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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호] 조물조물 꿈을 빚는 예술인 조각가

조물조물 꿈을 빚는 예술인 조각가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발달해도 대체할 수 없는 직업 1위로 조각가가 꼽혔다. 그만큼 조각가는 인간만이 가능한 창조적인 직업이기 때문이다. 흙을 치대 조각품을 만들 때 느껴지는 손맛 때문에 조소과를 선택한 박민정(서울예술고 2) 학생이 조각가라는 희망의 꿈을 안고 멘토를 만났다.

글 전정아·사진 최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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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건 나만의 전시회를 열고 싶어!

부모님한테 들었는데, 난 어릴 때부터 장난감보다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좋아했대. 본격적으로 미술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초등학교 때부터 들었던 것 같아. 그냥 단순히 그림 그리는 게 좋았거든.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온전히 그것에만 집중하게 되잖아. 그 시간을 보내는 게 좋았어. 하지만 예술중학교에 진학해야 한다는 생각은 못했다가 고등학교만큼은 예고를 가기로 결심했지.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그동안 내가 모르는 세계가 새롭게 펼쳐지는 게 아니겠어? 그림 그리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작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야. 바로 조각의 매력에 빠진 거지. 그동안 가만히 앉아 있던 것과 달리 온몸을 움직이는 데다 다양한 재료와 모양으로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 그런데 과연 내 이름을 내건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조각가의 꿈을 품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이런저런 고민이 많아. 이 고민을 속 시원하게 풀어줄 멘토를 곧 만난다니 너무 기대가 돼.

 실기와 공부를 모두 잡아야 진정한 승자

박민정 멘티(이하 민정) ─ 안녕하세요. 조각가가 되고 싶은 박민정이라고 합니다. 평소 동경하던 홍익대 조소과에 다니는 선배님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에요.

홍지나 멘토(이하 지나) ─ 만나서 반가워요. 알고 보니 민정 친구와 제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더라고요. 벌써 친근감이 느껴지네요. 서울예고 조소과 어때요, 재밌죠?

민정 ─ 그럼요! 1학년 때는 전공 선택 없이 여러 분야의 미술 수업을 들었어요. 그런데 늘 해오던 수채화나 소묘보다는 흙을 만져서 치대는 작업이 제 성향과 더 잘 맞는 것 같아서 조소과를 선택했어요.

지나 ─ 저는 힘쓰는 일이 좋아서 조소과를 선택했어요. 흙이나 나무, 쇠를 만진 뒤 용접하고 망치질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니까요. 회화와 달리 쓸 수 있는 재료가 다양해 작품을 표현하는 방법이 훨씬 자유롭다는 것도 매력적이고요.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굉장히 다양한 과목을 공부했는데, 지금은 어때요?

민정 ─ 조각 시간에는 나무나 돌, 철 등 다양한 재료를 통해 조각하는 걸 배우고 조소 시간에는 해부학도 공부해요. 전시회나 영상물을 감상하는 재미있는 수업도 있고요.

지나 ─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네요. 대학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고등학교 때보다는 훨씬 다양한 주제로 더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죠. 생각에 깊이가 생기고 교수님도 주제에 대해 간섭하지 않거든요. 가

만히 앉아서 그림 그리는 것보다는 몸을 움직이는 것을 즐기는 화끈한 성격의 친구들이 주로 조소과를 선택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학과 분위기도 활동적이고 자유로워요.

민정 ─ 듣기만 해도 부럽네요. 저도 얼른 대학생이 되고 싶어요. 지금은 실기 모의고사와 내신 공부에 수능 준비까지, 할 일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요.

지나 ─ 거기다 외부 화실도 다니면서 공부하고 있죠? 당연히 힘들 때예요. 체력 관리가 필요한 때죠. 괜히 다이어트 한다고 굶지 말고 많이 먹어서 살이 쪄야 해요. 잘 먹어야 힘이 나니까요.

민정 ─ 그거라면 지금도 열심히 실천 중이에요.(웃음) 언니는 어떻게 홍대에 합격하셨나요? 비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지나 ─ 사실 저는 시기를 잘 탔어요. 2017년도부터 학생부 성적으로만 뽑는 전형은 사라졌지만, 제가 입학할 당시에는 홍대 미술대학이 미술적 테크닉보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을 뽑던 때였어요. 다행히도 제가 내신 공부는 좀 했거든요.(웃음) 그리고 조소과가 미대 중에서 입시 경쟁률이 좀 낮은 편이기도 하고요. 선생님들 추천으로 공모전에도 많이 참가해 쓸 만한 경력도 있었고요.

