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22호] 무대라는 놀이터를 만들어내다, 연극 연출가 토니 그래함

무대라는 놀이터를  만들어내다,

연극 연출가 토니 그래함

 

인터뷰 진주영  권유미 도움 국립극단

 

종이 위에 적힌 희곡을 무대 위로 올려서 보여주는 연출가. 배우의 말 한마디가, 한 손짓이 더 잘 보여질 수 있도록 연극의 큰 틀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 억양 하나에, 표정 하나에,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극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사람. 어두컴컴한 소극장에서 꿈과 환상을 그려내는 사람! 올해 국립극단 청소년 극의 「노란달」 연출가 토니 그래함을 MODU가 직접 만나고 왔어. 조명 위 빛나는 연극이 만들어지기까지 연출가와의 모습! 함께 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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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U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한국에서 국립극단과 청소년 극 「노란달」을 선보이는 연출가 토니 그래함입니다.

어떤 작품이기에 청소년극이라는 이름이 붙었나요? 작품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제목 「노란달」 외에도 다른 이름으로 이 작품을 설명할 수 있는데요. 포스터에서도 레일라와 리의 발라드라는 부제를 볼 수 있을 겁니다. ‘리’라는 소년과 ‘레일라’라는 소녀의 사랑 이야기이지요. 인생에 대한 불안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가진 이들의 여정으로 연극이 진행됩니다. 청소년극이라고 해서 꼭 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에요. 열심히 성장하고 있는 청춘의 때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지요.

그렇다면 어떤 메시지를 염두하고 작품을 연출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청소년극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눈높이를 억지로 낮춰야 할 것 같은 압박을 가지고 있어요. 저는 이 작품을 연출하면서 그저 같이 마주 보고 이야기한다는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연극은 종종 학교인 것처럼, 종교처럼 굴려고 드는 경향이 있어요. 작품 「노란달」은 가르치려 들지도, 계속해서 말하려 하지도 않아요. 그저 북쪽으로 떠나는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를 들려줄 뿐이죠. 로드무비를 보고 있는 것 같이 느낄 수도 있어요. 우리는 그들의 성장 여정을 단지 따라가는 것이죠. 마치 보고 있는 관객은 자신들에게 말을 거는 것처럼 이 작품이 느껴질 수도 있을 거예요.

“사람들은 듣고 싶은 것만 들어.

네가 무슨 말을 하는 지는 중요하지 않아.

그래서 말을 안 하기로 결심했어.”

-레일라-

「노란달」에서 성장해가는 아이들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작품이 진행될수록 각자 다르게 성장해가는 리와 레일라에 대해 기대하셔도 좋아요. 우리는 각자 처해진 상황과 환경이 있어요. 거기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가정과 환경에서 말이에요. 리와 레일라는 그런 질문을 던지고 있죠. 저는 그것을 관객 역시 느끼기를 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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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극이라고 이름이 붙은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청소년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요. 리와 레일라처럼 캄캄하다고 느낄 수도 있죠. 마치 출구라고는 도망, 혹은 연예 잡지에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죠. 부모님도 그 불안을 대신 들어줄 수 없어요. 그 스트레스는 제가 살고 있는 영국도 마찬가지예요. 이곳 한국도 만만치 않다고 들었어요. 그 불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극이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연출가님은 언제부터 연극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전 어렸을 때부터 연극을 좋아했어요. 처음 연극 무대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 듯 두근거렸죠. 무대 위에 여러 배우들이 춤을 추고 있었던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이 나요. 무대에 나오는 배우들과 사랑에 빠졌다고 믿을 정도로 매력에 빠져들었었죠. 책, 노래와는 다른 매력이 바로 눈앞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이 저를 사로잡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연극을 좋아하셨군요. 그럼 어렸을 때부터 한 꿈을 좇아오신 건가요?

그렇진 않았어요. 청소년기에는 연극과 동떨어진 삶을 살았어요. 부모님이 제가 연극의 길을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죠. 그렇게 연극과 멀어져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성인이 되어서는 부모님이 좋아하는 선생님이 되었죠. 그렇게 저는 20대를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을 하며 보냈어요. 그리고 30대가 되었죠. 잠시 여유를 가지면서 제 스스로로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생각해보게 된 기회가 있었어요. 선생님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인생은 한 번뿐인데, 그렇다면 난 연극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연극에서 일을 해오고 있어요.

와, 쉽지 않은 일을 선택하셨군요. 꿈뿐만 아니라 길도 바뀌어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삶은 한 번뿐이라고 생각하니 결정이 어렵지 않았어요. 이 글을 읽는 MODU 친구들도 중요한 게 뭔지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묻기를 권해요. 꿈이 연극이든, 영화든, 그 무엇이든. 왜 내가 이것에 관심을 가지고 손을 뻗는지 자신에게 계속해서 물어봐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말려도 멈추지 않을 용기 역시 꼭 필요하고요.

