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캠프 특집기사

[23호] 2013 연말결산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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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연말교육 스페셜

 

 권태훈, 김지수 (인턴) 도움 대한학생회 (전국 100여 개 고등학교 학생회장 연합)

 

1. 2013년 분야별로 풍성했던 학생 참여활동, 그 중 최고는? 

백 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는 속담이 있어. 이런 관점에서 자기만의 진로를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아가 가장 좋은 진로교육 방법은 역시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면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체득하는 것이야. 최근 들어 대입 수시모집에서 학생 대외활동에 대해서 교내 활동만 인정하고 교외 활동 경험에 대한 가중치를 많이 낮추었기 때문에 학생 입장에서 어떻게 보면 과거보다 대외활동을 열심히 할 필요성을 못 느낄 수도 있어. 하지만 이는 “대학을 잘 가기 위해서”라는 목적에 한해서 맞는 말이야. “보다 나은 나의 진로를 위해서”라는 관점에서 보면 대외활동은 여전히 의미 있는 경험과 성장을 제공해주는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야. 이 관점에서 본다면 어떤 참여활동이 가장 좋은지에 대한 평가는 주최 기관이 얼마나 큰지, 어떤 상이 나오는지, 상금은 얼마인지 보다 나 자신이 이 활동을 통해 얼마나 변화하고 경험하였는가 일거야. MODU에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참여활동을 통해 한층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013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대표적인 참여활동들을 조사해보았어.

(강연, 멘토링 분야)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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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 시간 학교 점심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무엇을 하면서 보내고 있니? 강연 및 멘토링 분야에서 MODU가 추천하는 프로그램은 바로 자투리 시간, 15분을 보람차게 보낼 수 있는 TED 형식의 한국형 미니 프레젠테이션 TV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이야. 일명 “세바시”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영역을 이루고 있는 연사들의 “15분” 동안의 이야기를 통하여 다양한 주제를 청중과 함께 공유하면서 세상을 점점 변화시키고 있지. 꿈과 직업에 관련된 이야기, 삶에 대한 조언, 그리고 ‘연애의 기술’까지! 친구들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세바시’는 이렇게 다양한 주제를 준비하고 있어. 참고로 가만히 있어도 조회수가 막 올라가는 꿈신님의 강연도 볼 수 있다는 점! 끌리지?! 자! 그럼 MODU 친구들도 세바시와 함께 자신의 삶에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것은 어때? ‘세바시’는 CBS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시 보기’를 통해 볼 수 있어. 그리고 오프라인 강연회도 매월 첫째 주 월요일 7시에 무료로 개최된다고 하니 참고!

※ 이 밖에 청소년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강연, 멘토링 분야 추천 활동

(운영 주체) : 드림락서 (삼성), 나be효과 (사단법인 밝은청소년), 꿈지락 (대한학생회), STEPx (주식회사 스텝)

(기자단, 미디어, 방송 분야) EBS 스쿨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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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방송 분야에 관심 있는 친구들! 청소년들이 직접 뉴스를 제작할 수 있는 활동이 있어. 미디어/방송 분야에서 추천하는 활동은 바로 ‘EBS 스쿨 리포터’ 활동이야. ‘EBS 스쿨 리포트’는 전문 리포터 대신 청소년들이 직접 ‘스쿨 리포터’로 참여해 제작하는 뉴스 코너로, 일주일에 2회씩 공중파 방송 EBS 뉴스 시간에 방송된다고 하네. 청소년들이 만든 뉴스이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질 것 같다고? 아니야, 오히려 청소년들이 직접 소식을 발굴함으로써 EBS 뉴스 아이템이 더욱 다양해졌다고 해.

또한 성인 기자들이 취재하기 힘든 청소년들만의 독창적인 기사를 발굴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더불어 활동 기간 동안 학생 리포터들은 뉴스 제작뿐 아니라 미디어교육과 EBS 견학 등 언론인으로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될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해. 모집 기간은 매년 7월이고,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3~4명의 친구들이 팀을 이루어 팀을 관리해주실 담당 선생님과 함께 EBS에서 제공하는 메일 주소로 접수하면 된다고 해!

