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21호] 한국을 알리다-외교관 홍진욱

스마트외교로 한국을 알리다

외교관 홍진욱

인터뷰 허범석

 진주영

도움 외교부 공공정책과

취미는 지구본 돌리기, 특기는 눈 감고 세계지도 그리기. 우리나라를 넘어 더 넓은 세상을 즐기고 싶은 MODU 친구들이 꿈꾸는 직업 중에는 분명 외교관이 있겠지? 그런 친구들을 위해 MODU가 직접 현직 외교관을 만나고 왔어. 과연 진짜 외교관의 세계는 어떨까?

MODU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외교부 공공외교정책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홍진욱입니다.

외교관으로 현재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80년대 중반에 ISA라는 국제활동 동아리를 하면서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학생 회의에 참가한 적이 있어요. 그때부터 국제무대와 공직에 대한 꿈을 키웠죠. 대학원을 졸업하고 군 복무까지 마친 1994년에 당시 외무부에서 일을 시작했고요. 처음에는 통상 1과에서 일했습니다. 그 후에 UC 샌디에이고 국제관계대학원인 IRPS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요. 그 다음에 유엔과, 인사과를 거쳐 주케냐 대사관,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주EU 대표부에서 일했습니다. 또 북핵기획단에서 6자회담 참가 및 6자 경제에너지워킹그룹 관련 일을 맡았습니다. 2007년 8월부터는 뉴질랜드에서  참사관(공관 차석)으로 3년 반 정도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3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청와대 외교비서관실 파견근무를 마치고 작년 8월부터 외교부 공공외교정책과장으로 일하고 있죠.

대한민국 외교 국가대표, 외교관

공공외교! 어려운 단어네요. 공공외교란 무엇인지 설명해주세요.

외교란 전통적으로 군사력, 경제력 등 소위 하드파워를 활용하여 외국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 비해, 요즘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공공외교란 외국 대중들을 대상으로 문화, 예술, 미디어, 가치, 매력 등 소위 소프트파워를 활용하여 우리나라를 알림으로써 그들의 마음을 얻는 것입니다. 정보화, 세계화, 민주화로 인해 외교정책에 있어 정부가 아닌 개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외교의 중요성도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기존의 “정무외교”와 “경제외교”에 이어 공공외교를 우리 외교의 제3의 축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요즘은 ‘스마트파워’ 외교가 필요한 시대에요. 스마트파워 외교란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균형 있게 활용하는 외교전략입니다. 하드파워란 군사력, 경제력 등 유형의 자원에서 나오는 힘이고, 소프트파워는 문화, 이데올로기 등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무형의 자원에서 얻는 힘이죠. 이 두 가지 파워를 어떻게 조화롭게 잘 활용하느냐가 현대 외교의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넓은 의미에서 보면 우리 외교정책에 대해 우리나라 국민의 이해와 신뢰를 쌓는 것도 넓게 보면 공공외교에 속한다고 할 수 있어요. 즉, 지금처럼 이렇게 MODU 독자분들께 인사드리는 것도 공공외교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공공외교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그렇군요. 그래도 공공외교 분야는 다소 생소한데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현재 외교부는 178개 재외공관을 통해 현지 사정에 걸맞은 소위 “맞춤형” 공공외교 전략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한국 주간(Korea Week)”을 선포하여 우리의 정책, 문화, 가치, 경제성장 경험 등을 소개하는 종합적인 홍보행사, 외국의 교과서에 우리나라에 대한 올바른 사실이 충실하게 기록될 수 있게 하는 사업, 우리의 자랑인 한류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사업 등 다양한 내용의 공공외교 사업이 있습니다. 최근 추석 기간에 TV에서 방영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 관련 퀴즈프로그램 <퀴즈 온 코리아>도 우리 외교부가 기획한 외국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외교사업 중 하나입니다. 요즈음 우리 외교부에서는 소위 ‘국민참여형 공공외교’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공공외교와 관련한 국민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역량을 활용하는 것이고요. 나아가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 국민들의 국제적인 역량 강화도 지원하는 활동입니다. 우선 지난 7월 17일에는 「청년공공외교단」 발족식을 했는데요. 청년공공외교단 30명 중 3명은 중국, 네덜란드, 아랍에미리트로부터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이었어요. 외국인 스스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한국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하겠다고 하니, 매우 흐뭇한 일이죠. 또한, 국제경험이 있는 은퇴자들로 구성된 「시니어 공공외교단」도 있습니다. 아울러 「국민 모두가 공공외교관」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는데요. 공공외교에 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이를 통해 선발된 5개 프로젝트에 대해 각각 3,000만 원까지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이 사업에서 여러분이 잘 아시는 편곡자 돈 스파이크가 케냐 뮤지션들로 하여금 K-pop을 경연하게 하는 아이디어도 채택되었는데, 최근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쳤다고 합니다.

