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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 남녀상열지사-어장에서 흐느적거리는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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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탐

팔딱팔딱! 어장에서 흐느적거리는 너에게

남녀상열지사: 탐의 연애가이드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고2 가인st(믿거나 말거나) 신망고라고 합니다. (수줍) 진짜 대박 심각한 고민이 하나 있어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거의 사귄다고 말만 안 했지 사귀는 거나 다름없었는데 지금 완전 멘붕이에요. 일단 만난 곳이 진짜 특이해요. 미국에 계신 이모네서 방학 동안 지내다가 혼자 들어오게 되었는데, 다 낯설고 해서 뭔가 모르게 긴장하고 불안해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오빠(남. 20세)가 바로 제 옆자리 사람이었어요. 읽을 것도 주고, 같이 영화도 보고. 또 기내에 있는 시간이 절대 짧은 시간이 아니잖아요. 내내 붙어있다 보니까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됐는데 공통점도 진짜 많고 이야기도 잘 통하는 거에요. 계속 같이 밥 먹고 잠들고 일어나고 막, 오랜 시간 동안 앉아있어야 해서 불편할 법도 한데 둘 다 정말 재미있었어요. 막 웃느라 낄낄대면서 다른 사람들 눈치 보면서 쉿쉿할 때는 정말ㅠㅠ 영화 속 주인공이 된 줄^.^ 페북 친구도 하고 연락처도 주고받았죠. 오빠는 미국에서 학교를 이미 졸업하고 한국으로 대학을 갈 예정이었어요. 아 (곧) 대학생 오빠라니, 내 인생에도 드디어 빛이 오는구나 라며 감격에 젖었죠. 한국에 친구가 많지 않다고 해서 또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죠. 막 한 명은 서울 살고 한 명은 제주도 살 수도 있는데 지역도 비슷해서 열 번 정도? 만난 것 같아요. 매일 연락 주고받고. 이 정도면 진짜 거의 사귀기 직전 아닌가요? 친구들은 호들갑 떨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언제 고백을 받냐 뭘 입냐부터 시작해서 난리난리. 근데! 문제가 이 오빠가 한 이 주 전? 부터 연락이 뜸-해진 거에요. 물론 한국 와서 다 새로 준비해야 해서 많이 바쁜 거 알고는 있는데…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 이럴 수도 있는 건가요? 연락해도 답도 다음날 오고, 무슨 말을 해도 시큰둥하고 보자는 얘기도 안 하고요. 찔끔찔끔 썸 타는 거였으면 모르겠는데 열 번 넘게 만나서 영화보고 밥 먹고 놀러 다녔는데… 이럴 수 있나요? 아니 어떻게 이럴 수 있죠ㅠㅠ 친구들은 한 번 더 연락해보라고 하는데 대답이 시큰둥하니까 기분도 엄청 상하고… 답답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바쁘면 남자들은 이럴 수 있는 건지? 아니 열 번이나 만난 거면 굳히기 들어간 거 아닌가요?

 

#이런 안타까운 사연이……

일단 잔소리로 시작해 볼까 해. 왜 이렇게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했을까! 아무 사이도 아닌데 매일 연락하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틈나는 대로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주말에는 영화를 보는 일은……물론 사귀기 전 단계로 보았을 때, 참으로 바람직한 모습이긴 해. 하지만 이 관계가 지속되며 아무 진전이 없다면? 서로에 대한 신의와 책임감이 없이 계속되는 만남은 언제 그랬냐는 듯 쉽게 떠나가도 할 말이 없어. 그렇다고 해서 항상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는 그런 말은 아니야. 하지만 그 관계를 흐지부지, 본인 스스로조차 방치했다면 그렇게 떠나버린 상대에 대해서 나 역시 100%의 비난을 할 수 없다는 거지.

일본의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가 이런 말을 했어. 남녀 관계에서 단둘이 저녁 식사를 세 번씩이나 갖고도 아무 일 없을 때는 단념하는 것이 좋다. 이 말에서 우리가 포커스를 맞춰야 할 부분은 숫자 3이 아니야. 하지만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하는 것은 항상 상대방일까? 왜 나는 그(혹은 그녀)의 행동을 기다리고만 있었을까도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어.