※ 이 밖에 청소년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기자, 미디어, 방송 분야 추천 활동 활동

(운영 주체) : 과학동아 기자단 (동아사이언스), 드림리포터즈 (삼성전자), 아하경제 학생기자단 (아하경제신문), PASS 학생기자단 (PASS) 

(학술, 논문, 공모전 분야) 국제 청소년 학술대회 (ICY: International Conference fo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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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의 청소년들과 함께 네가 가진 참신한 아이디어와 경험을 교류하고 싶다면, 그리고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을 더욱 전문적으로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다면, 국제 청소년 학술대회(ICY)에 참가해보는 것은 어떨까? 국제 청소년 학술대회는 국내외 청소년들이 글로벌 인재로서 전 세계의 번영을 위해 글로벌 리더십을 향상할 수 있도록, 또 청소년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들 스스로 연구의 주체가 되어 독립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데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해. 매년 4월경 참가자는 예선 과정으로 지원서와 논문 제안서를 제출하게 돼. 이 예선에서 통과하고 논문 발표자로 선정된다면, 8월에 열리는 본 대회에서 청소년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흥미나 관심 주제에 대해 스스로 주도적으로 연구한 그 결과를 연구 논문의 형식으로 발표하게 되는 것이지. 자신의 관심 분야를 스스로 깊게 연구하고, 그 연구 결과를 청소년들과 서로 나누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으면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
※ 이 밖에 청소년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학술, 논문, 공모전 분야 추천 활동 활동
(운영 주체) :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 소셜벤처경연대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청소년사회참여발표대회 (고려대학교 한국사회연구소), 전국학생나라사랑토론대회 (경기일보)
(봉사 분야) 나눔의 집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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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사 왜곡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MODU 친구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니? 봉사 분야의 추천 활동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살고 계신 ‘나눔의 집’ 봉사활동이야. 나눔의 집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개소하여 명륜동, 혜화동을 거쳐 지금은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해 있고, 현재 나눔의 집에 살고 계신 할머니는 여덟 분이라고 해. 나눔의 집에서 뜻깊은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일단 그 방법을 MODU에서 알려주기 전에 한번 나눔의 집을 다녀오기를 추천할게. 방문하려면 꼭 나눔의 집 홈페이지에서 방문 신청을 해야 하는 것을 잊지 말고! 나눔의 집을 방문하여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해설을 듣고, 느끼면서 봉사 활동의 동기를 얻었다면 주목! 나눔의 집 봉사활동은 사이트 www.nanum.org 에서 확인할 수 있어. 크게 A 프로그램, 연계 자원봉사 프로그램인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도슨트 해설사 수료 과정과 B 프로그램, 개별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있어. 나눔의 집 봉사활동은 전원 참석 가능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를 원할 경우 꼭 사전 신청을 해야 한다는 점 잊지 말고, 친구들에게 의미 있는 봉사 활동이 무엇일까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길!
※ 이 밖에 청소년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봉사활동 분야 추천 활동
소록도 봉사, 꽃동네 봉사, 해비타트 봉사
(사회 참여 분야) 청소년참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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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홍보 대사를 맡았던 바로 그곳! 홍보대사 시절이 2005년이라는 것이 함정이지만.. MODU에서 청소년 사회 참여 분야에서 추천하는 활동은 바로 각 시도별 청소년참여위원회 활동이야. 경기도에 한해 청소년 차세대 위원회로 불린다는 것은 참고! 청소년 참여 위원회는, 중앙정부 및 지방 자치단체가 정책을 만들고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적인 기구야. 청소년참여위원회는 매년 초, 시도별로 하나의 의제를 선정하게 돼. 그리고 이 의제와 관련하여 1년 동안, 청소년 관련 프로그램, 토론회, 캠페인들을 개최하고 참가해. 또한 전국 단위의 청소년 특별 회의에서 의제도 함께 선정하고 매년 말 개최되는 본 회의에서 정책을 점검하고 의견을 발표하기도 하지. 정리하자면 청소년참여위원회 친구들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청소년 관련 정책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 참 대단한 활동인 것 같아. 이 어메이징한 활동은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 청소년참여위원회 위원의 선발방식은 공개모집과 추천으로 이루어져. 공개모집은 2~3월 중에 각 지방자치단체, 지방교육청, 관내 학교, 청소년수련시설의 홈페이지 공지 사항을 잘 확인할 것! 그리고 추천제는 학생회, 동아리, 시설 운영위원회 등 자치기구 활동 청소년, 근로, 탈북, 한부모 가정, 다문화, 장애 학생 등 시군구 참여위원회 청소년(시도의 경우) 등을 대상으로 추천 모집을 한다고 하니 참고!
2. 2013년 청소년들에게 가장 많은 사회공헌을 하고 있는 기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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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 속에서 경쟁하며 한국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자랑스러운 한국 기업들. 그 위상만큼 기업들은 점차 사회를 위한 책임에도 힘을 쏟고 있어.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에서부터 청소년들을 위한 재능기부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과 종류도 다양한데, MODU에서는 특별히 청소년, 그리고 진로에 초점 맞추어 2013년 기업에서 제공했던 주요 사회공헌 프로그램들을 찾아보았어. 혹시 몰랐던 활동들 중에 관심 가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내년에는 꼭 놓치지 말자. (이중 어떤 프로그램들은 학생 단위가 아니라 학교에서 신청해야 하는 것도 있으니 그때는 선생님께 말씀드릴 것!)
 
