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창간특별호] 스포츠서울 기자, 장강훈

스포츠서울 기자, 장강훈 

 

편집/기자-고보경, 김민석, 임수정

야구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죠. 지난 시즌에는 구장을 찾은 관중의 수만 600만을 웃돌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아직도 야구에 대해 잘 모르거나, 무관심한 사람들도 많아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또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열심히 경기를 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글을 쓰는 스포츠서울의 장강훈 기자님을 만나봤습니다.

<자기소개 및 업무소개>

안녕하세요. 먼저 MODU의 독자 분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예, 저는 스포츠서울에서 야구담당을 맡고 있는 장강훈입니다. 처음 기자가 된 것은 2003년이구요, 스포츠서울에는 2008년 2월에 와서 야구에 대해 본격적으로 기사를 쓰게 됐어요. 그 전에는 야구담당을 목표로 교육부 출입기자로 3년 있었구요, 다음에는 2년 반 정도 농림부, 식품안전의약청, 보건복지부 출입을 했었죠. 스포츠마케팅 관련해서도 1년 반 정도 했구요. 그러다가 스포츠서울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야구담당 기자가 하는 일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기본적으로는 신문에 야구기사를 게재하는 일을 해요. 직접 경기 보고, 감독이나 코치, 선수들하고 얘기를 해서 야구관중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대신 물어보고, 전달해 드리는 거죠. 팬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도 한 번씩 쓰고. 선수단과 팬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잖아요. 그 창구 역할을 저희가 한다고 생각해요. 또 선수단이나 코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모습과 밖에서 보는 모습이 다를 수 있잖아요. 저희는 그 부분을 다루면서 간극을 좁혀주는 일을 하는 거죠.

<진로 선택 및 준비 과정>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사실 제가 음악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고등학교 때는 밴드도 하고, 대학교 때도 홍대 같은 데에서 노래도 했었고. 그래서 어렸을 때는 라디오PD가 되고 싶었어요. 밤에 공부도 안하고 맨날 라디오만 듣고 그랬거든요. MBC FM의 24시간 프로그램을 다 알았고, CM까지 다 외우고 있었어요. 학교에서도 교복 안에, 팔 쪽으로 이어폰을 빼서 계속 라디오 듣고 그랬어요. 그런데 우연히 기자가 라디오PD보다는 더 비전이 있다는 조언을 들어서, 지원을 해봤다가 운 좋게 붙었어요.

, 정말 우연히네요. 그럼 특별히 야구 담당 기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게 되신 건요?

2003년 3월 10일에 첫 출근을 했어요. 그 때부터 ‘내가 여기서 잘할 수 있는 게 뭘까’하는 고민을 시작했죠. 사람들한테 뭔가 좀 제대로 알려줄 수 있는 거,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을 해보니까 야구밖에 없더라고요.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야구부였었고,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사회인야구부 하고 있거든요. 뭐, 어떻게 보면 넓은 의미에서는 다 선후배들이니까 더 애정이 가고, 뭔가 하나라도 더 전해주고 싶죠. 특히나 야구 싫어하시는 분들, 또 야구 모르시는 분들이 제 기사보고 ‘아, 야구에 이런 매력이 있구나. 야구장가서 한 번 봐야겠다’ 하셨으면 좋겠어요.

