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창간특별호] 법무법인 지인 변호사, 부광득

부광득 변호사님

 

편집/기자 – 고보경

판사, 검사, 변호사와 같은 법조인들은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입니다. 그래서 로스쿨 도입 이전까지는 법대 역시 다수의 학생들이 꿈꾸는 최고의 학과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법조인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저 드라마나 영화에서 비추어지는 이미지를 통해 추측해볼 수 있을 뿐이죠. XXXX는 이런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 법무법인 지인에서 기업자문변호사로 계시는 부광득 변호사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자기소개 및 업무소개

안녕하세요. 먼저 MODU의 독자 분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명함을 건네주신 후) 보시다시피 지금 하는 일은 변호사에요. 저는 고려대 법대 97학번이고, 사법시험은 2004년도에 붙었어요. 2005-2006년은 연수원에 있었고, 2007~2009년 3년 동안은 법무관을 했어요.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법무법인 지안)에는 작년에 입사해서, 실제적으로 일한 기간은 만 1년 정도가 됐죠. 변호사가 하는 일이 다양한데, 저는 기업 자문과 관련된 송무와 금융 쪽 일을 하고 있어요. 기업 자문 같은 경우, 공정거래나 M&A, 노동 문제 등을 주로 다루고 있구요.

법무법인 지안의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20명 정도 되요. 한국변호사분들도 계시고, 외국변호사분들도 계시고, 세무사, 회계사분들도 계시고. 특히 저희는 기업자문 일을 많이 해서, 회계나 세법에 대해 다른 전문가 분들의 도움도 많이 받아야 하거든요. 그리고 현재 외국계기업이 한국에 많이 들어와있잖아요. 영문계약서 검토할 부분도 많고, 미국법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외국 분들도 많이 있어요.

지금 하고 계신 기업 자문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변호사에 대해 생각하면 법정에 나가고 피고를 변호하는 일들이 먼저 떠오르실 수 있어요. 물론 그게 가장 기본적인 업무인 건 맞아요. 그런데 제가 하는 일인 기업자문 같은 것들은 법정에 나갈 일은 거의 없어요. 기업 담당자 분하고 연락 주고 받으면서 계약서 같은 거 검토하고, 또 의견서 같은 거 보내주고, 그런 업무가 주가 되는 거죠. 이에 관련해서 소송이 생기면 그 때는 법원에 나가기도 하구요.

기업자문이라는 일을 하기 위해서 특별히 필요한 경력이 있나요?

변호사분들 중에 회계사자격증이 있는 분들도 있고, 기업에서 근무하다 오신 분들도 있어요. 확실히 그런 경력이 있으면 일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죠. 그런데 실제로 그런 분들이 많지는 않아요.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크게 제약을 받지는 않아요.

법조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고지식하다거나 공부만 했을 것 같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기존에 법조인들 상이 그렇잖아요. 법대를 나와서 고시공부를 하고, 연수원에 가고… 법대생들의이미지도 고리타분하고, 고시촌의 이미지도 좀 그렇잖아요. 그런데 최근에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이 많이 있어요. 법대뿐만 아니라, 다른 과, 공대나 경영대 출신도 있고. 저희 회사만 해도 오히려 법대 분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거든요. 저희는 기업 자문이라든가 금융 쪽 일을 많이 해서 그런지 몰라도, 대표님이 두 분이신데, 한 분은 경영학과, 다른 한 분은 물리학과에요. 정치학과도 있고, 경제학과도 있고, 다양한 분들이 많아요. 예전에 사람들을 잘 안 뽑을 때는 법대출신의 단일화된 통로를 통해서 법조인이 배출되었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가 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진로 선택 및 준비 과정

현재 직업이신 변호사를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사실 뭐 대부분 고등학교 때 대학 과를 선택하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잖아요. 저도 고등학생 때 여러 가지 생각이 있었어요. 기자도 되게 좋아 보였고. 글을 잘 쓰지는 못하는데, 사람 만나는 것도 되게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처음에 법조인을 생각하게 된 것은 좀 단순해 보일 수 있는데, 왠지 드라마나 영화 같은 미디어에 비춰지는 검사들의 모습이 멋있어 보였거든요. 그리고 검사가 마음만 먹으면 되게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 그럼 처음에는 변호사보다는 검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셨던 거네요?

