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캠프 멘토칼럼

[2016년 1,2월호] 개기면서 살면 좀 어때 너무 좋아 죽겠는데

개기면서 살면 좀 어때

너무 좋아 죽겠는데

‘육체파 창조형 지식근로자’ 김남훈

 

자신을 ‘육체파 창조형 지식근로자’라고 소개하는 이 사람의 정체는 무엇일까? 혹자는 그를 프로레슬러로, 혹자는 UFC와 WWE 해설위원으로 알고 있다. 아니 칼럼니스트, 일본어 번역가, 강연자, 방송인으로 아는 사람도 많다. ‘꿈≠직업’이라는 공식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만능 직업인’ 김남훈 씨를만났다.

글 지 다 나 · 사 진 최 성열·장소 협조 미디어카페 후

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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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한 단어로 단정 짓지 마세요

Q. 프로레슬링부터 강연까지, 하고 있는 일이 굉장히 많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모조리 말해달라.

일단 프로레슬링 선수이면서 스포츠 방송에서 UFC와 WWE 전문 해설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격투기 경기를 생중계하는 아프리카TV 방송도 하기 시작했다. 또 시사 프로그램의 패널로도 활동하고, 기업이나 학교를 다니며 강연도 한다. 또… 잡지나 신문에 실릴 원고를 쓰고, 단행본도 몇 권 냈다. 지금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을 쓰고 있고… 가끔 일본어 번역도 하고 그런다. 오토바이도 타고, 맛집도 탐방하고, IT 얼리 어답터답게 새로 나온 제품에 관심도 가지며… 뭐 그러고 산다.(웃음)

Q. 보통 사람들은 자기소개를 할 때 이름 앞에 자신의 직업을 수식어로쓴다. ‘<MODU> 매거진 편집장 지다나처럼. 그런데 직업이 너무 여러개라 뭘 붙여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주로 쓰는 말이 있다. 바로 ‘육체파 창조형 지식근로자’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싹 정리해준다. 몸과 머리를 쓰며 먹고살고 있으니까.

Q. 그럴싸하다. 그렇게 지은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프로레슬러로서 몸을 쓰고 있긴 하지만, 강연할 때는 입을 쓰고 글 쓸 때는 손을 사용하고 있다. 온몸을 쓰는 ‘육체파’인 거다. 하지만무엇보다 ‘뇌’를 가장 많이 쓰고 있으니 요즘 유행에 맞춰 ‘창조형’을 붙였다.(웃음) 그리고 일을 하고 돈을 버는 사람이니까 ‘근로자’로 마무리했다. 때에 따라 근로자 대신 ‘노동자’를 붙이기도 한다.

Q. ‘만능 직업인으로 소문난 결과, 2014<진로와 직업> 교과서에 소개됐다. 기분이 어땠나?

정말 영광이었다. 2013년 겨울, 교과서에 실릴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깜짝 놀랐다. 교과서는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이 나오는 책 아닌가. 그분들과 나란히 내가 나오다니 감개무량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도 되더라. 내가 학생들의 본보기가 되는, 교과서적인 사람은 아니니까. 하지만 나를 보고 단 한 명이라도용기를 얻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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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60% + 40% = 100% 즐거운 일

Q. 어쩌다 그렇게 많은 일을 하게 됐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이 호기심에서 비롯된것 같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호기심 60%에 돈 40%의 기준으로 일을 선택한다. 자본주의 시대에 살면서 돈을 안 따질 순 없다.

하지만 돈을 최우선으로 두면 스스로 천박해지는 기분이 든다. 천박해지지 않기 위해 꿈을 좇는다. 그렇다고 돈은 버리고 꿈만 좇느냐, 그것도 아니다. 낭만이 밥 먹여주지는 않으니까. 왼발과 오른발을 차례대로 내딛어야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것처럼 꿈과 돈에 대한 기준을 균형 있게 세워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

Q. 호기심으로 돈을 벌 수 있다니, 어떻게 가능한가?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때부터 오토바이를 진짜 좋아했다. 오토바이에 대해 더 알고 싶은데 국내에는 전문 잡지가 없었다. 일본에는 오토바이 전문 잡지가 많았는데 일본어를 읽을 줄 모르니까 너무 답답한 거다. 그래서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게 책까지 냈다. IT 제품 칼럼을 쓸 때도 마찬가지였다. 새로 나온 제품에 호기심이 있으니 구입한 다음, 사용 후기를 글로 남겼다. 여기까지는 보통 취미 생활인데, 이게 좀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잡지사에 직접 전화해 내가 이런 글을 쓸 수 있으니 글을 지면에 싣는 대신 원고료를 5만원만 달라고 했다.