주요 기업별 청소년 사회공헌 활동, 청소년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실제 기업이 하는 활동 정도와 청소년들이 아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렇듯 다양한 기업들에서 청소년 사회공헌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청소년들은 어떻게 인지하고 있을까? MODU는 전국 350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을 해보았어. (중복응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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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결과 청소년들 중 184명이 삼성이 가장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어. 뒤이어 한화 (87명), SK (66명), CJ (49명), 현대자동차 (43명) 순으로 응답했지. 설문 결과는 다소 의외였는데 실제 기업들이 청소년, 그리고 사회공헌에 사용하는 예산 및 프로그램 숫자와 실제 청소년들의 인식 결과가 비례하지 않았다는 점이야. 이를테면 삼성과 함께 가장 많은 사회공헌 예산을 사용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의외로 순위가 낮게 나왔으며, 마찬가지로 진로 교육 기부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롯데도 청소년들에게는 거의 존재감이 없었어.
순위에 대한 이유 분석 
“잦은 미디어 노출, 소외계층뿐만 아니라
전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많을수록
순위가 높다”
순위가 높게 나온 기업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미디어 노출이 많았다는 점이야. CJ와 SK는 청소년 프로그램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기업의 따뜻한 이미지를 부각한 광고를 TV와 신문 등으로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이 점이 청소년들의 잠재의식 속에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한 것이지. 유명한 청소년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물었을 때 대부분 현대모비스의 주니어 공학교실 (TV와 신문, 잡지에서 활발히 홍보된 프로그램) 을 꼽았다는 점도 이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어. 삼성의 경우 광고보다는 진행하는 활동들이 기사로 많이 보도되었으며 특히 열정락서 등의 프로그램이 인터넷 포탈 광고에 많이 노출되면서 종합적으로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였다고 볼 수 있어.
청소년들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는 기업들의 또 다른 특징은 취약 계층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 청소년들도 참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많았기 때문에 청소년 사이에 바이럴 확산이 많았다는 점이야. 한화의 경우 날개나눔 리더십 컨퍼런스와 사이언스 챌린지, 2개를 주요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둘 다 대상이 전국 청소년이야. 목적도 학력 증진이나 취약 계층 장학금이 아니라 리더십 고양, 이공계 인재 육성 등 대다수 청소년이 공감하고 또 참여할 수 있는 화두를 선정했다는 점이 주요했어.
반면 현대자동차와 롯데의 경우 다양한 활동 등을 많이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상이 한정되어 있어서 대다수의 청소년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어. 현대차의 경우 그룹뿐만 아니라 정몽구재단을 통해 온드림스쿨(저소득 대상), 다빈치교실 (농어촌지역 대상), 아트드림페스티벌 (전국 아동복지시설 대상) 등 교육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 집중하여 많은 사회공헌을 하고 있으나 일반 청소년들이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들이 적어 전체 청소년 대상 이미지 형성은 부족했어. 마찬가지로 롯데의 교육 기부도 학생보다는 진로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것들이 많다 보니 학생들은 그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어.
 