 

#남자가 연락이 안 되는 경우는 삼중고

친구들은 연락을 해보라고 하지만 글쎄, 내 생각은 조금 달라. 그렇게 연락을 해서 끊어질락 말락 하는 끈을 억지로 끌어당긴다고 해서 긍정적인 변화가 올까? 남자가 연락이 안 되는 경우는 ‘삼중’이라고 하는 말을 최근에 어디선가 들었지. 상중(喪中) 병중(病中), 그리고 옥중(獄中) ……^^. 이렇게 말 할 만큼 연락이 없는, 안 되는 경우는 아웃 오브 안중…일 가능성이 농후해. 물론 오빠는 바쁠 거야. (나한테 오빠는 아니지만^_ㅠ) 위로ver을 몇 자 적어보자면, 얼마나 정신이 없겠어. 막 이제 학교를 졸업해서 다소 낯선 공간으로 왔고,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야 하는데 말이지. 계획한 일도 많을 거고, 불안감도 있겠지? 하지만 보고 싶고, 궁금한 이성에게 연락할 마음의 자리마저 바짝 말라버릴까? 물론 평온한 삶이 지속되는 상황이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을지 몰라. 조금 더 마음을 쓰고 연락해 볼 여지가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이미 뜨뜻미지근해진 홍시를 찔러봤자! 쑤시던 손가락에 단물만 묻어나올 뿐…이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건네 봅니다.

MODU 친구들도 들어봤을 거야. 남자는 관심 없는 여자에게 밥을 사 먹으라고 돈을 주면 줬지, 같이 마주 앉아 먹을 시간을 내어 주진 않는다는 이야기. (아, 처음이라면 잘 알아두도록 해^^)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사연의 주인공은 열 번의 시간을 할당 받았!으나…그가 망고 양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건 분명한 사실인 것 같아. 열 번이라는 숫자가 말이 쉽지 그렇게 여러 번 만나기가 쉽지 않잖아. 일주일에 한 번이어도 석 달은 훌쩍 지나가는데 말이야. 만난 장소도, 순간도 로맨틱하고 이후 이어지는 만남들도 충분히 그도 즐거웠을 거야. 하지만 아무것도 분명함 없이 만나고 헤어지고를 지속하다가 끝내 지금은 연락이 없는 그는 과연 좋은 놈일까? 그의 어장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 홀로 어장의 왕이 되는 듯했으나 광활한 그곳에서 방생된 망고양ㅠㅠ. 그놈은 좋은 놈이 아니야. 이렇게 우리 보는 눈을 키워간다고, 똥 밟았다고 생각하자.

너 따위가 감히 읽씹…? 가만두지 않겠다

더 이상 연락과 어필을 통해 그의 승리감st, 오만함에 힘을 실어주지 말 것. 이렇게 썸을 타고 뒤집고, 태우는 친구들에게 하나의 안건을 제시해볼까 해. 직구를 던지는 거야. 돌고 돌아 빙빙 돌린 말보다는 레알 직구! 어디 곁눈질하고 슬슬 피할 틈을 주는 게 아니라 육하원칙에 기반한 직구를 던지는 거지. 이래도 맞고, 저래도 맞는 상황을 확실히 하고자 하는 물음은 절대 부끄러운 말이 아니야. 수동적으로 상대의 말을, 행동을 기다리기만 하는 건 너무 구시대적 사고발상 아니야? 오즈 야스지로의 말처럼 세 번 이상 단둘이 밥을 먹고 데이트를 했는데, 아무 반응도 없다면 비극의 서막이 올라가기 전에! 두 눈을 똑바로 보고 묻는 거지. 우리 무슨 사이야? 우물쭈물 눈을 피하는 하나의 행동이 부끄러운, 수줍음의 눈빛인지, 아닌지는 우리 잘 판단할 수 있는 MODU 친구들이잖아?

 

부록_MODU 팀의 한마디 거들기

솔로몬_썸 탄 것만으로 감사하셈ㅋ
집장_가인 스타일이라고요? 그런 나쁜 남자 말고 저는 어때요.

서른이 200일 남아 멜랑꼴리한 오빠_전 그런 사이 10명 넘게 있습니다. 전혀 이상한 게 아니에요 ^_~

타미_성시경이 말했죠. 이건 썸을 탄 게 아니라… 태운 거죠. 활활.

필자소개:  권탐

밤이면 자? 통화가능 해?라고 울리는 전화 때문에 비행기모드를 선호하는 만인의 연인.

 

*팬심 가득한 레터와 사연, 제보는 여기로 contents@modumagazine.com 불만은 안 받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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