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캠프 MODU DREAMERS

[22호] 진로교육 홍수 속 소외되는 청소년

0 1524

진로교육 홍수 속 소외되는 청소년

2013 대한민국 청소년 진로교육에 대한 단상

 

글  청심국제고 청포도 팀(정현택, 이민지, 이채은, 유진우),

양명여고 반딧불이 팀(임은아, 박혜준, 정효선),

신송고 PORCHE 팀(김성우, 박범준, 정현직, 백철종),

양정여고 와이파이(Y-PY) 팀(홍지선, 박예린, 최시온, 김혜미),

예일여고 예일리(YALELY) 팀(김윤희, 윤수지, 이현경, 정희은),

그리고 MODU

(사례1)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진로 수업시간. 모두고등학교 2-9반 학생 A 군은 수업이 너무나 지루해 죽을 지경이다. 수학 문제집을 꺼내 자습을 하려 해도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할 일이 없어 문제집을 덮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주위를 둘러보니 대부분의 친구들은 엎드려 자고 있다. 다음 시간에 퀴즈를 앞둔 이과 친구들은 생물 공부를 하기 바쁘다. 학생들이 수업을 듣지 않아 선생님도 수업할 맛이 안 난다.

(사례2)

대형 강의장에 수백 명의 학생이 모여 앉아있다. 모두 시에서 주최한 진로박람회 현장, TV나 신문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유명 인사가 나와 본인의 어린 시절 역경과 이를 딛고 성공을 이룬 스토리를 강연한다. 앞쪽에 앉은 몇 명의 학생들은 눈을 반짝이며 듣고 있지만 뒤편의 많은 학생들은 친구들끼리 얘기하거나 꾸벅꾸벅 졸고 있다. 뒤편의 학생들 중에는 성적이 중하위권인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어차피 명사와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해서 성공 스토리에 관심이 없다.

최근 우리 주위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광경이야. 진로와 꿈의 중요성이 주목받으면서 진로 수업, 직업체험 활동, 드림콘서트, 꿈에 관련된 수많은 책에 이르기까지 진로 찾기를 도와주는 시간과 프로그램들이 부쩍 많아졌어. 바야흐로 진로교육의 홍수라고 볼 수 있지. 학생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직업에 대해 다양한 길을 제시하며 대학을 넘어 궁극적인 진로교육을 제공한다는 아름다운 목적을 가지고 시작된 열풍. 하지만 위 사례들처럼 과연 현재의 교육 방식들이 그 목적을 충실히 실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많아.

사례 1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진로 수업의 모습이야. 여러분도 진로 수업시간만 되면 딴짓을 하거나 엎드려 자게 되지 않아? 과연 현재 진로 수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사례2처럼 과연 유명 인사의 진로 특강은 학생들이 진로를 설계하는데 유의미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고 MODU와 드림리포터즈 기자단은 특별한 기획을 해보았어. 바로 2013년 대한민국 청소년 진로교육 현장으로 들어가 아쉬운 점들은 무엇이고, 학생들은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지금부터 살펴보자.

학교 진로 수업을 바라보는 교사의 시선 vs 학생의 시선 

“수업 시간이 1주일에 1시간에 불과하고 환경도 제약적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이 별로 없어요.

그렇다고 학교나 학부모들이 진로교육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거나 지원하지도 않고요.”

학교 현장에서 진로 수업을 직접 진행하고 있는 진로교사 분들은 가장 큰 아쉬움으로 열악한 교육 환경을 꼽았어.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지속적으로 깊이 있는 교육을 진행하기도 어렵고, 과감하게 외부로 나가서 체험하거나 현장 학습을 시행하는데도 제약이 많은 것이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 측의 적극적인 지원과 제도 개선, 그리고 학부모들의 동의와 지원이 필요한데 이 역시 쉽지 않아. 겉으로는 진로가 중요하다고 말을 하지만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는 대학 입시보다 우선순위가 밀려서 진로 수업에 힘을 못 실어주고 있거든. 진로 수업을 활용해 국영수 같은 수능 주요 과목에 주력하게 한다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수업시간에 다른 입시 과목 수행평가나 과제를 하는 것을 용인하곤 해.

