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캠프 특집기사

[28호] 학생은 학생답게, 마음껏 꾸밉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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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혁, 권유미

학생은 학생답게, 마음껏 꾸밉시다!

“더 예쁘게, 더 멋있게, 이게 왜 잘못이야?”

 

늦잠을 잔 것도 아닌데 지각 위기! 좀처럼 집을 나설 수 없다. 지금 빨리 뛰어 나가야 하겠지만, 거울 앞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뭔가 오늘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머리가 문젠가? 교복 안에 입은 티셔츠가 별론가? 나가면서 신발은 뭘 신지? 이때 들려오는 엄마의 호통 소리. “맨날 똑같은 교복 입으면서 뭐가 그렇게 오래 걸려! 늦겠다 빨리 나가!” 평소라면 ‘네’하고 대답을 하겠지만 오늘은 다르다. “엄마는 모르면 좀 가만히 있어요!” 아침에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하루 종일 예민해지고, 일도 잘 풀리지 않는 게 사실! 이번 달 MODU의 커버스토리는 청소년과 자기 꾸미기에 관한 이야기다.

 

고등학교 시절, 내가 다닌 학교는 동네에서도 두발과 복장 단속이 ‘빡세기로’ 유명했다. 등교 시간 교문을 통과할 땐 항상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기분이었다. 옆머리 없는 3센티미터 스포츠 머리, 교복 상의 안에는 흰색 셔츠나 목티만 허용, 추운 날 외투는 오로지 더플코트, 흰색 운동화를 신을 것, 크로스백을 메지 말 것… 요구하는 것도 참 많았다. 학생주임 선생님과 선도부원들은 매일 아침 교문 앞에 일렬로 서서 학생들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했다. 하나라도 꼬투리를 잡히면 그날 어떤 벌칙이 내려질지 몰라 두려움에 떨며 선도부원들 옆에 서 있어야 했다. 오리걸음을 할 때도 있었고 반성문을 쓰기도 했다. 순전히 그날 기분에 따라 달랐기 때문에 ‘제발 오늘은 기분이 좋은 날이길’하며 빌었던 기억도 있다.

옆 학교는 여고였는데 요구하는 건 비슷했다. 단정해 보이는 단발머리, 흰색 양말, 앞이 둥근 검은색 단화, 화장은 금지. “치마 밑에 체육복 입지 말랬지!”, “교복 단추 다 채워라!”, “치마 길이가 이게 뭐야!” 간혹 그런 고함 소리가 들렸다. ‘저기도 고생하는 구나’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몇 십년 전 이야기 같겠지만, 사실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다.

 

여전히 “금지!” 또 “금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서히 몇 가지가 변했다. 학생들의 머리 길이는 눈에 띄게 길어졌고 교복 안에도 후드티를 입을 수 있게 됐다. 치마 길이가 얼마 정도 짧아지기도 했다. 그런 변화를 두고 혀를 차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학생이 저게 뭐야.” 하지만 그런 ‘꼰대 같은’ 말은 다 속 모르는 소리다. 여전히 청소년들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직 남아 있는 규정들을 보면 예전과 큰 틀에선 다르지 않다. 머리는 귀밑 15센티미터 까지(남학생은 왁스 금지), H라인 치마는 금지, 교복 바지 줄이는 것 금지, 파마 염색 금지, 색깔 있는 티셔츠 금지, 교복 단추 푸는 것 금지, 항상 리본을 달고 다닐 것, 과도한 고데기 사용 금지, 겨울에 패딩 착용 금지, 카디건을 허리에 두르는 것 금지, 커피색 스타킹 금지…. 금지, 금지, 하지 말라는 건 여전히 끝이 없다.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쯤 되면 궁금증이 생길 법도 하다. 왜 태어날 때부터 다르게 생긴 청소년들을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려고 하는 걸까. 많은 학교에서 많은 선생님들이 말하는 대표적인 이유들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외모에 신경을 쓰면 그만큼 공부에 신경을 덜 쓴다, 복장에 지나친 자유를 허용하면 빈부격차가 느껴질 수 있다, 너희 때는 그게 제일 예쁘다. “개뿔.” 사실 대부분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두발 규제를 강화하면 머리에 신경을 안 쓸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머리가 짧으면 짧은 대로, 머리가 길면 긴 대로 신경 쓰는 건 똑같다. 스포츠 머리를 하면 거울 보는 시간이 줄어들 거란 건 착각이라는 뜻이다. 짧은 머리를 어떻게든 ‘괜찮게’ 보이게 하려는 노력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도무지 아침에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머리를 두 번 세 번 감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 알고는 있는 걸까.