Q. 5만원인가?

예를 들면 그렇다는 거다. 5만원이면 잡지사에서는 부담 없는 액수일 테고, 개인적으로는 돈 40%인 내 기준에 합당한 금액이라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평가까지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찾은 거다. 편집부에서 내가 쓴 글에 대한 평가를 해주니 나는 또 개선하며 발전하게 된다.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나.누군가는 취미를 업으로 삼지 말라고 하는데, 난 좋아하는 취미일수록 업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슨 직업이든 ‘일’이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취미가 일이면 그 스트레스가 덜하다. 호기심을 충족해주니까 스스로 잘하고 싶은 의지도 더 크고. 그렇게 나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즐기면 된다.

Q.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적인 수입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나.

안정적인 수입, 정말 중요하다. 대책도 없는데 ‘꿈을 향해 떠나라’는말은 무책임하고 허황된 말이다. 꿈을 위해 굶으라는 소리가 아니다. 최소한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스스로 용납할 수 있는 품위유지비의 기준을 정하라는 거다. 그리고 나머지는 자기가 관심 있는 것에 투자해라. 예를 들어 나는 오토바이에 돈 쓰는 건 아깝지 않은데 자동차에 돈 들이는 건 너무 아깝다. 이렇게 기준을 세우려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 관심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끊임없는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마찬가지다. 호기심의 불꽃을 꺼뜨리는 순간, 인생이 허망함을 느끼는 것 같다. 사는 이유가 없어지는 거니까. 꿈을 이룰 확률, 복권 당첨보다 높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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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청소년인데 돈 버는 것 자체에 호기심이 있다면 어떤가.

좋다! 아르바이트를 해도 좋고, 여건이 안 된다면 중고 거래를 해도 좋다. 작은 것에서부터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거다. 물론 돈도 벌고. 하지만 꿈의 무게를 꼭 돈으로 계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 따습고 배불러야 자기 삶에 대한 개선 의지도 생긴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걸 하며 살 수 있는 돈은 벌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려면 내가 세운 기준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면 된다. 만약 나에게 100만원이 있다고 해보자. 컴퓨터를 살 것인지, 해외여행을 갈 것인지 내가 더 호기심이 생기는 걸 선택하자. 주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 그게 중요하다.

Q.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 수도 있지 않나.

물론 실패할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실패도 학습된다. 실패에 대한 학습은 스포츠를 통해 경험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모든 스포츠는 이기기 위한 기술을 배운다. 하지만 경기는 결국 한쪽이 져야 끝난다. 온몸을 다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질 때도 있는 거다. 내가 최선을 다했는데도 졌다면 별수 없다. 속상하겠지만 실패했다는 사실은 인정하자. 이걸 뛰어넘어 상대방을 축하해준다면 정말 훌륭한 인생을 살아가는 거고. 호기심이 생겨서 막상 시작했는데 실패하면 깨끗이 인정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도 괜찮다. 잊어버리고 다른 데에 호기심을 품으면 되니까.

Q. 사실 요즘 친구들은 호기심 품을 시간도 없어 보인다. 가끔 MODU친구들에게 연락할 기회가 생기는데, 한 번에 연락이 닿는 친구가 거의없다. 다들 학교나 학원에 있어서 밤 11시 정도나 돼야 가능하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은 물론, 청소년 스스로도 공부 외에는 ‘딴짓’이라고 생각하는 게 안타깝다. 그러니 진짜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어른들의 말씀을 살짝 개기면서 사는 것도 추천한다.(웃음) 막무가내로 반항하라는 게 아니다. 자기 할 일은 하면서 조금씩 ‘딴짓’도 해보자는 거다. 대신 자기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Q. 꿈이 없어 고민인 MODU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구에서 고민하며 사는 생명체는 인간이 유일하다. 꿈이 없다고는하지만 고민은 많이 하고 있을 것이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고민의 최절정을 만끽해라. 누구나 하나쯤은 자기가 꽂히는 게 있다. 그걸 파고들면 된다. 그리고 지금은 깊게 보는 것보다 넓게 봤으면 좋겠다. 오토바이를 타고 코너를 돌 때, 시선은 코너 끝을 향해야 한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무서워서 자꾸 코앞에 있는 길만 쳐다보게 된다. 그럼 결국 넘어지고 만다. 계속 같은 자리에서 넘어지면 나만손해다. 여기서 벗어나려면 용기를 내어 시선을 멀리 빼고 넓게 보아야 한다. 시선을 코너 끝으로 향하면 신기하게도 몸은 저절로 기울어져 내가 원하는 출구를 향해 간다. 꿈꾸는 것도 마찬가지다.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절망적인 생각은 접어두자. 꿈이 이뤄질 확률은복권 당첨보다 훨씬 높으니 걱정 말고 마음껏 꿈꾸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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