나 고쳐야 할 점을 발견할 수 있거든요. 벽에 뒤통수와 엉덩이, 발뒤꿈치를 붙이고 오래 서 있는 연습을 하면 곧은 자세를 만드는 데 도움이 돼요. 패션쇼 영상을 보면서 모델이 무대 위를 걷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고 따라 해보는 것도 좋아요. 여자 모델은 보통 무릎을 스치면서 1자로 걷고 남자 모델은 두 발을 나란히 11자 모양으로 걸어야 예뻐 보인답니다. 단정하고 어두운 스타일의 옷을 입었을 땐 팔을 앞뒤로 크게 흔들지 않고 걸어야 하고, 밝고 발랄한 스타일의 옷을 입었을 땐 팔과 엉덩이를 크게 흔들면서 통통 튀게 걷는 등 의상 분위기에 맞게 워킹을 연출하는 것도 중요해요.

─ 포즈나 표정 짓는 연습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허 멘토─ 요즘 패션쇼에서는 허리에 손을 올리는 정도로 자연스러운 포즈를 선호하는 추세지만, 액세서리나 보석을 보여주는 쇼에서는 워킹보다 손짓과 표정 연기에 더 신경 써야 해요. 그래서 연기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죠. 가장 쉬운 연습 방법은 전신 거울을 앞에 놓고 패션 잡지에 실린 모델의 몸짓과 표정을 똑같이 따라 해보는 거예요. 손가락, 눈빛, 입 모양까지 전부 따라 하세요. 내 표정과 몸짓을 사진으로 찍어서 어색한 부분은 없는지, 나만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도 잊지 말고요.

영연 ─ 저도 표정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연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큰 패션쇼 무대에도 빨리 서고 싶은데 프로 모델로 데뷔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허 멘토─ 모델이 되려면 처음에는 패션쇼, 잡지, TV 광고 등 오디션에 합격해야 해요. 기회가 생길 때마다 꾸준히 자기를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델의 명함이라고 하는 컴카드(프로필 사진을 모아놓은 화보집)를 만들어 디자이너나 관련 업체를 찾아다녀야 해요. SNS에도 사진을 자주 업로드해서 자기 홍보를 열심히 해야죠. 실제로 SNS상에서 유명해져서 모델 매니지먼트 회사에 스카우트돼 데뷔한 사람도 꽤 있거든요. 대부분의 업계에서 경력 있는 모델을 원하다 보니 전문 매니지먼트를 통해 일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일단 매니지먼트 회사에 소속돼야 모델로 활동하기가 수월해져요. 보통 모델 매니지먼트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에서 워킹과 포즈 등 기본적인 교육을 받으면 오디션을 통해 매니지먼트 전속 모델이 될 수 있어요. 그러고 나면 소속 회사를 통해 여러 오디션을 보고 모델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점차 많아지고요. 경험이 쌓여 업계 사람들과 대중에게 알려지면 오디션을 보지 않아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날이 온답니다.

─ 저는 패션쇼 무대에 설 때가 가장 신나요. 그런데 아직 규모가 큰 패션쇼를 해본 경험이 없어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요.

허 멘토─ 보통 3월과 10월에 여러 패션 디자이너의 패션쇼가 열리는 ‘패션 위크’ 행사가 있어서 그 시기에 일이 많은 편이에요. 규모가 큰 패션쇼의 경우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 정도 준비를 하죠. 의상 콘셉트에 어울리는 모델을 선발하고 모델의 체형에 맞게 의상 사이즈를 고쳐야 하기 때문이에요. 패션쇼가 열리는 날에는 무대 리허설을 여러 번 하고 의상과 분장 스타일을 맞춰봐야 해서 하루 종일 패션쇼장에 있어야 해요. 그래서 쇼를 준비할 땐 생각보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답니다. 패션쇼가 끝날 때까지 좁은 대기실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지내야 하는데, 쉴 곳이 마땅치 않다 보니 피곤할 땐 바닥에 누워 쪽잠을 잘 때도 있어요. 패션쇼에 선보일 의상이 구겨지거나 망가지면 안 되기 때문에 옷을 입고 나면 오랜 시간 서 있어야 하고 밥을 먹지 못할 때도 있고요. 패션쇼는 앞으로 유행할 패션 스타일을 미리 선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겨울엔 여름옷을, 여름엔 겨울옷을 입어야 해요. 그래서 항상 더위와 추위에 시달리는 직업이라 할 수 있죠.

영연 ─ 그래도 큰 패션쇼 무대에 꼭 서보고 싶어요! 그런데 요즘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모델 활동하는 걸 보면 제가 데뷔하기에 너무 늦은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해요.

허 멘토─ 중3 학생이 모델 오디션에 뽑힌 적이 있는데, 그러고 보면 데뷔 시기가 많이 빨라지긴 한 것 같아요. 영연 학생이 지금 열여덟 살이죠? 나도 열여덟 살에 모델 활동을 시작했으니 아직 늦지 않았어요. 패션쇼에서는 보통 20대 후반까지 활동하는 편이라 서른이 넘으면 무대에 서는 데 제약이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요즘엔 연기자, MC와 같이 방송 활동을 하거나 모델 아카데미에서 강의를 하는 등 모델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어 자기만의 재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요. 오디션에 몇 번 떨어진다고 해도 조바심 내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세요. 자기의 가능성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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