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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 고전에 빠지다- <파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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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진혁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2015년 국어 교과 ‘고전’ 과목 신설에 따른 MODU의 야심작! ‘고전에 빠지다’!! 수시로 대학가는 시대, 고전은 필요가 아닌 필수야. 혹시 MODU와 함께 고전 읽기 토론을 해 보고 싶은 사람은 contents@modumagazine.com으로 연락 줘~ 신청자가 많으면, 너희들을 토론 내용을 이 코너에 소개하려고 해 ^^

 

고전에 빠지다 두 번째 책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야. 고전 중의 고전, 인류의 명작으로 꼽히는 <파우스트>.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지? 파우스트 박사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깨우친 늙은 학자야. 모든 지식을 알게 된 그에게 남은 것은 늙음과 우울함, 그리고 세상에 대한 회의뿐이었어. 이때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 박사 앞에 나타나. 메피스토펠레스는 신과 ‘파우스트를 유혹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내기를 했거든. 메피스토펠레스의 제안은 이런 거야. “원하는 모든 것을 주겠다. 모든 쾌락을 주겠다. 어떤 모습이든 원하는 삶을 살게 해주겠다. 그 대신, 네가 한 가지 삶에 머무르게 된다면 네 영혼을 내가 갖겠다.” 파우스트는 이 위험한 제안을 수락해. 늙은 파우스트는 20대의 청년이 되었고, 순수의 화신인 그레첸을 만나 사랑에 빠져. 하지만 그 사랑은 비극으로 끝나게 되지. 파우스트는 지상 최고의 권력자가 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그가 원한 삶은 아니었어. 정작 마지막에 파우스트가 택한 것은 자유롭게 일하는 삶, 다른 이들과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이었어. 그걸 깨닫게 되는 순간 파우스트는 이런 말을 남겨. “자유로운 땅에서 자유로운 백성과 더불어 살고 싶다. 그러면 순간에다 대고 나 이렇게 말해도 좋으리라. 멈추어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메피스토펠레스가 내기에서 이겼다고 생각하는 순간, 파우스트의 영혼은 구원받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나. 한 구절 한구절 생각할 거리가 가득한 책 <파우스트>. 이 책을 MODU가 읽고 함께 토론해봤어.

파우스트1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뭐였어?”

보노보노: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라는 문장이야. 많은 위로가 되었던 문장이기도 해. 우리는 늘 노력하며 살지만, 항상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 하잖아. 언젠가 정말 주저앉고 싶어질 때 이 문장이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해. 인간은 노력하는 한 늘 방황하는 법이고, 이 방황은 늘 괜찮은 거니까.

타미: “부유한 가운데 결핍을 느낀다는 것은, 우리의 고통 중에 가장 혹독한 것이다”라는 부분이 좋았어. 파우스트의 대사인데, 이걸 읽으며 ‘정말 인간의 욕심에는 끝이 없다’고 생각했지. 넓은 땅을 갖고, 모든 권력을 가진 파우스트는 그럼에도 항상 부족함을 느껴.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으로는 ‘부족함’을 채울 수 없으니,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

마이쮸: 나도 비슷한 걸 느꼈어. 파우스트는 이런 말을 해. “어떠한 순간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자, 그가 계속 가는 길에는 고통도 있고 행복도 있으리라!” 우리는 늘 만족하지 못하고, 늘 행복하기 위해서 고통을 받으니까. 하지만 마지막에 천사들은 “언제나 열망하며 노력하는 자, 그자를 우리는 구원할 수 있노라”라고 하지. 그럼에도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

탱: 나는 메피스토펠레스의 대사가 인상적이었어. “수백만의 고수머리털로 만든 가발을 쓴다 해도, 굽이 한 자나 되는 높은 신발을 신는다 해도, 결국 당신은 있는 그대로의 당신일 따름이지요.” 내가 나를 어떻게 꾸미려고 해도, 어떻게 포장하려고 해도 결국 ‘나’라는 건 변하지 않고 남는 게 아닐까 생각했지. ‘있는 그대로의 나’는 무엇인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던 것 같아.

 

“읽고 어떤 걸 느꼈어?”

보노보노: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유치환의 시 ‘생명의 서’가 생각났어. 사실 우리는 고민이 많고, 그만큼 고통스럽잖아. 그럴 때 도피처를 찾게 되기도 하고. ‘아라비아의 사막’이나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가 비슷하다고 생각해. 삶의 고통을 벗어나는 길 같은 거니까. 그럼에도 고통스러운 순간이 찾아왔을 때, 도망치기만 하지는 말아야지 하는 생각도 했어. 파우스트는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싸워서 얻는 자만이, 그것을 누릴 만한 자격이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어. 늘 고민이 많겠지만, 고민만 하지는 말고 ‘날마다 싸워서’ 자유롭게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어.

타미: 나는 자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 파우스트는 실패하고 좌절할 때마다 자연에서 치유를 얻잖아. 알프스의 자연에서 회복하는 파우스트의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기도 했고. 나도 내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무언가를 꼭 갖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어. 내 경우에 그런 건 ‘사람’이 아닐까 해. 파우스트에게도 아마 사람이 중요했을 거야. 그가 사랑했던 그레첸, 전설의 미녀 헬레나, 그리고 파우스트가 아끼던 자기 영지의 농사꾼들도 결국엔 사람이었으니까. 파우스트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사람을 찾았지만, 나는 내 주위에서 찾으려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더 아끼고, 가끔 그들에게 상처받더라도 그들을 더 좋아해야겠다고 생각했어.

마이쮸: 파우스트는 괴테가 60년 넘게 쓴 글이라고 해. 그 깊은 글을 한 마디로 정리할 수는 없겠지. 나는 ‘안다는 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 파우스트 박사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가진 사람으로 나와. 하지만 항상 불행했지. 그래서 그저 아는 것에 그쳐서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생각을 했어. 결국 파우스트가 선택한 순간은 더불어 함께 일하는, 그런 평범함이었어. 모든 걸 알았던 파우스트는 정작 그 평범함의 기쁨을 몰랐던 거야. 나는 아마 앞으로도 모든 지식을 다 갖게 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일상의 기쁨을 늘 생각해야 할 것 같아.

탱: 아까도 말했지만, ‘나’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게 된 것 같아. 나는 무엇인지, 또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파우스트는 불행했지만, 나는 오히려 내가 나이기 때문에 행복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 삶의 고통이란 건 결국 ‘내 삶의 고통’이니까. 다른 누가 책임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누가 대신 살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결국 내 몫으로 남는 거지. 그런 걸 다 인정하면 조금은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노력하는 인간은 언제나 방황하는 법’이니까, 아마 괜찮을 거야.

 

“함께 생각해 볼 것들이 있을까?”

보노보노: 만약 영혼을 대가로 악마와 계약을 하게 된다면, 어떤 삶을 추구하고 싶어?

타미: 사랑, 권력, 지식, 명예, 생명. 너희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이니?

마이쮸: 삶의 고통은 주로 어디에서 오는 걸까?

탱: ‘성공한 삶’은 무엇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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