민정 ─ 전 1학년 때 다양한 활동을 해보지 못한 게 조금 후회돼요.

지나 ─ 앞으로 열심히 하면 되죠. 아직 2학년 초반이잖아요. 서울예고라는 학교의 장점을 확실히 이용하세요. 전시회가 자주 열리는 삼청동과도 가까우니 전시관에도 자주 놀러 가고요. 저는 오히려 지금보다 고등학교 때 훨씬 전시를 많이 본 것 같아요. 학교 도서관의 미술 서적도 많이 봐두는 게 좋아요. 선생님들 자주 찾아가서 귀찮게 하는 것도 추천! 선생님을 공략하면 좋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거든요.(웃음)

민정 ─ 네, 명심하겠습니다. 어떤 선생님을 공략하면 좋을지 딱 떠오르네요.(웃음) 그런데 전시회를 많이 다니면 정말 도움이 되나요?

지나 ─ 그럼요.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서 얻는 배경지식과 소양이 만만치 않아요. 물론 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과 감상을 잘 정리해 기록해두는 습관이 필요하죠. 반짝 생각난 아이디어나 토막 지식을 적어두면 언젠가는 유용하게 쓰이거든요. 조각가뿐만 아니라 예술 쪽을 전공하고, 직업으로 삼고 싶다면 ‘예술적 순발력’이 필수니까요.

민정 ─ 예술적 순발력이요?

지나 ─ 이를테면 대학교 입시 실기 시험은 정말 엉뚱하게 출제되잖아요. ‘세 개의 구(球)를 그리시오’라는 간단한 질문에 학생들 스스로 창의적이면서도 서로 연관이 되는 구를 생각해서 그려야 하죠. 전 벌과 벌집, 그리고 벌에 물린 사람을 그렸어요. 이렇게 실기 시험은 어떤 식으로 출제될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되도록 많이 보고 들어서 상상력과 순발력을 키우는 게 중요해요. 하지만 요즘은 미술대학에 입학할 때도 내신이나 수능 성적을 보는 편이니까 공부도 놓지 않아야 하죠. 민정이는 공부도 잘하는 편인가요? 이런 걸 물으면 실례인가웃음)

민정 ─ 반에서 상위 10% 안에는 들어요.

지나 ─ 그 정도면 홍대 조소과는 따놓은 당상이겠는데요? 민정이가 공부도 잘한다면 저는 서울대 조소과 가기를 추천해요. 서울대는 수시 100% 전형으로 뽑으니까 내신 성적이 좋다면 충분히 노려볼 만하거든요.

 

민정 ─ 내신 공부도 절대 놓으면 안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됐어요. 그런데 혹시 언니도 일명 ‘예술인병’에 걸린 적이 있어요?

지나 ─ 내 작품이 최고 같고, 세상에서 제일 특별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근자감’에 빠지는 그 병 말이죠 (웃음) 현대미술에 심취해 있을 때는 ‘있는 척’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 난해한 작품을 많이 만들었죠.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내가 재미있는 걸 만들자, 관객이 보자마자 내 의도를 딱 알아챌 수 있는 작품을 만들자. 그렇게 생각이 바뀌었어요.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지금 준비하고 있는 작품도 그런 종류고요.

민정 ─ 그런 생각에 빠졌던 게 저만의 ‘흑역사’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어서 다행이에요. 그럼 언니가 생각하는 조각가는 어떤 느낌인가요?

지나 ─ 조각가나 작가는 ‘1인 기업’이라고 생각해요. 연예인이나 다를 바가 없죠. 연예인은 자기 매력으로, 작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작품으로 돈을 버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교수님 중 한 분은 학생들한테 언제나 자기 관리를 강조해요. 조각가가 되면 미술관의 큐레이터, 화랑을 운영하는 갤러리스트, 평론가와 주변 작가들까지 모두 만나야 하거든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외양이 멋진 작가의 작품이 더 주목을 받는 거죠. 물론 아주 연예인처럼 예쁘고 멋져 보이라는 소리가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매력과 오라를 풍기면 족하지 않을까요?

민정 ─ 지금부터라도 제 매력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어요.

지나 ─ 민정이는 이미 빛나고 있는걸요. 그러고 보니 조금 있으면 학교에서 개교 기념 미술 전시를 할 때네요. 준비 잘하고 있나요

 

민정 ─ 한창 준비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서양화와 조소를 결합한 작품을 만들었는데, 올해는 ‘조각’ 그 자체를 하고 싶어서 레진(주로 모형 제작에 사용되는 합성수지)을 이용해 고양이와 쥐가 대결하는 모습을 만들고 있어요. 제 자신의 소심함을 극복하는 것을 주제로 삼았죠. 5월 27일에 열리니 놀러 오세요.