기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서는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음. 사실 기자가 되고 나서 준비를 많이 했어요. 아까 얼핏 눈치 채셨겠지만, 초등학교 3년, 중학교 3년 동안 수업을 한 시간 이상 들은 적이 없거든요. 그렇다 보니 (머리에) 들어있는 게 없겠죠? 그래도 뭐 어떻게 수능 점수가 잘 나와서 대학 갈 수 있을 정도는 됐어요. 근데 그렇게 가 봐야 할 수 있는 게 없겠다 싶어서 그냥 전문대를 가서 기술을 배우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그런데 학교를 다니다 보니까 공부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편입해서 졸업 하고 군대 갔다가, 말년휴가 나와서 언론사에 아무 생각 없이 원서를 냈는데 덜컥 된 거예요. 그때는 학력 위조 스캔들 터지고 그래서 이력서에 출신 학교를 안 쓰게 했었거든요. 뭐 그래도 아마 행정착오였을 거야 (웃음). 어쨌든 그렇게 덜컥 기자가 됐는데, 동기들은 이름만 대면 다 알 수 있는 학교 출신인데다가, 고등학교 때도 공부를 무지 잘한 아이들인 거예요. 그렇다 보니까 정말 못 따라가겠더라고요. 대화가 안 되니까. (웃음) 그래서 그때부터 책도 되게 많이 읽었고, 고등학교 전 과목 교과서를 한 서너 번 읽었어요. 이해가 안 되도 그냥 읽었어요. 그때 배운 게 교과서에 뭐가 있는 지만 알면 사회 나와서 뭘 해도 사람들이랑 대화가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야구 같은 경우로, 이론들을 많이 공부하고 가능하면 자주 야구장에 와서 경기를 봤어요. 선수들이랑 코치들하고 얘기도 많이 했고. 이런 것들이 지금 저의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어디 가서도 다른 사람들한테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서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이 되었던 거죠.

, 정말 노력파세요.

뭐 일단은 남들보다 좀 늦은 것 같다는 생각이 있으니까요.

글쓰기 같은 거는요? 그것도 노력하면 느는 건가요?

그렇죠. 쓰면서 늘죠. 이게, 글쓰기의 3원칙이 있어요. 이것도 문학 교과서엔가 나와요. 다독. 다작. 다상념. 3다라고 하거든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면 느는 거에요. 그리고 저는 거기에 더해서 조중동의 1면 기사랑 각 면의 톱기사들을 원고지에다가 그대로 따라 썼어요. 칼럼이나 신문수필도 매일 읽고 거기에 대한 감상도 쓰고. 이렇게 6개월 정도를 하니까 글의 오류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다음에는 같은 주제를 가지고 제가 구성을 다시 해서 기사를 써 봤어요. 그렇게 한 1년 하니까, 주변에서 기사 좋아졌다고 말씀들을 해주시더라구요.

 

<야구, 그리고 기자 장강훈>

아무래도 야구장에도 자주 오시고, 관련한 글도 많이 쓰시고 하니까 선수들하고도 친하시겠어요?

그렇죠. 원래는 ‘불가근불가원’이라고 취재원들하고는 가깝지도 멀지도 말라는 게 취재 원칙이거든요. 근데 저는 왜 그래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웃음). 그 사람들 덕분에 내가 밥 먹고 사는데, 가까워질수록 좋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대신에 그들이 뭔가 청탁을 해왔을 때, 부당하다고 생각이 되면 내가 거절할 수 있어야죠.

안 그래도 채태인 선수랑도 사진 찍으셨더라구요.

2009년 시즌 때 찍었죠. 제가 채태인 선수랑 닮았대요. 2011년 개막전 때 태인이가 만루홈런 치니까 문자가 한 백 통 이상 왔어요. 네 동생이 만루홈런 쳤다면서 (웃음). 저야 뭐 좋죠. 유명한 사람 닮았으니까.

기자 생활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2008년에 문학 경기장에서 기아랑 SK랑 경기를 했는데, 그 때 제가 SK 담당이었어요. 그 때 윤길현이라는 투수가 최경환 선수한테 좀 안 좋은 행동을 해서 난리가 났었죠. 제가 그 날 현장에서 있었는데, 경기 흐름이라든지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봤을 때 저는 길현이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이전의 상황을 보면 경기 양상이 그럴 수 밖에 없게 되어있다, 내가 투수래도 그렇게 했을 거다’하고 기사를 썼죠. 경기는 선후배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끝나고 가서 사과하고 그러면 되는 거지.

