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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호] 시사톡톡 ‘세기의 대국이 남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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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대국이 남긴 과제

지난 3월 9일, 세기의 바둑 대국이 벌어졌다. 대국의 주인공은 우리나라의 바둑 챔피언 이세돌 9단, 그리고 구글이 만들어낸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였다. 치열한 접전 끝에 알파고 4승, 이세돌 1승으로 알파고가 승리했다. 대국은 끝났지만 사람들의 관심과 열기는 쉽게 식지 않고 있다. 알파고를 통해 인공지능의 미래를 본 것이다. 앞으로 더욱 발전할 인공지능, 과연 인간의 미래에 약일까, 독일까?

글 전정아·사진 위키미디어커먼즈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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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개의 두뇌와 싸운 이세돌 9단 결과는 41, 알파고 승리 이세돌이 진 걸까, 인류가 진 걸까

MODU 화곡고 도서부 ‘아람터’ 친구들 안녕! 요즘 뭐 하고 지내?

성찰하는성철나는 2학년 생활 워밍업 중. 공부도 하고 체험학습도 하고, 이 것저것 해보는 중이야.

잉여준 난 올해부터 고3이야. 제일 고참이지만 선배의 권력을 부리기보단 분위기 메이커가 되어 아람터를 위해 몸 바쳐 활동하고 있지.

잉여준 잠깐, 지금 이 카톡방의 침묵은 뭘까? 너무 맞는 말이라 다들 할 말 을 잃었나?^^

GUN형남자하하. 정말이지 분위기 메이커 형이라니까. 그럼 차장의 권한으 로 주제를 좀 돌릴까? 난 이번 주 내내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보 는 재미로 지냈어.

MODU 다들 이번 경기, 어떻게 봤어?

알파오목사실 알파고를 되게 만만하게 봤어. 9일에 첫 대국 있었잖아. 이세 돌이 당연히 이길 줄 알았거든. ‘에이, 그깟 컴퓨터에 설마 이세돌이 지겠 어?’ 하는 마음이었지.

최상의훈수너만 그런 게 아냐. 많은 바둑 전문가나 과학자도 이번 승부에서 이세돌의 승리를 예상했어. 이세돌 자신도 대국 전에 ‘적어도 이번에는 내 가 이길 것 같다’라고 했대.

알파오목 그런데 졌지. 그것도 세 번이나 연속으로! 그때부터 제발 한 판만 이라도 이기길 바라면서 열심히 응원했어.

현자현섭그래? 난 바둑을 잘 몰라서 그런지 기계와 사람의 경기인데 사람 이 어떻게 이기겠냐고 생각했어.

성찰하는성철15년 전 벌어진 체스 게임에서 인간은 이미 인공지능에 졌다 고. 1996년 이래로 사람이 인공지능을 이긴 적은 없었다고 해. 바둑도 크게 보면 체스와 비슷한 게임이니까 이세돌이 진 게 이상한 일도 아니야.

알파오목그래도 우리나라 사람, 아니 전 세계인은 이세돌이 한 번이라도 이기길 바라지 않았을까? 오죽하면 이세돌이 첫 승리를 했을 때 생중계 하던 캐스터가 눈물을 보였겠어. 외국에서도 반응이 뜨겁고.

잉여준그건 그래. 인류가 한마음이 됐던 첫 사례?ㅎㅎ 난 승패를 떠나서 대국 자체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어. 알파고를 구성하는 CPU가 몇 개인지 알아? 자그마치 1202개래.

최상의훈수 헉, 그럼 이세돌은 1202개의 두뇌와 대결한 건가? 한 번의 승리도 대단한 선방이었구나.

요염한규다리아무리 그래도 상대가 인공지능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을까? 분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

GUN형남자이세돌이 실력 없는 사람도 아니고 무려 세계 바둑계에서 알아주는 인물인데 알파고가 연승하니까 당황스럽더라. 그나마 1승은 거뒀으니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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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바둑과 AI . 집에서는 바둑학원 보내랴 정부에서는 AI 개발 목표 세우랴 이 냄비, 언제까지 끓어오를까?