복장에 자유를 허락하면 빈부격차가 느껴질 수 있다는 말은 물론 사실이다. 잘 사는 집 애들은 명품 걸치고 다니겠지. 그런데 옷을 똑같이 입어도 누가 잘살고 누가 못사는지는 다 안다. 볼펜 하나에서도 느껴지는 게 빈부격차다. 매일 부대끼며 사는데 그걸 복장단속으로 감출 수 있다고 믿는 건 조금 웃긴 일이다.

고등학교 시절 들었던 두발 규제의 이유 중 가장 황당한 건 이런 이야기였다. “고등학생은 고등학생처럼 보여야 해. 어디 가서 사고를 쳐도 고등학생인 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하니까. 너희가 길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생각해 봐. 고등학생으로 보여야 누군가 타이를 수도 있고 너희 스스로 나쁜 짓도 안 하게 돼.” 청소년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여기는 생각 앞에서 말을 잃었던 게 아직도 기억난다.

 

자기다움’과 ‘학생다움’의 괴리

말하자면 이렇다. 고등학생이 공부 말고 외모에 신경 쓰는 건 ‘잘못’이며, 고등학생은 누가 봐도 고등학생으로 보일 만큼 ‘촌스럽고’ ‘못생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이 끊임 없이 청소년들과 충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소년기에 부쩍 자기를 꾸미고 싶은 욕구가 커지기 때문이다. 청소년기는 자기다움을 형성해 가는 시기다. 자기다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개성이다. 틀에 박힌 생활, 모두가 대학 입시라는 공통의 목표를 공유하는 상황에서 자기를 꾸미는 일은 청소년들이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다. 그러나 그런 욕구는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는 말로 쉽게 무시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청소년들에게 ‘자기다움’과 ‘학생다움’ 사이의 괴리는 너무 크다.

지난 3월,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가 만든 ‘학생은 학생답게’라는 흥미로운 포스터를 봤다. “학생은 학생답게 자유로운 머리를 하자”, “개성 있는 복장을 하자”는 내용이었다. 어른들이 말하는 학생다움을 교묘하게 비튼 방식의 말하기가 인상적이었다. 자라면서 수백 번도 더 들어본 “학생은 학생답게”라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학생답게’라는 말이 똑같은 교복을 입고, 똑같은 머리를 하고, 외모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 외모에 관심을 갖지 않으려 해도 관심이 가는 게 청소년기다. 그렇다면 아수나로가 말하는 것처럼 “학생답게 자기를 가꾸고 드러내자”는 주장이 오히려 더 타당한 것은 아닐까.

 

대학 가면 다 할 수 있다”는 뻔한 거짓말

그러나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 여지는 적다. 청소년과 어른의 의견 충돌에는 “대학 가면 다 할 수 있다”는 논쟁 종결자가 있기 때문이다. “1년만 참아. 대학 가면 실컷 자고 실컷 꾸미고 연애도 할 수 있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번데기가 나비가 되듯 대학생이 되면 저절로 아름다워질 거라는 믿음은 사실 꽤 큰 편이다.

