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2016년 7,8월 합본호] 경기장에 선 솔로몬 국제심판

경기장에 선 솔로몬 국제심판

 

아슬아슬한 승부를 벌이는 스포츠 경기는 박진감과 스릴 넘치는 재미로 관중을 즐겁게 한다. 하지만 때로는 규칙에 어긋나는 행위가 발생하고 경기 흐름이 투명하지 않아 실망을 안겨주기도 한다. 국가 간의 명예를 건 국제경기에서는 더욱 그렇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경기를 매 순간 올바르게 이끄는 사람, 국제심판을 만났다.

글 강서진·사진 이동훈, 대한배구협회

 

 

경기의 모든 상황을 중재하고 책임지다

스포츠 경기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진행된다. 감독과 선수는 경쟁 팀이나 선수를 이기기 위해 작전을 짜고 정해진 시간 동안 경기를 펼친다. 이 과정에서 규칙 위반이나 선수 교체, 부상 등 원활한 경기 운영에 방해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 경쟁 선수나 팀 간의 마찰을 중재하고 경기 진행을 공정하게 조율해 올바른 승패를 결정하는 일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하는 사람이 심판이다. 심판은 경기 중에 일어나는 여러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분석해야 하므로 경기 진행을 총괄하는 주심과 각 부분을 관찰하는 부심으로 나뉘며, 경기에 참여하는 심판 인원과 역할은 종목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국제심판은 국가 간의 승부를 겨루는 국제경기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판단은 올바르게, 결정은 공정하게

심판이 경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판단하는지에 따라 경기의 흐름과 승패가 결정되므로 매 순간 중립적인 입장에서 정확하게 경기를 진행해야 한다. 심판은 경기의 시작과 종료를 알리며, 경기 중 선수들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경기 진행을 방해하거나 규칙을 위반하는 선수를 발견하면 호루라기, 수신호, 깃발, 카드 등으로 알리고 주의 또는 벌칙을 준다. 선수가 부상을 당하거나 교체, 날씨 변화 등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경기를 잠시 중단하거나 종료한다. 선수나 팀의 득점과 승패 여부를 결정하며, 규칙에 없는 이례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심판의 재량으로 판단해 경기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감독과 선수가 경기 규칙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잘 지킬 수 있도록 가르치고 지도하는 일도 심판의 역할이다. 특히 학생이나 아마추어 선수들의 경기를 진행할 때 그 역할은 더욱 커진다. 때때로 프로 선수 구단에 가서 감독과 선수에게 새로운 경기 규칙을 교육하기도 한다.

 

국제심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심판 중에는 선수 출신이 많지만, 스포츠를 취미로 즐기거나 관심이 많은 일반인도 심판이 될 수 있다. 국내 및 국제 심판이 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 알아보자.

 

교육 과정

각 운동 종목 협회나 연맹에서 주관하는 심판 양성 교육을 받고,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심판 양성 교육을 실시하는 시기와 횟수, 교육과정 기간은 종목마다 다르다. 심판 자격은 A·B·C급 또는 1·2·3급의 수준으로 구분되며, 각 급수별로 출전할 수 있는 경기가 정해져 있다. 각 급수의 자격을 취득하고 일정한 경험과 기간을 거쳐야 더 높은 급수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으며, 특히 프로 경기 심판이 되려면 프로 경기 협회에서 주관하는 교육과 테스트를 따로 거쳐야 한다. 아마추어나 프로팀에서 선수로 활동하거나 아마추어 경기에서 심판으로 활동한 경험이 많으면 프로 경기 심판이 되는 데 유리하다.

 

지원 자격

심판 양성 교육과정은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갖추면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아마추어나 프로 선수로 활동한 경험이 있으면 처음부터 등급이 높은 자격증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또한 경기 흐름과 규칙을 더 잘 이해하고 선수의 움직임과 심리를 쉽게 파악할 수 있으므로 교육을 이수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국제심판은 해당 종목 국제협회에서 주관하는 국제심판 테스트에 합격한 사람에게 자격이 주어진다. 국제심판 테스트에 응시하려면 국내심판 자격을 취득하고 심판으로 활동한 경험이 충분해야 하며, 생활영어 및 경기규칙 영어 등의 외국어 실력을 갖춰야 한다.

