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27호] 네이버 웹툰 <원 뿔러스 원> 청보리 작가

인터뷰/글 진주영

사진 나동현

장애와 비장애는 한 ‘뿔’ 차이

 네이버 웹툰 <원 뿔러스 원> 청보리 작가

 

 매일 밤 11시, 우리가 꼭 해야 하는 것. 바로 내일 웹툰을 누구보다 먼저 보는 재미!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웹툰이 제때 뜨지 않으면 그야말로 멘붕! 대박사건! 하루라도 웹툰을 보고 자지 않으면 꿈자리가 사납다는 에디터가 MODU 친구들을 위해 (사심 가득 담아) 준비한 기사! HERE WE GO!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정형돈, 지드래곤 커플이 미친 듯이 외치던 가사 “One plus one~”. 형용돈죵 커플도 언젠가 MODU에서 만날 날이 있겠지. 오늘은 네이버 웹툰 <원 뿔러스 원> 청보리 작가를 만나러 가보자!

 

아마추어 만화가를 위한 공간, 네이버 베스트도전만화에 연재하던 <원 뿔러스 원>. 2013년 12월에 네이버 웹툰에서 정식 연재를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당시 기분이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완전 신났죠! 정식 연재는 기대도 안 했는데 웹툰 담당자한테 전화가 온 거예요. 진짜 놀랐어요. 연락받은 다음 날 아침에 비몽사몽 상태에서 제일 먼저 한 생각이 ‘어제 이런 전화가 왔었는데…꿈이었나?’였다니까요.

정식으로 연재하게 됐다는 소식은 언제쯤 오나요?

저 같은 경우는 7, 8월쯤 연락이 왔어요. 연재 확정 공지를 올리기 전까지는 비밀로 하라고 해서 부모님께만 말씀드렸어요. 베스트도전만화에 연재는 안 하고 쉬면서 정식 연재를 준비해요. 내용도 보완하고 바꿔야 할 부분은 바꾸고요. 고민할 게 많았죠. 아, 그리고 정식으로 연재하게 되면 이전에 베스트도전만화에 올렸던 것들은 다 내려야 해요.

[MBC 예능 라디오스타 공식질문] 웹툰 작가에게 웹툰 담당자란?

좋은 파트너 같아요. 웹툰 작가로 생활하면서 필요한 부분에 도움도 받고, 조언도 얻고요. 저는 마감보다 빨리 원고를 보내서 담당자 의견을 먼저 듣거든요. 오타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도 고칠 수 있어서 좋아요. 물론 담당자가 작품 내용이나 흐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아요.

베스트도전만화에 연재를 시작한 이유가 따로 있나요?

제 작품을 공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사람들 반응도 궁금했고요. 그러다가 집안 사정이 조금 안 좋아지면서 정식 연재가 간절해지긴 했죠. 그런데 처음부터 정식 연재가 목표는 아니었어요. 그럴 생각이었으면 <원 뿔러스 원>이 아니라 다른 작품을 그렸을 것 같아요. 좀 더 장르성이 확실한 걸로요.

 

애니메이션학을 전공했다고 들었어요. 어릴 때부터 만화가가 꿈이었나 봐요!

사실은 어릴 때는 수녀가 꿈이었어요. 그때도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죠. 그런데 어릴 때 주위 어른들이 수녀가 되면 기도하느라 바빠서 그림 그릴 시간이 없다는 거예요. 기도와 그림 둘 중에서 고민을 하다가 만화가로 꿈을 바꿨어요.

전공이 당연히 웹툰 작가 일에 도움이 되겠죠?

그렇죠. 훌륭한 교수들한테 배울 수 있는 기회잖아요. 도움이 안 될 수가 없죠. 뭐든지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웹툰 작가가 되기 위해 꼭 해야 하는 공부가 있는 건 아니지만요.

 

토요일 밤 11시에 만날 수 있는 대작 스멜~ 일요웹툰 <원 뿔러스 원> 소개 좀 해주세요.

<원 뿔러스 원>은 각자 사정이 다른 선천적 장애인과 후천적 장애인 아이가 만나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는데요. 뿔이라는 가상 신체 부위를 만들어서 뿔의 위치나 개수에 따라 장애, 비장애를 나누는 세상의 이야기를 다뤄요.