국민 공공외교관 위촉식.jpg

 

다양한 방법으로 공공외교가 이루어지고 있군요. 공공외교 분야에서 일하면서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사실 우리 공공외교정책과는 작년 2월에 첫발을 뗀 신생 과입니다. 미국에서 외교업무를 담당하는 국무부의 경우, 공공외교 담당  차관이 설치되어 있고 예산의 10% 인력의 15%를 공공외교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미약하다고 할 수 있지요. 가까스로 작년에 67억의 예산을 신규로 확보하고 178개  재외공관 별 공공외교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나 수요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공공외교에 대한 국내적 관심과 합의를 확보하기 위해 예산 당국과 국회 등을 다니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 본연의 업무에다 이러한 공공외교 인프라 확대를 위한 홍보노력을 동시에 기울이기에는 인력이 부족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실제로 얼마 전에는 과원 한 명이 과로로 119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습니다. 공공외교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비교적 생소한 개념이라 모든 것을 개척해나가야 하기에 어렵고 힘들기도 하지만, 반면에 민간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사람을 마주할 때마다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내 나라를 알리는 자부심, 그리고 긍지

대부분의 학생들이 ‘외교관하면 정치외교학’을 떠올리는데요.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는 것이 외교관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나요?

외무고시, 이제는 국립외교원 선발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요. 시험이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시험과목들을 보면 사회과학과 어학 전반에 걸쳐 편성되어 있어 특정 전공이 유리하거나 불리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요. 현재 외교부 직원 중 상당수가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것은 맞지만, 학부 때부터 외교학에만 집중해서 공부하다 보면 시각의 폭이 좁아질 우려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물론 정치외교학을 학부 전공으로 선택한 사람들은 외교 현안을 읽어내고 소화하는 능력이 남보다 뛰어날 것이고, 대학 시절부터 가져왔던 외교분야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지요. 하지만 다양하고 복합적인 분야에 걸쳐 있는 외교 현안에서 균형 있는 감각으로 한국외교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공 출신의 인재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공과 관계없이 꾸준히 준비해온 소양들을 어떻게 소화해서 외교 실무에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경제학을 전공했는데요. 외교부에 들어와서 통상업무를 담당하기도 하였고, 북핵기획단에서 6자회담을 하면서도 경제에너지워킹그룹에 참여하는 등 경제학을 업무에 보조적으로 활용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외교관이란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외교관이 된 지도 20년째에 접어들었는데, 사실 한 직장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근무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스스로 정체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외교관으로서 각 대륙을 옮겨 다니며 우리와는 다른 문화적 사회적 배경을 가진 나라에 파견되어 일할 때마다 새롭고도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아울러 외교부 본부에서도 통상업무, 인사업무, 북핵 관련 업무뿐만 아니라 지금은 예술인들까지 만나서 우리나라를 해외에 알리는 공공외교를 담당하는 등 매우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스스로 끊임없이 발전적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폭넓은 네트워크와 경험, 그리고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게다가 특정직 공무원으로서 그 업무의 특수성을 인정받고 또한 정년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는 것도 직업의 매력이라 하겠습니다. 정리하자면 안정적인 지위와 대우가 보장되면서도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러 나라에 한국을 알리는 일! 자부심도 클 것 같아요.  