네. 근데 경험을 해보면서 조금 생각이 바뀌었어요. 저는 법무관도 했었고, 연수원 때도 실무실습을 할 기회가 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조직에 들어가서 경험을 해보고 나니까, 저랑 적성에 좀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검사가 되면 일반적으로는 형사사건을 주로 하게 되거든요. 쉽게 말해서 범죄자를 잡아서 수사를 하고, 법원에 넘겨서 형벌을 가하는 일만 쭉 하게 되는 거에요. 물론 그 자체도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저는 막상 또 경험을 해보고 나니까 좀 답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검사가 되면 제약을 받지 않고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공무원 조직이다 보니까 한계가 있기도 해서, 좀 다른 생각을 해보게 됐고, 지금 변호사를 하고 있는 거죠.

대학에서 법조인이 되시기까지 준비과정이 있잖아요? 법대 공부도 그렇고 사법고시도 그렇고. 그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들은 없었나요?

기본적으로 고시공부를 해야 된다는 것 자체가 되게 힘들었죠. 저 같은 경우는 학교를 졸업하고 신림동에 들어가서 공부를 했었는데, 일단 신림동 생활 자체가 되게 답답해요. 그리고 저는 2차 시험을 세 번 봤거든요. 시험에 떨어지고, 그런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죠. 그 때는 군대도 아직 안 갔었으니까, 만약 시험 떨어지고 군대 가고 그러면 장래가 좀 막막해지겠다는 우려가 있었어요. 그런 불확실성이나 불안감 때문에 힘들었죠.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과정도 그렇지만 시험 자체도 굉장히 고되다고 들었어요.

네, 2차 같은 경우는 4일 동안 봐요. 그런데 사실 연수원시험이 더 빡세요. 연수원에 가면 2학기 끝나고랑 4학기 끝나고 각각 시험을 보거든요. 또 등수를 매겨야 하니까. 근데 그 시험이 정말 힘들어요.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하루 종일 앉아서 쓰는 거거든요. 한 7~8시간을 연이어 보는데도 시간이 모자라요. 기자님은 잘 모르실 수도 있는데, 연수원에서 시험 보다가 사람 죽고 막 그랬어요.

예???

시험을 2주정도 보거든요? 하루 걸러 보고 그래요. 밥도 시험 보면서 먹어요, 막 김밥 먹고. 그거 시간 아까워서 안 먹기도 하고 그래요. 이렇게 체력적으로 너무 힘드니까, 제가 연수원 들어가기 전에 임산부 한 분이 돌아가셨었어요. 그만큼 시험이 가혹해요. 비합리적인 부분도 많은데, 기존 법조인들이 생각이 좀 막혀있는 부분도 있어서, 같이 고생을 해야 법조인으로 끼워주겠다, 그런 거 있잖아요.

연수원 후에는 보통 어떤 일을 하시나요?

검사 같은 경우는 뽑는 사람의 수가 매년 정해져 있거든요. 그래서 연수원 등수가 높은 분들은 법원에 많이 가고, 그 다음에 있는 친구들이 검찰에 가고. 최상위권에 있는 친구들 중에는 대형로펌에 가는 친구도 있었고. 그 외에는 다른 중소형 로펌에 취업하거나, 혼자 개업하거나, 사내변호사 (in-house lawyer) 등으로 갔죠.

 

프로 보노(Pro Bono), 재능 기부

프로보노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프로보노가 뭔가요?

쉽게 얘기하면 재능기부에요.

프로보노 일은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처음에는 고등학교 친구의 소개를 받고 시작하게 된 건데, 아름다운 가게라고 혹시 아시죠? 친구가 거기서 경영 컨설턴트 일을 해주고 있었는데, 마침 법률자문 건이 있었던 거에요. 근데 그 친구가 아는 법조인이 저밖에 없었던 거죠. 그래서 저한테 한 번 나와달라고 부탁을 해서 가봤는데, 저는 그게 너무 좋았거든요.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 것도 좋았고. 저는 법대를 나와서 고시공부하고 그런 정형화된 코스를 밟았다 보니까, 경영컨설턴트 하시는 분들을 처음 본거에요. 생각하는 것도 법조인들과 많이 다르더라구요. 이런 분들과 만나서 회의하고 그런 게 되게 재미있었고, 또 보람도 있었어요. 지금도 아름다운 가게 분들이랑 계속 연락도 하고, 정식으로 법무부에 위촉도 받아서 활동하고 그러고 있거든요. 되게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고 해서, 3년 정도 쭉 하고 있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사회적 기업들 자문을 해드리고 있죠.

변호사 일을 하시면서 프로보노 같은 다른 일을 병행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사실 그게 좀 문제인데요, 전 주말에 주로 하죠. 또는 퇴근 이후에. 메일 같은 것도 많이 쓰고.

되게 바쁘시겠네요.

재미있으니까, 뭐 괜찮아요. 프로보노는 매주 회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만나서 회의를 하는 건 한 달에 1~2번 정도?