선배라는 이유로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하지 못하는 선수는 마운드에 설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날 제 기사 때문에 회사가 마비가 됐고, 제 회사 메일 용량이 다 차서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그러고 다음 날 잠실에서 SK랑 두산 게임이 있었는데, 기아 팬들이 출입문 앞에서 스포츠서울 장강훈 데리고 오라고 막 그랬어요. 그래서 제가 나가서 대표랑 얘기를 했죠. 결국에는 그 분이 수긍을 하고 갔어요.

그러고 그 다음에 윤석민 선수가 또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게임 끝나고 팬들이 선수를 때려서 이 친구가 그 다음날 경기에 못나왔어요. 그래서 또 썼지 (웃음). ‘그건 아니다, 안에서 유니폼 입은 애들끼리 말하고 풀었으면 그걸로 된 거다. 팬들한테도 모자 벗고 인사를 했으면, 그걸로 끝난 거다. 그런데 왜 팬들이 선수들을 때리고 욕하고 그러냐. 그거는 구단이나 야구를 사랑하는 행동이 아니다.’ 근데…

그날 또..?

그날 또 난리가 났어요. 아마 네이버에서 제 이름을 검색하면 맨 위에 뜰 거에요. 장강훈 뭐 하는 사람이냐고. (웃음)

하하. 그래도 장강훈 기자님의 기사를 좋아하는 분들도 있잖아요.

그렇겠죠? 근데 사람들이 저보고 절대 평범하지는 않대요 (웃음). 아까도 얘기했지만, 다수의 기자들은 학교 다닐 때 공부 열심히 하고 좋은 대학 가서 엘리트 코스 밟아서 온 사람들이에요. 이 분들은, 물론 안 그러신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야구를 머리로 이해를 해요. 근데 제 생각에는 야구라는 게임 자체가 모순덩어리에요. 논리로 설명이 될 것 같으면 드라마일 수 없죠.

야구시즌이 아닐 때는 뭐하세요?

농구를 하죠. 저는 농구도 담당을 하거든요. 근데 농구 같은 경우에는 그 전까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거든요. 근데 다른 사람들이 기사 쓴 거 보면 너무 잘 쓴 거에요. 그럼 쉬는 날에도 농구를 보러 가요. 그 때 감독이나 코치들 잡아서 설명해달라고, 물어보고 그래요. 내가 완벽하게 이해를 하고 있어야 글로 최대 80%까지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 사람들이 기자들보고 얇고 넓게 안다고 그러는데, 저희 같은 전문지 기자들은 담당 종목은 누구와도 대화가 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그래야 여기 종사하는 분들도 저희 말을 신뢰할 거 아니에요. 이렇게 하는데도 신문 보고 ‘에이 찌라시같이 썼네’ 그러면 정말 자존심 상해요. 그런 말 안 들으려면 열심히 해야지. (웃음)

 

<언론사 문화, 그리고 신고식>

기자실에서는 직급에 자를 안 붙인다고 들었어요. 부장님이 아니라 부장, 이런 식으로. 왜 그러는 건가요?

음. 예를 들어 정치부 기자가 대통령을 만났어요. 근데 막 주눅들어서 한 마디도 못하고, 대통령이 얘기하는 것만 굽신굽신 듣고 있으면 그건 취재가 아니잖아요? 반대로 서울역에 있는 노숙자를 만났어요. 괜히 무시할 수 있잖아요. 근데 우리는 그러라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거든. 노숙자들하고 동등한 입장에서, ‘뭐 힘든 것 없으세요?’ 이렇게 접근을 해야 되는 거에요. 옛날에 어떤 유명한 선배가, ‘기자는 대통령보다 낮지 않고, 구두닦이보다 높지 않다’라고 명언을 남긴 게 있는데, 그게 어떻게 보면 저희 정체성이죠. 누구하고도 얼굴을 맞대고 얘기할 수 있으되,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 이런 걸 조직에서부터 트레이닝을 해야 밖에 나가서도 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호칭으로나마 그런 걸 연습하는 거예요.

