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24호] 세상에서 가장 높은 꿈, 승무원 김소연

인터뷰/글 진주영

사진 이진혁

세상에서 가장 높은 꿈, 승무원

 외항사 객실승무원 김소연

 MODU 3월호 달리다 특집을 기획하며 ‘하늘을 달리다-스튜어디스’ 인터뷰가 정해졌을 때, 섭외도 쉬울 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이게 웬걸! 대부분의 항공사가 유니폼, 기내 사진 등 여러 부분의 외부 노출을 막고 있었어. 럴수럴수 이럴 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멘붕에 빠진 MODU 편집부를 구원해준 단 1명의 천사가 있었으니, 그녀는 정말 하늘을 달리는 천사! 한 가지만 약속해줘. 이 인터뷰는 우리끼리의 비밀로 하자, 쉿!

-그동안 승무원 인터뷰 요청이 정말 많았어요. MODU 친구들이 엄청 좋아할 것 같은데요.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3년 차 외항사(외국계 항공사) 객실승무원 김소연입니다.

 

-반갑습니다. 언제부터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었는지 궁금해요.

예전부터 막연하게 공항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공항이 주는 느낌이 참 좋았거든요. 자유롭고 시야도 넓어지는 것 같고요. 그러다가 공항에서 일하려면 영어나 다른 언어를 잘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영어통번역학과를 전공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승무원이 되고 싶었으면 좀 더 관련 있는 학과를 지원했을 것 같아요. 아, 물론 승무원이 되는 데 크게 유리한 학과는 없답니다.

 

-많은 친구들이 꿈꾸는 직업인 만큼 준비과정도 어려울 것 같아요.

승무원, 의외로 쉽지 않았어요.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전에는 ‘외모 단정하고 영어 잘하면 되지 않을까’ 안일하게 생각했었어요. 그러다 여기저기 지원하고 떨어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좀 더 열심히 했죠. 승무원 아카데미도 다녀보고, 영어랑 일본어 실력도 더 키우고요. 승무원 지망생들이 승무원 아카데미를 많이 다니는데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되긴 할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승무원 아카데미보다는 다른 지망생들이랑 모의면접이나 자기소개서 등을 같이 준비한 게 더 좋았었어요.

 

-국내 항공사가 아닌 외국 항공사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어떤 항공사에서 일하는 게 꿈이 아니라 승무원이 꿈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지원하는 과정에서 점점 눈을 넓어지더라고요. 처음에는 국내 유명 항공사만 봤다면 저가 항공사도 보게 되고 외항사도 보게 되고요. 회사만 다를 뿐 업무는 같으니까요. 또 외항사만 가진 장점도 있거든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일할 수 있다는 점, 그래서 더욱 내가 가진 외국어 능력을 많이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점 등이죠. 지속해서 자기 계발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 굉장히 만족하고 있고 자부심도 큰 편이에요.

 

-외항사 객실승무원! 영어는 기본이고 다른 나라 언어도 잘해야 할 것 같아요.

그렇죠. 같이 일하는 직원들 국적도 다양하니까 대부분의 외항사에서는 영어가 기본이에요. 저는 면접도 영어로 봤어요. 덧붙여서 그 항공사가 일본계면 일본어, 중국계면 중국어 등 제2외국어를 하면 더 좋긴 하겠죠. 하지만 필수는 아니에요. 일하면서 충분히 배울 수 있거든요.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교육을 시켜주기도 하고요.

 

-필수가 아니라니 다행이네요. MODU 카카오스토리를 통해서도 많은 친구들이 승무원 관련 질문을 해주었는데요. 비행 외에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스튜어디스가 맡는 업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대로 설명해 드릴게요. 우선 머리나 화장, 유니폼 등 외적인 부분을 갖추고 비행 3시간 전에 사무실로 출근하죠. 그래야 비행 스케줄이 바뀌지는 않았는지, 승객 수는 몇 명인지, 특이사항이나 유의사항은 없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출발 1시간 전에 비행기에 타서 산소마스크, 구명조끼, 소화기 등은 제대로 준비되어 있는지, 청소 상태는 어떤지 등을 점검해요. 그래야 안전하고 쾌적한 비행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승객 탑승 20분 전에는 다 모여서 날씨나 비행 주의사항 등을 공유해요. 여기까지가 승객이 탑승하기 전에 승무원이 하는 일이에요.

-단순히 비행만 하는 게 아니었군요! 비행 때도 일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이후에는 어떤 일들이 승무원을 기다리고 있나요?

여기서부터는 다들 잘 아실 것 같은데요. 탑승하는 승객들에게 인사하고 짐 정리도 돕고요. 또 여러 가지 요청사항들이 많은 데 그런 것들도 같이 처리하죠. 그리고 이륙하고 나서 음료나 식사 등 서비스를 준비하고요. 이 외에도 다양한 요청이 많으니까 생각보다 쉴 틈 없는 직업이에요. 이런저런 업무 끝에 비행이 끝나면 다시 사무실로 모여요. 다음에 더 좋은 비행을 할 수 있도록 칭찬도 하고 반성도 하면서 의견을 주고받죠. 이 부분은 회사마다 약간 차이는 있을 것 같아요. 어쨌든 여기까지 해야 비로소 퇴근할 수 있어요.

 

-설명만 들어도 숨이 차네요. 장거리 비행은 더 힘들 것 같은데요. 중간에 휴식 시간이 있나요?