뿔! 가상의 신체 부위를 만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실제 장애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엔 조심스러운 점이 많았어요. 만화 내용상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손가락질을 받거나 욕을 먹기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만약 다리가 불편한 이들을 놀리는 장면이 제 만화에 나온다면, 실제 다리가 불편한 분들은 제 웹툰을 보면서 상처를 받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반면에 세상에 뿔이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장애라는 소재를 풀어나가는 데 따르는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었어요.

장애를 주제로 한 작품을 그리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저희 아버지가 몸이 불편하시거든요. 초등학생 때 가족을 주제로 쓴 글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때 제가 발표를 하고 나서 교실 전체에 정적이 흘렀어요. 이유는 아시죠? 그 후로도 친구들한테 아버지 얘기를 하면 이상하게 조용해지는 거예요. 저는 아무렇지 않은데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거죠. 이런 경험을 하면서 장애를 주제로 만화를 그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어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다를 게 없다는 걸 알리고 싶었나 봐요.

<원 뿔러스 원> 독자들이 작품을 통해 이렇게 변했으면 좋겠다~ 하는 점이 혹시 있는지 궁금합니다.

크게 없어요. 작품 하나로 누군가를 바꾼다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요. 아직 신인 작가고 부족한 점도 많으니까요. 지금은 제 만화를 보고 그냥 즐거우셨으면 해요. 만화라는 게 그런 거잖아요. 재미있게만 봐주셔도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물론 10명, 아니 단 1명이라도 <원 뿔러스 원>을 보고 ‘아, 내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거랑 조금 다르구나’ 정도 생각해주시면 좋긴 하죠.꼭 그러지 않으셔도 괜찮고요. 우선은 재미있는 작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싶어요.

 

웹툰 작가가 직접 꼽는 <원 뿔러스 원>의 명장면! 혹은 명대사는 무엇인가요?

제가 꼽는 <원 뿔러스 원> 속 명장면, 명대사는 아직 안 나왔어요. 아마 10월쯤엔 나오지 않을까 해요.(웃음) 그런데 독자들이 생각하는 명장면, 명대사는 똑같더라고요. 1화 때 주인공 한도림이 태어나는데 사람들이 다 놀라요. 아이 머리에 뿔이 하나 있거든요. 현실이라면 아이 머리에 달린 뿔 하나가 다른 점이잖아요. 그런데 그 장면에서 아이 엄마가 이렇게 말해요. “뿔이!! 뿔이?! 왜 하나밖에 없는 거죠?” 그전까지는 사람들 머리에 뿔이 안 보이다가 이 대사 때부터 뿔이 보여요. 다른 사람들은 뿔이 2개씩 있거든요. 이게 반전인 거에요. 많은 독자들이 이 장면을 인상 깊게 봤다고들 하더라고요.

각 인물에 대한 애정순위도 궁금한데요?

독자 입장으로 만화를 보면 좋아하는 인물이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작가가 되어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정말 못된 놈 빼고는 다 애정이 가요. 굳이 따지자면 주인공 정도? 아무래도 비중이 크고 주변 상황이나 성격 같은 설정도 공을 많이 들였으니까요. 아! 그리기 쉬운 인물은 있어요. <원 뿔러스 원>에서는 구안이가 제일 편해요.

 

웹툰 작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설명 부탁해요.

저 같은 경우는 콘티 빼고는 100% 포토샵으로 작업해요. 콘티는 짤 때도 있고 안 짤 때도 있어요. 머릿속에서 내용 전개가 완벽하게 정해진 경우는 콘티를 짜요. 그런데 작업하다 보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서 콘티 안 짜고 바로 그림 그릴 때도 많아요. ‘콘티-스케치-색칠-효과’ 이런 순서라고 생각하면 돼요.

작품 시작하기 전에 준비기간도 길 것 같아요.

작품마다 다른데요. 어떤 작품은 자료 수집, 스토리 구상까지 2년 정도 걸린 적도 있어요. 반면 <원 뿔러스 원>은 전체 스토리 틀, 세계관 잡고 내용 보완하는 데 2달밖에 안 걸린 것 같아요. 베스트도전만화에 연재를 하면서 계속 수정하고 다듬기도 했고요.

<원 뿔러스 원>은 일주일에 한 번 연재되고 있는데요. 일주일에 한 번 마감이라니! 엄청 힘들 것 같아요. (한 달에 한 번 마감도 힘든 MODU으리)

힘들죠. 프로 작가들은 일할 때 딱! 일하고 쉴 때 딱! 쉬고 하겠지만 저는 아직 신인이라 벅찬 감이 있어요. 마감 끝나고 쉬면서도 계속 다음 화를 생각하게 되니까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죠. 또 그림 그리기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편이라서 밤도 자주 새워요.