2014년 기업의 청소년 사회공헌, 교육 기부 프로그램들의 과제 
“좀 더 다양한 테마,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할 필요성”
현재의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들은 여전히 언,수,외 중심의 기초학력 증진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아. 하지만 교육계의 패러다임이 진학에서 진로로 바뀌어가고 있고 청소년 문제도 학교폭력 근절, 이공계 기피, 문화예술 소외 등 다양하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청소년 사회공헌도 보다 다양한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는 방면으로 이루어진다면 2014년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교육 프로그램은 훨씬 풍성해지리라 믿어.
 
3. 대한민국 0.1% 공신, 서울대 경영대생들의 진로 그리고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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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공부 최상위권의 진로는 대부분 문과는 법대, 이과는 의대였었다. 이과 최상위층이 의대를 가는 경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문과는 법대가 없어지면서 (로스쿨로 전환되면서 학부가 아니라 대학원 과정이 되었다) 최상위권이 주로 경영대로 진학하고 있다. 그런데 의대로 진학하면 당연히 거의 대부분 의사가 되겠지만 경영대로 진학한 학생들도 대부분 전공을 살려서 CEO와 기업인을 목표로 하는 것일까? 그리고 경영대 중에서도 최상위층인 서울대 경영대 학생들은 과연 어떠한 꿈과 진로를 가지고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고 MODU에서는 서울대 경영대생 49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진로의식 그리고 현실을 조사해보았다.
사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A는 최근 다시 진로 고민에 빠졌다. 어린 시절부터 꿈이었던 CEO가 되고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경영학과에 입학했지만, 막상 들어와 보니 꿈을 이루는 길이 멀고 험난할 뿐만 아니라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인지에 대한 확신도 줄었다. 고등학교 내내 전교 1등을 해왔고 자신감이 많았기에 꿈에 대해서도 확신하고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다. 사실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탐색보다는 내신, 수능 성적을 더 올리고 경영학과와 관련된 스펙을 쌓는 데 집중하였었다.
사실 CEO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에 들어가서 수십 년간 일을 하거나 혹은 창업해서 회사를 키워나가야 한다. 하지만 창업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 실패했을 때 리스크가 큰 것 같고, 대기업에 들어가자니 왠지 로스쿨이나 고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에 비해 뒤처지는 것 같아 주위 시선이 신경 쓰인다. 부모님과 진로 상담을 하니 고시나 CPA (공인회계사) 같은 안정적인 길이 어떠냐고 권하신다. 내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고민하는 사이 주위에서는 일찍 시험 대비를 시작한 친구들이 합격했다는 소식들이 들려온다. 조급해지는 마음과 함께 A는 자신도 비슷한 길을 가야 할지 망설이며 한숨을 쉰다.
사례에 등장하는 학생 A는 대한민국 최고의 공신인 서울대 경영대생들이 현실적으로 처해있는 진로 고민의 실상을 보여준다. 이들의 고민은 크게 2가지에서 발생한다. 첫째,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에 대한 확신 부족이다. 일반적으로 성적이 최상위권일수록 자신감도 있고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분명한 목표와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을 한다. 그래서 대부분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보면 명확한 꿈과 나름의 근거가 있지만, 정작 그렇기에 중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진로교육이나 진지한 탐색 및 경험을 다른 학생들보다 소홀히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3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최상위권에게 진로교육은 진학에 밀려 설 자리를 잃는다. 진로 시간에 수능 점수 1점을 더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째, 주위의 시선과 기대다. 부모님들을 포함한 어른들의 시선 속에 자리 잡은 잠재적인 법조인 그리고 고시의 위상은 진로를 서열화시켜서 서울대 경영대를 나왔는데 대기업을 간다는 것에 대해 아무래도 아쉬움을 나타내게 만든다. 이러한 잘못된 시선과 진로 위계가 잠재적으로 학생들에게까지 이어져 꿈을 찾아 기업인으로서의 길을 가는 것마저도 막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서울대 경영대의 사례를 들기는 했지만 사실 이과 최상위층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말이다. 결국 제대로 된 진로교육, 진로의식 개선 부족의 결과 ‘이과 1등=의대’ 법칙이 수년째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희망 진로에서 “안정성, 사회적 위신, 고소득 지향성” 강세
서울대 경영대생들이 가장 많이 진출을 희망하는 진로는 법학/치의학 전문대학원, 대학원, 컨설팅이 각각 18%씩을 기록하며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근소한 차이로 사법/행정고시/CPA가 14%로 4위를 차지하였다. 상위 4개 진로를 종합해보면 약 1/3 정도의 학생은 경영과 무관한 진로로 진출을 희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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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여기서 컨설팅 진로란 경영 전략을 자문해주며 기업의 문제 해결을 도와주는 전문 회사들을 지칭하며 이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컨설턴트라고 부른다.
