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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호] 남녀상열지사- 공대 남자 길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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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권탐

공대 남자 길들이기 

이과 남, 공대 오빠, 도무지 말이 안 통하는 그들과 교감하는 방법

남녀상열지사: 탐의 연애가이드

 

 

#사연

안녕하세요. 심남심녀에 대한 연애 글을 전전하다가 이렇게 헬프미를 청해봅니다. 저는 모쏠의 신분으로 썸 한번 타본 적 없는 낭랑 십팔 세.. 말만 낭랑이고 현실은 온종일 학교에 있는 여고생입니다^_^

제가 모쏠이고 썸을 타본 적이 없다고 해서 구리구리한 타입이 아니라는 것을 지면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여태까지 받은 고백과 무수한 어필을 통해 조금이나마 제 모습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에게 심남이 생겼는데요. 무려 심남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설레는 그 오빠는 과외 선생님입니다. 하, 이래서 엄마가 그렇게 남자 선생님을 꺼렸나 봐요.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누가 봐도 그냥 공대 오빠… 하나도 훈훈하지 않은, 훈내의 ‘ㅎ’조차 해당되지 않는 과외쌤을 보고 엄마를 안심시킬 수 있었는데 말이죠.

사람 속은 정말 모르는 건가 봐요. 처음에는 정말 공부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 하하^_^ 하는 마음이었는데 점점 오빠를 보고 흐엉 콩닥콩닥 미치겠어여 흐엉엉엉… 여기서 중요한 건 오빠는 정말 저한테 아무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사실 오브 사실. 카톡도 제가 먼저 해도 대답은 전부 단답형이에요. 심지어 수고~ 이렇게 말을 딱 끊어버릴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헐 난 진짜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제가 이 사연을 쓰고 있는 이유는 단답형 대답에 있는 것이 아니에요. 발렌타인데이 때는 그냥 지나갔었는데 쌤이 화이트데이 때 저한테 마카롱을 선물해 준 거예요! 여기까진 그럴 수도 있는 거 저도 알아요. 그런데 제가 받고 진짜 좋아서 막 계단을 다다다 뛰어 올라가고 있었는데 뒤에서 제 신발 끈이 풀렸다면서 무릎을 꿇고 끈을 묶어주었어요. 그 날 선생님의 정수리를 보고 전 그만… 웃지 마세요. 전 진지해요. 얼마나 로맨틱했는데요. 그리고 또 무덤덤~하게 지내다가 문득 문-득, 점수 오르면 제가 완전 가고 싶어 했던 패밀리레스토랑 사준다고 하는 거에요! 내친김에 영화도 보여달라고 한 마디 던졌는데 알겠다고! 뙇! 아 이럴 땐 진짜 그린 라이트인 것 같은데… 연락할 때 단답형 대답만 보면 쭈구리가 되어버려요. 친구들이 공대 남자가 원래 그렇다는데 진짜인가요?

공부도 해야 하고, 엄마한테 걸릴까 봐 조심해야 하고, 쌤을 앞으로 못 만나는 불상사를 방지하고자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거든요. 어마어마한 욕구를 컨트롤하고 있는 상태… 이런 제가 티 안 나게 쌤한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인우(이병헌)가 태희(故 이은주)의 마음이 만나가는 장면이 하나 생각나. 인우는 학교에서 태희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돼. 너무나 좋아해서 항상 그녀 주변을 서성거리지. 어느 날은 태희 앞에 선 인우가 어쩔 줄 몰라서 어정쩡히 서 있다가 태희의 풀린 신발 끈을 묶어주게 돼. 태희는 그런 인우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그가 무릎을 반쯤 굽힌 채 끈을 묶는 장면은 시작될 둘의 관계를 조용히 관람객에게 알려주지. 얘들아, 운동화 끈은 함부로 묶어주는 게 아니야.

 

이공계열 남자와 문과 남자의 차이, 정말 존재 하나요?

네.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선을 쭉 그어서 흑백논리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야. 경향이 있다는 정도로만 우리가 이해하면 될 것 같아. 항상 나오는 이야기. 같은 인간이지만 남자와 여자의 성향은 참 달라. 여자들은 주차를 못 해, 남자들은 가끔 말이 안 통해! 라는 식의 편견이 아주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라는 것,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거야. 남녀 차별을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야. 하지만 발달된 성향이 다소 다르다는 것이지. 문과와 이과도 이런 차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아. 아무래도 관심 분야 쪽으로 성향이 기울어지지 않겠어? 책도 많이 읽고 토론도 비교적 많이 하는 문과와 수식으로 계산하고 풀이하는데 능한 이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 ‘공대 남자’가 마치 한 단어인 것처럼 쓰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지.

 

여기서 잠깐, 전공에 따른 특징?