지나 ─ 오~ 주제부터 남다르군요. 학교 앞 치킨집, 아직 있죠? 거기서 치킨 먹으면서 오붓한 시간을 가져볼까요?(웃음)

민정 ─ 언니의 조언만큼 치킨도 엄청 기대되는데요.(웃음)

 

작품은 작가의 이야기를 전하는 소통의 매개체

김운성 멘토(이하 운 멘토) ─ 조각가가 되고 싶은 친구들이 두 명이나 온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하고 기다렸어요. 작업실이 누추해서 미안합니다.(웃음)

지나 ─ 익숙한 조소과 냄새가 나서 이미 친근한데요.(웃음)

김서경 멘토(이하 서 멘토) ─ 저희는 부부 조각가로 ‘김서경운성’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민정 ─ ‘평화의 소녀상’을 탄생시킨 분들이라는 말씀을 듣고 정말 만나뵙고 싶었어요. 평소에도 존경하고 있었답니다. 조각상 하나로 사람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준 거잖아요. 멘토님들은 어떻게 조각가가 되셨어요?

서 멘토 ─ 어릴 땐 ‘그림 좀 그린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표정이 살아

있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요. 그렇게 미술을 공부하다 조소에 빠지게 된 것 같아요. 따뜻하고 편안한 흙은 만지면 생명이 느껴지죠. 붓으로 한 번 칠한 것은 회복이 불가능하지만 흙은 언제든지 주무르면 계속 바뀌고요. 흙으로 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조각가가 천직이란 걸 깨달았죠.

운 멘토 ─ 전 학교 미술 선생님의 권유로 미술에 눈을 떠 중앙대학교 조소과에 입학했어요. 아내는 대학교 때 만났고요. 둘 다 조소과 1기였거든요. 함께 밤샘하며 작업하다 보니 부부의 연을 맺게 됐네요.(웃음)

민정 ─ 보통 작업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서 멘토 ─ 일단 우리는 삶과 떨어진 예술, 너무 예술 지상주의에 물들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특별한 걸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특별한 것을 표현해야 ‘내 작품’이 되는 거니까요.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주위의 것을 둘러보세요.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그리고 나 자신은 누구인지 거슬러 올라가 찾아보는 거죠.

지나 ─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것을 표현해라’, 마음에 와 닿는 말이에요. 아까 민정이하고도 얘기했지만 저희도 한때 멋지기만 한 예술에 심취해 있다가 겨우 제자리를 찾았거든요.

운 멘토 ─ 예술을 공부하면 누구나 일명 ‘중2병’에 걸리죠.(웃음) 예술, 특히 그림이나 조각을 한다는 것이 굉장히 특별해 보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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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화려한 작품을 만들곤 했어요. 그런데 황지우 시인의 전시 <시인의 조각전>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어요. 서툰 기술로 만든 조각이었는데 ‘시’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때 비로소 기술이나 기교보다 중요한 것이 ‘소통’임을 깨달았죠.

민정 ─ 소통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하면 대중의 관심을 제대로 알 수 있을까요? 학교 공부만으론 잘 모르겠어요.

운 멘토 ─ 그래서 전 ‘외도하라’고 해요. 사회와 만나 무엇이든 해보라는 거죠. 예술계 안에서 예술계 인사들만 만날 것이 아니라 색다른 것을 보고 다양하게 경험해야 하는 거예요. 많은 정보 중에서 자기에게 맞는, 옳은 것을 가려서 섭취해야 자신만의 판단으로 소화되니까요. 경험을 편식하지 말라는 것과도 같아요.

민정 ─ ‘평화의 소녀상’ 이외에 멘토님들의 작품 세계관도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 것인가요?

운 멘토 ─ 그렇죠. 대학교 때 예술대 학생회장을 지냈어요. 사진, 음악 등 각 분야의 친구들을 만났죠. 80년대에는 그 친구들과 시위운동을 한 기억이 가장 많이 남네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미술도 역사와 사회를 주제로 삼는 사회 미술 쪽으로 빠지게 됐던 것 같아요.

서 멘토 ─ 대학 시절 <작은 조각전>이라는 전시를 연 것도 삶 속의 작은 것부터 관심 있게 보자는 이유에서였어요. 아이를 키울 땐 어린아이를 조각하는 일이 많았고,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땐 그걸 주제로 삼았죠. 친구들도 주위의 관심 있는 주제를 작품으로 만들다 보면

언젠가는 하나의 공통점으로 모일 거예요.

