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호] 겨울방학 2개월이 대학 4년을 결정한다
겨울방학 2개월이 대학 4년을 결정한다
글 현정완 (서울대 사범대 05), 장택순 (서울대 사범대 05), 이규석 (서울대 경영대 05) 편집 권태훈
많은 학생들은 부정하고 싶겠지만, 사실상 성적 역전의 기회는 학기 중 공부보다 겨울방학 때 거의 결정된다. 내신과 모의고사, 과제 부담 모두 없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이 시기밖에 없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들이 겨울방학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부족한 공부를 보충하고 내년에는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지지만, 어영부영하다 새로운 학기를 맞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MODU가 준비했다. 겨울방학, 모든 학년을 위한 맞춤형 성적 역전 공부법.

예비 고1, 역전의 실마리를 만들어라
“고등학교 3년 공부의 기초를 쌓아라. 수리, 외국어 기초를 잡아야 고등학교 3년이 편하다”
너무 뻔한 이야기 같지만 이 시기 가장 중요한 것은 수리와 외국어다. 많은 학생들이 고1때 수학을 포기하고, 고2때 외국어를 포기한다. 이중 대부분은 자신의 문제가 중학교 공부가 부족해서라는 점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막상 중학교 내용을 복습하려고 해도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나면 학교 진도 따라잡기에 바쁘기 때문에 다시 돌이킬 수가 없다. 결국 수리와 외국어의 기초를 쌓을 수 있는 시기는 바로 지금. 예비 고1 겨울방학뿐이다.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 고등학교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다름없다는 사실!
수학 : 중학교 수학 개념을 철저하게 다져라. 그래야 고등학교 3년이 편하다
다른 과목에 비해 수학은 계통성이 훨씬 강한 과목이기 때문에 초등학교 수학이 약하면, 중학교 수학이 무너지고, 고등학교 때 자연스럽게 수학을 포기하게 된다. 중학교 때 배우는 주요 개념들 – 특히 방정식, 함수, 인수분해 등 – 은 고등학교 수학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중학교 수학을 소홀히 한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 학교 수업, 학원 수업 모두에서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
가장 기본이 되는 교재는 역시 교과서. 교과서에 있는 설명들을 꼼꼼하게 이해하면서 차근차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교과서와 함께 인터넷 강의를 잘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BS에 올라와 있는 중학개념특강, 중학수학특강 등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간편하며, 이 외 메가스터디나 스카이에듀 등 인강 사이트의 중학교 수학 강의를 듣는 것도 괜찮다.
현재 수학 실력이 뛰어나지 않은 학생은 당연히, 그리고 현재 수학 실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겸손하게 중학교 수학을 이 시기에 반드시 복습하는 걸 추천. 중학교 수학을 복습하는 데 확신이 들지 않는 학생들은 반드시 EBS 공부의 왕도 26회 <막힌 답, 중학교 수학으로 뚫다> 편과 공부의 왕도 41회 <수학완전정복! 교과서 횡단학습법> 편을 확인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외국어 : 영문법 정리가 핵심이다. 그러고 나서 듣기와 단어를 정복하자
많은 학생들이 외국어 영역을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어 학습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예비 고1 겨울방학 시기에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는 부분은 영문법이다. 중학교 때 영문법을 착실히 다져 놓은 학생들은 고등학교 외국어 공부를 굉장히 수월하게 해 나가는 반면, 고등학교 때까지 한 번도 영문법을 제대로 공부해 놓지 않은 학생들은 이후 큰 낭패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수학은 교과서에 있는 원리와 개념을 중심으로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교과서 중심의 학습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영어는 중학교 교과서로 공부하는 것보다는 문법책을 따로 구입해서 공부하는 것이 좀 더 추천할 만하다. 베스트셀러 책들을 구매하는 것도 좋지만, <영문법이 거짓말처럼 쉬워지는 한일의 대안 영문법>, <네 머리 속의 영문법을 바꿔라>, <유치해서 오래 기억나는 영문법>, <영문법을 구구단처럼>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책들도 많다는 사실. 책과 함께 EBS의 영문법 인터넷 강의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영문법을 정리한 후에는 듣기와 단어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많은 학생들은 듣기 성적을 짧은 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는 비법을 기대하지만 사실 듣기 공부에는 그런 비법이 없다. 