MODU ‘알파고 쇼크’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가 난리더라.

요염한규다리 ‘바둑’ 하면 흑돌, 백돌, 이세돌이라는 말도 나오던데.ㅎㅎ

GUN형남자<미생>의 장그래, <응답하라 1988>의 최택 그리고 이세돌까지. 지금 이 시대에 바둑이 이렇게 인기를 끌 줄 누가 알았겠어.

잉여준인터넷에서는 패러디도 열풍이고. 앞으로 출간될 책 제목을 예상한 글 봤어? <이세돌처럼 상상하고 알파고처럼 실행하라>, <청춘들, 알파고이기를 거부하라!> 등등 진짜로 출간할 법한 제목들이라니까.ㅎㅎ

최상의훈수모바일 바둑 게임도 성황이래. 바둑학원 수강생도 늘었다고 하고.

잉여준바둑이 아니라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에도 엄청나게 관심이 쏠리고 있어. 그거 알아? 구글이 14년간 인공지능 개발에 쏟아부은 비용이 33조 원이래. 이번 대회에만 쓴 돈이 20억 원 넘고.

알파오목33조에 20억? 와, 20억이면 햄버거가 몇 개고, 매점 빵이 몇 개야.

잉여준우리나라 정부도 알파고를 벤치마킹하겠다고 나섰더라고.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연구소를 설립해 빅 데이터, 클라우드 같은 정보 기술에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했대. 5년 동안 1조 원을 투자해서 말이야.

현자현섭취지는 좋지만… 음,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성찰하는성철긍정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니까 다른 나라보다 인공지능 분야를 발전시키기 좋지 않을까? 안 그래도 이과가 각광받는 시대니까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연구하려는 학생도 많아질 거고.

알파오목‘로보어스(Roboearth)’라고 2009년부터 4년에 걸쳐 유럽연합이 만든 로봇판 위키피디아 같은 게 있거든? 전 세계에 있는 로봇이 인터넷에 각자의 정보를 올리고 공유하는 서비스야. 원래 로봇이 가지고 있던 지식이나 정보는 그 로봇이 폐기되거나 망가지면 사라지잖아. 그런데 로보어스를 통하면 전 세계에 프로그램을 공유하니까 로봇이 사라져도 다른 로봇이 그 정보를 받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어.

잉여준로봇용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같은 거구나. 지능 성장 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것 같아.

현자현섭쳇, 고철 덩어리들이 자습도 모자라서 스터디 그룹까지 만들었단 말이야? 이제는 엄마 친구 아들이 아니라 로봇과 비교당할 듯.

요염한규다리그렇게 로봇이 셀프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만 4년이 걸렸잖아. 그런데 우리나라는 ‘로보어스’가 계획된 지 7년이 지난 지금에야 시동을 걸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지.

GUN형남자 인공지능의 개발이 필요한 건 맞아. 우리나라가 인공지능 개발에 쓰는 예산이 미국이나 독일, 일본의 10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고 하더라고. 그렇지만 알파고 쇼크 때문에 발작하듯 돈을 쏟아붓는 게 옳은 일일까? 완벽한 연구와 준비도 없으면서 세금을 투자해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봐.

잉여준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냄비 근성이 심하잖아. 확 끓어올랐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식어버리지. 인공지능처럼 미래를 대비할 기술에 대해서만큼은 뚝배기처럼 오래 열이 지속되는 근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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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사고 과정을 따라 하는 기계와 인공지능 기계의 지시를 따르는 인류. 그곳은 과연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MODU 인공지능이 지금보다 발전하는 게 꼭 좋은 일일까?

알파오목 의료계 발전에는 분명히 좋은 일이라고 봐. IBM이 만든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의 경우는 수천만 가지의 의학 교과서와 논문, 치료법 등을 학습한다고 해. 왓슨의 암 진단 정확도는 82.6%라 일반 의사보다도 높다고 하더라고.

요염한규다리 구글 딥마인드 측도 의료 분야에 관심이 많다던데, 몇 년 후에는 알파고가 의사로 전직할지도?

