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27호] 법무법인 <화우> 최종인 비서

인터뷰/글 진주영

사진 나동현

 

지적은 미소로 찾아낸 삶의 균형

 법무법인 <화우> 최종인 비서

 

 깔끔한 정장, 반짝이는 구두, 단정한 머리를 하고서 한 손에는 서류철, 다른 한 손으로는 날카로운 뿔테를 추켜올릴 것 같은 사람, 비서! 우리 모두가 한 번쯤 들어본 직업, 비서! 그런데 어떤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 그래서 MODU가 비서를 만나고 왔지롱~

 

비서로 일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이전에 무역회사를 다닌 적이 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야근이 많아서 회사, 집, 회사, 집이었거든요. 그런 것보다는 일과 생활의 균형이 잡힌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취업준비를 했죠. 비서란 직업을 오래 꿈꾼 사람도 있지만 저는 조금 현실적인 이유로 비서가 된 경우예요.

그렇다면 지금 일에 만족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정말 만족하고 있어요. 자부심도 품게 되는 것 같고요. 제가 일하는 곳이 법을 다루는 곳이잖아요. 근로기준법이 잘 지켜지고 있어요. 6시 퇴근은 기본이고, 주말도 100% 보장되고요. 야근 자체가 많지도 않지만 야근할 경우 수당도 잘 나오고요. 육아 휴직, 출산 휴가 같은 것은 당연히 보장되죠. 요즘 여대생들한테 특히 인기 있는 직업이에요.

 

저녁과 주말이 ‘있는’ 삶! 오래오래 일하는 사람이 많겠어요?

여자가 많은 직업인데도 불구하고 본인만 원한다면 정년까지 다닐 수 있는 것 같아요. 비서라고 하면 어린 사람을 선호할 것 같다는 편견이 있잖아요. 그런데 사실은 경력자를 더 좋아해요. 경력이 쌓일수록 더 어렵고 중요한 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와 일할 수도 있고요.

 

업무환경이 참 부러운 직업이네요. (물론 MODU도 행복…으…으리!) 이쯤에서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해주세요.

지적재산권 팀에서 특허 관련 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저희 회사는 비서 1명이 변호사 3명을 담당하는데요. 법원이나 의뢰인에게 보내는 서류의 형식을 맞추고 관리하는 일을 하고, 변호사가 중요한 일정을 놓치지 않도록 알리는 일도 해요. 또 전화를 받는 일도 하죠. 단순해 보이지만 변호사가 하는 일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흐름을 따라가며 제대로 처리할 수 있어요.

 

법에 대해 잘 알아야 할 것 같아요!

법 전공자가 있긴 하지만 많진 않아요. 법 지식 있으면 좋긴 하겠죠. 하지만 법보다는 법원의 사무적인 절차나 실무를 더 잘 알아야 해요. 변호사들이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을 관리하고 진행하는 것이 우리 일이거든요. 변호사가 법을 다루고 저희는 법원에서의 절차를 살펴 업무를 돕는 거죠.

 

로펌 비서에게 꼭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꼼꼼함이 중요해요! 아무래도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들이잖아요. 실수가 있으면 안 되죠. 작은 것 하나하나가 변호사한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니까요. 그런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아요. 또 상황판단이 빠르면 좋아요. 그때그때 주어지는 일을 거의 바로 처리해야 하거든요. 여러 가지 업무가 한꺼번에 왔을 때 어떤 일이 더 시급한지 우선순위대로 착착 진행한다면 업무효율도 오르겠죠. 물론 저도 아직 서투르긴 하지만요.

 

영어도 잘해야 할 것 같은데요?

법 시장이 개방되면서 점점 영어 쓸 일이 늘어나고 있어요. 외국 클라이언트도 많고요. 기본적으로 비서를 뽑을 때 로펌에서 제시하는 어학 점수가 높아요. 그래서 다들 영어는 잘하는 편이죠. 제2외국어도 잘하면 더 좋고요.

 

와, 비서를 꿈꾸는 MODU 친구들! 영어부터 시작하자. (OTL) 일하면서 보람을 느낀 적이 있나요?