민정 ─ 작업실을 둘러보니까 흙이나 금속, 나무 외에도 정말 다양한 재료를 쓰시는 것 같아요. 재료 선정에 대해서도 조언해주세요.

운 멘토 ─ 조소의 가장 좋은 점은 재료나 소재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이에요. 지구본에 빨대를 꽂아 지구의 자원을 낭비하는 인간을 드러낼 수도 있고, 대한민국 지도 위에 성냥을 꽂아 단번에 불태워 전쟁의 무서움과 경솔함에 대한 경각심을 줄 수도 있죠. 요즘은 컴퓨터 기술이 워낙 좋아져서 3D 스캔으로 작업도 하고 있어요.

서 멘토 ─ 청계천이나 을지로의 공구, 재료 상가를 꼭 가보세요. 세계적으로도 그렇게 공구나 재료를 많이 모아 파는 상가는 별로 없어요. 그런 곳을 자주 다니면서 자신만의 재료를 찾아보는 것도 좋아요.

지나 ─ 그러고 보니 조각상들의 표정이 각양각색이네요. 꼭 살아 있는 것 같아요.

서 멘토 ─ ‘사람’ 자체를 재료로 쓰면 투박하게 조각을 해도 표정이 살더라고요. 특별한 재료를 찾으려 하는 것도 좋지만 ‘이게 바로 나만의 재료’라고 생각되는 것을 찾는 게 더 중요해요.

지나 ─ 나만의 재료를 찾으려면 앞으로 뭐든 시도해봐야겠어요. 그러고 보니 멘토님들은 조각가로서 벌써 30년 넘게 활동하셨는데요, 작가로서의 삶은 어떤가요? 직업적인 매력은 물론 고충도 느끼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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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멘토 ─ 사실 예술가는 축복받은 직업이죠. 뭔가를 창조하잖아요. 창조주가 인간을 만들 듯 예술가는 감동을 만드니까요.

서 멘토 ─ 저는 작품을 제작하면서 워낙 마음을 다하니 그 인물의 고 통과 슬픔이 제 것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이 작품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도 느끼고요. 하지만 힘들었던 만큼 작품에 대한 반응이 좋으면 그렇게 보람찰 수가 없어요. 고 충과 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네요.(웃음)

민정 ─ 멘토님들이 보시기에 조소과의 전망은 어떤가요?

서 멘토 ─ 돈 벌기는 다른 어떤 미술대학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동기 중에도 조소과를 졸업해 꾸준히 미술계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은 많 지 않지만 인테리어나 건축 쪽으로는 많이들 진출하고 있거든요.

운 멘토 ─ 외국엔 ‘아트 위크(Art Week)’라고 아마추어 작가와 프로 작가가 모두 모여 자신들의 작품을 파는 축제 같은 시기가 있어요. 모두들 즐기는 분위기죠. 말 그대로 명성이나 연줄 없이 대중과 소통한 작품이 팔리는 거예요. 우리나라는 아직 미술품이나 조각품 구매를 사치나 비싼 취미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죠. 외국처럼 예술품 을 보는 시선이 서서히 달라진다면 좀 더 전망이 좋아질 거라고 생

각해요.

지나 ─ 요즘은 그래도 대학생들이나 아마추어들이 나서서 전시하고 작품을 팔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늘었다고 생각해요. 관람객들이 전 시회에서 본 작품을 기억해뒀다가 후에 구매하기도 하고요. 지금 우 리 세대에 한국 미술계가 달려 있다고 봐요.

서 멘토 ─ 아주 좋은 징조예요.(웃음) 두 친구는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은가요?

민정 ─ 전 ‘박민정’ 하면 모두들 떠오를 만큼 아주 큰 설치 작품을 만 들고 싶어요. 몸은 작아도 꿈은 크거든요.

지나 ─ 민정이의 자신감은 카리스마가 있네요. 저는 제가 작업하면 서 재밌는 것을 하고 싶어요. 겉 레이어, 즉 보기만 해도 제가 뭘 표현하는지 알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감동이 있는 작품이요.

서 멘토 ─ 두 친구 모두 조각가에 대한 꿈이 확실한 것 같아서 보기 좋아요. 명심해야 할 점은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만의 작품 세 계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자신을 표현하는 진짜 조각가, 예 술가가 되길 바라요. 언젠가는 우리 함께 전시회를 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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