최상의훈수법조계도 벌써 인공지능을 쓰고 있다던데? 법률 정보를 찾는 프로그램이랑 판결 예측 시스템 같은 건 이미 개발됐대. 참고할 문서나 사례가 많을수록 인공지능이 필요한 분야 같아.

현자현섭그래도 꼭 좋은 일이라곤 못하지. 일단 많은 직업이 로봇으로 대체된다고 하더라. 안 그래도 취업난인데 로봇까지 취업 경쟁자가 된다는 소리잖아. 난 항공 관련 쪽으로 직업을 갖고 싶은데 인공지능으로 항공기가 운행된다면 파일럿은 직업 존재 자체가 위태롭지.

GUN형남자 일단 말하는 직업부터 사라진다고 하던데? 콜센터 상담원이나 텔레마케터들. 아, 택시나 버스 운전사의 자리도 아마 천천히 대체될 거라고 들었어.

잉여준 예술가나 가수, 무용수 같은 직업은 오히려 지금보다 높게 평가받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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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염한규다리휴~. 난 영화감독이 꿈이라 조금 안심이다. 내 생각에는 심리상담가처럼 사람의 감정과 관련된 직업도 계속 남아 있을 것 같아.

최상의훈수바둑기사나 체스마스터, 프로게이머도 없어지는 직업이 될 수 있다던데 내 생각은 좀 달라. 오히려 사람과 인공지능 로봇이 대결하는 게 하나의 스포츠처럼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거든. 이번 이세돌과 알파고의 경기처럼. 사람들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더 좋아하니까.

요염한규다리영화 <리얼 스틸>처럼 로봇과 로봇이 싸우는 걸 중계하거나, 로봇 전담 코치나 감독도 생기지 않을까?

알파오목 로봇을 관리하는 건 또 다른 로봇이 하게 될지도 모르잖아.

성찰하는성철로봇 A를 로봇 B가 관리하고, 로봇 B를 로봇 C가 관리하고, 그런 방식으로 서로 관리하려나? 그럼 로봇들 간에도 계급이 생기겠네. 로봇계에도 수저론이 생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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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U 그러고 보니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에서 알파고의 손 역할을 대신 해준 사람도 유명해졌어.

잉여준 ‘아자 황’ 말이지? 알파고를 만들어낸 개발자 중 한 명이래.

알파오목아자 황이 5시간 동안 무표정을 유지하고 화장실도 안 갔대.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아자 황을 보고 ‘저 사람이 알파고냐?’, ‘어쩜 저렇게 인간처럼 로봇을 만들었냐’고 놀랐다던데.ㅎㅎ

GUN형남자우스갯소리로 아자 황을 ‘바둑돌 셔틀’ ‘인류 최초의 기계 노예’라고 부르던데, 좀 오싹했어.

잉여준나도 그게 좀 무섭더라. 인간이 마치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처럼 느껴져서 기계가 인류를 지배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상상됐어. 중요한 건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인공지능의 편리함에 기대 ‘꼭두각시’를 자청하고 있다는 거지.

성찰하는성철맞아. 일단 우리 주변만 봐도 그래. 생각보다 곳곳에 인공지능이 탑재된 가전제품이 있잖아. 세탁물의 오염 종류와 형태에 따라 세제 양이나 세탁 시간을 알아서 설정하는 세탁기나 아이와 함께 대화하면서 공부하는 로봇 학습 프로그램도 있고.

현자현섭난 심심할 때 아이폰 ‘시리’랑 대화도 해. 꽤 재치 있게 말한다니까? 앞으로 인공지능이 사람의 표정이나 마음도 읽게 된다면 영화 <HER>처럼 인공지능과 연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잉여준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감정’이나 ‘추상적 사고’의 영역에 인공지능이 관여할 것 같다는 말이구나.

GUN형남자그래도 사람은 사람조차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이 있잖아. 사랑이라든가 한처럼. 이런 것은 인공지능이 학습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요염한규다리그렇지만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어.

성찰하는성철사람들이 인공지능의 편리함에 물들다 보면 다들 인공지능 없이 사는 걸 원치 않을 텐데, 그러면 정말 영화처럼 인간이 지배당하지 않을까?