처음에는 법원 사이트에 제가 낸 문건이 등록되는 것도 신기했어요. 사회적으로 화제가 된 사건 중에 제가 관여했던 것이 나오면 그것도 괜히 뿌듯하고 그래요. ‘내가 사회 문제에 숟가락 정도는 얹고 있구나’ 싶어서요.(웃음)

 

업무에 단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마감 시간이 정해진 업무들이 많아요. 거기에 맞춰서 일을 해야 하니까 조금 힘들 때도 있죠. 또 변호사들은 출장, 재판, 기업 실사 등으로 자리 비울 때가 많거든요. 그럴 때 비서들이 클라이언트 전화를 다 받아야 하니까 자리를 비울 수가 없죠. 점심시간 12시부터 1시 사이에만 조금 자유롭고 나머지 시간은 그렇지 못해요.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전화 업무가 잦아 사교성도 좋아야 할 것 같아요.

그렇죠. 꼭 전화 업무가 아니라도 함께 일하는 변호사 중에 나이 많으신 분들도 많고 하잖아요. 살갑게 잘 다가가는 성격이면 적응하기 쉽죠. 눈치 있고 센스 좋은 친구들이요. 실제로 그런 성격의 사람들이 많고요.

 

그런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 서로 스트레스를 주고받지도 않을 것 같은데요?

맞아요. 비서 동기나 선후배끼리도 친하고요. 서로 의지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변호사분들도 다 잘해주시고, 배울 점도 많고요. 사람 때문에 힘들었던 적은 거의 없어요.

 

보통 일하면서 제일 힘든 게 사람 때문이라고 하잖아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런 반면 비서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아직도 좀 있잖아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일반 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이 상사 심부름이나 잡무처리 때문에 화나서 “내가 무슨 자기 비서야? 나한테 왜 그런 걸 시켜?” 하면서 하소연할 때가 있는데요. 그런 말을 직접 들으면 조금 속상하긴 해요. 비서가 하는 일이 낮게 평가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사실 비서 일이 그런 잡일만 있는 건 아니에요. 말했듯이 손도 많이 가고 한 번에 여러 가지 일도 해야 하고요. 실제로 비서가 하는 일을 보면 ‘어렵네’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도 비서에 대해 잘 몰라서 하는 말은 어쩔 수 없죠. 우선은 제가 만족하며 일하고 있으니 그걸로 좋아요.

 

비서를 꿈꾸는 MODU 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비서 일을 시작하기 전보다 지금 더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운동, 악기 같은 취미활동부터 어학 공부까지요. 자기계발을 끊임없이 할 수 있는 좋은 직종인 것 같아요. 비서도 또 하나의 전문직종이니까 자부심을 가지고 꿈을 좇았으면 좋겠어요. 비서의 기본은 성실함이에요! 전공은 중요하지 않지만 어학 성적이나 학점 같은 것들은 꾸준히 관리하세요.

 

진로 고민이 많은 청소년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취업이 힘들다, 대학 간판이 중요하다, 과가 중요하다 이런저런 말이 많잖아요. 그래서 고등학생 때부터 취업을 위한 학과만 쳐다보는 것 같아요. 그런데 꼭 경영, 경제학과를 나와야 취업이 잘되고 행복한 것은 아니거든요. 저도 로펌 비서라는 직업을 대학교 4학년에야 알았어요. 비서에 대한 편견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일하면서 정말 즐겁고 좋거든요. 내 길이 무엇인지, 그 길이 언제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에요. 남들이 좋다는 것을 따라가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꾸준히 하세요. 그러다 보면 본인한테 맞는 길이 자연스럽게 보일 거예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세상은 넓고 다양하답니다.

 

<비서 자격증>

비서도 자격증이 있다? 자격증이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있으면 좋다니 한번 알아보자고. 관심 있는 친구들은 미리 공부해봐~

 

시험일정: 1년에 2번. 보통 5월과 11월

응시자격: 제한 없음!

시험과목

필기시험-비서실무, 경영일반, 사무영어, 사무정보관리 4과목

실기시험-워드프로세서, 컴퓨터활용능력, 한글속기, 전산회계운용사 종목 중 택일

 

<깨알 궁금증>

여자가 많은 것 같다? 비서 업무에 따라 다르다.

무조건 정장을 입어야 할 것 같다? NO! 캐쥬얼 정장. 생각보다는 복장에 관대하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을 것 같다? NO! 다른 직장과 마찬가지. 비서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비서들끼리 모여있다.

외모가 중요할 것 같다? Hmm…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다들 예쁘긴 하다. 연예인 급도 많다.

 

NO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