그 외에 진로교사 스스로 자성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선생님들도 많았어. 우선 대학 입시 또한 진로의 연장선임에도 불구하고 진로교사분들이 입시에 대한 지식과 고려는 없이 너무 현실과 괴리된 먼 진로 얘기만 한다는 것이지. 이 원인 중 하나는 상당한 진로교사 분들이 한문, 컴퓨터, 기술 등 점차 수요가 적어지며 사라지는 과목들을 가르치시다가 급히 진로 수업에 배치된 원인도 있어. 그러다 보니 충분한 사전 연수를 받지 못하고 대학 입시에 대한 전문성과 진로교육에 대한 전문성 모두 부족한 채 진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지.

그렇다면 이러한 진로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그들 역시 진로교사 분들의 숫자와 진로 수업 시간 부족에 따른 아쉬움을 많이 토로했어. 무엇인가를 물어보려 해도 항상 진로교사들의 상담 스케줄을 이미 꽉 차있고, 짧은 수업 시간에 개인적으로 많이 질문하기도 어려워. 진로 수업이 당장 대학입시에 직결되지 못하는 점에 따라 흥미가 떨어지고 소홀하게 수업에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고 해. 진로교사 분들이 처해있는 어려움과 열악한 환경이 고스란히 학생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었어.

강연은 진로의 Key 인가 Lock 인가 

정부에서 진로 활동을 강조하고 학생들의 수업 외 비교과 활동 비중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에게 꿈을 이룬 ‘멘토(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 혹은 상담 상대)’의 성공 스토리를 들려주는 강연이 늘고 있어. 이러한 진로 특강들은 다양한 분야의 진로에서 성공을 거둔 분들이 직접 자신의 경험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진로교사 분들이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을 해결해주는 좋은 진로교육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어. 대부분은 ‘가난을 극복한 CEO의 반전 스토리’, ‘ 미운 오리, 도약을 꿈꾸다’ 등 역경을 딛고 끝내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이를 통한 자극과 동기부여 목적이 강해.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진로 특강도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는데 과연 이 많은 강연이 실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일까?

이를 알기 위해 서울 경기지역 고등학생 2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았어. 설문은 각각 일반계 남학교인 신송고등학교, 일반계 여학교인 양명여자고등학교, 특수목적고인 청심국제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함으로써 답변이 특정 지역이나 집단이 아니라 최대한 대한민국 평균적인 고등학생들을 대표할 수 있도록 노력했어. 결과는 아래와 같이 나타났어.

“강연에 만족하십니까?” 라는 물음에 ‘보통’이라는 응답이 40%로 제일 많았고, 심지어 ‘조금 아니다’라고 응답한 학생도 30%에 달했어. 강연이 자신의 진로 설정에 도움이 되었습니까?”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조금 아니다’가 32%, ‘보통이다’가 29%로 1, 2위를 기록했으며 실질적으로 그렇다고 응답한 학생은 모두 합쳐 25%에 그쳤어.

만족도가 낮은 학생들의 이유는 ‘앞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줄진 몰라도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 계획이 명시되지 않아 아쉽다’, ‘직업의 종류만 알려줄 뿐 방향을 알려주지 않았다’,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너무 천편일률적이다’ 등 대체로 특강 내용이 실행으로 옮겨지지 못하는 점을 꼽았어. 또한 청중과 소통하며 대화하는 시간의 부족으로 강연자가 일방적으로 자신의 메시지만 전달하고 끝난다는 것을 아쉬워하기도 했어.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다사다난했던 멘토들의 힘든 상황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들으면서 자신의 지금 상황에서 희망이 생기고 뭐든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은 긍정의 힘을 받아.

하지만 그런 감정은 대부분 일시적이며, 멘토와 삶의 환경이나 조건, 사고 등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보니 감동 이상의 공감은 없다는 문제점들이 드러났어. 실질적으로 진로의 방향이나 구체적인 계획 또는 분야에 대한 정보를 알기보다는 그저 ‘직업 종류 소개’, ‘감동’에서 그친다는 것이 함정인 것이지. 그렇다고 해서 힘든 이의 마음을 달래주는 강연의 가치를 부정할 수는 없어. 다만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있어서 비슷한 얘기들을 지금처럼 많은 시간을 할애할 만큼 가치 있는 것인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야.