, 독특하네요. 실제로 그런 게 도움이 되나요?

네. 물론 윗사람에게 존대를 하긴 하지만, 호칭이라는 게 의외로 영향을 많이 미치거든요. 이 것 말고도, 처음 기자실에 들어오면 부장이 미션을 줘요. 아침 8시쯤에 어디 경찰서 가서 서장 자리에 앉아서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담배 피면서 서장 올 때까지 있으라고. 가서 그러고 있으면 서장이 들어오잖아요? 그때 ‘죄송합니다. 사실은 부장이 시키셔서~’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서장이 막 욕하고 그러면 같이 하고 그래요. 그럼 비서들이 와서 말리고 (웃음). 이런 것들도 기자들 트레이닝 과정 중 하나에요.

독특한 신고식이네요.

그렇죠. 조직폭력배들하고도 취재할 때에도, 겁내고 그러면 취재가 안 되니까요. 그 때 이런 깡이 있어야죠. 그리고 예전에는 사람을 잠도 안 재우고 극한으로 몰기도 했어요.

요즘은 그런 게 좀 없어진 건가요?

요즘은 그렇게 시키면 아이들이 회사를 그만둬버리니까요. 사실 이건 조금 아쉬운 부분이에요. 사실 사회인이라는 건 프로페셔널이니까. 프로가 누군가에게 뒤진다는 건 되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하루하루 되게 절박하게 최선을 다해야죠. 어떤 일이든 처음 시작해서 3년 동안은 그런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되게 매너리즘에 빠져서 일도 하기 싫어지고 게을러져요. 그럼 도태되겠죠.

<미래 계획>

기자님의 10년 후의 모습은 어떠실 것 같으세요?

10년 후에도 지금하고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다만, 조금 더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면 야구해설을 할 수도 있고, 책을 꾸준히 내서 지면에 다 못다한 이야기를 책으로 풀 수도 있고. 지금보다는 조금 더 자유롭게 야구장 근처에서 동네 아저씨로 있지 않을까 해요.

<끝으로>

기자라는 직업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은 무엇인가요?

좋은 거는요, 제 기준으로 보면 저는 야구를 좋아하니까 일단은 공짜로 야구를 볼 수 있다는 거? 전국에 있는 야구장에 다 가서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고요. (웃음). 그리고 선수들, 코치, 팬, 야구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과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거. 그건 정말 최고죠.

나쁜 거는 음.. 집에 잘 못 가는 거? 사생활이 없어져요. 친구들 못 본지가 벌써 4년째니까. 이 일을 본격적으로 하고 나서는, 아침 8시에 출근해서 게임 끝나고 마감하고 집에 가면 11시 반, 12시거든요.

어떤 성격의 사람이 스포츠기자라는 직업과 맞을 것 같으세요?

일단은 사람을 좋아해야 돼요. 사람 만나는 게 좋고, 서로 알아가는 데에서 재미를 느끼면 기자가 될 기본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스포츠를 좋아해야겠죠.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 즐거워하는 게 아니라, 그 내면을 보는 게 더 좋은 사람, 또 전반적인 흐름까지 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독자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일단은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해요. 꼭 고전이나 명작소설일 필요는 없고, 만화책도 괜찮아요. 뭐든 읽으면서 생각을 하는 거죠. 그리고 공부 잘하라는 소리는 저는 안하고 싶어요. 교과서에 뭐가 있는 지만 알면 나중에 그거 응용할 수 있거든요. 그것 보다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 뭔지, 또 자기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성적은 그냥 이 사람이 얼마나 성실했는지는 판단하는 사회적인 기준일 뿐이지,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공부 잘한다고 그 사람이 꼭 사회에서 성공하는 건 아니니까요.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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