연출가 혹은 연극과 관련된 꿈을 꾸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정말로, 원하는지 여러 번 물어보고 싶어요. 우리는 주변에서 화려한 배우를 종종 보곤 해요. 그래서 다른 직업과 달리 환상을 가지게 되기 쉽죠. 하지만 그건 정말 극 소수의 사람들일 뿐이에요. 스스로에게 정말 이것을 원하는지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끊임없이 삶에서 연극으로, 무대로 작업하는 것을 하고 싶은 것인가. 분명 큰 보람과 예술적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직업임에는 틀림이 없어요. 그 보람이란 이루 말할 수 없죠. 하지만 치러야 할 대가가 있어요. 그 이야기를 해주고 싶네요. 아, 좋은 집을 사기에 아주 적합한 직업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도 덧붙이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한마디 해주세요.

연극은 영화와 드라마와는 분명히 다른 매체예요. 드라마는 TV를 켜면 바로 볼 수 있지만 연극은 조금 다르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무대 위에 연극이 주는 가치 역시 다릅니다. 연극은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기도 하고, 마음을 흔드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보고 느껴보기를 바랍니다.

연극은 우리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마치 사람들의 삶을 두고,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우리는 누구인가. 그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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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달 YELLOW MOON   

“삶의 어딘가에 있는 희망,

인생의 근원과 성장을 이야기하는, 동시대 청소년극의 고전”

<노란 달 YELLOW MOON>은 2006년 초연 당시 타임지에서 ‘올해 최고의 새로운 연극 중 하나’로 극찬받았으며, 2007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는 전석 매진 사례를 기록하고 영국 TMA 아동청소년부문에서 베스트 연극상을 수상했다. 스코틀랜드와 영국을 비롯하여 미국, 아일랜드, 독일, 네덜란드, 호주 등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뜨겁게 공연되고 있는 화제의 청소년극이다.  

연출소개 TONY GRAHAM 토니 그래함

‘10대에게 훌륭한 연극은 모든 세대와 만나는 연극이다’

영국 청소년극을 대표하는 연출가인 토니 그래함은 청소년극의 불모지였던 영국에 청소년극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영국 국립청소년극단인 UNICORN THEATRE를 만들고, 오랜 세월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케네디 센터 ‘New Visions New Voices’의 모더레이터로 활동하였으며, 미국, 스웨덴, 일본 등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연출가이다.

작가소개 DAVID GREIG 데이비드 그레이그

‘동시대 가장 흥미롭고 모험적인 영국 극작가’ – Daily Telegraph

작가 데이비드 그레이그의 작품세계에서는 문화, 사회, 정치, 지역적으로 멀기만 한, 현실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인물들이 서로를 갈망한다. 그것은 서로를 향한 욕망, 다른 세계에 대한 판타지와 그 여정으로 그려지는데, 마치 강력한 전류가 흐르듯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극을 이끌어가는 힘이 된다. 청소년 극, 실험극, 역사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극작가로서 Traverse Theatre, Royal Court Theatre, Royal National Theatre, Royal Shakespeare Company 등 영국 유수의 극단과 작업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웨스트앤드 뮤지컬 ‘찰리와 초콜릿 공장’ 대본을 창작했다.

(재)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재)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소장 최영애)는 어린이청소년극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작품개발을 수행할 국립 연구소로 (재)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 설립을 목표로 2011년 5월 2일에 출범했다.

본 연구소는 우선, 청소년 관객층에 대한 연구와 공연제작을 통해 청소년 연극의 올바른 방향성과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청소년 극 작품개발 및 현장 순회공연,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 사례 및 제작과정 연구 책 발간, 국제심포지엄과 이야기판, 교사세미나, 젊은 작가•연출가•배우 육성을 위한 창작 인큐베이팅 작업으로 <예술가청소년창작벨트>, <작은 극장 프로젝트> 그리고, 청소년들을 위한 <청소년예술가탐색전> 등이 있다.

주요 레퍼토리로는 2011년 국립극단 첫 번째 청소년 극 <소년이그랬다>를 시작으로, 2012년 <레슬링 시즌>, <빨간 버스>를 무대에 올렸다. 2013년에는 세 작품의 앵콜 무대인 [국립극단 청소년 극 릴-레이]를 진행하였으며, 이후 <레슬링 시즌> 전국 투어를 진행했다. 2013년 11월에는 <노란 달 YELLOW MOON 부제: 레일라와 리의 발라드>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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