네, 그렇죠. 외교관은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지위에 걸맞은 대우를 받는데요. 그것이 큰 보람과 자부심으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국력과 국격이 신장하면서 그에 따른 대우가 달라지는 것을 몸소 체감할 수 있는데요. 그때마다 자긍심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어떻게 대우하는지의 척도는 상대방 국가가 우리 외교관의 발언을 얼마나 귀담아듣고, 얼마나 진정성 있게 의견교환을 하는가를 보면 대충 알 수 있습니다. 한 예로 뉴질랜드 참사관으로 근무할 때, 뉴질랜드 정부가 우리나라와의 관계 강화를 위해 매우 진지하고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요.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제적 지위가 얼마나 상승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외교관으로 생활하면서 느낀 직업의 단점은 무엇인가요?

단점 역시 외국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야만 하는 직업의 특징에서 나옵니다. 인간사회에서는 텃세라는 것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어느 사회든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오랜 기간 정착해서 꾸준한 관계를 맺고 두터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2~3년마다 근무지를 옮기다 보니 네트워크 형성과 관리에 있어서 본질적인 문제가 생깁니다. 본국으로 돌아와 타 부처 공무원들과 협업을 해야 할 경우에도 인적 네트워크가 두텁지 않다 보니 어려움을 겪는 때도 잦고, 가족·친지마저 멀어질 때도 있습니다. 물론 해외 근무지에 있을 때에 현지를 방문하는 우리 고위 인사들과의 만남을 활용하여 인적 네트워크를 잘 관리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자주 거주지를 옮기다 보면 매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큰 문제일 것 같아요. 

그렇죠. 저 스스로는 이러한 장단점을 다 알면서도 외교관을 직업으로 선택한 것이지만 가족들의 경우는 다르다는 겁니다. 배우자들은 해외 부임 동반을 위해 자신의 직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일 미안한 것은 아이들이 자신들의 선택과 관계없이 외교관인 아빠 또는 엄마를 따라 이곳저곳을 옮겨 다닐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밖에서 보기엔 돈 한 푼 안들이고 조기유학을 한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요.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여기저기 끌려다니면서 친구를 사귈 만하면 새로운 곳으로 떠나야 하고, 부임지에 따라 치안불안, 풍토병, 의료시설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하죠. 또 정서적으로 예민한 사춘기에 극심한 환경변화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는 면에서 외교관 자제들의 고충은 현실적이고도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외교관의 업무 강도는 어떤 편인가요? 

업무 강도는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6자 회담 관련 북핵기획단에서 일할 때의 일입니다. 6자 회담이 활성화되어 9.19 공동성명에 이어 2.13 합의 같은 굵직한 결과물이 나오던 시기였습니다. 또한, 북한의 BDA 계좌 동결 문제로 13개월간 6자 회담이 중단되기도 하고 그 와중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1차 핵실험이 있을 정도로 격동의 시기였죠. 이때 정말 일이 많고 힘들었는데, 거의 매일 주요한 면담에 함께 참석하여 기록하고 그 결과 보고서를 빨리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오른쪽 팔꿈치 힘줄이 상하여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요. 지금도 그 자국이 남아있습니다. 팔꿈치 문제가 순전히 업무 때문만으로 생긴 것은 아니겠지만, 현업에 있는 우리 외교관들의 업무 강도를 설명해주는 하나의 에피소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만 말해주세요. 

