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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호] 이달의 핫이슈

 

정치도 신선할 수 있다?
캐머런 영국 총리 블루칼라 내각

지난 5월 7일 영국 총선의 당선자는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이다. 그는 2010년 총리에 당선된 인물로, 재집권에 성공했다.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과반석을 차지했다. 이로써 제56대 영국의회 단독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캐머런 총리의 선출로 출범한 새 내각에 대해서는 신선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바로 절반 가까운 장관이 ‘서민 중의 서민’ 출신이기 때문이다. 대표적 인물만 거론해도 내각의 성격이 분명히 드러난다. 패트릭 매클로플린 교통부 장관은 전직 광부였으며, 프리티 파텔 고용부 장관은 우간다 이디 아민 전 대통령의 폭정을 피해 영국으로 도피해온 이민자 집안의 딸이다. 애나 소브리 소기업부담당 장관 역시 링컨션 주에 있는 허름한 주차장 집 딸이다. 지역사회·정부 장관인 그렉 클라크의 아버지는 우유 배달원이었으며, 사지드 자비드 기업혁신기술부 장관의 아버지는 파키스탄의 버스 운전사였다.
이 밖에 리즈 트러스 환경 장관, 마크 하퍼 원내총무, 저스틴 그리닝 국제개발 장관, 필립 해먼드 외교 장관 등도 모두 공립학교 출신이다. 2010년 캐머런 총리의 첫 번째 연립정부 내각의 공립학교 출신 비율은 21%였지만, 현 내각에는 43%에 달한다. 공립학교 출신이 두 배 이상 많아졌다.
이에 반해 캐머런은 귀족 중의 귀족 가문 출신이다. 그는 국왕 윌리엄 4세의 직계 후손이며, 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친척뻘이다. 당연히 영국에서 최상류층 자제들이 거치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하지만 5년 전 타계한 부친의 선천적 장애는 그의 가정사에 큰 어둠이었다. 주식중개인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다리가 무릎 아래부터 기형적으로 짧고, 발가락도 한쪽은 세 개, 다른 쪽은 네 개뿐인 장애인이었다. 그 후유증으로 두 다리를 절단했고, 한쪽 눈도 실명했다. 정성으로 돌봤던 캐머런의 맏아들 ‘뷰티풀 보이’(애칭)도 6년 전 조기성 간질뇌증이라는 희귀병을 앓다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그는 늘 말한다.
“블레어 총리(노동당 출신으로 1997~2005년 영국 총리 직을 맡았다)에게 교육, 교육, 교육이라는 세 단어가 있다면 나에겐 NHS(National Health Service, 영국의 국민건강보험)라는 세 글자가 있다.”
캐머런 총리는 첫 내각 회의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진정한 정당”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현 내각을 ‘블루칼라 보수’라고 지칭할 수 있다. 다른 이들은 열심히 일하는 납세자들의 편에 있는 내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진정한 정당이라고 하겠다. 좋은 삶, 성취감을 느끼는 삶,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는 삶의 기회를 제공하도록 현실에 가까운 접근을 할 것이다.”
알아두기 / 블루칼라(blue-collar)란?
작업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푸른색 작업복을 입었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화이트칼라(정신노동자)에 대비되는 말이다.
알아두기 / 영국 의원내각제
영국은 총선 결과에 따라 정부가 구성되는 의원내각제 국가다. 한 정당이 과반수의 의석을 차지하게 되면, 그 정당은 정부 구성권을 얻는다. 한 정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게 되면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된다. 절대다수당이 없는 의회라는 뜻이다. 헝 의회가 되면 소수당 정부로 이때는 다른 정당과 연합해 연립정부를 구성한다. 지난 2010년 총선에서도 제1당인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자유민주당과 연립했다.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또 하나의 참사
예비군 총기 난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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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정황
지난 5월 13일 오전 10시 46분경 서울특별시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예하 제52향토보병사단 강동·송파 예비군훈련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사고로 범인을 포함한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동원훈련 2박 3일 중 2일 차 영점사격훈련 도중 발생했다. 가해자 최 모 씨는 10발의 탄이 장전된 K-2 소총으로 사격 훈련 중 갑자기 뒤를 돌아 동료들을 향해 난사했다. 최 씨는 훈련 중 뒤에 부사수로 서 있던 예비군의 머리에 1발을 조준 사격한 후, 다른 사로의 예비군들을 향해 6발을 난사했다. 이 과정에서 4명의 예비군이 총에 맞았다. 당시 총소리와 장교의 “도망쳐라”라는 외침에 주변 예비군은 다 도망갔지만 A씨 한 명은 도망가지 못했다. A씨에 총부리를 겨눈 최 씨는 곧 자신의 이마에 총구를 대고 아홉 번째 총탄을 쏘며 자살했다. 군의 확인 결과 한 발은 탄창에 남아 있다고 했다.

정신이상자의 소행?
범인 최 모 씨는 전방에서 복무하다 2013년 전역했다. 현역 시절에도 중증의 우울증으로 관심병사로 분류됐다고 한다. B급 관심병사로 GOP에도 투입됐으나, 부적합자로 판정돼 20일만 근무했다고 한다. 최 모 씨의 이웃에 따르면 입대 전에는 정신이 괜찮았는데, 군대를 다녀와서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한다. 이웃 주민 김 모 씨(65)는 “가끔 웃옷을 다 벗고 집 앞을 돌아다니고 소리도 빽빽 질렀다”며 “걸어 다니는 것만 봐도 정신이 아픈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것을 봤는데 휴대전화에 대고 화를 냈다”며 “그런 일(총기 난사)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조사 도중 가해자 최 모 씨의 유서가 발견됐다. “내일이 사격이다. 다 죽여버리겠다” “다 죽여버리고 자살하고 싶다”라고 언급해 사전 계획 범죄임이 밝혀졌다.
우리 사회의 병폐, 안전불감증
최 모 씨의 정신 이상도 문제지만, 사고의 발생 원인 중 하나로 허술한 사격 훈련 관리도 지적된다. 해당 예비군 훈련장은 20개의 사로가 있다. 사고 당시 20개 사로를 모두 사용했다. 원칙상 사격 통제 요원은 한 사로에 한 명이 있어야 하는데 당시 20개의 사로를 단 6명의 기간병이 통제하고 있었다. 또 사격 시 예비군 총기는 안전장치를 통해 바닥에 결속하고, 총구를 돌릴 수 없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통제병을 일대일로 배치하고, 총기 결속만 제대로 이뤄져도 이번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기에 안타까움이 더하다.
한편 국방부에서는 예비군 사격에 대한 총기 관련 규정이 없다고 해 논란이다. 즉 총기 관리 규정은 부대마다 다르다는 이야기다. 위험한 총기를 다루는 데 있어서 관련 안전사고 매뉴얼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점은 국방부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수십 년째 안전불감증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병폐로 자리 잡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세월호 침몰이라는 큰 사건이 발생한 후에도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한다. 안전불감증이라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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