결국 얼마나 많이 영어를 듣고 말하느냐가 듣기 실력을 좌우하기 마련. 그러나 듣기 공부를 할 때 지켜야 하는 원칙은 있다. 첫째, 꾸준하게 들을 것. 영어 듣기는 몰아서 공부하기보다는 매일 정해진 분량(최소 1시간)씩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학원 수업이나 인터넷 강의로 공부하는 시간은 제외하고 순수하게 영어의 Sound에 집중하는 시간을 최소 1시간 이상 가져야 한다는 점을 명심! 둘째, 하나의 교재를 반복할 것. 영어 듣기 교재의 경우 문제를 맞고 틀리고보다는 각각의 문장을 완벽하게 소화하였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따라서 mp3을 듣고 연습장에 받아쓰기 혹은 mp3을 듣고 따라 말하기 (Shadowing) 등을 하면서 순도 100%의 공부를 실천해야 실력이 는다. 이외에도 외국어영역에 관해 구체적인 공부 힌트를 얻으려면 EBS 공부의 왕도 71회 <말하기로 정복한 영어>, 81회 <영어, 친해지는 것에 답이 있다!>, 83회 <습관으로 영어 고수되기>를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겨울방학 시기에는 문법과 듣기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단어 학습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시중의 고등영어단어 베스트셀러를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영문법과 듣기를 꾸준히 공부하면서 여기에 나오는 모르는 단어들을 자기만의 영단어노트로 정리해서 외우는 것도 필수니깐 참고.
예비 고2, 조급해 말고 기초와 기본에 충실하라
“가장 중요한 목표는 학습의 기초체력 기르기”
공부할 때 기초를 확실히 쌓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실제로 예비 고2가 되면 이것저것 공부해야 할 과목과 분량이 적지 않다 보니 마음이 조급해져서 기초 부분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고 빨리 응용 및 문제풀이 부분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기초를 소홀히 하게 되면 반드시 어느 수준에 이르러서는 한계를 느끼게 된다. 분명히 많이 봤던 내용인데 막상 문제를 풀 때는 풀이법이 생각이 안 나는 경우, 혹은 조금만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만나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도 안 잡히는 경우는 모두 기초가 부실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언어 : 고전문학 그리고 기출문제
첫째, 고전문학을 마스터하자!
출제할 수 있는 지문을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소스가 다양한 언어영역에서 유일하게 그나마 소재가 한정되어 있는 부분이 고전문학이다. 고전문학은 현대문학과 달리 더 이상 새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고, 간혹 새 작품이 ‘발견’될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시조나 고전소설 한 편을 공부할수록 내가 공부했던 작품이 수능 언어영역에 출제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따라서 이번 방학을 이용해서 문학 교과서에 실려있는 고전문학 작품, 지금까지 수능에 출제된 작품 등을 먼저 공부하고, 다음으로 학교 선생님이나 EBS 강의, 혹은 학원 선생님이 진행하시는 고전문학 강좌를 통해 교과서에 포함되지 않은 작품들도 여러 편 확실하게 공부해 놓으면 나중에 고2, 고3이 되어서도 고전문학 때문에 벌벌 떨 일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고전문학 중 특히 시조에 신경 쓰자. 시조는 어느 정도 정형화된 형식이 있기 때문에 그 형식 안에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전부 담아두어야 하는 문학 장르다. 그런데 어부사시사 같은 연시조를 제외하면 단 몇 줄의 글로 작가가 원하는 바를 전부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표현의 함축성이 굉장히 높다. 그래서 당시 선비들의 풍습대로 중국의 고사와 관련된 어휘를 사용하거나 역사적 배경 속에서 이해될 만한 지명이나 사람 이름을 포함한다. 그런데 그 짧은 시조 안에 이런 배경지식이 전부 설명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그 내용을 이해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래서 되도록 많은 시조를 공부해두면 실제 시험장에서 처음 보는 시조를 만났을 때의 당혹감을 다소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시조는 고전문학의 지문으로 출제될 뿐만 아니라 언어영역의 다양한 부분에 보기로도 자주 출제된다. 예를 들면 현대소설을 지문에서 ‘윗글의 화자와 같은 심정을 표현한 작품은?’이라는 문제를 출제하고 그 보기로 시조 다섯 편을 제시하는 등이다. 이처럼 시조는 공부하면 할수록 절대 손해 보지 않는 부분이니 꼭 놓치지 말고 이번 방학 때 정리해 두는 것이 좋겠다.
