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캠프 특집기사

[22호] 학교폭력 삼라만상

학교폭력 삼라만상

 진주영

  

이거슨 분명 학교폭력 기사다.

MODU는 이번 11월호에서 영화<관상>속 배우들을 만나봤다.

역사적 사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더불어 픽션, 픽션도 이런 픽션이 없다.

항의 전화는 사양한다.

 

송강호 (관상쟁이, 내경 역)

사람의 얼굴에는 세상의 삼라만상이 모두 다 들어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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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을 그렇게 잘 본다던데? 내 관상은 어떤가.

할 말이 없는 관상이다. 이마는 넓으나 흐릿하고 쌍꺼풀은 있으나 짙지 않으니 한 마디로 흐리멍덩하다. 이 모든 게 다 생각이 없어서 그렇다. 생각 좀 하고 살아라. 힘내라. 

 

상극인 관상이 만나면 서로 안 좋다고 하던데 상극이라도 좋으니 내 반쪽을 찾고 싶다. 내 반쪽은 도대체 어디 있는 것 같나.

글쎄. 그건 본인이 더 잘 알겠지. 나중에 데리고 오면 상극인지 아닌지 정도는 봐주겠다. 

 

백윤식과 K 기자는 관상학적으로 상극이었던 게 틀림없다. 맞나.

나도 대답해주고 싶지만 K기자를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중도 제 머리는 못 깎는다는 말이 있지 않나. 본인 관상은 못 보나. 궁에 들어가면 망할 상이라거나 그런 거 말이다.

내 관상은 장수할 상이라 걱정 따위 안 했다. 

 

이정재는 잘 생겼지만, 역적의 관상이라 했다. 실제로 그런 게 있을까.

그런 게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영화나 드라마 보면 딱 느낌이 오지 않나. 누가 착한 애고 누가 나쁜 애인지 말이다. 산타 할아버지만 아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안다. 얼굴에는 그 사람의 삶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나쁜 짓 하면 못생겨진다. 하지 마라. 

 

그렇게 못된 짓을 하는 놈들은 어떻게 혼내는 것이 좋을까. 이마에 점 3개를 찍으면 되겠나.

 

아니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 장서희처럼 눈 밑에 점을 찍어야 한다. 그래야 새사람이 된다. 내 눈을 바라봐. 넌 착해지고. 제발 친구들 좀 괴롭히지 마라. 내 아들이 절명해서 잘 안다. 자식이 먼저 가는 게 얼마나 슬픈 일인지를. 너희도 이종석이 실명할 때, 또 죽을 때 극장에서 같이 울지 않았나. 제발 친구 보기를 이종석같이 해라.  

 

김혜수 (한양 제일가는 기생집 소유, 연홍 역)

제가 더위를 많이 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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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도 더위를 많이 타나.

그렇다. 지금도 덥다. 하지만 청소년 잡지니까 참겠다. 

 

MODU 독자들에게 공부만 해도 살 안 찌는 비법 좀 알려주면 좋겠다. 절대 내가 궁금한 건 아니다.  

친구 따라 매점 가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니다. 매점을 가되 아무것도 먹지 마라. 그냥 운동 삼아 매점은 따라가도 될 것 같다. 먹지만 않으면 말이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 당신이야말로 송강호를 만나러 가는 길에 힘들다는 핑계로 목마를 타더라. 원래 박 첨지가 목마 셔틀인가. 

나도 그 장면은 지우고 싶었다. 이렇게 논란이 될 줄 알았다. 연기니까 이해해달라. 실생활에서는 그렇지 않다. 건강한 내 두 다리로 잘 걸어 다닌다. 콩 한 쪽도 내가 사 먹는다. 절대 매니저한테 빵 한 조각도 부탁하지 않는다. 

 

이정재 이마에 점 찍는 기분은 어땠나.

떨렸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더라. 아무리 좋은 일이어도 남 속이는 일은 어렵다. 내가 이래 봬도 천상여자다. 그나저나 정말 덥다. 더워.

 

흠흠. 더워도 조금만 더 참아주길 바란다. 어쨌든 나름 곤란한(?) 상황에 놓인 송강호를 도와줬다. 의리가 있는 것 같다.

뭐, 내가 한 눈치, 한 의리 하는 편이다. 좋은 일이니까 도와줬지. 아니면 안 도와줬다. 예를 들어 잘못도 없는 친구들 때린다거나 약한 친구의 돈을 뺏는다거나. 그런 일을 돕는 건 의리가 아니다.  

 

진짜 의리란 무엇인지 MODU 독자들에게 좀 알려줘라. 

 

진짜 의리란 게 뭐 있나. 그저 서로 돕고 사는 거지. 더울 때는 부채질도 좀 해주고, 옷을 벗어도 이해해주고. 추울 때는 서로 안아주기도 하고, 손난로도 빌려주고 말이지. MODU 친구들은 다 의리녀, 의리남일 것 같다. 그런 스멜이 폴폴 난다. MODU 사무실까지. 그나저나 MODU 사무실 청소 좀 해야겠다. 덥다.  

