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캠프 MODU DREAMERS

[24호] 다른 길을 가는 청소년, 유건희

인터뷰/글 진주영 사진 이진혁

제과,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국제기능올림픽 제과직종 동메달리스트 유건희

 2014년 들어 처음으로 만난 다른 길을 가는 청소년! 와우, 풍채부터 남다르다, 남달라! 청소년기본법 제3조 1항에 의하면, “청소년”이라 함은 9세 이상 24세 이하의 자를 말한다고 되어 있어. MODU는 분명 청소년을 만나고 왔으니 오해하지 않길 바라. 그럼 도대체 (풍채 외에도) 어떤 다른 점이 있는지 한번 알아볼까?

국제기능올림픽 제과직종 동메달리스트라고 들었습니다! 제과제빵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중학교 3학년 때 시작했어요. 제과제빵 한번 해보겠냐고 제안해주신 선생님 덕분이죠. 공부에 흥미가 있던 학생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거든요. 일단 시작해봤는데 재미도 있고 즐거운 일이더라고요.

얼떨결에 시작했는데 적성에 잘 맞았나 봐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열심히 한 일이거든요. 만드는 과정부터 누군가 제 작품을 보는 것도 좋고,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 기쁘고요. 또 부모님께서도 제가 선택한 길을 믿고 지원해주셔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국제기능올림픽이 목표였나요?

그렇지는 않았어요. 제과제빵을 한다고 해서 다 대회에 나가는 건 아니거든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대회에 나갔는데 지는 것도 싫고, 한번 끝까지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힘든 부분도 많았을 것 같아요.

몇 가지 있죠. 일단은 공주 출신이거든요. 그런데 학원은 서울이니까 고1 때는 주말마다 왔다 갔다 했었어요. 그러다가 고2 때부터는 서울에서 살았죠. 숙소생활도 하고 고시원에서 자취도 하면서요. 대회를 준비하다 보면 경제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많아요. 이것저것 도구도 많이 사야 하고, 재료비도 많이 들거든요. 그래서 도움받은 분들이 정말 많아요. 진짜 감사해서 더 열심히 했어요.

멋지네요! 국제기능올림픽에 나가는 일도 꽤 힘들 것 같은데요. 제과직종 국가대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1년에 1번씩 열리는 지방기능대회와 전국기능대회를 거쳐야 해요. 지방기능대회에서 통과하면 전국기능대회에 나갈 수 있는데 그 대회에서 3명을 뽑아요. 그리고 1년 뒤에 또 전국기능대회에서 우승한 3명까지 총 6명이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러요. 한 마디로 국가대표가 돼서 국제기능올림픽에 나가기까지 짧아야 2년이 걸리는 거죠. 보통 3~4년 정도 준비하는 편이에요.

국가대표 선수인 만큼 연습량도 장난 아닐 것 같아요!

하루에 4~5시간 자고 밥 먹는 시간 빼고는 무조건 연습이죠. 기계처럼 배우고 기계처럼 연습해요. 국제기능올림픽 대회에서 제과직종은 나흘 동안 하루에 6시간씩 6종류의 작품을 만들어요. A조와 B조로 나눠서 진행되는데 조별로 주어지는 점심시간이 다르거든요. 한창 작업하다가 중간에 끊어야 하니까 이것도 성적에 영향을 미치거든요. 그래서 A조일 경우, B조일 경우로 나눠서 시간 분배하는 연습도 해요. 나라마다 쓰는 재료도 다르니까 재료 공부도 많이 하고요.

와, 어쩌면 공부하는 것보다 더 힘든 과정일 것 같은데요. 그만큼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얻은 동메달이란 결과가 참 값졌을 것 같은데요. 기분이 어땠나요?

동메달도 좋은 성적이지만 정말 아쉬웠어요. 단지 국가대표라는 이유로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도움 주신 분들이 진짜 많거든요. 그런 분들한테 보답하려면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거든요. 어렵게 준비해서 나간 대회인데다 금메달하고 점수 차도 0.6점이었거든요. 게다가 마지막 날 역전 당한 거라 더 속상했어요.

안타깝네요. 그렇지만 동메달도 충분히 멋집니다! 2013년에는 한국스카우트연맹에서 Youth Hero(자랑스러운 청소년 대상)도 수상했다고요? 정말 청소년인 거죠? 하하.

그렇죠. 하하. Youth Hero 역대 수상자 중에 여자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도 있었어요. 다른 수상자들도 진짜 대단한 사람들이에요. ‘이렇게 훌륭한 사람들하고 같은 상을 받는구나’ 싶어서 진짜 영광스러웠어요.

짱짱맨! 제과제빵 진로를 희망하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포기하지 말았으면 해요. 저도 제과제빵을 하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어요. 경제적으로 부모님께 죄송하기도 했고 연습도 힘들었고요.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 일을 좋아했기 때문이에요. 제과제빵에 흥미를 잃었다거나 하는 이유로 그만두는 친구들은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거니까 더 잘됐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요. 주변에 보면 제과제빵을 좋아하는 데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은데요. 그런 경우를 볼 때마다 진짜 안타까워요. 제발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정진했으면 좋겠어요. 그럼 누군가 분명 도와줄 거예요. 그게 경제적이든 아니든 말이에요.

지금은 어떤 꿈을 꾸고 있나요?

소소하게는 우리나라 재료로 우리나라 입맛에 맞는 빵을 만들고 싶고요. 또 제과제빵을 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제과제빵 기능장, 명장도 되고 싶고요. 더 큰 꿈을 꾸자면 제과제빵 종주국인 유럽에서 제과제빵을 배우러 우리나라로 오게 하고 싶어요. 그 과정에는 다양한 일이 있을 수 있겠죠. 지금도 대회를 계속 나가면서 실력도 더 키우고 있고 후배들도 가르치고 있고요. 이렇게 계속 열심히 하다 보면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멋진 인터뷰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MODU 롤모델, 직업인 인터뷰에서 만나요! 청소년 유건희 군!

 

NO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