둘째, 최근 10개년 기출문제를 전부 풀어보자!
기출문제를 풀 때는 문제를 푼다는 생각을 갖지 말고 분석하겠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수능 언어영역이 무엇을 주로 물어보고 문제의 유형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생각하면서 풀어봐야 한다. 수능 기출 문제는 여러분들이 알게 모르게 여기저기서 한 번씩은 풀어봤던 문제들이 많을 것이다. 언어영역은 수능 기출 문제의 질이 여타 문제집들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언어영역을 가르치시는 선생님들은 무조건 기출 문제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막상 문제를 풀려고 보면 왠지 익숙한 글들이 보이고 심지어 답까지 어렴풋이 기억이 나서 제대로 생각하기도 전에 답을 골라내는 일이 비일비재. 하지만 기출문제를 푸는 것은 모의고사를 푸는 것과 다르다. 답 자체보다는 답을 맞추려면 지문을 어떤 식으로 파악해야 하는지, 답을 고를 때 정답의 근거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등 방법 중심으로 고민해야 한다.
★ 좋은 언어 기출문제 풀이 예시
우선 10개년 치를 한꺼번에 풀지 말고 1회씩 푼다. 1회분을 다 풀었으면 답을 채점하지 말고 파란색 펜을 준비. 앞에서부터 한 문제, 한 문제씩 내가 각 문제의 답을 고른 이유를 자세하게 적는다. 예를 들어 지문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보기를 고르는 문제라면 각 보기마다 왜 답이 되고 왜 답이 안 되는지를 지문에서 찾아 밑줄을 긋는 것이다. 또 지문의 내용을 근거로 올바른 추론을 한 보기를 고르는 문제는 먼저 지문에서 추론의 근거가 될만한 부분을 찾아 밑줄을 긋고 문제 옆에 어떤 추론과정을 거쳤는지 직접 펜으로 적어보자. 이런 식으로 모든 문제에 대해 내 풀이과정을 정리하고 난 뒤 이제 빨간색 펜으로 채점하자. 마지막으로 형광펜을 가지고 맞은 문제, 틀린 문제 가리지 말고 내가 골랐던 답의 근거들, 사고과정들을 해설을 꼼꼼히 읽으면서 비교해 보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형광펜으로 표시해본다. 이를 위해서 기출문제집을 구입할 때는 절대적으로 해설이 풍부한 것이 좋다.
수리 : 고1 수학 그리고 내년 1학기 분량 예습
첫째, 불안하고 조급해도 시작은 고1수학 마스터!
수능 시험에서 고등학교 1학년 수학의 내용이 직접적으로 출제되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인수분해와 같은 기본적인 다항식 계산은 고등학교 1학년 수준 이상의 수학에서는 필수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이 내용들이 제대로 숙지되어 있지 않다면 수능 수리영역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는 것이 힘든 것은 당연하며, 그 전에 아예 수1, 수2, 미분과 적분 등의 내용을 배우는 것 자체가 힘들게 된다. 단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말고 서점에 가서 너무 두껍지 않은 고1 수학 핵심정리 문제집, 그리고 문제가 너무 어렵지 않고 핵심개념 복습 위주로 되어있는 책을 하나 구입하자. 그리고 2주에서 길면 한 달 동안은 그동안 배웠던 것을 다시 떠올린다는 생각으로 공부하자. 너무 길지 않은 고1 수학 정리 강의를 듣는 것도 추천.
둘째, 내년 1학기 분량을 미리 공부해두자!
고1 수학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고2 과정에 맞는 과목들을 미리 공부해두는 게 좋다. 여기선 이과와 문과에 따라, 또 학교마다 고등학교 2학년 과정에서 배우는 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학교에 맞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문과의 경우 어떤 학교는 고등학교 2학년 때 1년 내내 수1을 배우기도 하고, 또 다른 학교는 1학기에 수1을, 2학기에는 미적분과 통계 기본을 배우기도 한다. 그러니 우선 내가 다니는 학교의 고등학교 2학년 수학 교과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먼저 파악하는 게 좋다. 그렇게 내년 수학과목의 진도를 알아냈으면 이번 겨울방학 때 최소 내년 1학기 분량의 내용을 공부하자. 1년 내내 수1을 배우는 학교라면 수1의 절반 정도를 기본서를 통해 공부하고, 수1과 미적분과 통계기본을 병행하는 학교라면 역시 진도에 맞춰서 두 과목 모두 기본서를 이용해 공부하자. 아마 이과가 문과보다 더 많은 양을 공부해야 하겠지만 같은 원리로 내년 1학기 분량을 방학 때 예습하자.