 

체격 조건

심판은 경기 종목에 따라 선수와 함께 움직이거나 정해진 자리에서 경기를 진행한다. 축구나 농구처럼 활동량이 많은 종목의 심판은 튼튼한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므로 달리기, 뛰기, 걷기 등의 체력 테스트를 거친다. 또 키, 몸무게, 허리둘레, 시력 등 정해진 신체 기준에 적합해야 하며 혈압, 심전도, 혈액검사 등의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체력 소모가 큰 경기 종목의 심판은 은퇴 시기도 빠른 편이다. 공정성과 판단력을 갖춰야 하는 심판에게 신뢰감을 주는 인상과 활동적인 이미지는 긍정적인 요인이 된다. 그러므로 수염이나 머리를 단정히 하고, 필요 이상으로 살을 찌우지 않는 등 자기 관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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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판단력과 강인한 체력이 필요해

심판은 경기 운영에 필요한 이론과 규칙을 정확히 알고 완벽히 숙지해야 하므로 이해력과 암기력, 응용력이 있어야 한다. 경기 흐름과 규칙에 어긋나는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는 판단력과 집중력, 눈썰미도 갖춰야 한다. 심판의 판정은 팀의 승패를 좌우하므로 매사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자세와 책임감 또한 요구된다. 또 경기를 진행하는 데 개인적인 감정을 개입하지 않아야 신뢰를 받으므로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냉철함과 절제력을 갖추고, 표정 관리에도 능숙해야 한다. 심판은 때때로 자기가 내린 판정에 대해 관중의 야유와 선수의 항의를 받기도 하는데, 이때 마음이 약해지거나 상처받지 않는 용기와 담대함도 있어야 한다.

특히 주심은 경기 운영을 총괄하고 심판단을 비롯해 양 팀의 감독, 선수를 이끌어야 하므로 리더십과 의사소통 능력을 겸비하면 좋다. 선수 못지않게 경기장을 누비고 곳곳을 살피기 때문에 건강한 체력과 지구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에서 열리는 경기에 진출하고 싶다면 외국어에 능통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대학교에서 체육이나 영어 관련 학과를 전공하면 유리하다.

 

아마추어 경기부터 국제무대까지 폭넓은 활동 범위

심판 자격을 갖추면 국내의 생활체육 및 아마추어, 실업팀과 프로팀 경기에서 활동하게 되며 협회의 추천이나 지시에 따라 경기에 나간다. 시즌 중에는 일정 기간 각종 대회에 참가해 경기를 진행하며, 경기가 열리지 않는 시기에는 연습 경기 심판을 맡거나 경기 규칙에 대해 연구하는 등 자기계발 시간을 갖는다. 국제심판으로 승격하면 올림픽이나 그 밖의 국제경기가 열릴 때 참가 의사를 밝히고 국제연맹의 평가를 거친 후 경기를 지정받는다.

심판의 연봉이나 임금 수준은 각 종목 협회의 평가에 따라 결정되고 경력별로 차이가 큰 편이다. 프로 경기 연맹이나 대한체육회에 계약직 형태로 소속된 심판은 연봉을 받고, 대부분의 심판은 프리랜서로 활동해 경기별 수당으로 지급받는다. 따라서 심판을 온전한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으며 주로 다른 직업을 갖고 심판 활동을 병행한다.

 

4대 구기 종목 국제심판이 되려면

 

축구 국제심판

국내에서 1급 심판 자격을 취득한 후 2년 동안 매년 10회 이상의 경기에서 주심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야 국제축구협회에서 주관하는 국제심판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주심과 부심을 선택해 응시하며, 만 35세 이하까지 지원할 수 있다. 언어 테스트 등의 필기와 달리기, 뛰기 등의 체력 테스트를 거친다. 국제심판 자격시험에 합격했더라도 매년 치르는 시험에 통과해야 자격이 유지되며, 국제심판이 되면 만 45세까지 활동할 수 있다.

경기당 심판 수주심 1명, 부심 2명, 대기심 1명

신체 조건남자 키 170cm 이상, 여자 키 160cm 이상, 교정시력 1.2 이상

체력 테스트매년 실시

경기 중 활동량★★★★★

 

농구 국제심판

국내에서 1급 심판 자격을 취득한 후 2년 이상 심판으로 활동해야 국제농구협회에서 주관하는 국제심판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경기에 관한 영어 필기시험 및 심판 실기, 달리기 등의 체력 테스트, 영어 인터뷰 과정에 합격하면 국제심판 자격이 주어진다. 국제심판 자격은 4년간 유지되며, 이후에는 실기 및 체력 테스트 등을 거쳐 국제심판 자격을 다시 부여받는다. 국제심판 시험에는 만 35세 이하까지 지원할 수 있으며, 국제심판이 되면 만 50세까지 활동할 수 있다.

경기당 심판 수주심 1명, 부심 2명

신체 조건없음

체력 테스트4년마다 실시

경기 중 활동량★★★★☆

 

핸드볼 국제심판

국내에서 1급 심판 자격을 취득한 후 1년 이상 심판으로 활동해야 하며 아시아핸드볼협회에서 주관하는 아시아대륙 심판 시험에 합격해야 국제심판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아시아대륙 심판 시험은 경기에 관한 외국어 필기시험과 경기 영상 판독 테스트, 심판 실기, 왕복 달리기 체력 테스트, 영어 인터뷰 등으로 이뤄지며 모든 과정의 점수를 합산해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아시아대륙 심판이 되면 아시아권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심판으로 활동할 수 있으며 국제핸드볼협회에서 주관하는 국제심판 시험에 응시가 가능하다. 아시아대륙 심판 시험에는 만 29세 이하까지 지원할 수 있으며, 국제심판이 되면 만 40세까지 활동할 수 있다.