이 밖에 상위 4개의 진로에 속한 직업군의 공통점은 안정성(주로 법조인, 고위공무원, 대학교수), 사회적 위신 (주로 법조인, 고위공무원, 컨설턴트, 대학교수), 혹은 고소득 (주로 법조인, 컨설턴트) 이라는 것이었다. 경영학과의 가장 전형적인 진로라고 할 수 있는 기업가 (CEO)로서의 길을 희망하는 학생은 불과 20% (대기업, 창업 희망자) 에 그침으로써 경영학과라는 학과명을 무색하게 했다.
특히 서울대 경영대생 학부모가 원하는 진로 조사 결과로 가면 안정성과 사회적 인정을 추구하는 성향은 더욱 도드라진다. 자녀가 사법/행정고시/CPA또는 법학/치의학 전문대학원 진로에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학부모 비율이 무려 70%에 육박하며 특히 창업하기를 바라는 학부모는 단 4%에 불과했다. 학부모의 생각과 선호가 자녀의 진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자녀의 진로 희망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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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기업가정신, 10%만이 한국에서 창업 성공 확률이 높다고 생각
경영학과의 본질은 무엇보다도 기업의 성장을 위한 학문적 연구, 그리고 그 토대가 되는 기업의 탄생이다. 한국의 경제 발전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견인하였으며, 세계 최고 경제력을 자랑하는 미국이 세계적인 기업들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기업과 경영학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실리콘밸리 등에서 경쟁력 있고 젊은 벤처 기업들을 끊임없이 새롭게 배출하고 있는 반면 (구글과 페이스북도 역사가 불과 20년이 안 된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층 비율이 적으며 큰 성공을 거둔 젊은 벤처 기업 스토리와 CEO를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참고 : 여기서 큰 성공을 거둔 젊은 벤처기업이란 매출 1,000억 이상의 중견기업, 혹은 세계시장에서 통할 정도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한정
물론 경영학과를 나와야만 창업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경영학과만의 문제라기보다 청소년과 청년층 전반의 창업과 기업가정신 약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하지만 경영학을 전공한 대학생들이 직간접적으로 창업에 가장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지식 측면에서도 창업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 맥락에서 서울대 경영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업에 대한 생각들을 물어보았다.
창업을 진로로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대체로 그렇지 않다’가 35%, ‘매우 그렇지 않다’가 27%로서 창업을 고려하지 않는 비율이 더 많았다. 부정적으로 말한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리스크가 크고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 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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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진로 선택 시 리스크가 큰 진로를 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진로선택 시 안정성을 중시하는 것도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학생들의 창업에 대한 리스크가 실제보다 더 과다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예로 한국에서의 청년 창업 성공 확률을 묻는 질문에 90%가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응답을 한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똑똑하고 자신 있어야 할 학생들이 창업에 대해서 이렇게 실패 확률을 높게 인지한다면 다른 학생들은 두말할 것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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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영대 진로조사가 주는 의미
“큰 배를 만들게 하고 싶다면 나무와 연장을 주고 배 만드는 법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바다에 대한 동경을 심어 줘라. 그러면 스스로 배 만드는 법을 찾아낼 것이다.”
어린왕자를 쓴 작가 생텍쥐페리가 한 말이다. 오늘날 학생들은 배를 만드는 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바다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항해 자체를 시도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이렇게 본다면 이번 조사에서 뽑아낼 수 있는 메시지 분명하다. 보다 나은 진로를 위해서는 단순히 직업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진로와 꿈을 향해 도전해나갈 수 있는 용기와 도전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 전에 자신이 원하는 진로와 꿈, 즉 가고 싶은 바다가 어디인지 알아야 함은 물론이다. 다가오는 2014년, 배 만드는 법보다 바다에 대한 동경을 심어주는 진로교육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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