외국어 : 문법을 바탕으로 독해를 동시에
문법 공부는 계속 반복하는 게 중요하고, 자신의 실력이나 수준에 상관없이 많이 보면 볼수록 좋으니 누구나 무조건 문법을 다시 한 번 정리하는 것을 추천. 여기서 반복이라 함은 내가 관계대명사에 대해 배웠으면 그 똑같은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하고 그 다음 단원으로 넘어가라는 뜻이 아니다. 먼저 문법을 공부하기 위한 기본서의 전체 내용을 한번 쭉 공부하고 그 다음 문법책은 덮고 독해, 듣기, 어휘 등 다른 공부를 한 뒤 며칠, 몇 주가 지난 다음 다시 문법책을 펼쳐 들고 다시 처음부터 공부를 하라는 뜻이다. 이런 식으로 문법 내용 전체를 일정한 주기를 두고 반복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문법 규칙들이 체득이 될 것이다.
교재는 문법 문제가 많은 것보다 설명과 개념정리가 풍부해서 가끔씩 궁금한 것이 생기거나 까먹은 내용을 되살리려고 할 때 보면 좋은 그런 기본서를 고르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이번 방학 중에 반드시 한번은 꼭 끝까지 공부해보자. 여유가 된다면 ‘구문 해석’과 관련된 강의를 듣는 것도 추천. 구문 해석이란 독해에 필요한 필수 문법들을 공부하고 이를 실제 독해에 적용시키는 방식을 뜻한다. 문법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잘 갖추어져 있다면 독해력을 상승시키는데 아주 좋은 내용들이다.
둘째, 문법과 병행해서 독해 공부도 꾸준히 하자!
문법을 반복 학습하면서 익힌 것을 독해에서 바로 적용해 볼 수 있어서 기억하기도 좋고 또 오래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 독해 문제집을 하나 골라서 방학 동안 끝내는 것이 좋은 목표가 될 수 있다. 매일 일정한 양을 정해서 풀다가 공부했던 문법이 나오면 바로 적용해서 분석해보고, 모르는 문장은 꼭 형광펜으로 표시해 두었다가 개인적으로 분석하든 친구나 선생님에게 질문해서 알아내든 끝까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독해를 하면서 모르는 단어, 아리송한 단어들을 따로 정리해서 나만의 단어장을 만드는 것. 단어는 유명한 단어 책을 사서 외우는 것보다 내가 직접 독해하면서 봤던 단어들을 직접 외우는 것이 훨씬 암기 효과가 좋다. 이렇게만 한다면 굳이 따로 어휘공부를 할 필요는 없다.
예비 고3, 공부를 잘하려고 하지 마라
“공부를 잘하는 전략보다 점수 전략을 세워라”
“공부를 잘하려고 하지 마라” 언뜻 보면 황당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예비 고3에게 중요한 것은 공부를 잘하는 게 아니라 “점수를 잘 받는 것”이다. 두 개가 똑같은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두 개는 엄연히 구분되며, 이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수의 학생들이 공부에 투입하는 시간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다. 공부를 하는 이유는 냉정히 말해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인데,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내신과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공부를 잘하는지, 못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의 점수가 높으냐가 중요한 것이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보자. 아인슈타인과 우리나라 고등학교의 전국 1등. 누가 더 수학 공부를 잘할까? 당연히 아인슈타인이다. 그렇다면 둘 중 누가 더 수능 시험에서 높은 수학점수를 맞을까? 정답은 둘 다 100점으로 동점이다. 수학 점수는 만점이 100점이고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그 이상 못 나온다. 반면 아인슈타인이 실수라도 하나 한다면 전교 1등의 수학점수가 더 높을 수도 있다. 공부를 잘한다는 말은 남들이 이해 못하는 어려운 개념을 이해하고, 아무도 못 푸는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에 쓰인다. 그러나 수능 시험은 그런 시험이 아니다.