고등학교 때는 전공에 따른 특징으로 구분 짓기가 쉽지 않겠지. 전공이라고 해 봤자 문과와 이과, 그리고 예체능 등으로 나누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니까. 사연 속 주인공이 말한 과외쌤 같은 경우는 공대남, 그들만의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 한 번 나누어볼까? 공대는 일단, 다들 알다시피 여자가 많이 없어^^ 공대 아름이, 너무 유명해서 다들 알고 있지! (실제로 공대에서 아름아~, 아름아~라고 다들 여신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 그냥 여자인 성별을 가진 사람으로 여겨지는 일이 대부분이라는 슬픈 이야기가…) 그렇기 때문일까? 그들의 단답형 대답은 일상이라는 의견에 나 역시 한 표! 투척하고 싶군. ‘와~’, ‘정말?’, ‘대박이다’라는 식의 깨알 리액션을 마스터하고 있기엔 공대생은 너무 남자들만의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는 말이지.

어느 것이든 다 넣어버릴 수 있을 것만 같은 큰 백 팩, 삼선 쓰레빠에 빗었는지 안 빗었는지 분간할 수 없는 머리, 그 사이로 빛나는 듯 눈에 띄는 흰머리… 여기에 수식이 마구 적혀있는 전공서적에 지나가면서 ‘1번 정답이 뭐냐?’라고 서로 묻는다면? 그렇다면 그는 공대생일 확률이 99.999%! 농담처럼 친구들 사이에서 공대생 구별법으로 통하는 이야기야. 이쯤 되면 하나의 이미지가 잡히지?

 

다시 돌아와서

아, 너무 공대생들이 들으면 싫어할 이야기만 했나 봐. 저것은 그저 하나의 이미지일 뿐이니 너무 노여워 마, 미래의 공대생 친구들이여! 그들에게도 원석 같은 매력이 있었으니 사연 양도 빠져든 것 아니겠어? 걱정을 조금 덜어보는 게 어떨까. 이과 남, 공대생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어. 카톡의 단답에 연연하기보다 같이 시간을 보내기로 한 약속에 더 집중을 해보자. 그들의 단답형 대답과 미적지근한 리액션은 문과성향이 다소 부족해서 일지도 몰라(라고 적으면서도 억지 같다고 느끼지만 진짜임) 구태여 말하자면 문과의 성향이고 감수성 정도로 이해해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몰캉하게 만드는 신발 끈 스킬은 빠져 들만 해.(남학생들, 잘 보고 있나) 너무 돌려 말하고 알아주기를 바라는 방법은 아주 안 추천! 이미 많은 공식의 늪에 빠진 그들에게 내 마음을 알아줘~란 너무 어려운 문제일지도 몰라. 지금의 상황으로 발을 빼 말아, 일을 쳐 말아? 고민 말고 조금 직구로 마주해 보는 거지. 돌리고 돌리고는 피자 도우에나 필요한 것이지 남녀관계에서는 NO NO! 선생님 답장은 왜 이렇게 칼 같아요? 라고 던져. 왜 말을 못하니! 괜찮아. 그건 좋아해요!의 고백이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사연 속 공대생을 포함한 남자 사람과 대화하는 TIP

예) 너와 영화를 보고 싶은 상황

-이번에 새로 개봉한 영화 포스터 봤어? 재미있어 보이더라. (X)

-오빠, 이번에 새로 개봉한 영화 보고 싶은데 이번 주 주말 어때? (O)

 

예2) 나 너 때문에 화가 많이 났음 상황.

-내가 정말 왜 그러는지 모른단 말이야? (X….모른다에 내 오른팔을 건다)

-오빠, 나 지금 너무 속상해. 오빠가 그렇게 말해서 너무 서운했기 때문이야. 앞으로는 이렇게 말해주면 안 돼?(O 해결방안까지 제시했을 때!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음)

 

이 패턴을 잊지 말도록. 이 수식을 기억해! 이 순간만큼은 이과생이 된 것처럼!

 

 

부록_MODU 팀의 한마디 거들기

솔로몬_공대는 그냥 공대임. 그런데 남자도 그냥 남자임. 그래서 우리가 그냥 솔로임. 오! 솔로!
보노보노_ 공부해서 대학을 공대로 가세요. 왜 쉬운 길을 두고…

서른이 200일 남아 멜랑꼴리한 오빠_

탐_ 나중에 내가 좋아하는 남자애가 뼛속까지 이과, will be 공대남이다? 그때에는 마음속 깊이 갈급해지는, 눈동자를 굴리며 기억을 더듬어 볼 그런 팁이랄까..^.^

 

 

필자소개: 권탐

밤이면 자? 통화가능 해?라고 울리는 전화 때문에 비행기모드를 선호하는 만인의 연인.

*팬심 가득한 레터와 사연, 제보는 여기로contents@modumagazine.com불만은 안받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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