잉여준인공지능을 다룬 영화가 많이 나오는데, 그중에 <엘리시움>이라는 영화에서 로봇에 지배되는 인류의 모습이 나와. 배경은 지구가 황폐해진 미래인데, 권력과 재력이 상위 1%에 속하는 사람들만이 다른 행성으로 옮겨가 가상의 지구를 만들어. 그리고 나머지 99% 인류는 황폐해진 지구에서 먹는 것, 입는 것 모두 로봇의 지배를 받으며 살지.

GUN형남자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영화가 꾸준히 나오는 걸 보면 모두들 ‘전지전능해지는 로봇’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아. 이러다간 정말로 사람이 로봇의 노예가 될지도 몰라.

현자현섭맞아. 시간이 갈수록 인간이 로봇에 기대는 정도가 커지면 갑을 관계도 바뀌겠지.

잉여준로봇이 ‘오늘 내가 나사 하나 빠져봐야 정신 차릴래?’ 이런 말 하고, 사람들은 싹싹 빌고?ㅎㅎ

최상의훈수웃을 일만은 아닌 게, 만약 나를 쥐락펴락하는 로봇이 해킹이라도 당하면 어쩌지? 아무리 난다 긴다 하는 인공지능이라도 결국 사람이 만든 거잖아. 이 말은 곧 사람이 뚫고 조작할 수 있다는 소리니까.

알파오목헉, 그럼 정말 온갖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겠어.

최상의훈수무인자동차가 가고 있는데 갑자기 사고를 내게 만든다든가, 비서 역할 하는 로봇이 내 정보를 완전히 훔쳐갈 수도 있지. 악용할 방법은 무지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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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만드는 존재도 사람 인공지능과 함께할 존재도 사람 인류가 주인인 세상을 만들려면?

MODU인공지능이 범죄에 악용되기 쉬울 거라는 생각은 못했네.

현자현섭 아까 말한 것처럼 로봇의 기능이 스스로 업데이트되고 성장하다 보면 로봇이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어. 사람도 살인이 나쁜 짓이라는 걸 알지만 저지르는 경우가 있으니까.

잉여준그렇다면 인공지능에 윤리 사상을 결합해야겠지.

성찰하는성철미국의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자신의 소설에서 적었던 ‘로봇의 제3원칙’이 생각나. 로봇은 자신을 보호하면서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고,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되며 인간을 구해야 한다는 원칙인데, 이런 윤리 의식을 프로그래밍해야 하는 것 아닐까?

현자현섭 로봇을 제작하는 인간들을 처분할 법은 물론이고, 로봇을 위한 형사 처분법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요염한규다리 인류 발전에 도움이 되기 위해 만든 인공지능인데 악용되거나 지배당할 거라고 생각하니 씁쓸하다.

MODU씁쓸한 기분으로 끝낼 수는 없지. 마지막으로 물을게. 너희는 인류가 인공지능을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좋겠어?

요염한규다리알파고가 천 년을 공부한 프로 바둑기사라고 해도 결국은 사람이 둬왔던 기보를 바탕으로 배운 거잖아. 인류가 인공지능에 휘둘려선 안돼.

성찰하는성철 물론 인공지능이 걷잡을 수 없이 발달할 수는 있겠지. 결국 인공지능과 공생하는 것이 가장 바른 길이라고 생각해.

최상의훈수 인공지능은 인류의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도 있어. 우리가 두려워하는 독재자나 괴물이 될 수도 있지. 인간의 용법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거야. 그런 만큼 악용되지 않도록 인간이 잘 제어해야 할 듯. 이젠 우리가 변할 때입니다.

잉여준뭐야, 갑자기 공익광고협의회 광고 같은데?ㅋㅋ

GUN형남자구글이 인공지능윤리위원회 세미나에서 한 말이 기억에 남아. “기술은 가치중립적이지만 그 기술의 파장은 전적으로 과학자의 책임”이라는 말. 인공지능의 사용법 결정권은 모두 우리 뇌에 달려 있다는 걸 염두에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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