점수를 잘 받는다는 것은 또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수학 올림피아드를 나가서 상을 휩쓸고 수능 수학 100점 맞았지만 다른 한 과목을 망친 학생보다, 만점은 없지만 전 과목을 골고루 잘한 학생이 더 높은 수능 총점을 얻고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다. 따라서 정답률 1%짜리 문제 하나를 풀고 시간이 부족해 나머지를 못 푸는 것보다 정답률 99%짜리 문제 10개를 풀고 정답률 1% 문제 하나를 찍는 게 더 점수를 잘 받는 전략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제대로 된 점수 전략을 세우지 않고 무작정 ‘공부’만 한다. ‘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담하건대 그런 학생들 중 태반이 주먹구구식 전략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겨울방학 때는 외국어 어법과 어휘를 정리하고 1학기 때는 구문 독해력을 기른 다음 여름방학 이후부터 문제 풀이에 들어간다’라는 전략. 이 정도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누구에게 적용해도 무난한 전략이다. 제대로 된 전략은 논리적이고 자신에게 맞춤화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구체적인 목표가 정해져 있어야 하고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해야 한다. 상위권은 상위권 대로, 중상위권은 중상위권 대로, 하위권은 하위권 대로 전략이 달라야 한다. 또 그 안에서도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점수 전략이 필요하다. 지면상 자세한 과목별 전략을 짜는 방법을 다루지 못했지만,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점수를 잘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개념만 확실하게 이해하고, 과목별 공부 방법을 점검해본다면 자기에게 맞는 점수전략을 각자 수립해볼 수 있을 것이다.
상위권(1등급) : 만점을 목표로 빈틈을 없애고, ‘이 정도면 됐어’를 지양하라
고등학교 1~2학년 때부터 꾸준히 시간을 공부를 해 온 학생들이고 지금 어느 정도 점수를 얻을 만한 기초 체력이 갖춰진 학생들이다. 이들의 공부 목표는 만점이어야 한다. 지금 당장 수능 시험을 보더라도 전 과목 만점을 목표로 삼아야 하지 어설프게 지금 수준 정도만 유지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가는 금방 뒤처지게 된다. 다행히 언어, 수학, 외국어에서 기본적인 핵심 개념은 모두 숙지하고 응용력도 갖추고 있다. 다만 언어의 어휘, 어법, 사자성어처럼 핵심이 되는 영역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수능에 꼭 한 번씩 나오는 문제들에 대한 정리가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탐구과목에 대한 기초체력은 약한 학생이 많다. 언수외 핵심 개념을 제대로 정리하는데도 벅찼기 때문이다. 중상위권이라면 상관없지만 상위권의 목표는 만점이기 때문에 이 모든 빈틈을 없애야 한다. 조금이라도 부족하거나 애매하다 싶으면 그것을 집중적으로 정리해서 끝까지 파버리자.
중상위권(2,3등급) : 1등급을 목표로 핵심만 챙기고, ‘닥치고 공부’를 지양하라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수학, 그 다음이 언어와 외국어다.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수학을 제대로 잡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수학은 문제 하나당 배점이 다른 과목에 비해 큰 편이다. 언어, 외국어, 탐구 과목을 아무리 잘해도 수학에서 5문제만 나가면 바로 20점에 가까운 점수를 잃는다. 더 중요한 점은 수학의 경우 잘하면 잘할수록 표준점수에서 큰 덕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수능 과목별 원점수 대비 표준점수를 보면 원점수가 같아도 수학이 표준점수가 5점에서 많게는 10점까지도 높다. 표준점수 1~2점 차이로도 대학의 이름이 바뀌는데 5점 이상의 차이는 말할 필요도 없다. 더 낮은 등급으로 가면 과목에 따른 같은 원점수 대비 표준점수의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바로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수학이 쉽게 출제되든, 어렵게 출제되든 포기를 하는 학생이 워낙 많기 때문에 표준점수에서 큰 이득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수학은 공부 시간에 비례해 성적이 오르는 과목이다. 또 양치기가 통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기초를 잡는데 시간을 투자하고 문제를 여러 번 풀다 보면 점수가 올라간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에서 1% 만점을 목표로 내걸었기 때문에 수학 시험의 난이도가 크게 어렵지 않으면서 더 점수 따기 쉬울 것이다.