로스쿨 이야기

요즘 로스쿨제도가 이슈가 많이 되고 있잖아요. 로스쿨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은 과도기라 제 의견을 말하기가 좀 조심스러워요. 그런데 로스쿨제도가 법조인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이 되고 있는 것은 맞아요. 최근에는 검찰선발 때문에도 이슈가 되고 있구요. 기존의 연수생 같은 경우에는, 사법연수원 성적과 본인 지망에 따라 검찰에서 선발을 했었는데, 로스쿨생들 같은 경우에는 로스쿨 원장들 추천을 받아서 뽑겠다고 법무부에서 발표를 한 상태거든요. 로스쿨은 입학 때부터 국가가 관여하는 게 아니라 사립이나 공립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뽑는 거고, 또 그 중에서 로스쿨 원장이 학생을 추천한다는 게, 연수원생들이 봤을 때는 좀 불공평하다는 거죠. 근데 아직은 로스쿨 1기생이 졸업을 안 했거든요. 사실 지금 제도가 완비가 안된 상태에서 제도가 도입이 되고 운영을 하려다 보니까 여러 가지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물론 로스쿨생들이 입학을 위해 학점관리도 열심히 하셨을 거고, 로스쿨 수업도 만만치 않겠죠. 또 결국에는 연수원이 없어지고 로스쿨제도가 안착이 될 테니까, 로스쿨생들 입장이 좀 더 배려가 될 수밖에 없긴 한데. 현재는 연수원생들이 남아있으니까 반발이 있는 거죠. 그래도 말씀 드렸다시피 아직은 과도기라서 뭐라고 확실히 단정짓기는 어려워요.

그럼 로스쿨생들이 검사가 되더라도, 기존에 계신 분들과 잘 어울리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그럴 수 있겠죠. 현재 연수원생들 사이에서는 기수라는 개념이 있는데요, 그러니까 나이가 어려도 기수가 높으면 선배 대접을 받는 문화가 있어요. 그런데 로스쿨 출신은 학교도 다 다르고, 기수 개념도 없으니까 이런 문화에 어울리기가 어렵겠죠. 로스쿨생은 자기가 나이가 많은데, 연수원생들은 나이가 적어도 선배니까 대접을 받으려고 할 수 있죠. 이런 문화적인 차이가 있어요. 근데 뭐 어쩔 수 없이 로스쿨로 갈수밖에 없는거니까, 변화가 생기겠죠.

변호사일 하시면서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좋은 점은, 일단 전문가로서의 자격을 가질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후에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저처럼 프로보노 활동 같은 것도 할 수 있는거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또 판사나 검사는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잖아요. 개인적 역량으로 사회에 그만큼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직업이 또 없는 것 같거든요. 힘든 점 같은 경우는, 글쎄요. 다른 직종에 계신 분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를 받고 있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는데, 업무가 과중한 것은 맞아요. 또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라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있기도 한데, 그런 건 어느 직종에나 있는 거고. 변호사라는 직업이 가지는 특별한 단점은 따로 없는 것 같아요.

미래 계획

부광득 변호사님의 10년 후 모습은 어떨까요? 앞으로 어떤 길을 갈 생각이신지 궁금해요.

일단은 10년 정도는 변호사 업무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 동안 깨지기도 하고 그러면서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구요. 그 이후에는, 제 나름대로 능력을 가지게 되고 클라이언트 기반을 갖추게 되면.. 저는 프로보노 활동을 좀 더 열심히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거든요. 사실, 사회적 기업은 영세하고 발전단계에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제가 조금만 도움을 드려도 효과가 크게 나타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 지금은 이런 활동을 짬짬히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여유를 가지고 더 많이 활동을 했으면 해요.

조언

어떤 성격이나 성향의 사람이 변호사라는 직종에 맞을까요?

음.. 일단은 모든 직업이 그럴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직업이니까,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고, 언변에 능한 분이면 좋겠죠. 글도 잘 쓰고. 변호사 일이 기본적으로 상호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거니까, 좀 얘기를 많이 들어보고 정리할 수 있는 분이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독자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고등학교 시절을 최대한 즐기시되, 장래에 대한 고민은 치열하게 하세요. 법조계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대학생이 되신 후에는 천천히 준비를 하셔야 될 것 같아요. 학점관리라든지, 영어공부도 그렇고. 또 판검사에 뜻이 있는 분이면, 직업윤리나 책임감을 가지고 자기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도 치열하게 해 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진로고민을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뭐가 있을까요?

사실 가장 좋은 건 현업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건데, 그게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잖아요. 근데 그게 안되면, 책을 읽는 것도 좋겠죠. XXX같은 잡지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도 좋고.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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