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28호] 웹&앱 개발 프로그래머 이윤나

인터뷰/글 진주영

컴퓨터로 그리는 세상

웹 & 앱 개발 프로그래머 이윤나

 

모니터는 온통 검은색, 그 위에 쓰여지는 글씨는 한글이 아닌 영어? 영어는 영어인데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심지어 이렇게 수상한(?) 언어를 쑥쑥 써내려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문에 MODU가 직접 찾아갔다. ‘누구세요?’ MODU와 함께 궁금증을 풀어보자.

 

직업이 뭐예요?

프로그래머란 직업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어려워 보이지만 쉽게 말하면 컴퓨터가 알아듣는 언어로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람이에요. 사람들이 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보이는 화면부터 로그인, 결제, 광고 등 모든 것에 프로그래밍이 적용되어 있어요.

대학교 때 컴퓨터 관련 학과를 전공했을 것 같은데…?

고등학교 때 문과였어요. 대학도 경영정보학과를 나왔죠. 경영정보학과 자체도 많이 생소하실 텐데요. ‘요즘 IT 생태계가 어떻다더라’, ‘SNS가 핫하다더라’ 같은 내용을 경영에 접목해서 배우는 학과라고 생각하면 돼요. 전공 수업 중에 프로그래밍 수업도 있긴 했는데 많진 않았어요.

경영정보학과, 적성에 잘 맞았나요?

프로그래밍 수업 같은 경우는 여학생들이 진짜 힘들어 해요. 저도 처음에는 ‘내가 이걸 왜 배우고 있지?’ 란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거의 도망가다시피 캐나다로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왔어요. 외부에서 받은 장학금만 들고 떠났죠.

캐나다로 도피! 그곳에서 뭔가 있었죠?!

삶의 전환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우선 가장 큰 변화는 IT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인데요. IT 업종에 종사하는 한인부부를 만났는데, 정시퇴근에 연봉도 높더라고요. 말 그대로 원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서 IT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됐죠.

IT 공부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캐나다에 있을 때 경제적 여유가 없었어요. 영어 학원도 2달만 다녔으니까요. 그래서 영어공부를 하려고 아는 사람에게 신문을 공짜로 얻었어요. 근데 그게 하필 IT신문이었던 거죠. 지금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일이에요. 그때 만든 신문 스크랩북이 제 보물 1호에요.

 

IT, 너로 정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니까 앞으로 어떤 걸 해야 하는지 딱 보이더라고요. 우선 낮았던 학점부터 올렸죠. IT 기사도 계속 접하고요. 졸업하고는 학원에 등록해서 열심히 배웠어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수업 4시간 듣고 그 후에도 계속 공부하고요.

고된 노력 끝에 값진 결과! 드디어 취업 성공!

학원 3~4달 다니다가 취업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좋은 결과를 얻었죠. 이름만 말하면 다 알만한 외국계 기업에 프로그래머로 취업했어요. 쉽게 된 건 아니에요. 비전공자라 어려운 점도 많았거든요. 아까 말한 스크랩북의 도움이 컸어요. 비전공자지만 IT 업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다는 증거니까요.

와, 축하합니다. 웹 프로그래머 중 핵심 업무를 맡았다고요?

하하. 결제 시스템 담당이었어요. 아무래도 매출과 직결되는 부분이니까요. 휴가라도 갈라치면 꼭 가야겠냐고, 가더라도 휴대폰은 꺼놓지 말라고 당부 받을 정도였어요. 이게 왜 좋은 점이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이런 게 중요했어요. 회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느낌! 뿌듯했죠. 그런데 문득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3년 동안 많이 배웠지만, 더 이상 가파른 성장은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러던 차에 지금 회사에서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아 옮기게 됐죠.

벤처회사 ‘앱 프로그래머’! 지금 일하는 건 어떤가요?

진짜 즐거워요. 웹이랑 앱은 완전 다른 분야에요. 앱 프로그래머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신나게 일하고 있어요. 벤처회사라 하나부터 열까지 제 손이 닿는다는 점도 좋고요.

