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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새로운 시작, 3월

새로운 시작, 3월

‘한 해의 시작’이라고 하면 보통 설날을 떠올리지만 사실 학생 때는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야말로 진짜 한 해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은 느슨하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2월이 끝나갈 무렵부터는 몸도 마음도 ‘개학’을 준비하기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괜히 새로운 노트나 펜, 다이어리를 장만하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늘어지게 늦잠을 자거나, ‘당분간은 돌아오지 않을 기회’라는 생각에 비장한 마음으로 아침부터 밤이 될 때까지 친구들과 놀기도 했었습니다. (쓰고 보니 어떤 ‘개학 준비’라고 하기에는 조금 멋쩍은 구석이 있는 경험도 있네요.)

3월이라는 두 번째 한 해의 시작은 올 한 해의 새로운 다짐들이 생겨나는 시기이자, 한편으로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지에 대한 불안함이 공존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반드시 이루고 싶은 나만의 목표를 새로 설정하거나 연초에 조용히 다짐했던 목표를 되새기기도 합니다. ‘성적 올리기’라는 이 지구 상의 모든 학생들의 공통된 다짐 이외에도 개인적인 중요한 목표들 역시 빠질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다이어트라던가 이성 친구 사귀기와 같은 목표를 달성한 그 순간을 상상하면 흐뭇해지는 그런 목표들 말이죠. 이렇게 이것저것 계획을 세우고 다짐을 하다 보면, 문득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계획을 세우는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저 역시 궁금해져서 제 주위에서 소위 삶을 즐기며 살고 있는 지인들에게 ‘한 해 계획을 어떻게 세우는지?’에 대해 슬쩍 물어봤는데 그중 재미있는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저는.. 하나 해 보는 게 있다면, 제일 마지막에 ‘2014 End-image’ 라는 걸 넣어요. 올해 말에, 나의 일상적인 모습이 어땠으면 좋겠다- 를 글 쓰듯이 쓰는 건데요, 계획 세우고 메일에 저장한 다음에 가끔씩 보거든요. 다른 것보다 저 End-image 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 해 계획을 세우면서 몇 년 전부터 중점을 두는 건 꼭 그 해에 해야 하는 것을 선별하는 것입니다. 늘 습관처럼 살 빼기, 운동하기와 같은 것들은 어쩌면 늘 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2014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 또는 꼭 2014년에 해야 하는 것을 고민해 보는 것이 중요한 건데 사실 이렇게 접근 한지는 저는 얼마 안됐습니다 (웃음).”

아래와 같은 독특한 의견을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중략)….즉, 시간이라 함은 기본적으로 마디가 없고 끝없이 연속적으로 흐르는 것인데 그것을 지구의 공전에 꿰어 시간을 마디로 나누는 것이 너무나도 인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겐 특별한 새로운 계획은 없습니다. 다만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1초도 지체하지 않고 지금 즉시 실행하는 것” 그것이 저의, 소위 새해계획이라는 단어에 대응되는 의미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할만한 사례가 있으신가요? 덧붙여서 저 같은 경우에는 매년 그 해의 단어를 선정하곤 합니다. ‘People’이라는 단어를 테마로 삼았던 해에는 가족 및 친구와 같은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려고 노력했었고, ‘Health’를 테마로 했던 해에는 꾸준히 운동을 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번 테마로 정했던 단어는 그 해가 지나가더라도 다른 단어와 함께 꾸준히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 해를 계획하고 실천해나가는 것 같은데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계획을 세워나가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혹시 내 목표가 너무 거창하지는 않을까, 이루지 못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계신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 다카하시 아유무의 Love & Free에 나오는 아래의 문장이 대답을 대신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필요한 것은 용기가 아니라 각오.

 결정을 해버리면 모든 것은 돌아가기 시작한다.”

어쩌면 아유무 작가의 말처럼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다짐을 하는 것의 숨겨진 진짜 비밀은 바로 이런 게 아닐까요? 이루어내 보이겠다는 각오. 사실 이 문장은 제가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마다 소리 내어 읽곤 하는 문장입니다. “필요한 것은 용기가 아니라 각오.”라고 말하고 나면, 조금은 더욱 씩씩해진 기분이 들더라고요.

이와 같은 새롭게 뭔가를 다짐하는 시기임과 동시에 개학이라는 것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과의 동의어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담임 선생님, 초등학교 시절부터 매년 예외 없이 겪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긴장되고 불안한 건 왜일까요? 혹시나 무섭기로 유명한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이 되지는 않을지, 친한 친구들과는 다 떨어져 반에 아는 친구가 거의 없다던가 하는 온갖 생각들이 다 들곤 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사실 한 달만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까맣게 잊어버리고 마는 근심걱정인데 말이죠.

다양한 새로움과 조우하게 되는 3월, 서양의 철학자 니체는 ‘가장 넓은 사랑으로 맞서라’고 우리에게 조언합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가장 넓은 사랑으로 즐겁게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시길 바라며, 공부건 새로 사귄 친구건 어딘가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생길 때는 니체의 말을 다시 한 번 새겨보시길.

“공부나 교제, 일이나 취미, 독서 등 무엇인가 새로운 일에 맞닥뜨렸을 경우의 현명한 대처 요령은 가장 넓은 사랑을 가지고 맞서는 것이다. 꺼리는 면, 마음에 들지 않는 점, 오해, 시시한 부분을 보아도 즉시 잊어버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그 모든 것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이며 전체의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잠자코 지켜본다. 그럼으로써 드디어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무엇이 그것의 심장인지 확연히 들여다볼 수 있다. 좋다 혹은 싫다와 같은 감정이나 기분에 치우쳐 도중에 내팽개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넓은 사랑을 갖는 것. 이것이 무언가를 진정으로 알고자 할 때의 요령이다.”

 

-       니체의 말

니체의 여러 저서의 내용들을 축약해놓은 소위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저서에서 발췌된 문구들을 주요 테마 별로 묶어서 부담감 없이 니체를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책이다. 특히 니체를 처음 읽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

-       Love & Free

다카하시 아유무가 그의 아내와 함께 세계 여행을 하며 쓴 에세이집. 쉽게 쓰여진 책이라 누구든 부담 없이 볼 수 있지만, 그가 전하는 문장들은 본질을 꿰뚫는다.

 

* Summer Park (박현주)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Book Therapist이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두산인프라코어 미래전략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기반의 비영리 단체인 Inspiration Market의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다. 항상 즐거운 일을 찾아 헤매고 있으며, 현재는 ‘책을 전 세계로 여행시키자’는 컨셉의 Dearbook Project를 진행 중에 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누군가의 가슴에 전류처럼 흐를 한 마디를 찾기 위함이다.” – Summer Pa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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