 

이종석 (관상쟁이 아들, 진형 역)

운명에 체념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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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잘 나간다. 인기를 실감하나.
그렇다. 예전보다 팬들 함성이 커진 것 같아 뿌듯하다.
사극에서는 좀 어색한 말투였던 것 같다. 본인도 인정하나.
그렇게 느낀 관객들이 조금 있더라.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
아녀자를 겁탈하는 나쁜 놈을 보고 결국엔 참더라.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비겁한 변명을 해본다. 나는 다리도 불편하고 역적의 집안에서 태어난 데다 가난하기까지 했으니까. 다시 생각해도 속상한 장면이다. 두고두고 후회로 남을 것 같다. MODU 친구들 절대 나처럼 행동하지 않길 바란다. 떳떳하게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결국엔 장원급제도 하고 작은 일도 열심히 하더라. 게다가 임금에게 김종서의 황표정사에 대해 고하더라. 살 떨렸을 것 같다.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두려워도 어쩔 수 없지 않나. 이제 힘없는 백성이 아니니까. 내가 가진 힘을 좋은 곳에 쓰고 싶었다. 썩은 내가 나는 관상을 갖고 싶진 않았다.
아빠가 유명한 관상가다. 왜 아빠 말을 안 듣고 벼슬에 올랐나. 
운명에 체념하고 싶지 않았다. 한번은 해보고 싶었다. 아무리 내가 죽더라도, 두렵더라도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질러야 한다. 벼슬을 하는 게 나쁜 일은 아니니까. 그런데 MODU 친구들에게 하나 부탁하자면 옳지 않은 일에 있어서는 부모님 말씀을 꼭 들었으면 좋겠다.
안 그래도 어른들 말씀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MODU 독자들이 많은 것 같다. 그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종석 오빠 말을 더 잘 들을 것 같으니 말이다.
나처럼 방황하지 말고 운명에 체념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이건 농담이다. 하고 싶은 일은 해라. 단지 엄마가 아침에 우산을 챙기라고 하시면 그 말을 꼭 들으라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지 않나. 그런 날은 꼭 비가 온다는 사실을. 말 안 듣고 그냥 학교 갔다가 비 맞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귀찮아도 잔소리는 새겨듣자. 착한 친구 괴롭히지 말고 나쁜 행동 하지 말자.
이정재 (수양대군 역)
어찌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이정재.jpg
역적의 상이다. 그런데 얼굴에 잘생김이 묻었다. 내 손으로 닦아주고 싶은데 그래도 되겠나.
정중히 거절하겠다. 나는 원래 김을 묻히고 다닌다. 2013 F/W 시즌 트렌드인데 몰랐나.
영화 속 활 솜씨가 엄청나다. 처음부터 사람을 쏠 생각으로 활 쏘는 법을 배우진 않았을 것 같다. 
그렇다. 하지만 호랑이는 꼭 잡아보고 싶었다. 그런데 내 앞에 호랑이상, 김종서 대감이 나타난 거다. 욕심이 났다.
권력은 무슨 맛인가.
처음에는 재미있었다. 내 앞에서 벌벌 떠는 사람들, 내 말 한마디면 깜박 죽는 사람들. 완전한 세상이었다. 그야말로 완전한 내 세상. 그런데 그런 묘미도 시간이 갈수록 밍밍해지더라고.
 
노년에 매우 힘들었다고 들었다. 하긴 그렇게 피를 봤는데 꿈자리가 사나울 수밖에 없지 않나.
사납더라. 요즘은 벌레 한 마리도 제대로 못 죽인다. 좀 전에 여기 사무실에서 벌레 한 마리를 봤는데 MODU는 벌레를 어떻게 하나. 공생인가, 살생인가. 공생하길 바란다.
벌레는 우리가 알아서 처리하겠다. 어쨌든 단종이 유배 가랄 때 조용히 유배 갔으면 좋지 않았겠나.  
유배 갔어도 달라지는 건 없었을 것 같다. 아마 유배지를 탈출했겠지. 그때는 정말 혈기왕성했으니까. 누군가 그때의 나처럼 행동한다면 도시락 싸 들고 따라다니면서 뜯어말리고 싶다.
바로 나다. 나 좀 따라다녀 줘라. 거절은 거절한다. 
전혀 그럴 관상이 아니다. 그러니 그냥 인터뷰나 계속 진행했으면 좋겠다.
알겠다. 원래 맞은 놈은 펴고 자고 때린 놈은 오그리고 잔다고들 하지 않나. 요즘은 그 반대인 상황이 더 많은 것 같다. 
아니다. 내가 경험해봐서 안다. 분명 후회할 날이 올 거다. 경험자로서 말하는데 제발 하지 마라. 뭘 하려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러지 마라. 그냥 가만히 있어라. 송강호 선배가 골라낼 것이다. 남을 밟고라도 머리가 되려는 자들과 파렴치한 살생도 거리낌 없이 행할만한 자들을 말이다. 다들 조심해라.
 