중상위권 학생들이 조심해야 할 것은 닥치고 공부다. 여기서 말하는 닥치고 공부란 뭘 공부해야 할지도 모르면서 일단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 중상위권 학생들은 성적은 올려야겠고, 할 것은 엄청 많아 보이고 시간은 부족하고 그래서 일단 눈에 보이는 대로 문제집만 막 풀어 넘기거나 옆에 공부 잘하는 친구가 어법, 어휘 정리한다니 나도 정리하고, 모의고사를 푼다니 나도 푸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상위권과 중상위권은 아예 쌓아온 베이스가 다르다는 점.
중상위권 학생들은 각 과목의 기초적인 부분이 확실하게 잡혀 있지 않고 애매하게 알고 있는 부분이 많다. 이런 부분부터 챙겨야 한다. 따라서 중상위권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각 과목별로 자기가 어느 부분이 약점인지 파악하는 일이다. 자기가 이제까지 풀었던 문제집이나 모의고사 등을 살펴보면서 특히 어느 부분에서 많이 틀렸는지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확실한 논리 없이 감으로 찍어 맞춘 문제들도 다 점검의 대상이라는 것.
마지막으로 중상위권 학생들이 종종 상위권 학생들이 탐구 과목에 시간을 투자하니까 불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언어, 수학, 외국어가 잡히지 않으면 탐구 과목을 아무리 잘 봐도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언어, 수학, 외국어는 한 번에 집중적으로 정리가 불가능하지만 탐구 과목은 그것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겨울방학 동안에는 언어, 수학, 외국어를 끌어올리는 데에 집중해서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게 우선.
중하위권(4등급 이하) : 2,3등급을 목표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 ‘난 안 될 거야’를 지양하라
겨울방학 동안 중하위권 학생들이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은 전 과목 2~3등급이다. 중위권 정도에만 일단 진입하면 상위권으로 도약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성적은 계단 오르듯 올라가지 점프가 불가능하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애초에 공부하는 습관 자체가 안 길러진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말하는 처음이라는 것은 공부의 아주 근본적인 부분, 바로 공부하는 습관을 말한다.
앞에서 강조했던 방법도, 전략도 아니라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선생님을 만나도, 아무리 좋은 교재를 사도, 아무리 좋은 전략을 짜도 공부하는 습관이 없으면 절대 성적은 오르지 않는다. 결국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하위권 학생들 중 상당수가 공부가 습관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습관이란 공부를 어쩌다가 한 번 또는 하루에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너무나 당연히 매일매일 시간이 날 때마다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 결국 문제는 자신의 의지다. 공부를 하기 싫다고만 생각하면 습관이 몸에 배기 힘들다. 공부를 해서 성적이 올라 좋은 대학에 가는 즐거운 상상도 해보고, 지금 이대로 수능 시험을 보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불안함도 한 번 떠올려보자. 난 공부를 해야 한다는 확실한 의지를 갖고 딱 2주 정도만 계속 공부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려고 노력한다면 정말 습관이 몸에 배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기로 했으면 이제 과목별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과목별 공부 또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일단 전 과목에 걸쳐 제대로 잡혀 있는 개념이 하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무턱대고 문제부터 풀고 있으면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어차피 수능에서 같은 문제는 나오지 않고 기본이 잡혀야 응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과목에 있어서 가장 기초가 되는 교과서나 기본서를 잡고 기본 개념을 정리하자.
탐구보다 언어, 수학, 외국어가 중요하다. 탐구 과목이 공부하면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하위권 학생들 중에서 탐구 과목에 많은 공부 시간을 투자하는 학생이 있다. 하지만 나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탐구 과목을 공부하면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결국 수능 성적은 언어, 수학, 외국어에서 갈리게 되어있으며 이 과목들은 오랜 시간 공부해야 성적이 오른다. 겨울 방학 때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성적을 끌어올려야 중상위권으로 도약하기가 쉬울 것이다.
언어는 기본적인 독해력과 문제풀이 방법을 익히는 데 신경을 쓰고 외국어는 우선 어휘부터 습득하고 구문 독해력 또한 기르도록 노력해보자. 특히 수학을 전략 과목으로 삼을 필요성이 있다. 수학은 중위권 공부전략에서도 그 중요성을 말했듯이 양치기가 가능하고, 조금만 원점수를 높게 받더라도 표준점수에서 그 이상의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과목이다. 수학을 기초만이라도 잡으려고 노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