물론 이것도 사실은 아니다. 청소년들은 대학 입시 하나만을 목표로 살아가지만 대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진 않는다. 수능이 끝나는 순간,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체육 시간도 제대로 갖지 못한 고3들은 수능 이후 너나 없이 다이어트에 매달린다. ‘학생다움’을 벗고, ‘대학생다움’을 찾기 위해 그만큼 더 큰 노력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 성형수술의 문제가 있다. 수능 이후 고등학생들이 성형수술을 지나치게 많이 한다는 언론보도가 매년 심심찮게 나온다. 대부분은 청소년들의 성형 열풍을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많은 이들이 이런 현상을 청소년 탓으로만 돌리거나 성형외과의 공격적인 마케팅 탓으로 돌리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청소년 시절의 억눌린 자기 모습에서 그 이유를 찾는 편이 좀더 합당하다. 끊임없이 자기를 꾸미는 욕구를 억압당하기 때문에, 수능과 대학 입학 사이의 짧은 시간 동안 청소년들은 급격하게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뭔가 ‘대학생다운 모습’이 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청소년기가 지나며 남아 있는 것은 불어난 몸무게와 여드름 흉터와 어떤 옷을 골라야 할지 알 수 없다는 혼란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쉽게 청소년들은 성형수술이라는 대안을 선택한다. 그것이 자기자신을 찾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는 여태껏 자기가 살아온 ‘자기의 몸’을 벗어나 내가 아닌 다른 내가 되고 싶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학 가면 다 할 수 있다. 1년만 참으라”고 쉽게 말하지만, 그 1년을 극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그 1년의 흔적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된다.

 

화장, 염색에 덧씌워진 불량함을 걷어내자.”

지구상의 많은 독재 국가들이 국민들의 옷차림과 머리 모양을 규제한다. 북한의 경우 남자가 선택할 수 있는 헤어스타일은 10가지, 여자의 경우는 18가지라고 한다. 비합리적인 이야기다. 그런 비합리적인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통용되는 곳이 대한민국의 교실 안이라는 점은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말했듯이 청소년기에 자기를 꾸미는 일은 중요하다. 좀더 자신 있게 자기를 내보이는 청년이 되기 위해서도, 나에게 만족하는 내가 되기 위해서도. 이제는 화장과 염색에 덧씌워진 불량함을 걷어낼 때가 아닐까? “사람을 외모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말이 진실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

 

 

<MODU의 팁! 남학생 머리 편>

남자의 간지는 바로 머리! 만지는 핵심은 바로 물기! 젖어있어도 안 되고 말라있어도 안 된다. 감은 머리를 말리고 촉촉한 기운이 남았을 때 머리를 만져야 야자하고 독서실에 갔다 와도 예쁜 머리가 유지된다. 보기에는 말랐으나 손끝에 물기가 느껴지는 정도가 최적! 이 상태에서 구레나룻까지 눌러주는 게 핵심! 그러나 그냥 누른다고 눌러지지 않아서 더 슬픈 그 이름 구레나룻… 이럴 땐 모근을 살펴보자. 모근 방향대로 두피 부분을 눌러 말리는 것이 포인트다. 왁스 바르고 침 바른다고 해결되지 않던 머리가, 두피를 눌러줌으로써 차분하게 가라앉는다는 사실. 내일 아침 당장 도전해보자.

 

<MODU의 팁! 여학생 화장 편>

무조건 하얀 얼굴, 그리고 진하고 두꺼운 아이라인이 베스트는 아니라는 사실! 아이라인은 눈꼬리를 살짝 빼는 정도가 적당하다. 눈이 커 보이고 싶어서 지나치게 많이 뺀 아이라인은 비호감이 될 뿐이다. 파운데이션을 바를 때는 목과 얼굴의 선을 잊어선 안 된다. 나는 화장할 때 내 얼굴만 보지만, 사람들은 사방에서 나를 본다는 사실!

그러나 이런 화장품보다 중요한 건 자외선 차단제다. 자기 피부 타입에 맞는 자외선 차단제를 매일매일 사용하자. 아직까지 걱정할 때가 아닌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 후회하지 않으려면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다. 과한 화장보다 이런 꾸준한 관심이 여러분을 더 예쁘게 만든다는 걸 항상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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