채상우 (단종 역)
아…아…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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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좀 어색했다. 어린 단종도 왕이라는 위치가 그런 느낌이었을까.
그랬을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연기했다. 진짜다.
 
글쎄.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자질이 부족하면 더 노력했어야 하지 않나.
내가 어떤 자질이 부족한지 모르겠다. 감독님도 오케이 했는데 MODU가 왜 그러나.
다들 귤 까먹듯 잊은 것 같지만 이거슨 학교폭력 기사다. 그래서 난 좀 따져야겠다. 계유정난이 일어나 많은 사람이 죽었다. 어쨌든 왕이니까 왕의 책임이 크지 않나. 관리소홀 같은 것들 말이다.
MODU는 진짜 나한테 왜 이러나. 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 그런데 내겐 너무 무거운 조선의 왕관이었다. 무책임하게 들리겠지만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내 입장도 이해해달라.
선생이 모든 학생을 제대로 알지 못하듯이 왕도 그랬나 보다. 숙부가 뒤통수를 제대로 날렸다. 
충격이 컸다. 난 내 숙부를 믿었던 만큼 아무런 부담 없이 내 마음을 털어놓곤 했다. 말 그대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거다. 유배지에서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그러게 왜 충신들의 말을 듣지 않았나. 만사가 귀찮아서 혹은 듣고 싶은 생각이 없었던 게 아닌가.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나대로 바빴다. 왕이 돼서 정신이 없었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고 했다. 그대의 죄 없는 백성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나라를 통솔함에 내 능력이 모자랐다. 하나하나 두루 살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 내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는 자들은 부디 보이지 않는 것도 보고, 들리지 않는 것도 들었으면 좋겠다. 이 부분은 내 친히 이종석 선비에게 부탁해두었다. 그에게 가서 한 수 배우기를 내 간곡히 부탁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내 부덕을 용서해줬으면 좋겠다.
백윤식 (김종서 역)
관상의 ‘관’자도 모르는 내가 봐도 그 자는 역적의 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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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상이라더니 정말 한 기백 하는 것 같다. 
고맙다. 안 그래도 그런 소리 많이 들었다.
학교 선생이 되었다면 호랑이 선생님으로 불렸을까? 호랑이 선생님이라 치고 손자손녀뻘인MODU 친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너무 욕심내지 말았으면 한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왕가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인데, 왕위에 바득바득 올라간 수양대군을 예로 들겠다. 역사가 그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보아라. 자기가 가지지 못한 것만 생각하며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벌써 끝인가. 나도 나름 주연인데 인터뷰가 너무 짧은 것 같다.
요즘 많이 힘든 것으로 안다. 학교폭력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것 같아 조금만 준비했다. 가정에 충실하길 바란다.  
나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
김의성 (수양대군 책략가, 한명회 역)
관상가 김내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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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머리가 보통이 아닌 것 같다. 그 좋은 머리를 더 좋은 일에 썼으면 좋지 않았을까.
당시 나에게는 중요한 일이자 좋은 일이었다. 그 이후로 난 승승장구 했으니까. 물론 관상가 김내경이가 내 목이 잘릴 상이라고 했을 때는 뜨끔했다. 도둑이 제 발 저리더라고. 내 마음도 편치는 않았던 것 같다. 죽은 뒤에 실제로 목이 잘리기도 했고. 휴. MODU 친구들은 나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조정석 (관상쟁이 처남, 팽헌 역)
곶감?! 곶감은 좀 기다리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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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을 본다던데 내 심상은 어떠한가.
이 자리에서 바로 봐주기는 좀 힘들 것 같다. 보는 눈도 많고.
곶감을 별로 안 좋아하는 모양이다. 맛있는데 왜 그러나.
실제로는 없어서 못 먹는다. 감 농사, 곶감 장사하시는 분들한테 이제라도 사과하고 싶다. 곶감 많이 드세요. MODU 여러분
한재림 감독 인터뷰
영화 <관상>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란 초코파이 광고를 보고 생각했다. 진짜 그런 세상이 온다면? 그때 필요한 조건이 관상이었다. 관상을 볼 줄 안다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좀 더 구체적으로 작품의도를 말해달라.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거다. 영화 속에서는 말하지 않고도 관상만으로 사람을 알 수 있지만 실제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말하지 않는데 관상가 김내경처럼 관상만으로 누가 학교폭력으로 힘들어하는지 알아내서 도와주는 선생님, 친구들은 없다. 그러니 말해라. 힘들면 힘들다고,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달라고. 마찬가지로 주위 친구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물어봐라. 괜찮은지, 억지로 참고 있는 건 아닌지.
마지막으로 영화를 통해 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수양대군도, 한명회도 결국 후회하고 평생을 죄책감에 괴로워했다. 학교폭력 문제에서도 가해자, 방관자 모두 나중에 후회할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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