요즘 개발중인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글로벌 SNS 서비스에요. 아직 준비 중이라 자세하게 말씀드릴 수 없어 아쉽네요. 인간의 심리와 욕구에 중점을 둔 매력적인 SNS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아마 조만간 만나보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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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U 지식인 :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어요!

1. 대학에 꼭 가야 하나요?

학력보다는 능력이 중요한 직업이에요. 아무리 학력이 좋아도 기술이 없으면 안 되거든요. 회사 면접 때 실기시험을 보는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물론 현실적으로 대기업, 외국계 기업 문턱을 넘기는 힘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벤처회사도 그만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는 동생 하나도 상업고등학교 졸업생인데 유망한 벤처회사에서 재미있게 일하고 있거든요. 실력만 있다면 그 후에 어디로든 이직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학만 바라보지 말고 넓고 다양하게 생각해보세요.

2. 그렇다면 비전공자도 괜찮겠죠?

당연하죠. 대신 더 필사적으로 준비해야 해요. IT 분야에 관심 있다고 말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거든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세요. 제대로 된 포트폴리오가 있다면 누구든 이길 수 있어요.

3. 실력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죠? 실력은 어떻게 쌓나요?  

우선 모임에 나가보세요!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부터 들어보세요. 그 다음에 실제 프로그래밍을 배워도 늦지 않아요. 이런 모임은 인터넷 카페, SNS, 모임 개설 사이트 등에서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저도 모임에 진짜 많이 나갔어요. 여성개발자 모임에도 나가고 유명한 개발자와 만나는 모임에도 나가고요. 인맥도 쌓고, 공부도 하고 일석이조죠.

 

답변 감사해요. 내공은 없어요.

프로그래머로서 꿈꾸는 미래는 무엇인가요?

뚜렷한 꿈이 있어요. 대학교 때부터 해외에 진출한 개발자가 되는 것이 목표였거든요. 그래서 첫 직장도 외국계 기업으로 입사한 거였죠. 물론 한국지사에서 해외 본사로 발령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요. 지금 회사가 정말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저와 같은 꿈을 갖고 있다는 거예요. 3년 안에 사무실 통째로 뉴욕으로 옮기는 게 목표거든요. 그렇게 건너간 뉴욕에서 잘 나가는 한국인 회사가 되고, 그 안에 한국인 여성 개발자가 그렇게 잘한다더라! 소리를 듣는 것. 그게 제 목표예요.

뉴욕 가기 전에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MODU 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진로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꿈이 없는 친구도 있겠죠. 다 괜찮아요. 고등학교 때 모든 것을 정할 필요는 없거든요. 저도 그랬고요. 대신 게임을 좋아한다면 게임만 하지 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세요. 이 게임은 어떻게 개발하는지, 요즘 어떤 게임이 대세인지, 이 회사는 어떤 마케팅을 하는지 같은 것들이요. 그렇게 주기적으로 관심을 갖다 보면 이게 하고 싶은 일인지, 그냥 취미로 즐기고 싶은 일인지 확실히 알게 되는 순간이 올 거예요. 하고 싶은 일이라는 확신이 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직진하세요! 그게 몇 살이든 상관없어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앞으로 나아가면 된답니다. 그게 성장이에요.

 

<깨알 인터뷰>

프로그래머, 남자가 많다?

많긴 하죠. 취업 전에 다닌 학원에서는 저 혼자 여자였어요. 좋은 점도 있었죠. ‘이거 몰라? 오빠가 알려줄게’ 하면서 다들 친절하게 대해줬거든요. 첫 직장에는 여자 개발자도 많았어요.

회사 내 복장이 자유로울 것 같다?

회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자유로운 편이죠. 특히 지금 다니는 회사는 벤처라 더 편하죠. MODU 친구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요즘도 꾸준히 공부한다고?

신기술이 계속 나오니까 꾸준히 공부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좋아하는 일이니까 공부도 신나게 하고 있어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희열, 장난이 아니거든요.

 

타닥타닥 컴퓨터 자판을 치는 내 손이 만들어내는 세상. 몇 평 안 되는 컴퓨터 모니터, 핸드폰 스크린 속 세상이지만 그곳이 얼마나 넓은 곳인지는 모두가 알리라! 누구보다 넓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윤나 프로그래머! 인터뷰 감사해요. 내공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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