2002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케냐에서 근무하던 당시 우간다 한인회장님으로부터 갑자기 충격적인 뉴스를 전해 듣고 가족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도 못 하고 급히 출장을 떠나야 했던 일이 기억납니다. 우간다 신문 1면에 헤드라인으로 한국 목사님이 식인혐의로 긴급체포 되었다는 기사가 난 황당한 사건이었죠. 첫째 선교활동의 일환으로 아이들에게 먹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하던 한인 목사님이 오히려 누명을 쓰고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재외국민 보호차원의 문제가 있었고요. 둘째로는 우간다에서 경제협력 및 기여와 나눔의 활동 등을 통해 개선되어가고 있던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이 사건으로 한 방에 실추될 수 있다는 공공외교 차원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우간다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저는 어떤 태도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고민했는데요. 우간다에 도착하여 문제의 기사를 낸 우간다 신문사의 사장을 만나자마자 손으로 테이블을 강하게 치면서 호된 어조로 강경하게 몰아붙였습니다. 아무리 봐도 말이 안 되는 기사인데 이 기사 하나로 한국 목사님 개인의 고통은 물론 양국 간의 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국면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하면서 말이죠. 본국 정부에서 이 사건으로 인해 앞으로 우간다와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게 될 수도 있다고 본다는 과장된 압력도 일부 섞었습니다. 신문사 사장은 저의 호통을 외교관답지 않은 비외교적 태도라고 비난하면서도 제 서슬에 놀라 비로소 사건의 심각함을 깨달은 것 같은 눈치였습니다. 그 후, 제가 만나자마자 격앙된 태도를 보인 것을 사과하면서 합리적으로 대화를 이어 갈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면담이 잘 끝났습니다. 며칠 후에 그 신문 지면에 비교적 상세한 정정보도가 나게 되었습니다. 경찰청장과의 면담도 비슷한 방법으로 진행하여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한국인 목사님이 운영하던 교회에서 청소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먹고 자던 한 아이의 아버지가 어느 날 술을 마시고 교회에 왔는데 자신의 딸이 보이지 않자 목사님이 자신의 아이를 잡아먹었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었고, 경찰은 앞뒤 확인도 없이 목사님을 구속부터 시킨 것이었습니다. 정작 그 딸아이는 오랜만에 자신의 집에 가서 아빠를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아직도 그때의 황당함을 잊을 수가 없는데요. 이처럼 외교관은 사건의 해결을 위해 약간은 과장된 연기도 해야만 할 때가 있습니다. (웃음)

외교관으로 일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외교관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염두에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교는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이지만 결국 이 관계를 맺어 가는 것은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 간의 관계에는 신뢰가 제일 중요합니다. 1~2번 눈속임은 가능할지 몰라도 평상시 자신이 쌓아온 신뢰에 따라 절체절명의 순간에 도움을 받을 수도, 국가에 큰 손해를 끼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는 일이 제일 중요하므로 평소에도 늘 진정성 있는 태도로 사람과 사귀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신뢰와 진정성! 이 외에도 외교관을 꿈꾸는 학생들은 갖추어야 할 소양이 있다면요? 

외교관의 의사표명은 나 개인의 차원이 아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것으로 인식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개인의 신념 및 가치관과 본국으로부터의 지침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때에 따라서는 자신의 성격과 평소 습관과는 맞지 않는 태도를 취해야 하기도 합니다. 앞의 우간다 식인사건 에피소드처럼 본래 저는 비교적 내성적인 성격인데,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과감하게 호통을 치며 접근했었던 것처럼 말이죠. 한 마디로 필요할 때에는 자신의 성격도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합니다. 외교관이 되시고자 하는 분들은 평소에 용기와 소신, 순발력과 인내, 합리적이고 전략적인 사고 등을 위해 꾸준히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을 알고 자신의 조국을 이해하는 바탕에서 세계를 바라보며 미래를 준비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 해주세요.

“인간이 왜 사느냐?”라는 본질적이고 성찰적인 질문으로 되돌아갔을 때 제가 정답을 내려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태어난 이상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직업을 선택하면서 돈, 사람들의 시선, 권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겠지만요. 외교관 혹은 어떤 직업을 가졌을 때, 내가 행복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직업을 선택하면 수십 년 동안 매일 이 일을 해야 하는데, 즐겁고 행복하지 않다면 얼마나 괴롭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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