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2015년 5월호] 커피찌꺼기로 만든 그라운드클락

모든 분야의 기업은 치열한 경쟁 속에 있다. 한 발이라도 빨리 혁신적인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이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찾는 소비자때문이다. 새롭고 창의적이며 아름다운 제품만이 살아남는다. 갓 만들어진 최첨단의 물건은 보기만 해도 아름답다. 그러나 구매할 당시의 기쁨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새것’이 주는 만족감이 사라진다면 물건은 헌것이 되고 버려진다.
이와 같은 소비 패턴을 바꾸기 위한 기업들이 있다. 쓸모없다고 판단된 폐기물을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바로 업사이클링(Up-Cycling)브랜드들이다. 업사이클링은 리사이클링(Recycling_재활용)보다 상위개념이다. 업사이클링은 버려지는 폐기물을 재료로 하되, 아름다운 디자인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지구를 살릴 수 있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모인 세 청년이 있다. 부산의 동서대학교 디자인학과의 학생들이 만든 EARTHGROUND(이하 얼스그라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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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발생하는 12만 톤의 커피찌꺼기.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시간을 즐기던 청년들이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던 그들은 커피찌꺼기가 그대로 버려지는 것을 보았다. 문득 의문이 생겼다. 커피찌꺼기가 그
대로 버려져도 괜찮을까?청년들은 커피찌꺼기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았다. 우리나라는 매년 10만 톤이상의 원두를 수입하고 1인당 연간 200잔이 넘는 커피를 마신다. 커피 수요가 늘어나며 커피 수입량도 매년 증가했다. 2014년에는 수입량이 12만 톤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커피 한 잔을 만들 때 사용되는 원두량은 8~10g이다. 커피 원액을 추출하는 데는 단 2퍼센트의 가루만 사용된다. 나머지 98퍼센트의 커피가루는 찌꺼기가 되어 버려진다. 커피찌꺼기는 생활 쓰레기로 분류한다. 동물의 사료로 쓰일 수 없어 음식물 쓰레기가 아니다. 생활쓰레기와 함께 분류해 소각·매립되는 커피찌꺼기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내뿜고토양을 오염시킨다.
창업을 생각하던 청년들은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버려지는 커피찌꺼기로 제품을 만들자. 우리가 지구를 살리는 브랜드를 만들자. 바로 얼스그라운드의 시작이었다.
얼스그라운드는 ‘동네 카페의 커피찌꺼기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했다. 손님이 많은 커피숍의 경우, 하루 100리터 분량의 커피찌꺼기가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폐기할 때도 돈을 내야 한다고 했다. 얼스그라운드는 부산 사상구 주례동 작업장 근처의 카페 ‘콤포즈 커피’와 ‘이디야’에서 커피찌꺼기를 공수해왔다.

그라운드 클락

얼스그라운드의 제품 1 그라운드 클락
카페에서 보내던 한가로운 시간이 얼스그라운드의 시작이었다. 카페와 커피. 그리고 시간. 얼스그라운드는 커피찌꺼기로 만들 첫 번째 제품을 시계로 정했다. 폐기되는 제품에 새로운 숨
결을 불어넣는 일은 곧 커피찌꺼기에 ‘새로운 시간’을 부여하는 것과 닮았다. 환경을 생각하는 업사이클링 브랜드를 대표하기에도 알맞았다.
그라운드 클락은 독일 가전업체 브라운(Braun)사의 미니멀한 디자인의 탁상시계에서 영감을 받았다. 40여 년간 브라운사의 디자인을 이끈 디터 람스(Dieter Rams)가 말한 ‘좋은 디자
인’ 철학을 본받고 싶었다. ‘좋은 디자인이란 혁신적이고 정직하다. 오래 지속되며 환경 친화적이다. 가능한 한 최소한으로 디자인한다.’ 그라운드 클락은 그렇게 탄생되었다.
얼스그라운드의 제품 2 그라운드 팟그라운드 클락은 커피찌꺼기에 새로운 시간을 부여했다. 이를 이어갈 얼스그라운드의 두 번째 제품은 화분인 그라운드 팟이다.
한 잔의 커피를 추출하고 버려진 커피찌꺼기가 다시 태어났다. 커피찌꺼기가 새로운 생명을품는 근원이 된다. 그라운드 팟의 새로운 이야기다. 그라운드 팟은 식물이 햇빛을 향해 뻗어가는 성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한쪽 경사면을 기울여 햇빛을 더 잘 받을 수있게 디자인했다. 그라운드 팟은 식물이 단단히 뿌리를내릴수록 안정감을 더한다.

지구를 살리는 브랜드? 우리 동네부터 시작하자
얼스그라운드는 커피찌꺼기 업사이클링 제품을 통해 지구를 살리는 착한 브랜드가 목표다. 조금 무리한 목표가 아닐까? 얼스그라운드는 말한다.
“물론 저희가 한 번에 지구를 구할 수는 없어요. 일단 주변부터 시작하는것이 목표예요. 점차 반경을 넓혀 부산의 사람들을 돕고 점점 나아지는거죠.”
얼스그라운드는 그라운드 팟의 판매 전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텅 빈 화분보다 식물이 담겨 있는 화분을 팔면 어떨까?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까?
얼스그라운드는 인천의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을 찾았다. 이 시설은 약물 중독자였던 사람들이 원예 치료를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곳이다. 그곳에 그라운드 팟이 전달되면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의 사람들이 식물을 심는다. 그 후 판매가 이루어진다. 수익금의 일부도 단체에 기부하는 구조다.
얼스그라운드 제품의 원료인 커피찌꺼기 운반 과정에서도 아이디어를 구상중이다. 파지를 주워 생활하는 노인들에게 시급을 지급하는 방법이다. 종일 산더미처럼 파지를 모아도 5천원이 채 안 되는 여건을 개선할 방법이다. 얼스그라운드는 조금씩 자신의 주변을 개선해나가는 착한 브랜드가 목표다.

얼스그라운드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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