그렇게 열심히 작업하는 원고가 도중에 날아가면진짜 속상하겠어요.

스케치 때 날아가면 그나마 괜찮죠. 색칠 과정에서 날린 적이 있는데 진짜 이런 생각까지 했어요. ‘악마가 있다면 수명의 1/10을 주고 원고를 돌려놓고 싶다’고요. 그러면서 계속 자책을 하죠. ‘아, 왜 저장을 안 했지. 왜 저장을 안 했지. 왜’하면서. 그래도 그나마 정식 연재 전이어서 다행이었어요. 요즘은 자주 저장하려고 노력합니다.(웃음)

앞으로 어떤 만화가가 되고 싶은지 궁금해요!

오래오래 일하고 싶어요. 제 작품, 이야기를 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고 좋거든요. 손에 힘이 빠지지 않는 한 계속해서 재미있는 작품으로 보답하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생각해둔 소재가 정말 정말 많거든요.

웹툰 작가를 꿈꾸는 MODU 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해요.

웹툰 작가로 데뷔할 때 필요한 것은 실력과 운이라고 생각해요. 웹툰 작가가 되고 싶다면 지금 당장 그리기를 시작하세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보여주세요. 나 혼자 보기는 아깝잖아요. 많은 사람이 봐야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다 보면 기회가 올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력이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 미리미리 준비하세요J

어릴 적 꿈인 만화가가 된 지금,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요즘은 꿈을 안 꾸는 게 아니라 아예 꿈꿀 여유가 없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세상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학과나 직업만 바라보고 산다는 것은 조금 슬픈 일이잖아요.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라도 꿈꿔보세요! 그게 꼭 실현 가능해야 하고, 또 특정한 직업이어야 할 필요는 없어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미래에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를 생각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MODU 친구들은 꼭 꿈을 꾸고 이뤄가길 바랄게요!

 

<깨알 인터뷰>

MODU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많은 친구들이 웹툰 작가에게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았어. 인기 있는 직업이라 그런지 정말 많더라고. 본 인터뷰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깨알 같은 질문들, 여기에 다 모았다! 앞으로도 MODU가 만나는 직업인에 직접 질문하고 싶다면 MODU 카카오스토리를 주목해.

웹툰 작가의 장단점은 뭔가요?장점은 프리랜서라는 거, 단점도 프리랜서라는 거. ^.^

웹툰 작가는 쉴 때 뭐 하고 노나요? 밀렸던 책, 만화책 보고 그리고 싶은 그림도 마음껏 그려요. 남들이 볼 때는 일할 때도 그림, 쉴 때도 그림이지만 저한테는 그게 쉬는 거예요.

웹툰 작가 수입이 궁금해요!혼자나 2명 정도는 먹고 살만하지 않을까요? 저희는 4가족이라 조금 빠듯해요.

웹툰은 반응이 실시간으로 오잖아요. 댓글 다 보나요? 밤새워서라도 다 읽어요.

원고 마감일을 잊은 적이 있나요? 1주일에 한 번 시험을 친다고 생각해보세요. 잊을 수가 없죠.

만화가는 왜 새벽에 일하나요?꼭 새벽에 일한다! 이게 아니라 하다 보면 새벽이 되는 거에요.

다른 웹툰 작가님들이랑 친한가요? 네이버는 작가 친목모임을 자주 만들어주는 편이에요. 열심히 다니다 보면 친해질 수밖에 없죠.

네이버는 웹툰 마지막에 ‘작가의 말’이 있잖아요. 어떻게 쓰는 편인가요? 그 부분이라도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해요. 앞으로 내용이 진행될수록 우울한 분위기가 강해질 거라서요.

 

청보리란 이름은 본명인가요? 라는 질문에 ‘아니다. 청보리는 아직 덜 익었다는 뜻인데 작가로서 그런 사람인 것 같아 청보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답한 청보리 작가! 나중에 연륜 있는 작가가 되면 다 익었다는 뜻의 흑보리로 바꿀 생각이라는 말도 덧붙였어.

청보리에서 흑보리가 되는 그 날까지 멋지고 재미있는 작품 많이 부탁해요J항상 챙겨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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