미국 같은 경우는 총 비행시간만 13시간이 걸리거든요. 식사나 여러 가지 서비스가 끝난 후에 2시간 정도 쉴 수 있어요. 모든 승무원이 한 번에 쉬는 게 아니라 2조로 나눠서 쉬는 편이에요. 객실승무원이 쉬는 곳은 벙커(Bunk)라고 부르는 데 여기서 일명 쪽잠을 자죠.

 

-안 그래도 MODU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승무원 관련 질문 중에 쪽잠을 자면서 머리스타일을 유지하는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하다는 친구가 있었는데요. 어떤가요?

하하, 다양하죠. 자는 스타일도 사람마다 다른데요. 푹 자고 싶을 때는 머리를 다 푸르고 자기도 해요. 대신 조금 일찍 일어나서 다시 묶어야죠. 일하면서 점점 노하우가 생기는 것 같아요. 목베개 등을 활용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곳에서 다시 돌아오기까지 보통 어느 정도의 시간이 주어지나요?

그때그때 달라요. 미국 동부 같은 경우는 보통 이틀 정도 쉬는 것 같아요. 도착해서 하루, 그 다음 날 하루 쉬고 나서 셋째 날 오전에 다시 돌아오는 편이에요. 동남아시아 쪽은 12시간 정도 머무르고요.

 

-그 시간만큼은 완전 자유로운 시간이라고 들었어요. 가장 기억 남는 곳이 있을까요?

음, 미국 시카고요! 시카고는 바람의 도시라서 1년 내내 바람도 많이 불고 춥고 그런 도시거든요. 그런데 제가 갔을 때 운 좋게 날씨가 정말 좋은 적이 있었어요. 그때 여러 명소를 돌면서 ‘아, 몇 시간 전까지 한국에 있었는데 지금 미국이구나, 유명한 곳에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드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감격스럽기도 했어요. 승무원이란 직업에 더 자부심을 느꼈던 순간인 것 같아요.

 

-그렇군요. 혹시 승무원들도 비행할 때 긴장하나요?

당연하죠.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운행 중에 갑자기 비행기가 흔들린다거나 하면 승무원도 걱정되죠. 비상탈출법이나 안전 수칙 같은 것을 다시 되뇌기도 하고요. 또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는 멀미도 하고 그래요. 일상적으로 하는 비행이지만 겁날 때도 많아요.

 

-승객들을 대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승객들이 고맙다고 인사하면서 내릴 때 항상 뿌듯해요. 특히 국제선 같은 경우, 외국 사는 자녀를 만나러 간다든가 등의 이유로 혼자 타는 어르신들이 많은데요. 세관신고서 같은 것들은 영어로 되어 있으니까 혼자 쓰기 어렵잖아요. 그럴 때 도와드리거나 더 친절하게 대하면 나중에 막 오셔서 손 붙들고 정말 고마웠다고 하시거든요. 그럴 때 진짜 보람되고 제가 되려 감사하기도 해요.

 

-그렇겠네요. 하지만 힘든 점도 많을 것 같아요.

다른 직업도 그렇겠지만 체력적인 부분이 힘들어요. 전에는 운동을 안 했었는데 요즘에는 일부러 시간 내서 운동도 하고요. 또 매번 시차가 달라지니까 한국 와서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해요. 음, 그리고 비행스케줄에 따라 주말에 일하고 평일에 쉬기도 하고 그때마다 다르니까 일반 직장 다니는 친구들이랑 일정이 안 맞을 때는 심심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것들을 다 감수할 수 있을 만큼 일이 좋아요. 매력적이에요.

 

-승무원이 되려면 외적인 부분도 중요한가요?

항공사마다 다르겠지만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얼굴이 예쁘고 잘생겨야 한다기보다 승객들이 다가가기 쉬운 친근한 인상, 깔끔한 느낌 등을 중점으로 보는 것 같아요. 또 기내에서 승객들 짐을 올리거나 정리할 때 키가 크고 힘이 세면 좋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도 비중을 두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고등학교 때부터 이런 부분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말고 윤기 나는 피부, 건강한 인상 등을 관리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외에도 스튜어디스를 꿈꾸는 MODU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승무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환상 같은 것들이 있잖아요. 멋진 유니폼에 캐리어를 끌고 공항을 또각또각 걷는 모습 같은 것들 말이에요.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니거든요. 그런 것만 생각하고 이 일을 선택하면 금방 지쳐요. 입사하는 과정도 힘들고 일하면서 어려운 부분도 많으니까요. 환상만 좇지 말았으면 해요. 하늘에서 일하고 싶다거나, 승객들이 안전한 비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거나 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사람들이 더 오래 일하고 결국 더 잘되더라고요. MODU 친구들도 승무원의 화려한 모습 말고 다른 부분도 고려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

하고 싶은 게 생기면 꼭 해보세요! 꿈은 자주 바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그때그때 경험해봐야 하는 것 같아요. 대학 시절에 신문사에서 일할 때는 기자가 될 줄 알았어요. 호텔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때는 호텔리어가 될 줄 알았죠. 공무원 시험 준비도 했었고요. 그렇지만 결국에 어릴 때 꿈꾸던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 승무원이 됐잖아요. 지금 직업에 만족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다 해봐서 미련이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 일이 제일 좋고 저한테 잘 맞는다는 걸 아니까요. 젊음의 특권이잖아요. 이것저것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둘 수 있는 거요. 또 그 과정에서 돈, 사람, 경험 등 뭐든 1가지는 얻을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망설이지 말고 다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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