경기당 심판 수심판원 2명

신체 조건 없음

체력 테스트 1회 실시

경기 중 활동량★★★★

배구 국제심판

국내에서 A급 심판 자격을 취득한 후 5년 내에 3년 이상 심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야 국제심판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교육 후 이론 및 심판 실기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모든 시험은 영어로 진행되며 규칙 용어, 생활 영어 등 경기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갖추면 된다. 시험에 합격하면 국제심판 후보자 자격이 주어지고 심판 활동 평가를 거쳐 정식으로 국제심판이 된다. 국제 대회가 열렸을 때 이론을 비롯한 협동심, 생활 태도, 인성 등 국제배구연맹의 평가를 받은 후 경기 출전 여부가 결정된다. 국제심판 시험에는 만 30세 이상부터 만 41세 이하까지 지원할 수 있으며, 국제심판이 되면 만 55세까지 활동할 수 있다.

경기당 심판 수주심 1명, 부심 1명, 선심 2~4명, 기록원 2명

신체 조건 체질량지수(BMI) 30 이하, 남자 허리둘레 120cm 이하, 여자 허리둘레 88cm 이하, 교정시력 0.8 이상

체력 테스트없음

경기 중 활동량 ★★★☆

 

냉철하고 객관적인 판단이 중요해요

 배구 국제심판 배선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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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국제심판이 됐나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해 성인 실업팀에 입단했는데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너무 많더라고요. 그때 선수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무작정 대학교에 진학했어요. 그리고 자격증 하나는 따야겠다는 생각에 제게 유리할 수 있는 배구심판 자격증을 취득한 거예요. 배구심판 자격은 A·B·C급으로 구분되는데, 저는 실업팀 선수 출신이라서 프로 경기 심판 자격인 B급부터 시작할 수 있었어요. 그때가 대학교 1학년 때인데, 어쩌다 보니 대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 심판 자격인 A급까지 취득하게 됐고요.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배구 심판으로 활동하면서 기왕 여기까지 온 거 국제심판까지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못다 이룬 국가대표 선수의 꿈을 국제심판이

돼서 완성해보자는 결심이었죠. 지금 저는 국내 5호 여자 국제심판이 됐고, 이제 심판으로서 올림픽 무대에 참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

심판으로서 꼭 지키는 원칙이 있나요?

어떤 경기에서든 냉철한 자세와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통 심판 배정은 경기 당일에 이뤄지는데, 배구 코치인 오빠의 팀 경기를 맡을 심판을 미리 알게 돼도 절대 알려주지 않아요.(웃음) 심판은 때론 선수를 다독이고 독려해야 해서 부드러운 성향도 필요해요. 감정의 강약 조절을 잘해야죠. 긴 시간 동안 경기 진행을 하려면 평소에 체력 관리도 잘해야 하고요. 배구 경기는 보통 2시간 이상 이뤄지는데 그동안 선수와 공의 움직임을 경기 내내 집중해야 하니까 체력 소모가 엄청나요. 그래서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인데, 따로 운동할 시간이 나지 않으면 충분히 걷고 뛰는 습관을 가지려고 해요.

경기를 하지 않는 시기에는 어떤 일을 하나요?

매년 경기 규칙이 조금씩 수정되는 편이라서 새로운 규칙이나 용어를 공부해요. 국제 대회에 대비해 영어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경기가 없다고 느슨해지면 신체 리듬이 깨져서 다음 시즌에 적응하기가 힘들어져요. 그래서 항상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죠. 사실 심판은 생각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에요. 경기를 잘 진행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긴장도 많이 하거든요. 또 경기에 패한 팀이나 팬에게서 싫은 소리를 들을 때도 있어서 평가가 두렵기도 하고요. 속으로 참는 일이 많답니다.(웃음) 그래서 쉴 때는 여행을 가서 기분 전환을 하기도 해요.

국제심판을 꿈꾸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주세요.

우선 자기에게 맞는 종목이 뭔지 알려면 스포츠 활동을 열심히 해야겠죠. 경기를 직접 경험해봐야 흐름을 잘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경기장에 가서 관람도 많이 해 현장 분위기를 몸으로 느껴보는 것도 좋아요. 해외 스포츠 중계를 열심히 챙겨보면서 경기 용어를 익히고, 우리나라 경기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짚어보세요. 심판의 마음으로 경기를 보는 거예요. ‘내가 심판이라면 어떻게 판정할까’ 생각하면서 경기를 접한다면 심판이란 직업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을 결정하든 최고가 되기 위해 매 순간 후회 없이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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