부록. 학생들이 직접 말하는 ‘진로 특강 이런 점이 보완되면 좋겠다’ 

1. 강연자 혼자 하는 강연이 아닌 청중과 소통하고 Q&A 하는 시간이 많아져야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서 주최한 드림락서와 같은 Q&A 시간이 더 늘어나길 원하였다. 이를 위해 많은 청중과 다 함께 듣는 일회성 강연보다 교내에서 진행되는 소규모 강연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2. 포괄적인 진로 강연보다는 특정한 분야가 나뉘어 있었으면

단순히 강연자의 삶의 과정, 고난 극복과정을 듣는 강연보다는 특정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강연자의 강연을 말한다. 예를 들어 꿈이 없거나 꿈에 확신이 없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에게 적합한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강연자들이 그 방법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강연을 하고, 막연히 꿈과 희망 직업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직업이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어떤 적성을 갖고 있어야 하는지, 되기 위해 어떠한 방법들이 있는지 설명해주는 강연을 해주었으면 했다. 이 밖에 추상적인 말보단 구체적인 미래 계획을 제시하고 직접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진로 정보와 꿈도 성적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조사를 하며 또 하나 유의미하게 발견한 것은 성적이 높은 학생들의 꿈은 대체로 명확하고 진로도 확실한 반면,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꿈과 진로도 확실히 정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야. 그 원인은 오늘날 진로 수업과 체험 활동 또한 대학에 가기 위해 필요한 스펙으로 생각된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었어. 특히 입학사정관제를 포함해 각종 수시 전형에서 전공적합도와 진로성숙도가 중요한 기준으로 부상함에 따라 학교에서는 진로교육도 진학에 필요한 수단으로서 실시하고 있으며, 더욱 문제는 성적이 높은 학생들에게 진로 정보와 기회 등을 몰아줌으로써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는 점이었어. 자연히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진로교육에서조차 소외됨으로써 이에 따라 꿈과 진로 목표도 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지.

교내 또는 교외에서 진행되는 소위 스펙을 쌓을 수 있는 활동들인 강연회나 입시설명회에 반에서 갈 수 있는 사람들이 한정되어 있다면 반에서는 주로 어떻게 결정을 하느냐는 질문에 학생들은 ‘아무래도 성적이 높은 아이들을 우선으로 한다. 거의 이런 활동은 반에서 1, 2등 하는 친구들이 주로 다녀오곤 하는데 나머지 학생들은 때때로 행사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기도 한다’ 라고 답했어. 비록 말은 하지 않았지만 대다수 중하위권 학생들은 이러한 진로교육 쏠림 현상에 대해 학교의 입장에서 불가피한 선택임을 인정은 하되 아쉬움을 표출하곤 했어.

“공부를 꼭 잘하지는 않아도 적어도 진로 활동에 있어서 모두에게 참여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와 선택의 자유가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이를 위해서 지금도 충분히 많은 활동들이 있지만 좀 더 다양한 활동들이 생겼으면 좋겠고, 성적이 높지는 않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그들에게 맞춘 실질적인 강연회나 교육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나가며 

조사를 통해 살펴본 2013년 대한민국 청소년 진로교육의 현실은 비유하자면 풍요 속의 빈곤이었으며, 좋은 시도와 변화들이 많았지만 아직 정책 현실과 사회의 인식 변화가 이를 좇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던져주었어. 하지만 이 모든 게 변화에 수반되는 필연적인 시행착오 과정이라고 생각해. 현재도 교사, 기업,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 등 수많은 사람이 더 나은 진로교육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으니 2014년에는 훨씬 개선될 것이라 믿으면서 이만 글을 마무리할게.

부록. 진로적성검사, 검사보다 그 후가 더 중요하다

다들 한 번씩은 경험해 봤을 다양한 종류의 진로적성검사들. 하지만 나의 적성과 진로를 찾았다는 안도와 기쁨도 잠시, 그 다음에 어떻게 꿈을 향해 달려나가야 할지 막막함이 앞서는 친구들이 많을 거야. 검사결과를 정확하게 분석해주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주는 것도 아니고, 적성과 진로에 맞는 여러 가지 체험 프로그램들을 소개해 주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꿈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본인의 적극적인 태도가 중요해. 검사 내용을 토대로 검사를 한 회사나 학교에 계신 진로상담 선생님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지만, 너희가 원하는 꿈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직접 경험해보며 느끼는 것들이 중요해. 교내에 붙여져 있는 진로체험 홍보 포스터를 참고하거나, MODU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이달의 활동’을 참고해봐. 여러 공모전이나 체험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자세하게 나와 있으니까 꿈에 대한 확신을 갖는 데에 도움이 될 거야. 또 내가 한 경험들을 학생 진로교육 사이버 인증센터(http://www.jinrogogo.go.kr)에서 진로체험활동 신청을 할 수도 있으니 참고하길!

NO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