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30호] 쇼핑호스트 김수진

강정구 

사진 씨네21 백종현

“시도는 하지 않는 것보다 생산적이다”

꿈을 찾아 서른 나이에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쇼핑호스트에 합격한 김수진씨의 꿈 정복기

10월 28일(화) 오전 9시. 사당역을 출발해 도심과 달리 한가로이 펼쳐진 남태령 고개를 10분쯤 걷다 보니 CJ오쇼핑 사옥이 보였다. 검은 통유리로 세워진 사옥 출입문을 통과하자 분주히 뛰어 다니는 방송국 구성원들이 젤 먼저 눈에 들어왔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11월호 희망 멘토의 주인공 김수진씨와 마주했다. “실례지만 올해 나이가?” “숙녀에게 나이를 물어도 되나요? 한국나이로 38세, 만으로 37세입니다.” 거침없이 대답한다. 6살 아이의 엄마로, 9년차 쇼핑호스트와 공중파 방송을 넘나드는 방송인으로 그녀는 매사 과감했고 진지했다. 서른 나이에 쇼핑호스트에 합격했고, 늦은 나이에 도전해 꿈을 이룬 스토리가 궁금했다.

오랜 시간 국악을 전공했다고 들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쇼핑호스트를 꿈꾸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향피리를 전공했고 국악을 사랑했어요. 10년 넘게 피리만 불었고 남들 다하는 미팅 한번 안하고 대학을 졸업했고요. 그래도 후회 없이 꿈만을 바라보며 달렸죠. 졸업 후 제가 볼 수 있는 모든 오디션을 다 봤어요. 하지만 세상은 녹록치 않더라고요. 결과는 다음을 기약하는 불합격 문자뿐 이었어요. 너무 속상했던 건 저 보다 못한 친구나 후배들이 합격하는 것을 보며 그토록 사랑했던 피리를 놓았어요. 평생 피리만 불던 제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지만 그 무렵부터 ‘어떤 방해도 없이 대중 앞에 서서 제 자신을 표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김수진에게 쇼핑호스트란 어떤 의미인가요?

많은 것을 누리게 해준 선물 같은 직업이에요. 존경스런 남편도 만났고, 아들 승헌이(6세)도 만났고, 힘든 시절 결심했던 대중 앞에서 제 자신을 표현하며 제2의 꿈을 이루게 해준 그런 직업이죠. 방송에서 비춰진 모습 때문에 약간 오해하시는 부분들이 있지만 조금 과장된 부분 있는 거 아시죠? 그 모습들도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지만요. 회사에 출근해서 제 방송시간에 실시간으로 구매반응들이 올라올 때면 엄청 뿌듯하고 오늘도 한 건 했다는 희열감!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은 정말 모를 거예요.

최종목표는 무엇인가요?

항상 이야기하고 연기하고, 리포팅하고, 인터뷰하고, 바르고, 입고, 웃고…그게 제 직업이거든요. 10년 가까이 한 직업에 종사하다보니 카메라에 익숙해진 점. 그리고 어느 누구와 대면해도 자신감이 있는 점. 최근에는 광고도 몇 개 찍고 항상 감사한 일의 연속이었죠. 목표라기보다는 꿈인데요. 첫째는 받은 사랑을 나눠 주고 싶어요. 예를 들면 저와 같은 일을 하고 싶은 친구들을 위해 꾸준한 멘토링을 하며 그들에게 존경받는 선배이고 싶고요. 선배로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안아주고 싶거든요. 이해하고 다가가다 보니 많은 후배들이 생겼어요. 두 번째는 어릴 적부터 예술을 해서인지 감성이 뛰어난 거 같아요. 끼를 살리고 싶은데요. 현재도 꾸준히 연기자 수업을 받고 있어요. 대중에게 사랑받는 연기자가 되는 게 꿈입니다. ‘시도는 하지 않는 것보다 생산적이다’ 란 말을 마음속에 새기고 사는데요. 끝까지 시도하고 도전할 겁니다. 가끔 브라운관에서 만나게 되면 사랑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전국의 중・고등학생들에 한마디 해 주세요.

대중과 소통하는 직업을 갖고 지내다 보니 말이라는 게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다는 걸 실감할 때가 많아요. 이 말은 꼭 청소년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내 입으로 내 자신을 저주하지 않기!’ 하기 싫다. 죽고 싶다. 짜증난다. 미치겠어… 이런 말들이 내 자신을 얼마나 저주하고 있는지 어릴 때는 모를 거예요. 좋은 말을 하고 좋은 생각을 하게끔 말하는 습관! 그것이 곧 이기는 습관이란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말로 하는 설득 보다는 있는 그대로 신뢰를 주는 습관이야말로 승리의 기본조건 이란 것 명심해요.

김수진 쇼핑호스트를 취재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 뒤 늦게 찾은 꿈의 길목에서 그녀는 용감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현재 그녀는 연기자가 꿈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꿈이 없는 많은 청소년들의 좋은 본보기가 될 만하다. 누구나 성공도 실패도 장담할 순 없다. 그녀가 말한 ‘시도는 하지 않는 것보다 생산적이다’ 란 말이 귓가에 맴돈다. 시도하고 도전하라. 이 글을 읽는 MODU 친구들이 기억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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